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68
제68화
68.
‘똑같이 늘어나려나?’
아둔의 핵을 통해 아공간의 크기가 늘어났다.
여인의 핵 역시 아공간의 크기가 늘어날 수 있다.
‘아니면 다른 기능?’
완전히 같지는 않았다.
색깔뿐이지만 다르긴 했다.
아공간의 크기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 다른 기능이 생길 수 있다.
‘바로 넣는 게 맞나?’
강림은 고민이 됐다.
쉬이 얻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그런데 자루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쓰는 게 맞을까?
‘애초에 여기에만 쓰이는 거라면 그게 맞긴 한데…….’
쓰임새가 자루의 업그레이드 하나뿐일 수 있다.
솔직히 그럴 확률이 매우 높았다.
방금 전 상황을 생각하면 다른 쓰임새가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래, 찾는 것도 일이야.’
강림은 고민을 끝냈다.
‘얼마나 늘어날까.’
만에 하나 다른 쓰임새가 있다고 해도 상관없다.
‘늘어난 만큼 늘어나려나? 아니면 또 열 배?’
애초에 강림은 아공간의 크기가 늘어난 것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또 열 배였으면 좋겠는데.’
지금도 엄청나게 늘어나긴 했지만 부족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잡아야 할 컬러 몬스터가 많았다.
괜히 제왕 길드에 컬러 몬스터 수거를 부탁한 게 아니다.
그런데 만약 또 열 배로 늘어난다면?
굳이 남의 손을 빌릴 필요가 없다.
전부 들어갈 테니까.
‘제발!’
강림은 여인의 핵을 자루에 넣으며 간절히 바랐다.
공간이 열 배로 늘어나길.
스아아…….
이내 자루에 작디작은 문양이 하나 생겼다.
처음 생긴 문양과 같았다.
다른 것은 역시나 색깔뿐이었다.
그러나 문양이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아공간 크기가 얼마나 늘어났느냐였다.
‘어?’
이내 크기를 확인한 강림은 당황했다.
‘……뭐지?’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 펼쳐졌다.
‘왜 그대로야?’
아공간 크기가 그대로였다.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먹었는데?’
자루 그 어디에도 여인의 핵은 보이지 않았다.
거기다 자루에 문양도 나타났다.
분명 자루는 핵을 먹어 치웠다.
‘설마 다른 기능?’
아공간 크기가 그대로인 것을 보면 다른 기능이 추가된 것 같았다.
아니, 같은 게 아니라 그래야만 했다.
강림은 자루에 집중했다.
그러자 자연스레 모든 게 느껴졌다.
“아…….”
그리고 나지막이 탄성을 내뱉었다.
‘이런 기능이 있었구나…….’
다행히도 그냥 날아간 것은 아니었다.
강림은 자루를 팔찌로 변환시켰다.
그리고 팔찌에 의지를 보냈다.
그와 동시에 강림의 앞 공간이 갈라졌다.
이어 갈라진 공간에서 황금 잔이 나왔고 다시 공간이 닫혔다.
‘엄청 편해지긴 했네.’
더 이상 팔찌를 자루로 변환시키지 않아도 된다.
팔찌 상태에서도 이제 물건을 꺼낼 수 있다.
당연히 꺼내는 것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강림은 다시 팔찌에 의지를 보내 아공간을 열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손 아래에 공간이 갈라졌고 강림은 갈라진 공간에 황금 잔을 넣었다.
갈라진 공간은 황금 잔을 삼킨 뒤 다시 닫혔다.
‘이거 완전 인벤토리 느낌인데.’
강림은 플레이어의 인벤토리를 부러워했었다.
무척 편리했으니까.
그런데 이제 부럽지가 않았다.
업그레이드된 후 인벤토리와 비슷해졌기 때문이다.
‘아니지, 인벤토리보다 훨씬 좋지.’
인벤토리의 크기는 크지 않다.
그러나 강림의 아공간은 매우 크다.
인벤토리와 비교가 안 된다.
더구나 아공간에는 모든 것을 보관할 수 있다.
보관에 제한이 있는 인벤토리보다 훨씬 낫다.
강림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팔찌를 힐끔 보았다.
‘여기서 더 업그레이드될 수 있나?’
끝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끝이 아니라면 어떤 기능이 추가될지도 궁금했다.
