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2025)
“실종요?”
“그래. 찾아봤거든? 그런데 여자애들은 다 실종이야. 남자애 한 명 빼고.”
“미친…… 이게 정상적인 상황이라 생각해?”
“나야 모르지.”
오광훈은 시큰둥하게 말했다.
“끄응…… 그렇지, 넌 모르지. 일단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야. 같은 가출 팸에 있던 여자애들이 한꺼번에 사라진다는 건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통 이런 사건에서 이렇게 특정 조건을 만족시킨 사람들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걸 연쇄 실종 사건이라고 표현해.”
“연쇄 실종 사건?”
“그래.”
이번 같은 경우는 노팔수가 리더였던 가출 팸에 속해 있던 세 명의 여자애들이 한꺼번에 사라졌다.
노팔수의 동료이자 다른 남자 멤버는 멀쩡한데 말이다.
“더군다나 가출 시기가 똑같이 3년 전이야. 우연치고는 이상하지 않아?”
“그러면 살아남은 놈이 범인일까?”
“보통은 그런데…….”
하지만 살아남은 남자가 그들을 어떻게 할 이유가 없다.
거기에다가 노형진이 노팔수의 기억에서 읽은 그 남자는 절대 노팔수에게 위협이 될 수 없는 성격이었다.
그런 성격이기에 노팔수도 받아 주었던 것이다.
그런 애가 여자애 세 명을 제압하고 살인한다?
거기에다 한 명은 그보다 나이도 많다.
“일단 만나 봐야지. 그 애가 세 명이나 되는 여자애를 죽일 이유는 없으니까.”
결국 남은 한 명을 찾는 것이 관건이었다.
* * *
“팔수 형요?”
머리를 긁적거리며, 춘섭이는 어색하게 웃었다.
“알죠. 그 형이 감옥에 가고 나서 전 집으로 돌아왔거든요.”
“미안한데, 그 당시에 가출한 이유가 뭐니?”
무태식은 춘섭에게 물었고 그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제 이름요.”
“응? 이름?”
“춘섭이라니, 무슨 무협지에 나오는 뜨내기 이름 같잖아요. 그것도 요즘 같은 시대에. 하도 어이가 없어서 아버지한테 물었더니 진짜로 무협지에서 따왔다더라고요. 그것도 무협지에 나오는 주인공도 아니고, 점소이? 뭐 하여간 그런 역할 이름을요.”
‘애아빠가 미쳤나?’
중 3이면 그런 것에 한창 예민할 나이다.
아무리 생각이 없기로서니 진짜로 그런 식으로 말을 하다니.
“이름이야 그렇다고 쳐도, 그 이름 때문에 괴롭힘당했거든요.”
중학생쯤 되면 질 안 좋은 놈들이 활개를 치기 시작하고, 그들은 별거 아닌 걸 가지고 다른 학생을 괴롭힌다.
춘섭은 이름 때문에 표적이 되었고 결국 그 괴롭힘 때문에 가출한 것.
“그렇게 한 2개월 가출했는데 팔수 형이 잡혀 들어갔어요. 그래서 저도 그렇게 될까 봐 무서워서 다시 집에 돌아왔죠, 뭐.”
확실히 노형진이 읽은 기억대로 범죄를 저지를 타입은 아니었다.
그걸 보고 추락하는 게 무서워서 집으로 들어왔다니.
“그 이후에는?”
“아버지가 미안하다고 이름을 바꾸자고 해서, 지금은 용선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어요.”
춘섭, 아니 용선은 흡족한 듯 미소를 지었다.
“지금은 뭐 흔해 빠진 고 3이고요.”
“그러면 그 당시에 팸을 이루고 있던 사람들하고는 연락하고 지내?”
“아니요. 그럴 이유가 없어서요.”
머리를 긁적거리는 용선.
“그러면 다른 세 명이 어떻게 지내는지도 몰라?”
“몰라요.”
“흠…….”
노형진은 생각에 빠졌다.
‘다른 팸에 합류한 건가?’
그럴 수도 있다.
어쩌면 인천을 빠져나갔을 수도 있고.
변수가 너무 많아서 감도 잡지 못할 지경이다.
“아, 그런데 헤어질 때 누나가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누나?”
“누가 먹여 주고 재워 준다고, 오라고 했댔어요. 일거리도 준다고. 그런데 여자만 받아 준다고요.”
“여자만?”
