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177
제177화
177.
‘근데 어디에 쓰시는 거지?’
문득 든 생각에 델카이는 고개를 갸웃했다.
같은 성질의 권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다른 존재의 권능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힘들고 위험한 일이었다.
더구나 제대로 효과를 보기도 힘들다.
그래서 궁금했다.
강림이 권능을 모으는 이유가.
‘……뭐 내가 생각할 부분은 아니니까.’
델카이가 신경 써야 할 것은 강림이 권능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강림이 권능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권능에 대한 생각을 접은 델카이는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며 생각했다.
‘무르칸을 잡았으니 다른 녀석들도 잡을 수 있겠지?’
무르칸은 침략 포지션 참가자들 중 최상위권은 아니다.
그러나 중위권은 됐다.
그런 무르칸에게 승리했다.
그것도 아주 수월하게, 압도적으로.
물론, 무르칸이 방심을 했기 때문에 자신이 무르칸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고 시작할 수 있었다.
아마 앞으로 만날 이들 역시 방심할 확률이 높았다.
웬만하면 무르칸과 같이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고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어디까지 가능하려나?’
델카이는 자신의 힘이 어느 수준까지 먹힐지 침략 포지션 참가자들의 서열을 떠올렸다.
‘일단 최상위권은 안 되고.’
침략 포지션 참가자 중 가장 강한 서쪽 하늘의 지배자 천룬을 포함해 논외로 취급되는 몇몇 최상위권 존재들은 바로 제외했다.
최상위권 존재들은 델카이 수십이 힘을 합쳐도 잡을 수 없다.
그 정도로 격차가 컸다.
‘상위권도 힘들겠는데…….’
상위권 존재들을 떠올린 델카이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최선의 조건에서 전투를 상상해 봤는데 도저히 이길 각이 보이지 않았다.
‘중위권 다 잡으면 가능하려나…….’
모든 중위권을 전부 사냥해 격을 올린다면?
상위권 내에서 서열이 낮은 이들은 사냥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 차근차근 가자. 잡지 못하는 녀석들은…….’
델카이는 씨익 웃었다.
‘주군께 보고드리면 되니까.’
격이 높아져 볼 수 있는 것 또한 늘어났다.
그럼에도 강림의 힘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 강림이라면 상위권은 물론이고 논외의 존재라 불리는 최상위권 존재들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델카이는 한결 편해진 표정으로 속도를 높였다.
* * *
“호오.”
강림은 탄성을 내뱉었다.
김철수가 가지고 온 보고서 때문이었다.
보고서에는 미래 정보가 가득 담겨 있었는데 흥미로운 미래가 상당히 많았다.
‘얼마나 달라지려나.’
물론 강림이 흥미를 느낀 미래가 그대로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많은 것이 바뀌었다.
변하지 않을 미래도 있겠지만 많은 미래가 변했을 것이다.
바로 그때였다.
“……!”
강림이 눈을 번뜩였다.
이어 강림은 반대편에 앉아 있는 김철수에게 물었다.
“천룬에 대한 정보 이거 진짜인가요?”
“네, 그때 말씀드리지 못했던 게 바로 그것들입니다.”
“아…….”
강림은 나지막이 탄성을 내뱉으며 카지안을 떠올렸다.
‘역시 가짜 정보도 있었구나.’
카지안과 문답을 주고받을 때 천룬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당시 카지안은 천룬을 자신보다 강하지만 충분히 상대할 만한 존재라고 했다.
그러나 보고서에 나와 있는 정보를 보니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천룬이 일으킨 사건들만 봐도 카지안과는 비교가 불가능했다.
강림은 다시 보고서를 읽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김철수는 강림이 보고서를 다 읽을 때까지 잠자코 기다리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였다.
[특성 퀘스트 ‘멸망의 근원’의 조건이 일부 충족됐습니다.] [특성 ‘칠전팔기’ 효과 발동!] [일부 보상을 미리 받습니다.] [힘이 10 상승합니다.].
.
메시지가 주르륵 나타났다.
멸망의 근원 사망 메시지였다.
강림은 눈앞에 있다.
즉, 멸망의 근원을 죽인 것은 다른 존재다.
‘델카이라는 녀석일까.’
김철수는 강림과 함께 움직였던 델카이를 떠올렸다.
사냥 포지션 참가자인 델카이.
