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193
제193화
193.
강림의 머릿속에 두 존재가 떠올랐다.
불로를 꿈꾸는 아둔.
불사를 꿈꾸는 자르.
아둔과 자르는 영혼, 육체 모든 것을 잡아먹어 해당 존재의 행세를 할 수 있었다.
‘아니면 능력만 같은 걸까.’
같은 종족이 아니라 능력만 같은 다른 이종일 가능성도 있었다.
“일단 앉아서 이야기하는 게 어떻겠나?”
남궁천이 빈자리를 권하며 물었다.
“네.”
강림은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남궁천을 마주 보며 생각했다.
‘일단 이야기는 나눠봐야겠지?’
그가 남궁천이 아닌 것을 안다.
그러나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남궁천이었다.
그리고 저들이 어떤 이들인지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 같았다.
“지난 10년간 어디에 있던 건가?”
남궁천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과 목소리로 질문했다.
강림은 잠시 고민하다가 답했다.
“신세계에 있었습니다.”
“신세계?”
남궁천이 놀란 얼굴로 반문했고 주변에 있던 이들이 웅성이기 시작했다.
“호오.”
“신세계에 있었다니…….”
웅성임을 들으며 강림은 생각했다.
‘근데 남궁선은 어떻게 된 거지.’
남궁선은 이곳에 있는 이들과 달랐다.
머리에 있던 수상쩍은 기운을 제외하면 이상한 점이 없었다.
‘설마 금제인가?’
강림이 생각에 잠긴 사이 남궁천이 웅성임을 가라앉히고 재차 질문했다.
“신세계는 어떤 곳인가? 설명해 줄 수 있겠나?”
남궁천의 목소리에는 처음보다 더욱 강렬한 호기심이 담겨 있었다.
“신세계는…….”
강림은 남궁천에 물음에 답했다.
그리고 이어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남궁천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여러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며 강림은 확신했다.
‘기억까지 흡수했구나.’
당사자만이 아는 이야기들을 알고 있었다.
기억까지 완전히 흡수한 것 같았다.
물론 모든 것을 완벽히 흡수한 것은 아니다.
이들도 흡수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바로 성품이었다.
천통안이 아니더라도 이들의 정체를 의심하고 알아챘을 것이다.
그 정도로 성품에 차이가 있었다.
‘어떤 녀석들인 걸까.’
강림은 이들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대체 어떤 존재들인 것일까?
“그러면 자네가 이곳에 온 이유는…….”
남궁천이 말끝을 흐렸다.
“제가 온 이유는…….”
강림은 답하며 생각했다.
‘어떻게 할까.’
이야기는 무난하게 잘 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야기가 잘 끝난다고 해도 강림은 그냥 떠날 생각이 없었다.
이들은 남궁천, 당문호 등이 아닌 그들을 잡아먹은 몬스터다.
그냥 가면 나중에 큰 화로 돌아올 것이다.
‘죽이면 문제가 될 것 같은데.’
그렇다고 전부 죽이자니 그것 또한 문제다.
현재 다른 사람들 눈에 이들은 몬스터가 아니다.
세가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이었다.
“알겠네, 그 정도야 뭐 어려운 일도 아니니.”
남궁천이 흔쾌히 수락했다.
그리고 이어 물었다.
“그럼 이제 이야기는 다 끝난 겐가?”
남궁천이 질문한 순간 강림은 느낄 수 있었다.
주변에 있던 이들의 기운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을 벌이려는 듯했다.
‘애초에 날 그냥 보낼 생각이 없었구나?’
강림도 그냥 갈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괜한 걱정했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괜한 고민이었다.
“하나 궁금한 게 있습니다.”
강림은 한결 편해진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궁금한 것? 그게 뭔가?”
“그전에 하나 보여 드릴 물품이 있습니다. 신세계에서 구한 것인데…….”
“오! 신세계에서?”
남궁천과 당문호 등 자리하고 있던 이들이 눈을 번뜩였다.
강림은 아공간을 열었다.
그리고 진법석을 꺼냈다.
진법석에 각인된 진법은 ‘천환상마진’이었다.
천환상마진의 효과는 외부와 내부의 단절이었다.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오는 것도 힘들고 반대로 내부에서 외부로 나가는 것도 힘들다.
진법 해체가 아닌 힘으로 뚫으려면 강림도 꽤나 힘을 써야 할 정도로 단단했다.