‘일단.’
강림은 생각을 끝냈다.
‘어서 움직이자.’
대침공을 마무리 지어야 했다.
* * *
라숨교에 도착한 황서연은 곧장 한소영의 방으로 향했다.
한소영에게 이야기도 하고 몬스터 지도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얼마나 변했을까?’
특히 몬스터 지도가 매우 기대됐다.
‘분위기 생각하면 무리하고 있을 텐데.’
강림은 흥분해 있었다.
흥분을 감당해야 될 존재는 몬스터다.
수많은 몬스터들이 강림에게 죽고 있을 것이다.
똑똑.
“나 왔어.”
이내 한소영의 방에 도착한 황서연은 노크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한소영은 책상 앞에 앉아 뭔가를 하고 있었다.
“어떻게 됐어?”
“잘 전달했어. 복용도 했고. 바로 가더라.”
황서연은 한소영의 물음에 답하며 몬스터 지도를 확인했다.
“……?”
그리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뭐야? 벌써 이렇다고?’
화면에는 서울 지도가 떠 있었다.
그런데 붉은빛이 무척 옅어져 있었다.
‘아무리 서울이라고 해도…….’
서울은 가장 많은 이들이 머물고 있었다.
그만큼 몬스터 소탕이 다른 지역에 비해 빠른 편이었다.
이전 대침공에서도 항상 서울이 가장 빠르게 몬스터들을 몰아냈었다.
‘오늘 시작됐는데?’
그러나 아무리 빨라도 2주, 길게는 한 달이 걸렸다.
말 그대로 ‘서울’만이다.
그런데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 정도라니?
“엄청나지?”
한소영이 황서연의 옆으로 다가와 말했다.
“응, 이 정도면 얼마 안 걸리겠는데?”
옅어지는 속도가 엄청났다.
이대로라면 아무리 늦어도 일주일 안에 소탕이 완료될 것 같았다.
“내 생각도.”
한소영은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너 오기 조금 전에 김철수랑 연락했어.”
“김철수랑?”
“응, 대침공 끝나는 대로 강림 님이랑 약속을 잡았다고. 셋이서 같이 보자고 하더라구. 그래서 보자고 했지.”
“전부 이야기하겠다고 했어?”
“아니.”
한소영은 고개를 저었다.
“……왜?”
황서연은 한소영의 말에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소영은 강림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김철수도 알아야 되잖아.”
허락을 맡아야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김철수에게 언급은 해야 했다.
“김철수가 먼저 이야기했거든. 전부 말할 거라고.”
“……김철수가?”
황서연은 의외라는 표정으로 반문했다.
김철수는 ‘그 이야기’를 아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을 극도로 조심했다.
그래서 황서연과 한소영도 고민을 했던 것이다.
“응, 상황이 변했다고 했어. 어떻게 변했는지는 나중에 말해 준다고 했고.”
“……나도 그 자리에 가도 되나?”
황서연이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만나기로 한 것은 강림, 한소영, 김철수 셋이었다.
그러나 그 자리에 끼고 싶었다.
함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 이야기 할 테니까 안 되겠지……?”
“음…….”
한소영은 침음을 내뱉으며 잠시 고민하다가 답했다.
“한번 물어볼게.”
“고마워!”
황서연은 활짝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힐끔 몬스터 지도를 확인했다.
“……!”
몬스터 지도를 본 황서연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사이에?’
대화를 길게 나눈 게 아니다.
아주 짧았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 동안 빨간색이 한층 더 옅어졌다.
‘……일주일이 아니라 며칠 내로 끝나겠는데?’
* * *
무소속 B급 플레이어 장희연.
“헉…… 헉…….”
장희연은 거칠게 숨을 내뱉었다.
숨만 거친 게 아니었다.
입고 있는 갑옷은 더 이상 갑옷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곳곳이 찌그러져 있었고 들고 있는 검 또한 반으로 부러져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더구나 몸 곳곳에 난 상처까지.
한시라도 빨리 정비를 해야 했다.
그러나 정비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움직일 힘이 없어서가 아니다.
-키키키키키키!
아직 전투가 끝나지 않았다.
-키키키키킥!
근처에서 들려오는 스산하고 기분 나쁜 웃음소리.
옐로우 등급 몬스터 ‘죽음의 허수아비’가 내뱉는 웃음소리였다.
