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474
00474 도룡궐刀龍闕 =========================
태식은 변화한 자신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도룡의 다섯번째 머리에 자신의 상반신이 돋아난 것이다.
당황한 것은 자신만이 아닌 지 옆을 돌아보니 다른 도룡의 머리들도 자신을 향하고 있었다.
죽어버린 녀석들에게 감정이 무엇이겠냐만은 아마도 그들에게 감정이 있다면 어이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아주 찰나 태식과 다른 머리들이 서로 아이 컨택을 했을 때, 먼저 반응한 것은 태식이었다.
“뭘 봐? 자식들아!”
그들과 시선을 마주친 태식이 옆에 있던 네번째 머리를 향해 죽빵을 갈겼다.
빡!
엉겹걸에 태식에게 일격을 맞은 네번째 머리는 고개가 확 돌아갔다.
자신의 주먹에서 느껴지는 통쾌한 타격감에 만족스러운 기분을 느낀 태식은 한 방 더 갈겨줬다.
뻐억!
다시 네 번째 머리가 반대로 훽 돌아갔다.
네 번째 머리도 참기만 하지 않았다.
억울함을 느꼈는지 분노를 느꼈는지 녀석은 ‘신속’으로 태식의 머리통을 날려버렸다.
반응할 새 도 없었다.
네 번째 머리의 공격에 태식의 머리통이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그것은 다섯 번째 머리의 환상에 불과하다.
드러난 육신은 그저 허상에 불과하니, 진실로 남는 의지는 아직 사라지지 않아 신기루 일렁이듯 흐릿해지더니 다시 원상태의 태식의 머리가 나타났다.
“훅 가버릴 뻔 했네!”
깜짝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는 태식을 향해 다시 네 번재 머리의 공격이 느껴졌다.
허무하게 머리통이 날아가버렸던 좀 전과는 달랐다.
네 번째 머리는 나태.
모든 것이 자신보다 느리고 느리니 그 감각의 차이에 네 번째 머리는 나태해질 수 밖에 없다.
허나 그런 나태가 본래 속도를 낼 대는 그 무엇보다 빠르다.
그것은 단순히 절대적인 수치가 아닌 상대적인 수치.
개념의 영역의 속도는 무엇이 광속을 초월하더라도 그것보다 빠를 수 있다.
그에 대응하는 태식의 주먹은 무엇이든 원하는 모든 것을 바르게 칠 수 있는 정권正拳.
태식의 주먹이 네 번째 머리를 인지한 이상 그것이 제 아무리 빨라도 칠 수 있다.
그 두 가지 상반되는 법칙이 부딪쳤다.
서로 엊갈리는 법칙이 부딪치자 현실이 비명을 지렀다.
콰지지지직!
공간에 금이 가고 부서졌다.
그건 단발에 그치지 않았다.
태식의 주먹과 나태의 신속이 연이어 부딪칠 때 마다 공간이 갈라졌다.
그 뒤로 첫번째 머리부터 세번째 머리까지의 머리들이 태식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런, 치사한 놈들이!”
조금 당황했지만 태식은 물러서지 않았다.
태식의 주먹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칠 수 있었다.
그것이 무엇보다 높이 있어 모든 것을 흘려보내는 노화의 세월이라 할 지라도, 무언가를 질투해 무언가를 흉내낸 검은 거울이라 할 지라도, 다른 모든 것에 대한 탐욕으로 무엇이든 녹여서 소유하려는 용해액일지라도.
태식의 주먹은 거침없이 상대를 후려쳤다.
그래도 손이 좀 모자란 감은 있자 태식은 문득 머릿속에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손이 모자라면 더 만들면 되지 않을까?
어차피 이 몸조차 의지에 의한 구현이 아닌가.
태식의 생각은 행동으로 이어졌다.
의지는 허상을 엮고 현실로 구현시켰다.
태식의 상반신이 더욱 커지더니 그 뒤로 6개의 손이 더 자라났다.
‘멋진데?’
변화한 스스로에 태식은 감탄했다.
헌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뭔가 좀 모자랬다.
‘이왕할거라면!’
그의 등 뒤로 수 천 수 만개의 손이 쑤욱쑤욱 자라났다.
“이 정도는 되야지!”
스스로가 이룬 것에 크게 만족한 태식은 곧 생성된 수 만개에 달하는주먹을 4개의 머리를 향해 거침없이 휘둘렀다.
거기서 모자라다 싶어 남는 주먹은 도룡의 몸통을 향해 아낌없이 나눠주었다.
부딪치는 법칙에 세계는 비명을 내질렀고 그에 따라 공간이 이리저리 깨지며 그 여파가 사방팔방으로 흩날렸다.
지켜보던 인류제국은 그 덕에 태세를 정비할 수 있었지만 어이없다는 표정은 지울 수 가 없었다.
‘저게 무슨.’
그건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인 천수도 마찬가지.
그 때 였다.
‘천수야!’
그를 향해 태식의 목소리가 들렸다.
처음엔 환각인가 싶었다.
태식에게는 원래 이런 능력이 없었으니까.
‘아마 들릴거다. 이건 내가 이런 모습이 되면서 왠지 될 것 같아서 시도해보는 건데, 내 의지를 보내는 거라 너는 나한테 대답을 못하고 나만 너한테 내 의지를 보낼 수 있다.’
이어지는 태식의 설명에 천수는 혀를 찼다.
자신의 친구는 점점 더 괴물이 되어가는구나, 하고.
‘내가 지금 어떻게 찍어누르는 것 같지 보일지는 모르겟는데, 내도 더 이상은 못 버티겠다. 아마 곧 한계일거다.’
