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2884)
개가 아깝다 (1)
인간은 개에게 애정을 느낀다.
그리고 개 역시 인간을 애정으로 대한다.
하지만 개만도 못한 놈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인간은 때로는 비정하다.
그러나 그 비정함도 돈이 되면 애정으로 바뀌는 게 인간이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버려진 개를 데려다가 키운 건 좋은데 점유이탈물횡령죄로 고소당했다 이거군요.”
“네. 이거 완전히 개새끼입니다. 아니, 개한테는 미안한 말이네요. 하여간 이건 짐승만도 못한 새끼예요.”
“테리가 방송에 나와서 유명해지자 개를 다시 데리고 가겠다?”
“맞습니다. 그 새끼는 그게 목적인 거예요.”
골든 레트리버 테리의 현 주인인 심상규는 버려진 테리를 발견하고 데려다 키웠다.
그의 말에 따르면 테리는 시골에 버려진 채로 떠돌고 있었고, 그는 우연히 야외촬영을 갔다가 그런 테리를 발견했다.
버려진 테리는 완전히 털이 엉키고 빠져 있는 참혹한 몰골이었다고 한다.
“맨 처음 구조했을 때에는 거의 뼈만 남은 상태였어요. 심장사상충도 있었고.”
다행히 초기여서 사상충은 잡을 수 있었지만 테리의 치료에는 거의 1년이 걸렸다.
“제가 진짜 스튜디오를 하면서 얼마나 많이 고생했는데…….”
심상규는 카메라 스튜디오에서 테리를 키웠고, 건강해진 테리는 아름다운 황금빛 털을 자랑하는 골든 레트리버로 바뀌었다.
“그러다가 제가 테리의 재능을 알아본 거죠. 우연이었지만.”
테리의 재능, 그건 바로 촬영이었다.
처음에는 개인적 목적으로 촬영을 시작했던 것이다. 그런데 잠깐 낯설어하던 테리는 쉽게 적응했고, 그 덕분에 인터넷상에서도 제법 유명한 개가 되었다.
그러다 얼마 전 영화에도 출연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한 개가 되었다.
“그런데 테리의 주인이라는 작자가 나타난 거예요.”
그리고 잃어버린 개를 심상규가 훔쳐 갔다면서 고소한 것.
“흠, 분명 그럴 가능성도 있습니다.”
노형진은 섣불리 속단하지 않았다. 가능성이란 언제든 열려 있으니까.
“현장에서 버려진 테리의 모습을 봤다면 그런 생각은 못 하실 겁니다.”
“테리를, 아니 그쪽에서는 골디라고 불렀다고 했지요? 하여간 그쪽에서 잃어버린 지 오래되었다면 장시간 관리를 받지 못했을 테니 그럴 수도 있지요.”
개가 먹지 못하고 관리도 못 받고 산야를 떠돌다 보면 살이 빠지고 털이 더러워지고 심장사상충에 감염되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러나 그게 원주인이 개를 버렸다는 증거는 되지 못한다.
개가 집을 나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도대체 누구 편입니까?”
발끈하는 심상규. 노형진은 그런 그를 진정시켰다.
“너무 발끈하지 마세요. 저는 의뢰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겁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하니까요.”
“끄응…….”
“일단 그쪽은 테리, 아니 골디의 소유권을 주장한다 이거군요.”
“맞아요. 이게 말이나 됩니까? 테리를 살린 건 납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테리를 내놓으라니!”
“흠…….”
이런 경우 엄밀하게 말하면 개의 소유권은 전 주인에게 있다.
개는 물건이고, 점유이탈물은 소유권을 포기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아 있는 물건이라는 부분이 문제가 된단 말이지.’
개를 버렸는지 아니면 개가 길을 잃어버린 건지 알 방법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