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36
제36화
36.
만에 하나 B지점에서 생성된 게이트의 등급도 ‘그린’이 아니라 ‘블루’라면?
‘……안 돼.’
갑작스러운 등장이 아니다. 미리 준비했다.
그린 게이트 두 개라면 태풍 길드의 힘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그러나 블루 게이트는 이야기가 다르다.
태풍 길드에서 미리 알고 전력을 다해 준비를 한다고 해도 감당하기 힘들다.
하나여도 감당이 힘든데 둘이다?
‘…….’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였다.
[고대 게이트 ‘천년 개미굴’이 생성됩니다.] [30분 뒤 게이트가 활성화됩니다.] [긴급 퀘스트 ‘개미굴 저지’가 생성됐습니다.]새로운 메시지가 나타났다.
B지점 게이트 메시지가 분명했다.
메시지를 보고 정신을 차린 김민형은 바로 핸드폰을 꺼냈다.
-띠리리링! 띠리리링!
그리고 그와 동시에 B지점을 맡은 김수연의 전화가 왔다.
“거기는 어때? 등급 뭐야? 그린 아니지?”
김민형은 전화를 받자마자 물었다.
이번 메시지에도 ‘고대’가 붙었다.
그린 등급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어? 어떻게 아셨어요. 옐로우예요.
“휴우…….”
김민형은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혹시나 블루 등급이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옐로우 등급이었다.
물론 옐로우 게이트도 위험하다.
그러나 블루 게이트가 두 개인 것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이었다.
-근데 거기도 옐로우예요?
김수연이 물었다.
“아니, 여기는 블루야.”
-브, 블루요? 미친. 농담 아니죠?
당연하게도 김수연은 믿지 못했다.
“농담 아니야. 일단 계획대로 합류해.”
김수연이 믿든 말든 상관없다.
김민형은 통화를 끝내고 바로 양석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가동했나?
“예, 근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문제?
“그린이 아닙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게이트 등급?
“네, 저희는 블루. B지점은 옐로우 등급입니다.”
-…….
양석준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김민형 또한 말없이 양석준의 말을 기다렸다.
-……정보에 그린이라고 쓰여 있지 않았나?
이내 양석준이 입을 열었다.
“예, 정보에는 그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설치 전에도 확인했으니 확실합니다. 그런데 평범한 게이트가 아니었습니다.”
-평범한 게이트가 아니다?
“예, 고대 게이트입니다. 아무래도 당시에는 그린이었는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게이트 안에 있던 녀석들이 성장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확실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게 아니라면 지금 상황을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이런 미친…….
-퀘스트는?
“잠시.”
김민형은 양석준의 물음에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방금 전 생성된 퀘스트 ‘탈출하라’를 확인했다.
게이트 기준 반경 5km는 마르가스의 권역이 될 것이다.
살기 위해서 당신은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
마르가스가 등장하기 전 권역 밖으로 탈출하라!
남은 시간 : 58분 10초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실패 시 퀘스트 ‘생존하라’가 생성됩니다.
퀘스트 실패 시 퀘스트 ‘마르가스의 심장 파괴’가 생성됩니다.
“아…….”
퀘스트를 확인한 김민형은 나지막이 탄성을 내뱉었다.
‘보스형…….’
퀘스트 내용을 보니 보스형 게이트일 확률이 매우 높았다.
문제는 마르가스의 쉼터가 블루 등급이라는 점이다.
블루 등급의 몬스터라니?
무조건 남은 시간 내 권역 밖으로 도망가야 했다.
‘이럴 때가 아니지.’
넋을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김민형은 두 번째로 생성된 긴급 퀘스트를 확인했다.
천년 개미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려고 한다!
새로운 보금자리 건설을 저지하라!
[저지율 : 0%]퀘스트 보상 : ???
퀘스트 실패 시 퀘스트 ‘개미굴 파괴’가 생성됩니다.
퀘스트 성공 시 퀘스트 ‘개미 사냥’이 생성됩니다.
“…….”
