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43
제43화
43.
너무 뜬금없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이해가 가지 않았다.
마르가스가 갑자기 왜 죽는단 말인가?
“그건…….”
박찬미는 황서연의 물음에 답할 수 없었다.
“나도 몰라.”
그도 그럴 것이 박찬미도 마르가스가 왜 죽었는지 모른다.
메시지에는 마르가스가 죽었다는 이야기뿐이었다.
왜 죽었는지는 나와 있지 않았다.
웅성웅성.
“뭐야? 마르가스가 죽어?”
“이게 무슨…….”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메시지를 본 플레이어들이 이내 웅성이기 시작했다.
스윽.
박찬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
그러자 황서연이 물었다.
“권역 보호막 확인해 보려고.”
박찬미는 물음에 답하며 천막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블루 게이트가 있는 방향을 보았다.
“……!”
권역 보호막이 사라지고 있었다.
‘대체…….’
바로 가서 어떻게 된 상황인지, 어떻게 된 것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러나 마음 한쪽 구석에 자리 잡은 찜찜함 때문에 갈 수가 없었다.
‘……누구지?’
마르가스가 본인이 변화시킨 환경 때문에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죽임당한 게 분명했다.
그 누군가는 과연 누구일까?
몬스터일까?
아니면 플레이어?
혹은 간택받은 자?
그는 우호적인 존재일까?
갔다가 괜히 마르가스처럼 죽임을 당하지 않을까?
머릿속에 떠오른 수많은 물음표가 박찬미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이런 X발. 설마…….”
귓가에 들려온 욕설에 박찬미는 고개를 돌렸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한태풍이었다.
‘왜 저래?’
한태풍은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면 악화될수록 큰 책임을 지어야 했다.
즉, 마르가스가 죽은 지금 상황은 한태풍에게 천운이 따랐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똥 씹은 표정을 짓고 있단 말인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찬미야.”
한태풍을 지켜보던 박찬미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어, 왜?”
목소리의 주인공은 뒤따라 나온 황서연이었다.
“잠시 확인할 게 있어서. 먼저 가 볼게.”
“확인할 거?”
“응, 나중에 이야기해 줄게.”
“어? 어.”
황서연의 표정과 진지한 목소리에 박찬미는 그대로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황서연이 자리를 떠났다.
‘서연이 쟤는 왜 또…….’
박찬미는 방금 전 보았던 황서연의 표정을 떠올렸다.
‘뭐에 놀란 거지?’
황서연과 오랜 시간을 함께했다.
그래서 알고 있다.
방금 전 황서연의 표정이 어떤 의미인지.
무척 중요하거나 혹은 충격적인 생각이 떠올랐을 때만 짓는 표정이었다.
웬만한 일로는 저 표정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기에 당황스러웠다.
바로 그때.
“진짜 죽은 게 확실한 것 같군.”
장강호가 옆으로 다가와 말했다.
“그러게. 메시지 보고 진짜인가 했는데.”
“확인하러 갈까 하는데 어떻게 할 생각이지?”
“가고 싶기는 한데. 마르가스가 누구한테 죽은 건지 알 수가 없으니.”
“같은 생각을 하고 있군.”
“혹시 김철수 아니겠지?”
박찬미는 혹시나 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김철수는 한국 최강의 플레이어였고 전 세계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강자였다.
물론 그것이 김철수가 마르가스를 혼자 잡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일이 가능한 이는 한국 플레이어 중에서 김철수뿐이다.
김철수가 아니라면 그 어떤 플레이어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나도 생각을 하긴 했지만 아닐 거다. 여기에 있을 수가 없거든.”
“……!”
장강호의 말에 박찬미는 눈을 번뜩였다.
‘알고 있구나.’
분명 장강호는 김철수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런데 말을 들어 보니 장강호는 알고 있다.
김철수가 어디에 있는지.
‘하긴 말이 안 되지.’
애초에 장강호가 모른다는 게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
김철수가 솔로 플레이어라면 모를까 한 길드의 수장이었다.
책임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박찬미가 알고 있는 김철수는 세상에서 두 번째로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그럼 대체 누굴까.”
굳이 박찬미는 김철수에 대해 묻지 않았다.
말을 하지 않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중요한 것은 김철수의 위치가 아니다.