언제나 여유로움을 가지려 하던 친구의 목소리에는 다급함 마저 실려있었다.
‘안에서 아재가 뭘 해서 내가 기회를 얻었고, 그 기회로 내가 이러는 덕에 아재도 또 다른 기회가 생겼을 거다. 그러니 시간은 생각보다 좀 줄어들 것 같은데, 문제는 이 놈들 내 생각보다 훨씬 강해.’
직접 부딪치고 그들과 하나가 된 태식은 알 수 있었다.
이 자식들은 정말 말도 안 되게 강하다는 것을.
지금 압도하는 것 처럼 보여도 그건 정말 순간에 불과한 것이다.
‘최대한 사람들 보고 준비해 둬라 해라. 내도 곧 한계다.’
태식의 말을 그것이 끝이 었다.
호쾌하게 내려치는 주먹은 4개의 머리를 평등하게 내려쳤지만, 자신 역시 평등하게 4개의 머리의 공격에 일격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다만 단순히 그것이 문제는 아니다.
문제라면 자신이 차지한 이 다섯번째 머리.
색욕의 환상이 점차 자신의 근원적인 것을 향해 마수를 뻗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마약과 같았다.
차라리 끊임없는 적의를 뿜어대면 몰라도, 그 환상은 색욕과 같이 끊임없는 고양감을 자신에게 주입하기 시작했다.
허나 그것은 결국 허상, 그것들이 한꺼번에 빠져버린다면 그 추락감에 다시 그 고양감을 찾게 될 지 모른다.
그것을 최대한 경계한다고 경계하는 중이지만, 그들은 결코 쉽게 무시할 만한 대상이 아니었다.
의지로 외부의 4개의 머리와 싸우는 도중에 내부에서 조금씩 뻗어오는 색욕과도 싸우는 것은 결코 말로만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크, 여기 까진가.’
태식은 한계를 느꼈다.
여기서 더 나간다면 자신을 잃게 될 지 모른다.
그 결심이 태식으로 하여금 마지막 주먹을 준비하게 했다.
‘그렇다면.’
마지막은 화려하게 간다.
“흐라챠!”
태식이 호쾌하게 기합을 내질렀다.
그의 의지가 하늘로 치솟았다.
하늘에 닿은 의지가 하늘에서 거대한 주먹이 되어 지상으로 내리꽂혔다.
콰아아앙!
하늘에서 내리꽂힌 거대한 주먹이 도룡을 통째로 내리눌렀다.
거대한 파동이 울려퍼지며 유령선단의 이들을 뒤로 물러서게 했다.
요동치는 파장 속에서 태식은 거칠게 튕겨나왔고, 천수의 언질을 듣고 대기하던 혜진이 식물을 활용해 그를 받아냈다.
“괜찮아?”
“으으, 힘들다.”
힘 없이 그녀의 식물에 몸을 얹는 태식의 모습에 혜진은 인상을 찌푸렸다.
어지간해서는 앓는 소리 안하는 그가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가 정말로 지쳤다는 뜻이다.
“일단 쉬어.”
후퇴하려는 그녀를 향해 부서져서 복구중인 다섯 머리의 잔해들이 분노를 표출하며 그를 잡으러 달려들었다.
혜진이 손을 흩뿌리자 그녀의 주변에 있던 화분들이 급속도로 생장해 거대한 식물의 방벽이 되어 방어벽이 되었다.
자라난 식물들은 순식간에 부서져내렸지만 끊임없이 재생해 그들이 도망칠 시간을 벌었고, 끝내 새어나오는 것은 유령선단에서 대기중이던 천수의 엄호 저격이 격추시켰다.
그렇게 번 짧은 시간에 정신 차린 다른 유령선단에 탄 4개의 팀들이 저마다 다시 맡은 바 임무에 착수했다.
덕분에 태세를 정비할 시간을 벌 수 있었던 다른 4개의 팀들은 부서진 다시 여유를 벌었다.
한 편,
‘쓰러졌군.’
자신에게 보이는 여러 시야 중 하나가 암전된 것을 느끼며 운성은 태식이 혼절했음을 깨달았다.
하긴, 이 정도면 할 만큼 했다.
“어이, 뭐해?”
그런 그에게 스타이너가 말을 걸어왔다.
“네가 여유로운게 하루 이틀은 아니지만, 지금도 여유로울 수는 없는 상황같은데?”
스타이너의 말에 운성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돌린다.
아더의 창이 다섯번째 머리를 죽음으로 주박한 핵에 일격을 가했다.
허나 과연 머리 하나를 주박한 가장 큰 핵 답게 그 일격에 부서지지는 않았다.
애초에 아더는 공격력 자체가 그리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 느낌은 아니었으니까.
다섯번째 머리를 주박한 핵을 뒤흔들 수 는 있었고, 그 틈에 태식이 무언가를 할 기회를 얻었고 그것이 역으로 자신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했지만 그것은 또한 그 핵의 경계심을 키우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 결과가 현재.
그들이 존재하는 공간이 온통 뒤흔들렸다.
온갖 법칙이 뒤흔들리는 공간에서도 그들이 어지간한 인물들이 아닌지라 버티고는 있지만 시시각각으로 사방에서 몰려드는 적은 위기상황임을 인지시킨다.
“언제는 여유로울 수 있는 상황이었나.”
운성은 한결같은 목소리로 답했다.
========== 작품 후기 ==========
요새 글 쓰는 것 외에 대부분의 활동을 접었습니다.
시간은 없는데, 쓰고 싶은 것과 써야할 것들은 많더라구요.
평생을 다 받쳐도 쓸 수 있을지 미지수인지라.
빨리 빨리 써내려갈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