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153
제153화
153.
강림은 궁금했다.
라숨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그리고 김철수는 라숨과의 대화 말고도 보고할 것이 있다고 했다.
어떤 이야기인지 어서 듣고 싶었다.
“옙! 보고드리겠습니다!”
강림의 말에 김철수가 보고를 시작했다.
“우선 노래하는 무들린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알고 있던가요?”
“네,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방금 전 강림 님이 해 주신 이야기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김철수가 말끝을 흐렸고 강림은 눈을 번뜩였다.
“사냥 포지션인가 보네요.”
노래하는 무들린은 시험 참가자다.
그러나 멸망의 근원도 아니고 교단이 있는 것도 아니다.
즉, 침략 포지션도 아니고 수비 포지션도 아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사냥 포지션뿐.
“예, 그런 것 같습니다.”
김철수 역시 강림과 같은 생각이었다.
“신경 쓸 필요 없다는 것을 보면 적은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 주시는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사냥 포지션 참가자들의 표적은 침략 포지션 참가자다.
그러나 그 말이 꼭 침략 포지션 참가자만 죽여야 된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라숨의 말에 따르면 적이 아닌 것은 확실하지만 적이 아니라는 것이 아군이라는 뜻은 아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 때문에 적이 될 수도 있다.
‘강림 님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을 수 있어.’
특히 강림 때문에 김철수는 더욱더 조심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사냥 포지션 참가자의 입장에서 강림은 자신의 몫을 빼앗는 깡패나 다름없었다.
좋지 않은 시선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충분히 있었다.
김철수는 다음 화제로 넘어갔다.
“그리고 카디악에 대해 물었습니다. 카디악이 강림 님을 해할 수 있는지.”
“……!”
강림은 눈을 번뜩였다.
멸망의 근원 중 가장 신경 쓰이는 존재가 카디악이었다.
그리고 반드시 끝장내야 할 존재이기도 했다.
그래서 카디악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무척 궁금했었다.
강림은 김철수의 말에 집중했다.
그리고 김철수가 이어 말했다.
“걱정할 필요 없다고 하더라구요. 확신에 가득 찬 목소리였습니다.”
“호오, 그렇군요.”
강림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라숨은 카디악에 대해 잘 안다.
그러나 강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라숨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라숨뿐만이 아니다.
루드란 또한 카디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강림에게 조심하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만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래도 조심할 필요는 있겠지.’
물론 방심할 생각은 없었다.
강림이 힘을 숨겼듯이 카디악 역시 힘을 숨기고 있을 수 있다.
“예, 라숨과 나눈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
이어진 김철수의 말에 강림은 살짝 멈칫했다.
‘생각보다 이야기를 많이 안 하셨네?’
예상했던 것보다 이야기의 수가 적었다.
‘내가 너무 많이 한 건가?’
루드란과 비교하면 천지 차이였다.
“이제 상황 보고드리겠습니다.”
라숨과 나누었던 이야기가 끝났을 뿐이다.
김철수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내일 졸업식이 끝난 후 지린성을 종속시키려 합니다.”
강림과 제갈무영 덕분에 지린성 최상위 길드들이 와해 됐다.
그리고 샤오렌이 사라졌다.
그로 인해 현재 지린성은 내부 분열이 일어난 상태였다.
처음에는 지켜볼 생각이었다.
그냥 가만히 내버려 두면 알아서 무너져 내릴 것이기에.
그러나 상황이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해졌다.
이대로 가만히 내버려 두면 ‘성벽’의 역할도 할 수 없게 될 정도였다.
그래서 개입하기로 했다.
성벽만큼은 지켜야 했기에.
“3일 안에 끝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도울 일은……?”
“당장은 없습니다.”
김철수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강림의 도움을 받으면 빠르게 지린성을 종속시킬 수 있을 것이다.
피해 역시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강림 님에게 모든 짐을 넘길 수는 없지.’
그러나 언제까지고 강림의 도움을 받을 수는 없다.
‘최후의 퀘스트를 위해서라도 다들 강해져야 해.’
루드란의 말에 따르면 최후의 퀘스트는 변할 것이다.
김철수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욱 난이도가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강림이 있으니 크게 걱정은 되지 않지만 적어도 발목을 잡지 않을 정도까지 성장해야 한다.
김철수는 계속해서 보고를 이어 나갔고 강림은 경청했다.
“이상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아닙니다! 강림 님이 하신 일에 비하면…….”
말끝을 흐린 김철수는 어색하게 웃었다.
그리고 김철수는 웃으며 강림의 눈치를 살폈다.
“……?”
강림은 김철수의 반응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한 분위기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실 말씀이라도……?”
“그게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김철수는 강림의 말에 기다렸다는 듯 답했다.
“부탁이요?”
“예, 동생분에 대한 것인데…….”
“아.”
강림은 탄성을 내뱉었다.
뒷말을 들은 게 아니다.
그러나 김철수가 어떤 부탁을 하려는 것인지 알 것 같았다.
강림은 루드란교가 강수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이야기를 조금 전 했었다.
그리고 그때 김철수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었다.
당시에는 왜 그런가 했는데 지금 상황을 보니 확신이 들었다.
“영입인가요?”
“예, 맞습니다.”
김철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허락만 해 주시면 강수 님을 스카우트하고 싶습니다.”
원래는 내일 있을 ‘졸업식’에서 하려 했다.
그러나 상황을 보니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루드란교에서 선수를 칠 줄이야.’
그 이유는 루드란교 때문이었다.
루드란교에서 강수를 원하고 있었다.
다행히 강림은 루드란교에 확답을 주지 않았다.