방금 멸망의 근원을 죽인 게 델카이가 아닐까 싶었다.
물론 델카이가 아닐 수도 있다.
사냥 포지션 참가자는 델카이 말고도 여럿 있었기에.
‘누가 죽었으려나.’
김철수는 어떤 멸망의 근원이 죽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퀘스트 ‘멸망의 근원’의 목록을 훑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김철수는 어떤 멸망의 근원이 죽었는지 알 수 있었다.
‘호오, 무르칸이었어?’
김철수는 눈을 번뜩였다.
무르칸은 김철수가 잘 알고 있는 멸망의 근원이었다.
알 수밖에 없는 게, 무르칸이 일으킨 사건에 직접적으로 엮여 있었다.
‘이러면 무림맹 전력 그대로 유지되겠네.’
무르칸은 중원 대표 세력 중 하나인 무림맹의 부맹주, 군사 등 수많은 고위 인사를 죽였었다.
그로 인해 무림맹의 전력은 크게 약화 됐었다.
문제는 무림맹이 지구에 우호적인 세력 중 하나였다는 점이다.
특히 무르칸에게 죽은 부맹주와 군사가 지구에 매우 우호적이었다.
그래서 이번 삶에서는 무르칸을 꼭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무르칸이 죽다니?
김철수는 마음이 한결 편해진 표정으로 퀘스트 창을 닫았다.
바로 그때였다.
끼이익
귓가에 들리는 소리에 김철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훈련실에서 나오는 제갈무영을 발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영 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김철수는 꾸벅 고개 숙여 인사했다.
“오, 철수 군. 오랜만이군.”
“연구는 다 끝나신 건가요?”
“다행히 방금 막 끝났네. 내일 지각을 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참으로 다행이군. 허허.”
제갈무영은 껄껄 웃으며 답했다.
그리고 소파에 앉으며 탁자 위에 있는 보고서를 보고 김철수에게 물었다.
“혹시 나도 봐도 되나?”
“네, 물론입니다.”
김철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제갈무영에게도 공유할 예정이었다.
“고맙네.”
김철수의 말에 제갈무영은 싱긋 웃으며 강림이 읽었던 보고서를 들어 읽기 시작했다.
“……!”
그리고 이어진 상황에 김철수는 살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제갈무영의 읽는 속도가 매우 빨랐다.
‘읽고 계시긴 한 건가?’
정말 말도 안 되게 빨랐다.
이대로라면 강림이 따라잡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속도였다.
물론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따라 잡히기 전 강림이 마지막 보고서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김철수에게 말했다.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보고서에 적혀 있던 미래는 김철수가 겪은 ‘미래’였다.
김철수가 겪은 모든 미래의 끝은 좋지 않았다.
절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보고서만 봐도 김철수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느껴졌다.
웬만한 정신으로는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아닙니다. 고생은요.”
김철수는 강림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혹시 궁금하신 내용은 없으신가요?”
보고서에 모든 것을 적기는 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세밀히 적을 수는 없었다.
그러기에는 양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림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따로 세세히 설명할 생각이었다.
“아, 그렇지 않아도 물어볼 게 몇 개 있었습니다.”
“말씀해 주시면 자세히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보고서를 보니 이대로 내버려 두면 결국 중원은…….”
미래 정보에 대한 문답이 시작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보고서를 다 읽은 제갈무영도 문답에 참여했다.
그렇게 시간이 쭉쭉 흘렀고.
띠리리리리!
김철수의 핸드폰이 울렸다.
“잠시.”
김철수는 강림과 제갈무영에게 양해를 구하며 핸드폰을 확인했다.
“아.”
그리고 짧게 탄성을 내뱉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3분 뒤 열린다고 합니다.”
“호오, 조건도 그때 등장하는 겐가?”
“예, 그때 등장합니다. 아마 입장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럼 혹시 모르니 나는 슬슬 준비해야겠군. 다녀와서 이야기 또 할 수 있겠나?”
“예, 물론입니다. 강호에게 연락해두겠습니다.”
김철수의 답에 제갈무영은 흡족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김철수는 장강호에게 문자를 보냈다.
* * *
제왕 길드에는 5개의 공략대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중 최고, 최강은 1 공략대였다.
1 공략대를 이끄는 이는 SS급 플레이어 김제우였는데 현재 김제우는 매우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스윽
김제우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옆에 있던 장강호를 보았다.
