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415
00415 백운산맥 =========================
초월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종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을 말한다.
종이 타고나며 정해지는 선천적인 한계.
그것을 벗어던짐을 이야기 한다.
규격을 벗어나버린 괴물.
철로를 벗어나버린 열차.
그것을을 더 이상 정해진 데이터로 규정할 수 있을까?
그제서야 스타이너는 운성과 그 일행들이 할 수 있었고 자신들은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상정할 수 없는 너머의 영역.
종 자체가 제 아무리 날 때부터 뛰어나고 강하다 해도 결국 종의 기록에 따라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다.
허나, 그것을 넘어선다면?
기록으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개인의 초월적인 영역은 단순한 데이터로는 잡아두고 구현할 수 가 없다.
진정한 초월에 다다른 스타이너는 백운산맥이라는 시스템이 자신의 눈에 씌워둔 허상을 간파했다.
“이것이었구나.”
“왜 그러나, 스타이너.”
이상을 느낀 아이오닐이 스타이너에게 다가와 상태를 살폈다.
스타이너는 그제서야 왜 운성이 이런 일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애초에 보는 것이 다르다.
‘정안’을 얻었으나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했다.
그리고 이것은 자신이 끌어당겨줄 수 있는게 아니었다.
“대충 알겠어.”
“무엇을 말인가.”
“그 남자가 원한 것이 무엇인지.”
“무슨 뜻인가.”
의문을 표해오는 아이오닐에게 양해를 구한 채 스타이너는 한쪽에서 싸우고 있는 레이븐에게 다가갔다.
“레이븐.”
“무슨 일이야?”
막 달려드는 괴물의 머리통을 날려버린 레이븐은 자신에게 향해오는 스타이너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 남자가 우리 둘을 데려가려했던 이유를 알았다.”
“호, 뭐 좋은 것이라도 있나보지?”
“끝내주게 좋지.”
“그게 뭐지?”
레이븐이 재밌다는 듯이 관심을 표했다.
“나를 믿나?”
“믿냐고?”
스타이너의 물음을 레이븐은 비릿한 웃음으로 답했다.
“뭐든 해봐.”
그리고는 양 팔을 벌렸다.
그에 스타이너는 답했다.
“좋지.”
촤아악!
스타이너의 황혼검이 단숨에 레이븐을 베어버렸고, 황혼검에 담긴 마력은 레이븐의 육신을 갈기갈기 찢어발겼다.
‘이겨내길 빌마.’
우드득.
원래도 강인했던 레이븐의 육체는 암흑무저갱에서 마그로 에델라제의 진혈을 얻은 뒤에는 인간이 아닌 다른 종족이나 다름없을 재생력을 가지게 됬고, 황혼검의 마력에 갈기갈기 찢긴 뒤에도 자동 수복을 시작했다.
그런 레이븐을 향해 아이오닐은 품에서 주사기를 꺼내 자신의 피를 뽑아내 레이븐에게 찔러넣었다.
위조자-Faker.
안에 담긴 약물을 체내에 주사해 변형시켜내는 보구.
부패왕국이후로는 라-파르테의 것으로 스스로를 변형시켜왔으나 지금 그 안에 담긴 정보는 ‘스타이너’ 그 자신의 것.
같은 인간이었으며, 인간을 초월한 자신의 정보는 레이븐에게 지침이 되어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그리고,
‘그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의 예상대로 레이븐은 극렬한 고통을 마주하고 있었다.
단순히 베이고 찢긴게 아니라 황혼검의 마력이 정말 레이븐이라는 자신을 이루는 가장 근본에 해당하는 것부터 찢어발긴 것 같았다.
그 덕에 완전히 붕괴되버린 육신에는 스타이너가 걸었던 초월의 인자가 들어섰고, 그 감각은 스타이너가 생각한 것과는 또 다른 결과를 만들었다.
레이븐은 인간이긴 했으되, 마그로 에델라제의 진혈을 얻은 뒤에는 독자적인 생물의 종으로 변형되고 있었다.
마그로 에델라제의 진혈에는 단순히 그의 일족의 유전자만 들어있는게 아니라, 오랜 그의 연구끝에 수 많은 종족의 유전자가 들어가 있었기에 정말 온 세계를 다 뒤져도 단 하나만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종으로 변해가는 것이 레이븐의 상황이었다.
허나, 레이븐의 스스로 사람이길 원하는 의지가 그를 사람으로서 남게 했고, 그 와중에 스타이너가 걸었던 초월로서 사람이 되는 인자가 황혼검에 갈기갈기 찢겨 회복중이던 레이븐의 체내에 유입됬다.
더 없는 대 혼란.
그 속에서 레이븐의 체내에, 진혈에 잠들어있던 각종 종의 유전자가 미쳐날뛰기 시작했다.
고통과 함께 잃어가는 스스로의 정체성.
레이븐은 터질 것 같은 머리를 굴리며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방도를 모색했다.
‘내가, 나를 유지해야 된다..!’
정보가 필요하다.
내가 나라는 자아정체성을 확고히 유지시킬 그럴 방법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자신은 외부에 통할 방법이 없다.
성대가 찢겨나간건 고사하고 자꾸 다른 종의 기관이 인간인 자신의 육신에 생기려 든다.
‘방법이…방법이….!’