강수의 선택에 맡긴다고 했다.
즉, 강림이 허락만 해 준다면?
김철수에게도 기회가 있다는 뜻이었다.
더구나 강수의 1지망은 간택받은 자가 아닌 플레이어였다.
루드란교보다 제왕 길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음…….”
강림이 침음을 내뱉었다.
그리고 김철수는 침을 꿀꺽 삼키며 강림의 답을 기다렸다.
이내 강림이 입을 열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저는 개입할 생각이 없습니다. 온전히 수에게 맡길 생각입니다. 수가 가야 할 길이니까요.”
“그 말씀은…….”
“네, 스카우트 제안하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
김철수는 강림의 답에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활짝 웃었다.
혹시나 강림이 안 된다고 하거나 불편한 기색을 보이면 어쩌나 했는데 참으로 다행이었다.
“이제 이야기도 다 끝난 것 같으니 이만 가 보겠습니다.”
강림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김철수가 따라 일어나며 말했다.
“내일 댁으로 찾아뵈면 될까요?”
“네, 내일 7시쯤 오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옙!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김철수의 인사를 받으며 강림은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온 강림은 핸드폰을 확인했다.
수많은 문자가 와 있었다.
강림은 문자에 답을 보낸 뒤 제갈무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 이야기는 다 끝난 겐가?
“응, 지금 연구소야?”
-물론일세! 이쪽으로 올 텐가? 아니면 집으로?
“그쪽으로 갈게.”
-알겠네! 그럼 이따 봅세나!
통화를 마친 강림은 곧장 대한 연구소로 향했다.
‘근데 무영이는 어떤 반응을 보이려나?’
강림이 제갈무영을 만나려는 이유는 루드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였다.
루드란과 나눈 이야기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2대 천마 양천후.
루드란의 또 다른 신분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었다.
제갈무영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를 들은 뒤 어떤 추론을 해 줄지도 기대됐다.
* * *
“흐음.”
바위에 앉아 있던 블레기드는 침음을 내뱉으며 주변을 확인했다.
태산 무란.
그림자 살인귀 알레니오스.
따라 하는 자 무레케.
그 외에도 가지각색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여덟 존재가 시야에 들어왔다.
블레기드는 각자 거리를 둔 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이들을 보며 생각했다.
‘이렇게까지 모여야 하는 건가?’
솔직히 블레기드는 지금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무리 솔드럼을 죽였다고 해도…….’
이들이 모인 이유는 솔드럼의 복수 때문이었다.
얼마 전 광휘의 솔드럼이 소멸당했다.
솔드럼을 소멸시킨 대상은 놀랍게도 시험 장소인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지적생명체였다.
‘이 인원이 전부 모이는 건…….’
현재 공터에 모인 인원은 여덟, 블레기드를 포함해 아홉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이들이 있었다.
솔드럼을 죽인 것을 보면 해당 지적생명체는 분명 강할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모일 이유가 있을까?
‘너무 손해 같은데.’
지금 이 시간에도 다른 참가자들은 격을 올리고 있을 것이다.
만약 격의 차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진다면?
잡아먹힐 수도 있다.
그러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명령을 거부할 수는 없었다.
명령을 내린 것이 제드였기 때문이다.
파벌의 수장이자 파벌 내 유일한 ‘법칙’인 제드.
제드에게 항명하는 것은 미친 짓이었다.
‘끙, 그 녀석을 바로 먹는 게 아니었는데.’
피할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합당한 이유가 있으면 가능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블레기드는 명령이 떨어지기 직전 이유가 될 수 있는 존재를 제거했었다.
바로 그때였다.
태산 무란이 다가왔다.
“……?”
블레기드는 무란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자 무란이 물었다.
“몇이나 남은 거지?”
“얼마나 더 오냐고?”
무란이 고개를 끄덕였고 블레기드는 잠시 생각하고는 답했다.
“일단 여섯. 여섯만 더 오면 작업 시작할 거야.”
“여섯?”
“응, 왜?”
“혹시 두 녀석도 오나?”
“…….”
블레기드는 말없이 무란을 보았다.
그리고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칼리모아, 드라구드린을 말하는 거야?”
“…….”
무란은 침묵했다.
그리고 침묵이 답이 됐다.
“제드 님이 더 이상 내분은 허용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그새 잊은 건가?”
“아니, 잊지 않았다. 부딪힐 생각도 없어 단지 알고 싶을 뿐이다.”
“에휴.”
블레기드는 한숨을 내뱉었다.
목소리 그리고 표정에서 거짓말이라는 게 팍팍 티 났다.
‘이해는 가는데…….’
무란의 마음이 이해가 됐다.
칼리모아와 드라구드린을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시험 장소가 됐던 무란의 세계에서 무란의 가족을 죽인 존재가 칼리모아와 드라구드린이었기에.
“칼리모아는 올 거야.”
“……그럼 드라구드린은 안 오는 건가?”
“어, 제드 님께 허락받았다고 했어. 근처에 모글이 있어서 둘 다 자리를 비우면 아예 영역을 빼앗길 수도 있다고.”
“……그렇군.”
무란이 아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와 동시에 한 존재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뭐야, 볼테인이랑 트라이프만 불참 아니었어?”
그림자 살인귀 알레니오스였다.
알레니오스는 짜증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
블레기드는 깊게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인상을 구겼다.
“짜증 나게 하지 말고 가만히 대기했으면 좋겠는데.”
“…….”
알레니오스는 블레기드의 반응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입을 다문 채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블레기드는 자리로 돌아가는 알레니오스를 보며 생각했다.
‘제드 님은 대체 왜 저런 녀석까지 받으신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