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69
제69화
69.
‘너무 많이 죽었네.’
몬스터를 말하는 게 아니다.
강림의 표정에 씁쓸함이 나타났다.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모두를 구할 수는 없다.
이미 강림은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었다.
지금이 최선이었다.
이내 강림은 씁쓸함을 떨쳐 내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제 송파구만 정리하면.’
서울 곳곳을 돌았다.
이제 남은 곳은 송파구뿐이다.
송파구만 정리하면 끝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림은 잠실대교를 건너 송파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
송파구에 도착한 강림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없어?’
한 마리의 몬스터도 느껴지지 않았다.
강림은 감지 범위를 넓혀 보았다.
여전했다.
‘이미 정리된 건가?’
아무래도 전부 소탕된 것 같았다.
그래야만 지금 상황이 설명된다.
‘하기야 강동구 인원들이 넘어왔을 수 있으니.’
서울에서 강림이 유일하게 방문하지 않은 자치구가 있었다.
바로 강동구였다.
강동구는 강림의 관여 없이 안전지대가 됐다.
그리고 강동구에는 강림이 알고 있는 이가 머물고 있었다.
‘그럼 여기 어디에 양수진이 있는 건가?’
바로 루드란교의 대사제 양수진.
루드란교의 거점은 강동구였다.
강림은 감지 범위를 더욱 넓혔다.
‘맞네.’
그리고 양수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소탕된 게 아니라 소탕 중이었구나?’
양수진은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전투 대상은 기운의 크기로 보아 옐로우 등급이었다.
강림은 양수진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림은 양수진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옐로우 등급의 몬스터 데스 리치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양수진을.
강림은 끼어들까 잠시 고민했다.
그러나 끼어들지 않기로 결정했다.
‘성장해야 되니까.’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간택받은 자 역시 몬스터를 잡을 때마다 성장한다.
위험하다면 모를까 위험해 보이지도 않았다.
시간이 걸릴 뿐 양수진은 결국 데스 리치를 잡을 것이다.
강림은 양수진의 전투를 지켜보았다.
“……!”
그리고 이내 강림의 표정에 놀람이 나타났다.
강림이 놀란 것은 상황이 변했기 때문이 아니다.
‘천마수?’
천마신교의 최상위 무공 중 하나인 ‘천마수’.
양수진이 ‘천마수’를 사용하고 있었다.
‘어설프긴 하지만…….’
양수진의 천마수는 천마 양도윤의 천마수와 비교하면 많이 부족했다.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이 보였다.
‘진짜 양천후가 루드란인가?’
2대 천마 양천후.
강림은 천마겁화를 보고 양천후와 루드란이 동일 인물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천마수까지 보고 나니 더더욱 확신이 들었다.
더구나 ‘옛’ 천마수였다.
‘호오, 혈풍각법까지?’
양수진은 천마수에 이어 혈풍각법까지 구사했다.
물론 천마수와 마찬가지로 ‘옛’ 혈풍각법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스윽.
강림은 고개를 돌렸다.
‘뭐지?’
멀리서 한 몬스터가 다가오고 있었다.
‘점령 안 됐을 텐데?’
대침공 때 몬스터들은 침공한 지역을 점령하기 전까지 벗어나지 않는다.
원래 가만히 지켜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오고 있는 몬스터가 그린 등급의 컬러 몬스터였다.
지금은 양수진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컬러 몬스터가 난입하면 판도는 단숨에 역전될 것이다.
즉, 도와줘야 했다.
‘근데…….’
문득 든 생각에 강림은 양수진을 보았다.
‘이게 최대일까?’
만약 컬러 몬스터가 한 마리 추가 난입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어떤 대처를 할까?
궁금해진 강림은 잠시 지켜보기로 했다.
그리고 이내 컬러 몬스터가 나타났다.
‘아아, 누더기 구울이었구나.’
점령되지 않았을 것인데 넘어온 이유가 궁금했다.
데스 리치가 부른 것이 분명했다.
강림은 양수진을 보았다.