물론 그 외에는 아무 효과도 없다.
외부와 내부의 단절이 끝이었다.
‘여기서 이걸 쓰게 될 줄이야.’
천환상마진은 멸망의 근원들을 위한 것이었다.
멸망의 근원들이 도망치는 것을 막는 용도였다.
그런데 멸망의 근원이 아닌 정천맹의 심처에서 사용하게 될 줄이야?
강림은 미소를 지으며 진법석에 내공을 주입했다.
그러자 진법석이 조각나 사방으로 퍼졌다.
스아악!
그리고 천환상마진이 펼쳐졌다.
“이게 무슨 짓인가?”
남궁천이 인상을 찌푸리며 강림에게 물었다.
강림은 여전히 미소를 유지한 채 입을 열었다.
“정체가 뭐지? 남궁천은 이미 죽은 건가?”
“……!”
남궁천의 얼굴이 굳었다.
얼굴이 굳은 것은 남궁천뿐만이 아니다.
당문호, 황보산 등 모든 이들의 얼굴이 굳었다.
“허, 우리 영족의 신통을 알아차리다니. 역시 평범한 인간이 아니구나.”
남궁천이 탄식을 내뱉으며 말했다.
‘영족?’
강림은 이들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물론 이름만 알았을 뿐이다.
영족이라는 종족이 어떤 종족인지는 알 수 없었다.
바로 그때였다.
스앗!
강림의 바로 옆에 있던 황보산이 주먹을 뻗었다.
주먹에는 거력이 담겨 있었다.
물론 강림이 주먹에 맞는 일은 없었다.
강림은 황보산의 주먹을 잡았다.
황보산은 당황스런 표정으로 주먹을 빼내기 위해 힘을 주었다.
그러나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고 황보산은 경악했다.
강림은 황보산의 주먹을 잡은 채 손을 들었다.
그러자 황보산이 따라 허공으로 떠올랐다.
이어 강림은 황보산을 내리찍었다.
쾅!
“컥!”
굉음과 함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이어 강림은 무형검을 만들었다.
그리고 바닥에 처박혀 꿈틀거리는 황보산의 가슴을 찔렀다.
황보산은 피하지 못했고 무형검은 그대로 황보산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스아악!
그와 동시에 황보산의 머리에서 초록색 덩어리가 빠져나왔다.
그리고 황보산의 육체가 먼지로 변해 사라졌다.
강림은 초록색 덩어리를 보며 생각했다.
‘저게 본모습인가.’
상황을 보아하니 초록색 덩어리가 본체인 것 같았다.
‘귀기 가득한 거 봐라.’
초록색 덩어리가 밖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귀기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밖으로 나온 지금 초록색 덩어리에서 귀기가 가득 느껴졌다.
초록색 덩어리는 곧장 남궁천과 당문호가 있는 곳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물론 강림은 도망치게 내버려 둘 생각이 없었다.
강림은 무신기에 의지를 담았다.
그러자 강림의 몸에서 무신기가 튀어 나갔다.
초록색 덩어리는 바로 따라 잡혔고 이어 무신기에 관통당했다.
-키이이이이익!
귀곡성과 함께 초록색 덩어리가 먼지로 변해 사라졌다.
그리고 남은 이들은 경악하며 남궁천이 있는 쪽으로 물러났다.
강림은 물러나는 이들을 공격하지 않았다.
어차피 도망치지 못할 것이고 천천히 알아볼 것이 있기 때문이었다.
“무슨 짓이지?”
남궁천이 분노와 놀람이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내가 할 소리 아닌가? 먼저 공격한 건 그쪽 같은데.”
강림이 피식 웃으며 받아쳤다.
“…….”
남궁천은 강림의 말에 인상을 구겼다.
그리고 바로 그때 강림을 경계하며 주변을 살피던 모용율천이 외쳤다.
“천환상마진!”
강림은 살짝 놀랐다.
천환상마진을 알아보다니?
그러나 놀람은 금방 가라앉았다.
‘하기야 기억을 흡수했으니.’
애초에 모용율천은 천환상마진을 알고 있었다.
모용율천의 기억을 흡수했을 테니 천환상마진을 아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안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아무 문제 없었다.
“10대 진법 중 하나인 천환상마진을 말하는 게냐?”
당문호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예, 맞습니다.”
