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152
제152화
152.
“최후의 퀘스트는…….”
루드란은 말끝을 흐리며 주변을 확인했다.
그런 루드란의 모습에서 강림은 김철수를 떠올릴 수 있었다.
이내 주변 확인을 마친 루드란이 이어 말했다.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
이어진 루드란의 말에 강림은 당황했다.
당연히 정해져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정해져 있지 않다니?
“상황에 따라 매번 달라집니다.”
“……종류가 여러 개라는 뜻인가요?”
“여러 개 정도가 아닙니다. 말 그대로 상황에 맞춰 발생합니다. 수준이 너무 낮다면 그에 맞춰서 수준이 낮아지고 수준이 높다면 그에 맞춰 높아집니다.”
“세계의 수준을 말씀하시는 거죠?”
“예, 맞습니다.”
“…….”
강림은 말을 잃었다.
앞으로 강림은 침략 포지션을 선택한 참가자들을 계속해서 죽일 예정이었다.
문제는 침략 포지션 참가자들이 죽으면 시스템은 세계의 수준이 높다고 판단한다는 점이다.
세계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최후의 퀘스트 난이도 역시 높아진다.
‘이건 잡지 말라는 거 아닌가?’
루드란은 조금 전 침략 포지션 참가자들을 죽여도 괜찮다고 했다.
그러나 강림이 보기에는 전혀 괜찮지 않았다.
잡으면 큰일이 날 것 같았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루드란은 강림의 표정을 보고 싱긋 웃으며 말했다.
“강림 님의 힘이라면 최후의 퀘스트가 뭐든 문제없을 테니까요.”
여태껏 루드란은 수많은 최후의 퀘스트를 보았다.
직접 경험도 해봤고 간접적으로도 수없이 경험했다.
이번 최후의 퀘스트 난이도는 루드란이 경험한 그 어떤 최후의 퀘스트 보다도 난이도가 높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퀘스트를 실패할 것 같지는 않았다.
강림 때문이었다.
강신한 상태인지라 루드란은 강림의 힘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했다.
‘말도 안 되는 괴물이야.’
강림은 괴물이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한 거지?’
이미 초월자의 수준을 넘어섰다.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갓 법칙이 된 이들도 그의 상대가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됐다.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지금 당장은 알고 싶어도 알 수 없다.
시험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루드란은 치솟는 호기심을 가라앉힌 뒤 입을 열었다.
“그리고 최후의 퀘스트를 완료하면 시험은 끝입니다.”
“……그렇군요.”
혹시나 최후의 퀘스트가 끝이 아니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퀘스트가 끝나면 플레이어나 간택 받은 자들은 어떻게 되는 거죠? 그대로 힘이 유지되나요?”
“예,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 물론 성장 속도는 더뎌지겠지요. 시스템의 시련이 사라질 테니까요. 제가 답변해드릴 수 있는 건 여기까지.”
몇 가지 더 물어보려 했던 강림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것을 알게 됐다.
강림은 아쉬움을 떨쳐내고 루드란에게 말했다.
“부탁하실 게 있다고 하셨죠?”
문답을 시작하기 전 루드란은 강림에게 부탁할 것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대화가 끝나면 말하겠다고 했다.
이제 그 부탁이 무엇인지 들을 차례였다.
“네, 동생분과 관련해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
강림은 눈을 번뜩였다.
시험 참가자나 루드란교에 관한 부탁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루드란의 입에서 나온 것은 ‘강수’였다.
“……무슨 부탁이죠?”
강림은 한층 진지해진 눈빛으로 물었다.
“동생분이 천마지체라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
루드란의 물음에 강림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천마지체라고? 수가?’
전혀 예상치 못한 이야기였다.
“정말 완벽한 천마지체입니다. 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
이어진 루드란의 말에 강림은 더더욱 놀랐다.
‘양천후 보다 더?’
모든 천마가 천마지체를 타고난 것은 아니다.