퀘스트를 확인한 김민형은 인상을 구겼다.
‘30분 안에 저지가 가능한가?’
게이트 ‘마르가스의 쉼터’가 활성화되기 전에 도망쳐야 된다.
문제는 두 게이트의 활성화 시간 차이가 고작 30분이라는 점이다.
30분 안에 저지율 100%를 달성할 수 있을까?
‘……끙.’
김민형은 속으로 신음을 내뱉으며 양석준에게 퀘스트 내용을 전달했다.
* * *
“X발! 그게 무슨 개소리야!”
한태풍이 성난 목소리를 토했다.
“…….”
양석준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한없이 진지하고 심각한 표정으로 한태풍을 바라볼 뿐이었다.
“……확실한 거야?”
이내 화를 가라앉힌 한태풍이 양석준에게 물었다.
“예, 확실합니다.”
“하아…… X발.”
한태풍은 한숨과 함께 욕을 내뱉었다.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그것도 아주 최악의 상황이.
“블루 하나에 옐로우 하나…….”
그린 게이트 두 개는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애초에 가능했기에 진행한 일이다.
“이거 우리끼리 막을 수 있나? 안 되겠지?”
“……예.”
양석준이 잠깐 머뭇거리고 답했다.
블루, 옐로우는 격이 다르다.
정확히 말하자면 옐로우 게이트까지는 감당할 수 있다.
그러나 블루 게이트는 태풍 길드의 힘만으로 감당이 안 된다.
“혹시 모르는 거잖아. 보스형 게이트가 아니라면…….”
위험도가 ‘블루’인 것이다.
블루 게이트라고 해서 꼭 블루 등급 몬스터가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블루는 블루입니다. 그리고 퀘스트 내용을 생각하면 보스형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
이어진 양석준의 말에 한태풍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계속 침묵하고 있을 수만도 없었다.
“어차피 알고 있었고, 연락 갈 테니 라숨이든 제왕이든 다 오겠지.”
이번 일을 주시하고 있는 교단이나 길드가 꽤 있었다.
몰랐더라도 종합 게이트 대응실에서 연락을 할 것이다.
게이트가 생성된 지역은 포기할 수 없는 곳이다.
라숨교, 제왕 길드 등 수많은 곳들이 게이트를 막기 위해 올 것이다.
“막을 수 있을 거야.”
태풍 길드의 힘만으로는 블루 게이트를 감당할 수 없다.
하지만 라숨교, 제왕 길드 등이 참여한다면?
옐로우 게이트는 물론 블루 게이트도 100% 막을 수 있다.
“문제는 그 이후인데…….”
말끝을 흐린 한태풍은 미간을 찌푸렸다.
계획대로 됐어도 태클을 거는 이들이 있을 텐데 너무 심하게 틀어졌다.
더 많은 이들이 공격을 해 올 것이다.
희생양을 준비해도 의미가 없다.
태풍 길드가 벌인 일이라는 것을 아는 이들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약간의 시간은 벌 수 있겠지만 딱 거기까지.
결국 화살은 태풍 길드로 날아올 것이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원래는 손해보다 이득이 더 큰 작전이었다.
하지만 게이트 등급의 변화로 손해가 훨씬 커졌다.
까딱하다가는 길드 자체가 공중분해 될 가능성도 있다.
한태풍은 어찌하면 손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을지 양석준의 생각을 물었다.
“음.”
그러나 양석준도 쉬이 답하지 못했다.
그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답이 없습니다. 정석으로 가는 방법밖에는.”
이내 양석준이 답했다.
앞장서서 게이트를 방어하는 것, 희생이 크겠지만 적어도 공중분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다.
“하…….”
한태풍이 나지막이 한숨을 내뱉었다.
몰라서 물은 것이 아니다.
정석적인 방법은 말 그대로 최악을 면할 뿐이다.
“혹시.”
문득 든 생각에 한태풍이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여기서 하나 더 써 버리면 어떻게 될까?”
강영림이 가지고 있던 게이트 유도기는 총 세 개였다.
