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461
00461 녹림綠林 =========================
바벨은 어째서 지구를 침략했을까?
그것은 워낙에 한 치 앞도 보고 살기 힘들어서 일단 잠시 미뤄두었던 이유였다.
그렇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튜토리얼 섹터니 뭐니 하며 인류를 단계식 파킹하듯이 키우기에 무슨 이유라도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강해지면 강해질 수록, 경지가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과연 인류라는 종에게 그런 가치가 있냐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도 초창기 입장에서야 거대하고 소중한 별이었지, 지금으로 와서는 소중하기는 한데 거대한 별은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자니 지구는 현 인류 중에 아무나 2명만 마음먹고 싸워도 순식간에 작살나기 딱 좋은 별이었다.
공전 궤도에 조금만 영향을 끼쳐도 알아서 부서질 별.
복구능력이라고는 정말 쥐뿔만큼도 없었다.
그런 별을 굳이 조심조심 키울만큼 희귀한 광물이나 생명체가 있지도 않다.
다른 침략당한 세계의 파편들을 돌아 보다보면 딱히 튜토리얼이란 개념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어째서 이런 짓을 하며 인류라는 종을 키워왔을까 ?
지구에서야 영장이니 뭐니 했지, 지금와서 돌아본 인류는 그냥 수 많은 세계에 널리고 널린 수 많은 종 중에 하나일 뿐이ㅡ었다.
더 강한 종도 많고 더 약한 종도 많았다.
특별성을 부과하기에는 너무나 미약한 그런 존재였다.
“내가 생각한 가설이 맞다면 지구에 이런 짓거리를 하긴 도저히 수지타산이 안 맞 거든. 아직
내가 그 쪽에 완전히 닿지는 않아서 확신은 못하겠는데 굳이 인류란 종족을 키울바에 지들 수련하는게 더 빠를 것 같다고 해야되나.”
“정말로 어떤 하위 종을 키울 필요가 있고,만약 우리가 그 낮고 낮은 확률에 당첨도니 것이라면?”
“그런 일이 없을 수야 없지.”
인생 참 별에 별 일이 다 일어나니까, 뭐든 확신은 할 수 없다.
“생각해봐야 할 요소는 총 3가지군.”
인간과 신은 무엇인가, 운성의 목적은 무엇인가, 바벨과 악마,천사들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 중 일단 당장 해야할 것은 인간과 신을 구분 짓는거지.”
“인간으로 남을지, 신이 될 지.”
“욕망에 먹힌다는 것이 상당히 꺼림칙한데.”
“뭐, 내가 말 한 것이지만 먹힌다는 표현은 좀 다를 수 도 있지. 인간이 보기에야 먹히는 정도지만 신의 관점에선 그게 또 엄청 편한 것일 수 있으니까.”
“신이 되어봐야 아는 감각이란건가?”
“맞아.”
“괜히 인간으로 남겠다고 했다가 땅을 치고 후회할 지도 모른다는 건가?”
아이오닐은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신이 되고 싶은 인간 있나?”
그 물음에 대한 답은 대 폭소.
“크하하, 그거 농담인가?”
“재밌는 조크야, 황제!”
“그렇다는군.”
그들의 대답에 웃으며 아이오닐은 다시 스타이너를 돌아보았고, 스타이너도 그저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서 인간으로 남는 방법이 뭐지?”
“자꾸 추측만 던져서 미안하긴 한데. 일단 내 생각으로는 ‘절제’와 ‘정련’ 이다.”
“한 점에 모은다는 건가?”
“맞아.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하나를 제외한 다른 욕망을 버리라는 게 아냐. 그럼 결국 욕망에 집어삼켜지는 것과 다를 바 없거든.”
“여러 욕망에 삼켜지나, 한 가지 욕망에 삼켜지나의 차이인가?’
“사람은 결국 욕망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거지.”
“미묘하군.”