당연하게도 양수진의 표정은 어두워져 있었다.
“일단 막고 있어 봐요! 최대한 빠르게 끝낼 테니!”
양수진은 혼자가 아니었다.
단지 데스 리치와의 전투에서 하등 도움이 되지 않았기에 혼자 싸웠을 뿐이다.
“옙!”
“가지 못하게 막아!”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들이 누더기 구울의 앞을 막아섰다.
‘이미 최대치였나.’
혹시나 숨겨 둔 힘이 있을까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확인을 마친 강림은 걸음을 내디뎠다.
목표는 누더기 구울이었다.
‘코어는 챙겨야지.’
무신기로 죽여도 된다.
굳이 직접 모습을 드러낸 이유는 소유권 때문이었다.
누더기 구울은 코어를 가지고 있었다.
“엇?”
“응?”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졌고 강림이 나타나자 전투를 준비 중이던 이들이 당황스러운 목소리를 내뱉었다.
강림은 누더기 구울의 목을 향해 무형검을 휘둘렀다.
스걱!
구울의 피부는 단단하기로 유명했다.
더구나 컬러 등급이었다.
하지만 완벽한 무형검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구울의 머리가 땅에 떨어졌다.
그리고 관성에 의해 머리를 잃은 구울의 육체는 앞으로 몇 걸음 더 움직이다가 쓰러졌다.
강림은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구울의 몸에서 코어가 튀어나와 강림에게 날아왔다.
스윽.
코어를 회수한 강림은 뒤로 돌아섰다.
수많은 이들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강림을 바라보고 있었다.
강림은 고개를 돌려 양수진을 보았다.
양수진 역시 강림의 등장에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물론 양수진의 놀람은 오래가지 않았다.
죽은 것은 누더기 구울이다.
데스 리치는 아직 살아 있었다.
-말도 안 돼! 어찌!
구울의 죽음에 데스 리치는 불신의 목소리를 토해 내며 기운을 폭발시켰다.
그리고 다시 양수진과 데스 리치의 전투가 시작됐다.
“강림 님!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전투를 하던 중 양수진이 외쳤다.
“그럼 데스 리치는 내가 가져도 됩니까?”
“……네! 당연!”
양수진이 답했고 강림은 바로 무신기에 의지를 담았다.
무신기는 곧장 데스 리치에게 향했고.
푝! 푝!
데스 리치를 파고들었다.
그걸로 끝이었다.
‘코어는 없지만.’
아쉽게도 데스 리치는 코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상관없다.
누더기 구울과 달리 데스 리치의 사체는 가치가 있었다.
사체만으로도 충분한 소득이었다.
강림은 아공간을 열어 데스 리치의 사체를 보관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양수진이 다가와 감사를 표했다.
“별말씀을.”
강림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답했다.
“근데 여긴 어떻게 오신 거예요?”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지켜야 할 계열사가 많아서요.”
“아아…….”
양수진은 이해했다는 듯 탄성을 내뱉었다.
그리고 강림이 양수진에게 물었다.
“잠시 이야기 좀 할까요?”
양수진에게 묻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
“엇, 좋아요! 실은 저도 이야기 좀 하고 싶었는데!”
다행히도 양수진은 흔쾌히 수락했다.
* * *
[조건이 충족됐습니다.] [구로구가 안전지대가 됐습니다.] [조건이 충족됐습니다.] [서울이 안전지대가 됐습니다.].
.
무수히 많은 메시지가 나타났다.
“…….”
김철수는 메시지를 보고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하루가 안 걸렸다고?’
믿기지가 않았다.
‘여섯 번째인데?’
평범한 대침공이 아니라 여섯 번째 대침공이었다.
갑작스러운 난이도 상승으로 인해 수많은 사상자를 만들어 냈던 최악의 대침공.
그런데 하루도 걸리지 않다니?
‘적어도 며칠은 걸릴 줄 알았는데…….’
이전 회귀에서 가장 빨랐던 게 13일이었다.
당연히 서울만이었다.
그런데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 너무나 놀라웠다.