이번에 사용한 것은 두 개, 아직 한 개가 남아 있었다.
그리고 남은 한 개도 정보에 나와 있는 것과 달리 그린 등급이 아닐 것이다.
최소 옐로우.
옐로우 등급의 게이트가 안전지대에 또 등장한다면?
“우리 쪽에 써서 함정에 빠진 거라고 우기든가 아니면 껄끄러운 녀석들 영역에 터트려서 정신없게 한다거나.”
피해자 코스프레도 가능하고 대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정석보다 낫지 않을까?”
어떤 상황이든 정석적인 방법보다는 낫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너무 도박입니다.”
양석준이 답했다.
“옐로우면 말씀하신 대로 낫겠죠. 하지만 블루부터는…….”
이미 생각했던 방법이다.
옐로우 미만이 확실하다면 이 방법을 추천했을 것이다.
그러나 확실치가 않다.
만에 하나 블루라면?
블루를 넘어 레드 게이트가 생성된다면?
최악 수준이 아니다.
멸망이다.
“에휴, 그렇지?”
한태풍 역시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냥 상황이 답답해 해 본 말이었다.
“예, 그냥 정석대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단약도 있고 금방 회복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 그러자고.”
한태풍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이어 말끝을 흐린 한태풍은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건 챙겨 놓자.”
“……강제로라도 말입니까?”
한태풍이 말한 ‘그것’은 강영림이 가지고 있는 게이트 유도기였다.
그러나 강영림이 유도기를 흔쾌히 내놓을까?
“안 주면 어쩔 수 없지.”
한태풍은 어깨를 으쓱였다.
“강대석 사장도 동의할 거야. 자기가 죽기는 싫을 테니까.”
“바로 지시하겠습니다.”
“아니, 게이트는 나 혼자 갈 테니까. 직접 다녀와. 확실하게 챙겨.”
“……옙.”
* * *
강림은 가부좌를 튼 채 운기를 하고 있었다.
망가진 육체를 회복하기 위한 운기였다.
“…….”
이내 운기가 끝났고 강림이 눈을 떴다.
‘더뎌.’
육체 상태를 확인한 강림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운기 전과 비교하면 분명 회복이 됐다.
그러나 마음에 들 정도로 회복이 된 것은 아니다.
‘그래도 나아지고 있으니까.’
느리긴 했지만 회복이 되고 있다.
강림은 미간을 풀었다.
우우우웅.
그 순간 핸드폰이 진동했고 강림은 손을 뻗었다.
스아앗!
그러자 핸드폰이 허공에 두둥실 떠올라 강림의 손으로 날아왔다.
-괜찮으십니까?
전화를 받자마자 장제한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괜찮습니다만…….”
-휴, 아직 시작은 안 했나 보군요. 태풍 길드에서 지금 일을 벌이려 하는 것 같습니다. 종합 게이트 대응실에서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
장제한의 말에 강림은 눈을 번뜩였다.
‘드디어!’
언제 시작하나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강림은 더할 나위 없이 활짝 웃었다.
그러나 이어진 장제한의 말에 강림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진짜로 게이트를 발생시키려는 것 같습니다.
“……진짜로요?”
-예, 99%입니다.
장제한의 99%는 100%나 마찬가지였다.
즉, 게이트는 발생될 것이다.
바로 그때였다.
“……!”
강림은 놀란 눈으로 고개를 휙 돌렸다.
‘호오?’
그리고 감탄했다.
‘이거 뭐지?’
무척이나 강렬한 기운이 느껴졌다.
지구로 귀환 후 X급 플레이어 김철수, SSS급 플레이어 박찬미, 루드란교 대사제 양수진 등 수많은 기운을 마주했다.
그중 가장 기운이 거대했던 존재는 옐로우 등급의 몬스터 데스 리치였다.
그런데 지금 느껴지는 기운은 데스 리치와 비교해도 몇 단계 위였다.
‘됐다.’
강림은 더할 나위 없이 활짝 웃었다.
‘이 정도 영약이면…….’
이번에 육체를 꽤나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