“네. 여자 기숙사라고, 춘천 쪽에 있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녀는 용선에게 미안해했지만 용선은 그때쯤에는 이미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미안해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서 마지막으로 저녁에 조촐하게 파티 하고 세 사람은 춘천 갔어요. 네, 맞아요. 확실해요. 표 끊었거든요.”
세 사람이 춘천으로 출발하는 버스에 몸을 싣는 것을 본 후에 그는 다시 집으로 왔다고 한다.
“그 이후에는 전혀 본 적이 없어요.”
“춘천이라…….”
춘천이라니,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지명이었다.
사실 3년 전에 뜬금없이 춘천으로 간다고 사라졌다면, 사실상 지역 경찰이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광역수사대가 있기는 하지만 그들이 가출 사건을 조사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봐야 한다.
“춘천은 전혀 들어 보지도 못했습니다.”
조본서는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이 사건을 수사하면서도 한 번도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으니까.
“당연한 겁니다. 가출한 애들이나 소위 말하는 팸을 구성하는 애들이 경찰에게 우호적이지는 않으니까요.”
여러 가지 악연이 엮였다고 해야 하나?
경찰은 가출한 아이들을 그냥 질 나쁜 깡패 새끼들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가출한 애들은 경찰을 짭새라고 비하한다.
결국 그 두 가지 상황이 맞물리면서 가출한 아이들은 법의 보호 바깥으로 내팽개쳐지는 셈이다.
“춘천이라…….”
곰곰이 생각하는 조본서.
노형진은 그런 그를 바라보다가 문득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생겨 다시 용선에게 물었다.
“그런데 말이다.”
“네?”
“누가 연락을 해 온 거니?”
“연락요?”
“그래. 일자리를 준다고 여자애들더러 오라고 한 사람 말이야.”
“아, 소문이 돌았어요. 팸 사이에서요.”
“팸 사이에?”
“네. 춘천에 가면 기숙형 회사가 있는데, 거기서 여자애들만 받아 준다고.”
순간 노형진의 눈이 저절로 찡그러졌다.
“이거 어쩌면…… 생각보다 사건이 커지는 걸지도 모르겠는데요.”
노형진의 말에 조본서는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 * *
“기본적으로 기숙형 공장은 존재합니다.”
그건 실제로 존재한다.
그리고 정상적인 곳이라면 기숙형 공장에 남녀가 같이 사는 경우는 없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기숙형 공장은 미성년자는 안 받아 줍니다. 받아 줄 수가 없지요.”
노형진은 심각하게 고민되는 얼굴로 말했다.
“어떻습니까, 고 팀장님. 좀 알아보셨나요?”
“네, 확실히 그런 소문이 있기는 했다더군요.”
“소문이 있기는 했다…….”
“네. 몇몇 애들이 기억하더군요. 들어 보니 소문이 돌 때 전화번호도 같이 돌았답니다. 사실 소문만 듣고 무작정 춘천까지 가는 건 무리였을 테니.”
“그런데요?”
“그런데 1년 정도 지나서 해당 번호가 사라졌습니다. 지금은 전혀 엉뚱한 사람에게 연결되더군요.”
“사라졌다?”
“네. 핸드폰 번호였는데, 지금은 어떤 아가씨가 쓰는 중이라고 하더군요. 그 번호를 받은 지 8개월 좀 넘었답니다.”
“여러모로 말이 안 되는군요.”
“아무래도 대포폰이었지 싶습니다.”
대포폰 중에서 소위 선불폰이라고 하는 것들은 일정 기간 동안 돈을 내지 않으면 번호가 취소된다.
그리고 그런 선불폰은 추적이 쉽지 않다.
“노 변호사님 말씀대로 춘천 지역에서 해당 기업들을 조사해 봤는데, 그런 식으로 운영되는 기업은 없습니다. 여자만 받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기숙사의 문제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들도 미성년자는 절대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심지어 고등학생도 아니고 중학생들이다.
중학생은 편의점에서조차 쓰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현실이다.
법적으로 그들을 쓰기 위해서는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가출한 여자애들을, 일자리를 준다고 데리고 간다?
그건 여러모로 말도 안 된다.
“그리고 그런 기업이 있다는 흔적도 없고요.”
“그래서 그 주소지는요?”
“정보가 없습니다. 그 당시 일을 기억하는 사람들 말로는, 전화를 주면 주소를 알려 준다고 했답니다.”
노형진은 조본서를 바라보았다.
“경찰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까?”