끝없는 고통과 정보의 범람속에 쓸려다니면서도 고뇌하던 레이븐은 마침내 방법을 찾았다.
‘청오!’
그와 영적으로 연결된 푸른 까마귀.
레이븐의 부름에 푸른 까마귀무리가 나타나 레이븐을 뒤덮었다.
날갯짓하는 소리가 울려퍼지고 그 속에서 까마귀들은 저마다 가지고 있던 ‘인간’ 레이븐의 기억의 파편을 물어왔다.
그가 헤온 흔적과 행적, 푸른 까마귀들이 물어준 그런 정보는 범람하는 정보 속에서 레이븐이 인간으로서 서기 위한 기준을 잡아주었다.
‘이것…이..다..!’
그 축을 중심으로 레이븐은 자신의 몸에 담긴 모든 정보를 새로 정렬했다.
그것들은 비록 ‘인간 레이븐’의 것은 아니지만, 그가 마그로 에델라제의 일천년의 유지를 이어받는 순간 받아들이기로한 역시나 자신의 일부들이었다.
스르륵.
까마귀로 둘러쌓인 그의 주변으로 검은 어둠이 일어났다.
암야暗夜의 휘장揮帳!
그를 둘러산 어둠이 외부와 그를 확실히 격리시키며 스스로가 스스로를 성찰할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찰나와 같은 영겁이 흘렀다.
그 시간에 레이븐은 자신이 가진 것들이 무엇인지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인간이 아닌 것들의 정보와, 마그로 에델라제의 지식이 더해지니 스타이너가 전해준 초월의 인자를 통해 인간과 그 종을 초월한다는 진정한 뜻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덤으로 그저 읽어두기만 했던 마그로 에델라제의 지식을 확실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게, 벽이구나.’
레이븐은 어정쩡하게 존재하는 벽을 발견했다.
옛날에 힘과 민첩의 스탯을 100을 넘기는 순간 넘어섰다 여겼던 초월의 벽은 아직 여기저기가 파손된 상태에서도 남아있었다.
피식 웃으며 그것을 바라본 레이븐이 양 손을 들자 그의 두 손에 익숙한 리볼버 두 자루가 나타났다.
탕탕탕탕탕탕!
무차별 난사, 그에 의해 어설프게 남아있던 벽이 완전히 부서졌다.
촤르륵.
그를 둘러쌌던 암야의 휘장이 사라졌다.
까악, 까아악.
그를 둘러쌌던 푸른 까마귀 무리도 날아올랐다.
그 자리에는 다시 원래의 모습을 찾은 레이븐만이 남아있어 감았던 눈을 떴다.
“거 좋은 것을 줬네.”
“좋지?”
“좋아 죽을 정도였지.”
클클거리며 레이븐은 품에서 보관해둔 시가를 꺼내들려다,
“없겠구나.”
갈기갈기 찢겨졌던 자신의 육체를 떠올리며 혀를 찼다.
그를 둘러싼 의복은 재생하며 그가 본능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해 만들어낸 외피 갑주였다.
“쯧.”
무구로 쓰던 두 자루의 리볼버도 완전히 작살이 나버렸다.
“예비용을 꺼내드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군.”
인벤토리에서 두 자루 리볼버를 꺼내들며 레이븐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비록 스타이너가 사용하는 보구급에 해당하지는 않더라도 레이븐의 학대에 가까운 무기운용을 버틸 내구력을 위해서 인류제국의 제작기관에서 예산을 쏟아부어 만든 무기다.
“내구력이랑 방어력은 또 다른 문제니까.”
총열등이 내부의 탄환에 대해 튼튼한 거랑 외부의 충격을 버텨내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시가는 빼두라고 하지 그랬냐.”
아까워하며 인벤토리를 뒤져보지만 왜곡된 시공간속을 종횡무진하며 인벤토리에 보관됬던 것은 전부 사용한 이후였다.
“어쨋건 도움을 받았군.”
확실히 벽을 넘어서니 레이븐에게도 그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다.
어째서 운성이 자신과 스타이너를 데려가려 했었던 것인지도 짐작이 갔다.
생각해보면 애초에 기회는 한번 있었던 것이다.
그 사자같은 맹수와 만났던 시점에, 자신을 부정하게 되며 한 번더 자신에 대해 깨닫게 될 때.
그 때 자신과 스타이너는 이런 벽을 넘을 기회를 얻을 수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그러지 못했다.
그 묘한 아까움을 읽었는지 스타이너가 피식 웃었다.
“너무 한 번에 잘 하려 하지 마.”
“우리가 두 번이나 기회를 가질 정도로 여유를 가질처지냐.”
“그건 뭐 그렇지만.”
어설프게 위로하려던 스타이너는 한 방 먹었다는 듯이 머쓱하게 뒷 머리를 쓸어내렸다.
“됐다. 다른 녀석들 계몽시키러 가야지.”
“좋아.”
스타이너는 피식 웃으며 걱정스럽게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오닐을 향해 달려갔다.
한 편.
‘흠…’
레이븐은 다른 쪽에서 싸우고 있는 용화와 태식을 흘깃 바라보며 눈빛을 빛냈다.
‘벌써 간 길이라 이거지.’
========== 작품 후기 ==========
얼마 안 있어 끝날 것 같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