“나는 운성 그 남자가 보인 만능이 부러웠어. 그래서 무신과 무인을 구현시키려 하며 내가 업을 짊어진 보구들의 힘을 사용하려 했지. 그런데 그게 좀 문제였지. 나는 녀석들의 힘을 내 유사세계로 함께 구현시킨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녀석들의 것을 내가 집어삼키려 들고 있더라고.”
“자의었기는 해도 본의는 아니었다는건가.”
“멍청했지.”
고해성사와도 같은 그 말에 아이오닐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변화한 네 모습인가?”
“맞아. 예전처럼 그 능력과 성질만 뽑아다 쓸 수는 없게 됬지.”
“촉매라고 표현해야 되나? 그 원형을 무조건 적으로 유지해야 되나, 위력은 말도 안 되게 늘어난 것 같던데.”
“앞으로 나아간거지. 녀석들도.”
“흠.”
그 말에 아이오닐의 표정이 묘해졌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스타이너의 보구들은 전부 다 멸망한 세계의 유산들.
멸망한 세계에서 남겨진 이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은 결국 스타이너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과 신의 차이라는 건가.’
신은 결코 인간이 나아갈 때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한다.
정신적인 안정이야 될 수 있을 지 몰라도 그것은 그저 자위행위에 불과한 자기만족에 불과하다.
마치 담배를 피듯이, 스스로를 속이고 정신적인 안정을 취했다고 위하는 행위일 뿐이다.
인간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그 옆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것은 결국 같은 인간일 수 밖에 없다.
함께 나아가냐, 집어 삼켜 나아가냐의 차이일까?
그 화두는 인류제국에게 깊숙히 다가왔다.
그 때,
우드득.
공간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스타이너! 여기 까지야.”
검은 머리로 얼굴을 뒤 덮듯이 한 작은 소녀가 화들짝 놀래며 허공에서 뛰어내려 스타이너의 어깨 위에 올라탔다.
“이런, 알겠어.”
소녀의 정체는 이 공간의 주인 카카푸쿠.
녹색의 왕을 상대로 잠시간 시간을 벌던 그녀가 결국 포기 선언을 한 것이다.
“더 이상 시간이 없군. 일단 나가자고.”
스타이너가 손가락을 튕기자 다시 공간이 빛무리와 함께 붕괴되었다.
그렇게 원래 있던 공간으로 돌아갔다.
-흐하하, 나를 정말 재밌게도 해주었구나! 조금 전에는 정말 당황했었다!
감히 자신의 공간에서 일부분일 뿐이라지만 공간을 훔쳐내다니.
자색의 기운이 공간을 뒤흔드는 한 방을 날린 틈에 만들어낸 연계는 정말로 아름다웠다.
게다가 분명 그 때 그 때 느껴졌던 것은 서로 다른 욕망들.
서로 다른 욕망이 서로 화합되어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찬탄한 녹색의 왕이 온 어그로가 스타이너에게 향해서 웃어젖히며 그를 몰아치는 동안 한 쪽 에서는 또 다른 생각에 빠져 있는 이가 있었다.
‘유르실.’
품에서 꺼낸 과거의 연인의 유품을 쥐어본 브레이커는 고민에 빠졌다.
인간과 신.
단 하나만의 의지를 위해 살아갈 것인가, 혹은 하나의 의지를 축으로 다른 것들과 함께 살아갈 것인가?
브레이커의 욕망과 의지는 모두 죽어버렸다.
그가 웃으며 멸망한 세계속에서라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던 시절은 이제 기억으로만 남아있다.
‘유르실, 나는 이제…’
여러 가지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던 순간은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
그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오직 하나, 그녀를 죽게 한 이 바벨에 대한 복수.
그것 하나만을 가지고 그는 움직인다.
하지만, 하지만.
‘웃어, 브레이커. 나는 사람으로 살아가다, 사람으로 죽는거야. 이런 세계에서 그 정도면 사치아니겠어?’
그녀는 끝의 끝까지 사람으로서 살아갔다.
제른 유르실.
브레이커의 옛 연인은 터프하고 상냥한 여걸이었다.