“아니요. 알았을 리 없죠.”
가출한 청소년들 사이에서만 알음알음 돌았던 소문이다 보니까 경찰이 알 리 없었다.
“그리고…….”
고문학은 보고서를 한 장 넘기면서 눈을 찌푸렸다.
“아무래도 노 변호사님이 걱정하는 그쪽 일이지 싶습니다.”
다들 얼굴이 어두워졌다.
특히 무태식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고 있을 정도였다.
“역시 납치가 연관되어 있는 건가요?”
“네. 노 변호사님이 좀 알아보라고 해서 각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조사를 좀 했습니다만…….”
가출 청소년들이 모이는 곳은 비슷비슷하다.
그들도 안전을 생각하기 때문에 유흥가로 모인다.
질이 나빠서 유흥을 즐기기 위해 모이는 게 아니라, 근처에 사람들이 많아야 안전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흥가 외의 지역에 여관이 많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
“각 지역마다 비슷한 소문이 돌았던 곳이 있더군요.”
다른 것은 전화번호뿐, 내용 자체는 비슷했다.
특정 지역에 가면 여자들에게만 기숙사를 제공하는 회사가 있다더라.
그곳에 가면 먹여 주고 재워 주고 일거리도 준다더라.
“가출을 한 여자애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지요.”
성인이라면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든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든 뭐든 하겠지만, 중고생이 얻을 수 있는 일자리는 거의 없고 설사 있다 하더라도 거의 100% 부모의 동의서를 요구한다.
“그리고 가출 팸이라는 것도 사실 믿음직한 곳이 못 되고.”
진짜로 서로 뭉쳐서 지금 상황을 이겨 내려고 하기보다는, 상당수의 팸이 남자애들이 여자애들을 등쳐 먹으려고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쉽게 말해서 남자애들은 여자애들에게 안전을 제공하고 여자애들은 그들에게 돈을 공급하는, 일종의 포주와 창녀 같은 관계로 운영되는 셈이다.
“막장으로 떨어진 애들이 아니면 최소한 자기들이 먹고살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할 테고.”
그런 상황에서 기숙제 공장은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 일거리이기도 하다.
“주소를 하나 받아 내기는 했는데…….”
“주소를요?”
“네. 다행히도 한 명이 기억해 냈습니다. 다만 춘천은 아니고 영월 쪽인데요.”
머리를 긁적거리는 고문학.
“말 그대로 허허벌판입니다.”
“허허벌판이라…….”
“아무것도 없습니다. 물론 주변에 공장 단지가 있기는 한데.”
“안 봐도 뻔하군요.”
가출로 처리된 아이들.
그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지방으로 이동하면, 경찰이든 가족이든 추적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정작 아이들이 도착한 곳은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
사람도 없고 CCTV도 없는 그런 곳.
“그런 곳에서 납치 사건이 벌어졌다 해도 당연히 아무도 모르겠죠.”
“성 노예 사건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군요.”
노형진은 심각한 얼굴로 탁자를 두들겼다.
“단순히 미결 사건이라 생각했는데.”
조본서의 얼굴은 시커먼 색으로 변했다.
자신은 그저 안쓰러운 마음에 부탁한 것이다.
그런데 파고들다 보니 이건 심각한 규모로 사건이 커져 가고 있었다.
“법의 허점을 이용한 범죄자들은 많죠. 접수 기록에 단순 가출로 적혀 있으면 경찰들은 절대 조사 안 합니다.”
거기에다 ‘가출=불량 청소년’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주변에서도 도움을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아이들을 노리는 범죄자가 없으라는 법은 없지요. 사실…… 생각해 보면 이런 사건이 한국에서 발견되지 않은 게 이상한 일이기는 합니다.”
미국도 일본도 유럽의 선진국이나 심지어 중국도, 남자가 학생이나 여성을 납치하여 성 노예로 삼아 집에 감금하는 사건이 제법 많다.
그런데 유독 한국만 지금까지 그런 범죄가 없었다.
“한국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선량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범죄자들도 모두 선량한 건 아니거든요. 실제로 중국에서 소녀들을 납치해서 성 노예로 판매하려고 했던 사건도 있었고.”
그 사건도 노형진이 해결했다.
그 점을 생각한다면 성 노예의 수요가 아주 없는 건 아니라는 소리였다.
“결국 그들이 다른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군요.”
무태식은 주먹을 부들부들 떨면서 말했다.