‘이건 아니잖아…….’
장희연은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침울한 표정으로 생각했다.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
처음 대침공이 시작됐을 때 장희연은 기뻐했다.
B급에서 A급으로 성장할 수 있는.
명성을 드높일 수 있는.
기회의 무대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수월했다.
몬스터들이 말 그대로 쏟아져 나왔지만 문제없었다.
강한 동료들이 함께였기에 오크, 오우거 가릴 것 없이 수월하게 침공한 몬스터들을 도륙했다.
그렇게 자신감이 한없이 치솟은 순간.
재앙 ‘죽음의 허수아비’가 강림했다.
‘그때 도망쳤어야 했는데…….’
죽음의 허수아비가 강림했을 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장희연의 팀뿐만 아니라 근처에 있던 많은 이들이 함께 레이드를 시작했다.
그러나 죽음의 허수아비를 잡는 것은 불가능했다.
수많은 이들이 죽었고 다쳤다.
완벽한 실패였다.
그제야 장희연은 자신의 생각이 잘못됐음을 깨달았다.
대침공은 기회의 무대가 아니었다.
모든 것을 생존하는 데 쏟아부어야 하는 죽음의 무대였다.
괜히 대재앙이라 불리는 게 아니었다.
장희연은 창문 너머로 보이는 죽음의 허수아비를 보았다.
-키키키키킥!
죽음의 허수아비는 자리에 멈춰 선 채 계속해서 웃음을 내뱉고 있었다.
‘어떻게 하지…….’
도망치고 싶었다.
그러나 불가능했다.
건물 밖으로 나가는 순간 죽음의 허수아비 주변을 맴도는 죽음의 까마귀들이 날아올 것이다.
까마귀 형태만 하고 있을 뿐이지 하나하나가 괴물이었다.
수백의 까마귀를 따돌리고 도망을 칠 수 있을까?
아니, 불가능하다.
앞서 도망을 치려다 죽은 이들이 수십이었다.
장희연이 할 수 있는 것은 지금처럼 건물 안에 숨어 가만히 있는 것뿐이다.
바로 그때였다.
‘……어?’
장희연은 자신의 두 눈을 의심했다.
‘뭐, 뭐야?’
까마귀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강하는 게 아니다.
말 그대로 힘없이 축 늘어진 채 떨어지고 있었다.
‘죽었다고?’
장희연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갑자기 이게 무슨 상황인 것일까?
장희연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이내 경악했다.
‘……말도 안 돼.’
30초도 지나지 않아 모든 까마귀들이 떨어졌다.
한둘이 아니다.
수백 마리였다.
그리고 하나하나가 1급 이상이었다.
특이 개체의 경우 컬러 몬스터에 근접해 있었다.
그런 까마귀 수백이 30초도 안 돼서 전멸했다?
‘누구지?’
장희연은 침을 꿀꺽 삼키며 죽음의 허수아비를 보았다.
-키키키키키키키키!
웃음소리가 달라졌다.
모든 까마귀들의 죽음에 화가 난 것인지 허수아비의 웃음소리에 분노가 가득 느껴졌다.
바로 그때였다.
-키키키키…….
죽음의 허수아비가 갑자기 웃음을 멈췄다.
‘……?’
장희연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메시지가 나타났다.
[죽음의 허수아비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퀘스트 ‘죽음을 부르는 허수아비’가 완료됩니다.] [기여도에 따라 보상이 지급됩니다.] [힘이 3 상승했습니다.] [체력이 2 상승했습니다.]메시지를 본 장희연은 왜 허수아비가 웃음을 멈춘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말도 안 돼.’
장희연은 믿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허무하게 죽음의 허수아비가 죽다니?
장희연이 겪은 죽음의 허수아비는 이리 죽어서는 안 되는 몬스터였다.
메시지를 보던 장희연은 다시 허수아비를 보았다.
‘……어?’
장희연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죽음의 허수아비가 보이지 않았다.
* * *
‘다행이네.’
강림은 아공간을 열었다.
‘안 늘어났으면 못 챙겼을 텐데.’
그리고 죽어 미동도 없는 ‘죽음의 허수아비’를 아공간에 넣었다.
‘근데…….’
그렇게 허수아비를 챙긴 강림은 주변을 둘러보며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