22대 천마이자 강림과 동시대에 활동한 양도윤 역시 천마지체가 아니었다.
천마지체를 타고난 천마는 역대 천마 중 7명뿐이었다.
그리고 7명 중 가장 완벽한 천마지체를 타고난 존재가 ‘양천후’, 루드란이었다.
그런데 루드란은 강수를 자신보다 더 완벽한 천마지체를 타고난 존재라 말하고 있었다.
믿기 힘들었다.
그러나 루드란이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
“혹시 부탁이라는 게 수를 루드란교에 입교시켜 달라는 건가요?”
완벽한 천마지체를 가지고 있는 ‘강수’는 루드란의 입장에서 매우 탐이 날 인재였다.
루드란의 부탁은 강수를 루드란교에 입교시켜달라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렇다면 정말 좋겠지만 무리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루드란은 중원에서 신교가 어떤 이미지인지 알고 있다.
물론 시간이 많이 흐르긴 했다.
그렇다고 해서 신교의 이미지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강림은 신교 사람이 아니었다.
신교의 이미지를 알고 있을 강림이 동생을 루드란교에 입교시키려 할까?
루드란교와 신교는 다르다.
하지만 강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즉, 입교를 반대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무공을 전수하고 싶습니다.”
루드란은 강수에게 무공을 전수하고 싶었다.
입교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무공이요?”
“예, 완벽한 천마지체로 펼치는 천마공이 어느 정도인지 보고 싶습니다.”
루드란은 보고 싶었다.
완벽한 천마지체로 펼치는 ‘천마공’의 위력을.
“입교하지 않아도 천마공을 전수하시겠다는 말씀으로 들리는데, 맞나요?”
강림은 잘못 들은 것이라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천마공은 신교 최강의 무공으로 천마에게만 전수되는 무공이었다.
그런데 입교하지 않아도 천마공을 전수해주겠다?
잘못 들은 것이 분명했다.
“예, 입교를 해준다면 좋기야 하겠지만 그건 제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요.”
그러나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
강림은 루드란의 말에 바로 답하지 않았다.
말없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내 생각을 끝낸 강림이 입을 열었다.
“한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제가 선택할 일은 아닌 것 같네요.”
천마공은 보통 무공이 아니다.
천마지체가 아닌 양도윤의 천마공도 무지막지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강수가 루드란의 말대로 ‘완벽한 천마지체’이고 천마공을 배운다면?
거기다 입교하지 않아도 된다.
즉, 교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뜻이며, 엄청난 기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강림이 결정할 일이 아니다.
천마공을 배우는 것은 강수다.
선택에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결국 결정은 강수가 내려야 했다.
만약 강수가 천마공을 배우지 않겠다고 한다?
다른 무공을 알려주면 된다.
천마지체라고 꼭 천마신교의 무공을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감사합니다.”
루드란은 감사를 표했다.
강림은 루드란도 어찌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그래서 혹시나 강림이 안 된다고 거절하면 어쩌나 했다.
물론 강수가 거절한다면 말짱 도루묵이지만 루드란은 자신 있었다.
천마지체라면 천마공에 끌릴 수밖에 없기에.
“그럼 이만 가봐야겠군요.”
“다음에 또 이런 시간이 있을까요?”
루드란 역시 시스템의 영향을 받는다.
모든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해도 될 정도로 많은 것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다음에도 이런 대화의 기회가 있다면?
많은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었다.
“물론 있을 겁니다.”
루드란은 강림의 말에 일말의 고민도 하지 않고 답했다.
“그것.”
그리고 이어 손가락으로 강림의 팔목을 가리켰다.
강림은 루드란이 가리키고 있는 팔목을 보았다.
그곳에는 팔찌가 있었다.
최초의 법칙이 만들었다는 팔찌 ‘태초의 자루’.
강림은 다시 루드란을 보았고 루드란이 이어 말했다.