“마르가스를 죽인 건.”
차라리 김철수이길 바랐다.
“……으음.”
장강호는 나지막이 침음을 내뱉었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아마도 우리 쪽은 아니겠지.”
김철수도 아니고 그다음으로 강한 박찬미도 아니다.
즉, 플레이어가 벌인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하나.
“그리고 방금 전 황서연 표정을 보면 그쪽 아닐까 싶은데.”
간택받은 자들이 분명했다.
“……으음.”
박찬미는 침음을 내뱉었다.
황서연의 표정을 보면 뭔가가 있는 것은 확실했다.
장강호의 말대로 간택받은 자들이 마르가스를 죽인 것일까?
바로 그때였다.
스아악!
한태풍이 하늘로 떠올랐다.
그리고 블루 게이트가 있던 자리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저 녀석은 대체 왜 저러는 거야?”
박찬미는 갑작스러운 한태풍의 행동에 미간을 찌푸렸다.
“피해 상황을 집계하려는 거겠지. 최대한 손해 줄이려고.”
이번 일은 태풍 길드가 일으킨 일이었다.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대처를 하려는 게 아닐까 싶었다.
“잠깐, 그러고 보니.”
문득 든 생각에 박찬미는 눈을 번뜩였다.
“그 사람은 살아 있으려나?”
태풍 길드가 미친 짓을 벌인 이유는 한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였다.
“아아, 강림 말하는 건가? 돌아온 대한 그룹의 후계자?”
“응, 저 안에 집이 있다고 들었는데.”
당연히 평범한 사람은 아니다.
10년 만에 돌아온 대한 그룹의 정식 후계자였다.
“도망치지 않았다면 아마도…….”
장강호는 말끝을 흐렸다.
평범한 게이트여도 위험한데 블루 게이트와 옐로우 게이트였다.
결국 방어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그 전에 휘말렸다면?
죽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개인 셸터가 있어 살아남았다고 해도 한태풍이 갔으니…….”
운 좋게 살아남았다고 해도 한태풍이 갔다.
한태풍이 가만히 내버려 둘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인 상황에서?
“근데 너희는 강림이 살아 있는 게 낫지 않나? 미적지근한 반응이네?”
“협약을 말하는 거라면 말 그대로 협약이니까. 대한 그룹을 누가 가져가든 상관없어. 어차피 주고받을 뿐이야.”
“한태풍이 가져가도?”
“……상관없지. 김철수가 있으니까.”
“그거 진짜 궁금해서 그런데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왜 한태풍이 김철수한테는 꼼짝 못 하는 거야?”
“그건 나도 진짜 몰라. 근데 이대로 있을 건가? 그럼 나 혼자 가고.”
“……갈 거야. 한태풍 이 새끼가 대한 그룹 먹는 건 내가 싫으니까.”
박찬미는 봉황을 소환했다.
그리고 한태풍의 뒤를 쫓았다.
* * *
스윽.
회복을 끝낸 강림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림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역시 별로네.’
마르가스의 기운과 성질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 회복 효율이 좋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블루 등급이기에 혹시나 하는 기대를 했다.
그러나 혹시는 혹시로, 기대는 기대로 끝났다.
‘고작 2%라…….’
수치화하면 2% 정도 회복됐다.
‘아니, 2%나 회복된 거라 봐야 되나.’
20%에서 22%가 된 것이다.
기준을 20%로 생각하면 10% 강해졌다고 할 수 있다.
‘에휴.’
물론 말장난이다.
강림은 한숨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아껴 뒀다가 두 번째 제작하고 회복할 걸 그랬나?’
무신기는 단순한 무기가 아니다.
개수가 늘어나면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다.
두 번째 무신기를 제작 후 마르가스의 코어를 회복에 사용했다면 지금보다 효율이 훨씬 좋았을 것이다.
‘아니야, 굳이.’
이미 지나간 일이다.
그리고 언제 제작할지도 모르는데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효율 따지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다.
우웅!
바로 그때 핸드폰이 진동했다.
‘아, 맞다.’
강림은 핸드폰을 꺼내 확인했다.
수많은 메시지가 와 있었다.
강림은 일단 장제한에게 전화를 걸었다.
-도련님! 괜찮으십니까? 나오신 겁니까?