“흐음.”
당문호는 침음을 내뱉으며 강림을 보았다.
‘굳이 천환상마진을?’
천환상마진의 효과를 당문호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다른 진법도 아니고 굳이 왜 천환상마진을 펼친 것일까?
‘설마.’
문득 든 생각에 당문호가 강림에게 말했다.
“이곳에서 사생결단을 할 생각이냐? 우리 전부와?”
“…….”
당문호의 물음에 강림은 아무 말 하지 않고 웃었다.
그것으로 답이 되었고 당문호는 물론 남궁천을 포함해 모두가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강림을 보았다.
“오혈, 천환상마진을 파괴하는 방법은?”
이내 남궁천이 입을 열었다.
“진법의 핵을 파괴하면 쉽게 와해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용율천이 답했다.
강림은 둘의 대화를 통해 모용율천의 행세를 하고 있는 영족의 이름이 ‘오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핵의 위치는?”
남궁천이 재차 물었고 모용율천은 난감한 표정으로 강림을 보았다.
“흐음.”
모용율천의 시선에 남궁천은 침음을 내뱉고는 이어 말했다.
“죽이면 다 해결된다는 뜻이군.”
남궁천이 기운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키이이이익!
그러자 귀곡성이 울려 퍼졌고 강림은 강렬한 귀기를 느낄 수 있었다.
‘잠깐, 귀기?’
귀기를 보다가 문득 든 생각에 강림은 팔찌에 의지를 보냈다.
스르륵!
그러자 허공에 불꽃이 나타났다.
얼마 전 상마수를 흡수해 다룰 수 있게 된 푸른 불꽃이었다.
푸른 불꽃은 귀기에 강하다.
그리고 영족이 다루는 기운은 ‘귀기’다.
푸른 불꽃과 영족의 기운이 충돌하면 어떤 반응이 일어날까?
바로 그때였다.
“네 녀석이 어떻게 천화족의 성화를!”
남궁천이 푸른 불꽃을 보며 외쳤다.
“설마 네 녀석 천화족인 게냐? 천화족도 영계에서 내려온 것이야?”
강림은 남궁천의 외침을 듣고 영족이 영계에서 왔다는 것.
그리고 영계에 천화족이라는 종족이 있다는 것.
천화족은 지금 강림이 만든 푸른 불꽃을 성화로 취급하며 다룬다는 것.
여러 가지를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쩔 건데?”
강림은 미묘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물론 아니다.
지구는 남궁천이 말하는 영계가 아니다.
그러나 사실대로 말해줄 이유가 없다.
그리고 상황을 보니 사실인 척을 하면 새로운 정보를 더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흥, 네 녀석들의 성화가 우리 영족에게 치명적이긴 하다만 그 정도로는 나 하나도 어쩌지 못할 것이다!”
남궁천이 코웃음을 치며 손을 뻗었다.
그러자 손에서 자주색 기운이 뿜어져 나와 푸른 불꽃으로 향했다.
강림은 푸른 불꽃을 움직일까 고민하다가 가만히 지켜보기로 했다.
푸른 불꽃이 움직이지 않자 남궁천이 눈을 반짝였다.
이내 자주색 기운이 푸른 불꽃을 포위하듯 감쌌다.
그리고 자주색 기운이 사라지며 푸른 불꽃 역시 작아지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주색 기운과 함께 푸른 불꽃이 사라졌다.
“……성화를 지키지도 않아? 네 녀석 천화족이 맡긴 한 게냐?”
푸른 불꽃을 없앤 남궁천이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강림은 남궁천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그 기운 뭐지?’
지금 강림의 머릿속은 푸른 불꽃과 함께 사라진, 남궁천의 자주색 기운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남궁천의 자주색 기운은 강림이 여태껏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기운이었다.
카지안의 기운을 처음 마주했을 때가 떠올랐다.
‘저 녀석…….’
생각에 잠겨있던 강림은 남궁천을 보았다.
‘내단 같은 거 남기려나?’
앞서 죽은 황보산의 행세를 하던 영족은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그러나 남궁천의 경지는 앞서 죽은 영족 보다 훨씬 높았다.
경지가 높은 남궁천이라면 무언가 남길 수도 있다.
‘남겼으면 좋겠네.’
강림은 부디 남궁천이 내단 같은 특별한 뭔가를 남기길 바라며 무신기에 의지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