“아무래도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범죄 조직을 발견한 것 같은데. 고 팀장님, 관련 증거는 전혀 없나요?”
“많지는 않습니다.”
그런 식으로 소문이 난 것은 10년 전부터다.
10년 전부터 이런 일이 발생한 게 아니라, 10년 전부터의 이야기만 확인이 가능했다. 그 전은 확인이 불가능했고.
당연하게도 그 소문을 듣고 움직인 아이들의 숫자는 측정이 불가능하며, 그 배후에 누가 있는지 알아내는 것도 불가능했다.
“경찰에 신고해 볼까요?”
고문학의 말에 노형진은 고개를 흔들었다.
“이번 사건에서 경찰은 뺍니다.”
“네? 하지만 그러면 일이 진척이 안 될 건데요.”
“아, 아예 배제한다는 게 아닙니다. 우리 쪽 검사들을 끼고 그들의 명령으로 경찰을 동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우리 실적이 돋보입니다.”
물론 경찰들 입장에서는 입이 댓 발은 나오겠지만, 어쩔 수 없다.
그래야 더 많은 피해자들이 찾아올 테니까.
어차피 경찰은 손을 놔 버렸기 때문에 애초에 경찰에 찾아가도 피해자들이 도움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니,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식이면 어떻게 찾죠?”
아마도 이런 허허벌판으로 부르는 데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을 것이다.
하나는 소리 소문 없이 납치하는 것, 다른 하나는 경찰의 수사를 방해하는 것.
만일 경찰 같은 게 뒤에 붙는다고 하면, 허허벌판에서는 티가 확연하게 날 수밖에 없을 테니까.
“더군다나 그곳들은 대부분 지금은 운영하지 않아서요.”
한 지역에서만 그런 소문을 내는 게 아니다.
각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짧게 그런 소문을 내고 여자애들을 끌어들이고 잠수를 타는 것.
그게 고문학이 발견한 패턴이었다.
“제가 인맥이 있는 쪽만 알아냈으니 다른 곳에서 또 다른 범죄 사항이 있을 수도 있죠.”
점점 커지는 규모에 입술을 깨무는 조본서.
“제가 좀 더 빨리 알아챘다면…….”
“빨리 알아챘다고 해도 경찰의 구조를 봐서는 제대로 수사를 진행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정도의 규모를 가진 범죄 조직이라면 아마 내부에 무슨 선이 있을지도 모르고요.”
“선요?”
“아무리 가출한 애들을 노리고 하는 거라지만, 너무 오래 안 걸렸잖습니까?”
“끄응…….”
그들이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는 것도 문제지만, 그들을 비호하는 누군가가 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른 누군가가 들어가야 하나요?”
무태식의 말에 노형진은 고개를 흔들었다.
“위험합니다. 그들이 눈치챌 수도 있어요.”
“어째서요?”
“우리가 투입할 수 있는 건 성인입니다.”
“아아.”
하지만 그들이 지금까지 납치한 사람들은 대부분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쯤 되는 어린아이들이다.
아무리 어리게 꾸민다고 해도 성인인 것이 드러나면 그들이 의심을 하지 않을 리 없다.
“그리고 그들을 잡고 나면 분명히 꼬리를 말고 튀는 놈들도 있을 겁니다. 아시겠지만 판매라는 것은 수요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기 마련이거든요.”
그들이 어린 여자애들을 납치해서 인신매매를 한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누군가는 그런 아이들을 원한다는 말이다.
“그러면 어떻게 그들을 잡으란 말입니까? 그 애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알 수도 있는 사람이 있지요.”
“알 수도 있는 사람?”
“네. 아동 성도착자라면 그들에 대해 알 수 있을 겁니다. 특히나 이런 성 노예의 특성을 생각하면, 집이 없는 사람은 유지할 수가 없거든요. 당연히 어느 정도 재산이나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알 겁니다.”
“그런 사람들 중에서 누가 그런 줄 알고요?”
안타깝게 말하는 조본서.
노형진은 그런 그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딱 한 사람, 그런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다고요?”
다들 미심쩍은 표정이 되었다.
쉽게 말해서 노형진이 아동 성도착자를 안다는 뜻인데, 노형진의 성격을 생각하면 그런 미친놈과 교류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노형진의 다음 말에 다들 아차 싶었다.
“저만 아는 게 아니죠. 여기 계신 다른 분들도 아시는 분입니다.”
“네?”
“우리의 김 검사님이 계시지 않습니까? 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