“……왜?”
장강호는 김제우의 시선에 반문했다.
“그게…….”
김제우는 말끝을 흐리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제갈무영을 보며 말했다.
“저분, 진짜 괜찮은 겁니까?”
강하다고 듣기는 했다.
말 그대로 듣기만 했다.
그의 힘을 직접 본 적 없었고, 목격자도 많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 김제우는 제갈무영에 대한 소문이 강림의 지인이라는 이유로 과장됐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괜히 다치거나 문제 생기면…….”
이제 진입할 던전은 S등급 던전이었다.
A등급까지는 던전 난이도가 단계별로 상승하지만, S등급부터는 급격히 상승한다.
1 공략대에서도 목숨을 걸고 전력을 다해야 하는 곳이 S등급 던전이었다.
만약 제갈무영이 던전 안에서 다친다면?
공략에 성공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제갈무영은 강림의 지인이기에.
장강호는 김제우의 말에 피식 웃으며 답했다.
“걱정 마.”
김제우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마음인지 알고 있다.
“그런 문제 생기면 내가 책임질 테니까.”
그러나 장강호는 제갈무영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다.
전부 아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세상이 아는 것보다는 더 알고 있다.
그래서 김제우가 말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김제우는 더 이상 의견을 제시할 수 없었다.
장강호가 책임을 진다는데, 어찌 의견을 제시하겠는가?
김제우의 반응에 장강호는 싱긋 웃으며 제갈무영을 보았다.
만약 제갈무영이 다친다?
‘그럼 우리는 전부 죽겠지.’
그런 수준의 던전이라면 1 공략대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물론 지금 한 생각을 입 밖으로 내뱉을 수는 없었다.
이제 곧 던전에 입장할 예정이었다.
기를 죽일 수는 없었다.
바로 그때였다.
“준비 끝났습니다.”
부대장 최새봄이 다가와 말했다.
“무영 님!”
최새봄의 말에 장강호는 제갈무영을 불렀고 주변을 구경하던 제갈무영이 다가왔다.
“이제 출발하는 겐가?”
“네, 그럴 것 같습니다.”
제갈무영이 물었고 장강호는 물음에 답하며 김제우를 보았다.
공략 대장은 장강호가 아닌 김제우였다.
김제우는 장강호 눈빛에 담긴 뜻을 이해하고 입을 열었다.
“네, 이제 입장할 겁니다.”
그리고 뒤로 돌아섰다.
그러자 김제우의 시야에 도열해 있는 공략 대원들이 들어왔다.
공략 대원들은 한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김제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입장하겠습니다!”
김제우는 공략 대원들을 향해 외쳤다.
그리고 최새봄에게 눈빛을 보냈다.
최새봄은 앞에 있던 수정구에 손을 가져다 댔다.
스아악!
그러자 바닥에 문양이 생겼고 이어 빛을 뿜어냈다.
그와 동시에 주변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일그러진 공간은 얼마 지나지 않아 복구됐다.
김제우는 주변을 살피며 메시지 창을 확인했다.
[던전 ‘미친 드워프들의 지하 도시 레큐라딘’에 입장하셨습니다.] [메인 퀘스트 ‘광왕 케메시오’가 생성됐습니다.] [퀘스트 ‘드워프 전사장 타루우프’가 생성됐습니다.].
.
메인 퀘스트 명을 확인한 김제우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끙, 역시 보스 사냥인가.’
아직 퀘스트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퀘스트 명만 봐도 알 수 있다.
던전 클리어 조건은 ‘광왕 케메시오’의 죽음이 분명했다.
평범한 던전이 아니다.
던전 ‘미친 드워프들의 지하 도시 레큐라딘’은 S등급 던전이었다.
S등급 던전의 보스가 과연 약할까?
아니, 매우 강할 것이다.
거기다 케메시오는 혼자가 아니다.
부가 퀘스트를 보면 수많은 수하를 거느리고 있다.
김제우는 직감했다.
이번 공략은 매우 험난할 것이라고.
바로 그때.
“호오.”
귓가에 들리는 감탄에 김제우 고개를 돌렸다.
제갈무영이 신기하다는 듯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김제우는 불안한 눈빛으로 제갈무영을 보며 생각했다.
‘진짜 괜찮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