“그것이 성장할수록 다음 만남도 빨라지겠지요. 이야기도 더 많이 나눌 수 있을 테고요.”
“……그렇군요.”
루드란의 말에 강림은 깨달았다.
‘이것 때문이었구나?’
분명 루드란도 시스템에 영향을 받는다.
조금 전 공간이 일그러졌던 것이 바로 그 증거다.
그럼에도 루드란은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다.
어떻게 된 것일까 궁금했는데 태초의 자루 때문이었다.
‘철수 님이랑 비슷하네.’
김철수는 멸망의 근원을 잡을수록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루드란은 태초의 자루가 성장할수록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듯했다.
‘이러면 잘 조율해야겠네.’
김철수와 루드란의 정보는 겹치는 부분이 있었다.
같은 이야기를 듣는 것은 손해다.
잘 조율해 들어야 할 것 같았다.
“그럼 다음에 뵙지요.”
루드란이 작별 인사를 했다.
“네, 다음에 뵙죠.”
강림 역시 작별 인사를 했고.
루드란이 눈을 감았다.
그리고 양수진의 몸에서 루드란의 기운이 빠져나갔다.
이어 양수진이 깨어났다.
“……대화는 끝나신 건가요?”
“네, 끝났습니다.”
“혹시 루드란 님께서 이야기하셨나요?”
“……?”
강림은 양수진의 말에 의아해했다.
그것도 잠시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깨달은 강림은 은은히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수 말씀하시는 거죠?”
“네!”
“일단 내일 이야기해볼 생각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수의 의사니까요.”
“아하, 맞아요. 가장 중요한 건 동생분의 생각이긴 하죠!”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네, 내일 뵙겠습니다!”
강림은 양수진과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방에서 나왔다.
방에서 나온 강림은 핸드폰을 확인했다.
김철수에게 문자가 와 있었다.
대기하고 있겠다는 내용의 문자였다.
강림은 김철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강림 님!
“이야기 끝났습니다. 지금 바로 출발할게요.”
-옙!
짤막이 통화를 마친 강림은 곧장 제왕 길드의 본사로 향했다.
‘그러고 보니 철수 님은 무슨 대화를 나누셨으려나?’
초월자와 대화를 나눈 것은 강림뿐만이 아니다.
김철수 역시 라숨과 대화를 나눴다.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지 궁금했다.
* * *
“…….”
모든 이야기를 들은 김철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멍하니 강림을 바라볼 뿐이었다.
“어, 그러면…….”
이내 정신을 차린 김철수가 입을 열었다.
“음, 어…….”
그러나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최후의 퀘스트가 어…….”
“철수 님이 마주했던 최후의 퀘스트는 무엇이었나요?”
강림은 대화를 주도하기로 했다.
충격에서 빠져나오면 모를까 지금 상황에서 김철수와 자연스러운 대화는 힘들 것 같았다.
“제가 포기했던 최후의 퀘스트는…….”
김철수는 직전 삶에서 진행했던 ‘최후의 퀘스트’를 떠올렸다.
“마르게린을 죽인 뒤 그로부터 30일간 생존하는 것이었습니다.”
“마르게린이요?”
“예, 최후의 퀘스트가 생성됐을 때 나타난 존재입니다.”
“혹시 멸망의 근원인가요?”
“아뇨. 멸망의 근원은 아닙니다. 그런데 바뀐다니…….”
최후의 퀘스트가 같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당연히 그에 맞춰 준비하고 있었다.
‘……그래도 강림 님이 있으니까.’
이내 든 생각에 김철수는 충격을 털어냈다.
이전 삶과 달리 이번 삶에는 강림이 있다.
최후의 퀘스트가 어떻게 달라질지는 모르겠지만 완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강림이 입을 열었다.
“일단 최후의 퀘스트는 그때 가서 생각하죠.”
당장 마주하는 것도 아닌데 굳이 생각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
“이제 철수 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루드란에게 들은 이야기는 전부 전했다.
이제 강림이 들을 차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