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2894)
이름의 가치 (4)
“뭐야, 이건?”
“선물인데요?”
“선물?”
“네.”
상자를 보니 아무래도 홍삼 같았다.
“또 누구야? 삼환산업 이철용?”
신만용은 그걸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아는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의심하지는 않았다.
그는 검찰총장이 되었고, 지금이라도 선을 넣기 위해 선물 공세를 하는 놈들은 넘치고 넘쳤으니까.
“그래도 그렇지, 이런 걸 여기로 직접 보내는 병신 같은 놈이 어디 있어?”
이런 선물은 조용히 집으로 보내야 한다.
안 그러면 구설수에 오르니까.
“그나마 비싼 놈은 아니니 다행이네.”
대충 보면 한 4만 원대의 홍삼 세트다.
“별 거지 같은 게…….”
그는 무심하게 그걸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 들어 있는 걸 보고는 눈을 갸웃했다.
“뭐야? 뭔 홍삼을 처먹다 말았…….”
그는 그 상자를 열면서 딸려 나온 끈을 보지 못했고, 그다음 순간 폭음과 비명이 터져 나왔다.
쾅!
“아악!”
바깥에 있던 비서는 충격에 바닥을 나뒹굴었고, 그가 정신을 차렸을 때 방 안에서는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끄아아악!”
***
“병신 같은 새끼.”
오광훈은 진심으로 욕이 나왔다.
신만용은 폭탄 테러를 당했다.
그리고 그걸 가한 놈은 다름 아닌 조종준이었다.
“그렇게 자존심 세우더니 뭐?”
그동안 누가 죽어도 도움을 청하지 말라던 신만용이었다.
하지만 정작 검찰총장인 자신이 당하자 다급하게 새론에 도움을 청해 보는 게 어떠냐며 오광훈을 불렀다.
물론 신만용이 시킨 건 아니다.
이미 신만용은 말을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으니까.
“미쳤네요.”
“머리를 진짜 잘 쓴 거야.”
검찰에 선물로 물건이 오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고, 더군다나 저가의 4만 원짜리 선물이었다.
그런데 조종준은 그 허점을 이용했다.
선물로 쓸 물건의 내부를 비우고 그 안에 폭탄을 넣은 것이다. 그것도 점액 상태로 만들어 넣었기에 검찰에서 하는 엑스레이 검사에는 멀쩡한 물건으로 보였다.
“보통이라면 위력이 턱도 없을 테지만.”
건물을 날린다거나 차량을 날리기에는 분명 힘이 턱도 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바로 코앞에서 뚜껑을 여는 사람을 공격하기에는 충분한 위력이었다.
유리 파편은 날카롭고, 사람을 충분히 뚫고 지나갈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진짜 문제는 유리 파편이 아니었다.
진짜 문제는 액체 상태로 되어 있던 폭탄이었다.
그것이 터져 나가면서 신만용에게 뒤집어씌워졌고 그 때문에 그는 전신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전신에 3도 화상, 거기에다가 눈도 멀었다고 하네요.”
후배는 뒤숭숭한 분위기를 전하며 말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검찰총장이 그 꼴을 당하니까 검사들이 난리가 났어요. 당장 경찰들에게 택배 안을 확인시키려고 성화예요.”
“뭔 병신 같은 소리야? 그랬다가 지금 검찰하고 경찰 사이가 완전히 틀어진 거 몰라?”
애초에 지난번 공격에서도 경찰을 이용해서 자기 가족만 지키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던 검찰이다.
그 때문에 사이가 완전히 틀어져서, 지금도 경찰은 검찰이라고 하면 이를 박박 갈고 있다.
그런데 검찰 대신 택배를 뜯어 주는 사람이 되라니.
“그건 완전히 대신 죽으라는 소리잖아?”
물론 똑같은 공격이 들어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럼에도 문제가 되는 건, 검찰이 경찰을 어떻게 보는지 그 말에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대신에 죽어도 상관없는 인간.
“병신 같은 놈들을…… 하아.”
오광훈은 머리를 흔들었다.
어찌 되었건 가장 결사반대하던 놈이 반쯤 죽어 나자빠진 덕분에 새론이 들어오기는 했지만 사실 해결할 수 있을지는 모를 일이었다.
“일단 시도는 해 봐야지, 시도는.”
방법이 그것 말고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