한심하게 살아남아버린 자신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되는 천재였다.
그런 그녀는 사람으로써 살아가기를 원했다.
자신은 그녀에 대한 복수만으로 살아가지만, 그렇게 한 가지 일념으로 살아가서는 사람으로서 살아갈 수 없다.
그녀의 복수를 위해 살아간다지만 그것을 위해 사람이 아닌 존재가 되었을 때, 정말 만약에 그녀를 다시 볼 수 있게 되었을 때 그녀는 어떻게 할까?
‘큭, 스패너로 맞겠지.’
문득 떠오른 과거의 추억에 그는 웃음을 흘렸다.
그와 그녀가 살던 섹터는 부랑자라고 불리던 이들이 특히나 많던 곳이었다.
당시에는 괴물이나 다름없던 다른 종족들이 쳐들어오지, 부랑자 놈들이 같은 인간을 잡아먹겠다고 뎜벼들지.
그 와중에도 그녀는 자신이 아무리 학습이 느려도 웃음을 잃지 않고 그녀의 기술들을 알려주었다.
그러나 자신이 재능이 없다고, 자신은 버리고 가라며 짐이 되기 싫다는 등 약한 소리를 할 때면 중병기들을 수리하던 스패너로 때리고는 했다.
추억에 잠겼던 브레이커는 정말 오랜만에 짓는 미소와 함께 일어섰다.
“그러니.”
이제는 다시 만날 수 없다고해도.
“인간으로서 살아가야지.”
혼탁한 하늘과 같았던 머리가 개는 것만 같았다.
그래, 그렇구나.
스타이너가 한 말은 누군가에게는 혼란스러웠던 삶의 지표가 되어주었다.
위잉-
철컥, 철컥, 철컥.
그녀가 남겨준 마지막 유산인 펜던트.
그로부터 연계되는 인류가 가진 가장 거대한 인벤토리 – Armory가 열려 그의 전신으로 내부에 든 수 많은 중병기들을 장착시켰다.
그걸 보자니 문득 떠올렸다.
어쩌면,
“이것조차 네가 생각했던 걸까?”
그가 바꾸는 세계의 법칙인 무기고armory.
그것은 스스로가 생각한 아직 자신이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인 ‘복수심’ 이 아닌 그녀가 남겨준 ‘인간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 였다.
“가당찮은 일을 했구나.”
피식 웃으며 품에서 하나의 물건을 꺼내든다.
조장급 이상 인물에게만 주어지는 인류제국의 전원이 들을 수 있는 일방적 수신용 공용채널에 송신 장치였다.
팀플레이라고는 가끔씩 누군가의 요청 외에는 자의적으로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던 그가 그것을 쥐었다.
“받아라.”
우우우웅!
인류제국의 전원에게 브레이커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싸우는 와중에도 슬쩍 감각을 돌려 브레이커를 보니, 어느새 그의 등뒤에서는 거대한 공간이 열려있었다.
끝도 없이 벌어진 것 같은 그 공간에서는 무수히 많은 병기들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하나하나가 브레이커가 그녀와의 추억을 담아 정성들여 만들어 둔 결전병기들.
그 누구도 손 닿게 할 수 없었던 그녀와의 추억이었으나, 이제는 다르다.
오히려, 그녀라면 진작에 이렇게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을까?
“부숴라BREAK!”
과거를 떠올리며 그는 울었다.
흘러내리는 눈물 속에서, 그는 다시 웃었다.
이제, 현재를 걸어나갈 시간이다.
부수는 자 – 브레이커Braker.
과거의 그녀가 남긴 유산이, 현재의 적을 맞이하기 위해 가동하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음, 아직 좀 남았어요 ㅎㅎ
그런데 일을 많이 남았지만 글로 표현 될 것은 그리 많지 않을거에요.
중요한 것만 팍팍 쓰기 떄문에 ㅎ
참고로 차기작은 지금과 비슷하면서도 다르고 설정도 꽤 상세할거에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