신호음이 울리자마자 바로 장제한이 전화를 받으며 말을 쏟아 냈다.
“괜찮습니다. 나간 건 아니고 처리했어요. 전부.”
-예? 전부 처리했다 하심은…….
장제한이 말끝을 흐렸고 강림은 마르가스의 사체를 힐끔 보고 이어 말했다.
“블루 게이트, 옐로우 게이트 다 없앴습니다. 블루 게이트에서 용족이 나왔는데 사체는 제가 가지고 있구요.”
-허엇……?
강림의 말에 장제한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탄성만 내뱉을 뿐이었다.
하기야 평범한 게이트도 아니고 블루 게이트와 옐로우 게이트다.
그냥 살아 있기만 해도 놀라운 일인데 다 정리를 했다고 하니 당황하는 게 당연했다.
“좀 귀찮아질 것 같은데 뒤처리 좀 부탁드릴게요.”
블루, 옐로우 게이트를 별 피해 없이 성공적으로 방어했다.
이번 일은 널리널리 알려질 것이다.
그리고 강림에 대한 이야기도 널리널리 퍼질 것이다.
강림은 굳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숨길 생각이 없었고 숨길 이유도 없었다.
그렇다고 자잘한 부분까지 신경 쓰고 싶지는 않았다.
-예, 문제없이 처리하겠습니다.
세상이 변하기 전부터 이런 일을 처리했던 장제한이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답했다.
“어머니한테 전화 좀 드려야 될 것 같아서 나중에 연락드리겠습니다.”
-네, 고생하셨습니다.
강림은 장제한과 통화를 마친 뒤 권세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 어머니.”
권세연 역시 신호음이 한 번 울리자마자 바로 전화를 받았다.
“네, 전 괜찮아요.”
당연하게도 걱정이 가득했다.
“상처요? 하나도 없어요.”
“앞으로 이런 일이 종종 있을 것 같은데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돼요.”
강림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고개를 갸웃했다.
‘뭐지?’
다섯 사람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여기는 왜 온 거야?’
강림은 다섯 중 한 사람을 알고 있었다.
일전에 만나 보았다.
‘집정관이란 자리가 한가한 자리였나?’
바로 라숨교 집정관 황서연이었다.
“라숨교 집정관이 오고 있네요. 별일 아닐 거예요. 이따 연락드릴게요.”
강림은 통화를 끝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황서연이 도착했다.
“역시 당신이었군요.”
황서연은 강림을 보고 예상했다는 듯 말했다.
“……응?”
이어 강림의 뒤에 있는 마르가스의 사체를 보고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그거 설마…….”
황서연이 말끝을 흐리며 강림을 보았다.
“……아니죠?”
“뭐가요?”
무엇을 말하는지 안다.
그러나 강림은 짐짓 모르는 척 반문했다.
“저거…….”
“사체요?”
“예, 설마 마르가스예요?”
“네.”
강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
황서연은 강림의 답에 경악했다.
그리고 강림이 이어 말했다.
“제 겁니다. 눈독 들이지 마세요.”
황서연이 빼앗으려 해도 빼앗길 일은 없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찾아오면 혼을 내 줄 수밖에 없다.
혼을 내면 어떻게 되겠는가?
라숨교와의 사이가 틀어질 것이다.
사이가 틀어진다고 해도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지만 라숨교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굳이 틀어질 이유도 없다.
“……날 뭘로 본 거예요? 내가 그렇게 파렴치해 보여요?”
“난 당신을 잘 모릅니다.”
강림은 어깨를 으쓱였다.
“……이익!”
틀린 말은 아니었다.
황서연은 부르르 떨 뿐 반박하지 못했다.
“근데 여기는 무슨 일로 온 겁니까?”
강림이 물었다.
“……혹시나 하고 왔죠. 신탁의 주인공이니까. 근데 역시나네요. 괜히 그런 신탁을 내리신 게 아니었어.”
황서연은 이제야 이해됐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끄덕임을 멈춘 뒤 마르가스의 사체를 힐끔 보며 말했다.
“그건 어떻게 한 거예요? 때려죽인 건 아닌 것 같고. 영업 비밀이라면 굳이 더 묻지는 않을게요.”
“알고 계시네요.”
“……?”
황서연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알고 있다니?
“때려죽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