물론 대침공 자체가 끝난 것은 아니다.
서울만 안전지대가 됐을 뿐이다.
경기도, 충청도 등은 아직 공격받고 있다.
그러나 문제없다.
이제 서울은 안전하다.
다른 지역으로 지원을 갈 수 있다.
물론 그 전에 해야 될 일이 있었다.
‘일단 바로 만나야겠어.’
김철수는 강림을 떠올렸다.
원래 대침공을 막아 낸 뒤 만날 생각이었다.
그런데 생각이 바뀌었다.
스윽.
김철수는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장강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봤지?”
-응, 봤지. 고생했다.
“…….”
장강호의 말에 김철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고생하기는 했다.
일반 몬스터를 수없이 잡았고 컬러 몬스터 역시 여럿 잡았으니까.
하지만 강림을 생각하면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게 민망했다.
“고생은.”
이내 김철수가 입을 열었다.
“혹시 약속 좀 앞당길까 하는데 가능해?”
-강림?
“응, 지금 바로. 늦어도 내일 오전 중에.”
-한번 연락해 볼게.
“고마워.”
-근데 그게 끝이야?
장강호가 물었다.
김철수는 잠시 생각하고 답했다.
“경기 남부 쪽 지원 갈 거야. 준비 부탁해.”
-내일 바로? 휴식 없이?
“응, 휴식 없이.”
며칠 동안 전투한 것도 아니고 하루다.
거기다 녹초가 될 정도로 전투를 치른 것도 아니다.
휴식은 사치였다.
-알겠어. 그럼 이따 연락할게.
“응.”
김철수는 장강호와 통화를 끝냈다.
스윽.
그리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한없이 밝은 달이 시야에 들어왔다.
‘마지막이라 그런 걸까.’
달을 보며 김철수는 생각했다.
‘아니면 상황이 좋아서 그런 걸까.’
김철수의 상황은 이전 삶보다 좋지 않다.
약해도 너무 약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상황은 이전 삶보다 확실히 나았다.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될 것 같은데.’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최후의 퀘스트.
이번에는 수많은 이들과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 * *
“여기가 제 집무실이에요. 좀 작죠? 하핫.”
양수진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좋네요.”
강림은 의례적으로 답했다.
“혹시 차나 커피 드시나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바로 이야기하죠. 시간도 늦었고.”
“아, 네!”
양수진은 강림의 말에 답하며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강림은 반대편에 앉으며 양수진에게 물었다.
“저한테 하실 이야기가 있으시다고.”
강림이 먼저 대화를 제안하기는 했다.
그런데 양수진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했다.
“아, 저 먼저?”
“…….”
강림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양수진이 이어 말했다.
“정체가 뭐예요?”
양수진은 바로 직구를 날렸다.
“플레이어도 아니고 간택을 받은 것도 아니고.”
확실히 플레이어는 아니다.
플레이어 특유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으니까.
간택을 받은 것도 아니다.
신력이 느껴지지 않았으니까.
플레이어도 아니고 간택받은 자도 아니다.
그렇다고 평범한 인간이냐?
그것도 아니다.
누더기 구울, 데스 리치를 순식간에 죽였다.
직접 봤음에도 믿기 힘든 광경이었다.
거기다 오면서 들었다.
서울 전역에 있는 컬러 몬스터 대부분이 강림의 손에 죽었다는 것을.
“음…….”
강림은 잠시 생각하고 답했다.
“그냥 싸우는 법을 조금 많이 익혔을 뿐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플레이어도 아니고 간택받은 자도 아니구요.”
“……싸우는 법이요?”
양수진이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반문했다.
“네, 아마 제가 드리는 질문에서 답을 얻으실 것 같긴 한데…….”
“무슨 질문이죠?”
“천마수, 혈풍각법. 누구한테 배우셨나요?”
“……!”
강림의 물음에 양수진이 경악했다.
양수진의 반응에 강림은 자신의 생각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양수진이 그랬듯 직구를 던졌다.
“혹시 루드란이 양천후입니까? 루드란교는 천마신교인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