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4018)
자강두병 (3)
“하지만 그 혐오주의자들은 현재의 일반적인 여성을 기준으로 말했지요. 그런데 그들이 표준이라며 내민 여성의 몸무게가 평균 100킬로그램입니다. 현실의 여성이 100킬로그램의 몸무게를 가지는 게 과연 표준일까요?”
물론 미국이나 일부 나라들은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일부다.
인간이라는 종 내에서 여성의 평균치를 보면 100킬로그램이 넘는 여성은 극히 일부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과 주변에 보이는 일부만을 평균이라고 주장하는 거죠. 그리고 스스로를 세뇌하는 겁니다, 자신은 혐오의 피해자라고.”
파격적인 말이다.
아마 일반적으로 이 말을 했다면 사회적으로 두들겨 맞을 거다.
‘맞는 정도가 아니겠지.’
아마 사회적으로 매장당할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말이다.
‘하지만…….’
말을 한 이가 무려 노형진이다.
마이스터의 대리인이며 동시에 변호사인 남자. 대중의 인기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다.
노형진을 매장하려 든다? 아마도 그건 자살의 새로운 방식이 될 거다.
“그러면 사회적으로 혐오는 없어져야 한다는 겁니까?”
“아니요. 그건 또 아닙니다.”
“네? 혐오가 아이의 미래를 망친다고 하셨잖습니까?”
“음, 뭔가를 좋아하지 않는 건 인간 본연의 감정입니다. 그걸 완전히 감추거나 없앨 수는 없죠.”
노형진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인간의 본성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간의 감정은 어찌할 수가 없어요. 문제는, 그걸 퍼트리면서 합리화하려고 하는 건 아이들의 미래를 망치는 짓이라는 거죠. 확실하게 말하죠. 취향과 혐오는 다른 겁니다.”
뭔가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건 개인적인 취향일 뿐이다.
가령 남들은 다 좋아한다는 치킨을 누군가는 싫어한다 해도 그건 개인적인 취향일 뿐이지 혐오가 아니다.
하지만 자기가 치킨이 싫다는 이유로, 남들이 좋아하는 치킨을 먹으면 죽는 독극물 취급하고 치킨집들을 마치 살인마처럼 취급하는 건 혐오다.
“현대사회에서 혐오는 하나의 정치권력화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세력을 모아서 상위 계급에 권력을 주는 방식으로 변질되었지요. 그런데 그런 변질된 곳에 자녀가 간다고 생각해 보세요.”
노형진은 진지하게 말했다.
노형진이 이런 책을 쓴 이유는 단순히 혐오가 위험해서가 아니다.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 정치권에서는 세력을 형성하고, 그 세력을 기반으로 모든 이권을 상위 몇몇이 독점하기 때문이다.
“혐오에 맞서 싸우는 투사? 물론 그건 자랑스러운 가면이지요. 하지만 그로 인해 벌어지는 피해는 모두 당사자가 책임져야 합니다. 그 대가는 일부 상위 계층이 모두 빨아먹고요. 과연 자녀분들을 그런 정치꾼들에게 제물로 바치고 싶은 학부모들이 계실까요?”
당연히 그런 사람들은 없다. 부모란 자고로 자식이 잘살고 잘 성장하기를 원한다.
“학교에서는 엄정 중립을 유지해야 합니다. 혐오를 가르치는 선생들은 절대로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극단적인 말.
하지만 그 말을 MC는 부정하지 못했다.
얼마 전에도 혐오를 가르치려는 조직적 움직임이 걸리는 바람에 인터넷에서 난리가 나지 않았던가?
아무것도 모르는 초등학생들을 세뇌하는 법을 공유하면서 실행하던 혐오 집단.
문제는 인터넷에서는 난리가 났는데 언론도, 국가도, 심지어 학교도 그 일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그 혐오 집단의 세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학교라는 공간을 이용해서 세뇌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물론 사회는 발전합니다. 그리고 그들을 이용한 선생이라는 작자들은 그 공적을 이용해서 높은 곳으로 갈 겁니다. 하지만 그 아래에서 깔아 준 아이들은? 아마도 인생이 망가지겠지요.”
혐오가 세뇌된 아이들이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하지는 못할 테니까.
이미 혐오하는 법을 배운 아이들 입장에서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자신이 노력하려 하기보다는 상대방을 혐오하는 게 더 빠를 테니까.
“중국에서 혐오를 계획적으로 뿌리고 있다는 걸 아마 얼마 전 뉴스로 들으셨을 겁니다. 중국에서 막대한 자산과 인력을 동원해서 인터넷에서 작업하면서 혐오를 뿌리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미국의 펜타닐 뉴스에서도 보셔서 알겠지만 젊은 세대를 파멸시키면 그 나라에 미래는 없는 겁니다.”
노형진의 말은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무겁게 다가왔다.
* * *
“와, 장난 아니네?”
노형진은 자신의 SNS를 보면서 피식 웃었다.
얼마나 빠르게 글이 올라오는지, 알림을 꺼 두지 않으면 순식간에 핸드폰 배터리가 닳아서 꺼져 버릴 정도였다.
“도대체 얼마나 바보인 거야? 상대방이 변호사라는 걸 모르는 건가?”
김성식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도 그럴 게, 지금 이렇게 알림이 미친 듯이 울리게 만드는 원인이 노형진에 대한 욕설과 협박이기 때문이다.
방송이 나간 후에 혐오주의자들은 노형진에 대한 집중적인 공격에 들어갔다.
소위 말하는 좌표를 찍은 후에 집중적으로 공격하는데, 그 수위가 단순 모욕에서부터 협박까지 장난이 아니었다.
“지능이 의심스럽네, 진짜.”
무태식은 기가 막힌다는 듯 중얼거렸다.
“혐오는 사람을 멍청하게 만들죠.”
노형진은 그런 그의 말에 쓰게 웃었다.
“혐오에 빠지면 모든 판단이 혐오를 기준으로 이루어지거든요.”
인과관계나 다른 여러 가지 문제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냥 혐오당했다고, 그러니까 상대방이 나쁜 거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혐오주의자나 PC주의자는 영화나 드라마의 주연배우로 백인을 쓰면 혐오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현재 할리우드의 남성 혐오는 극에 달한 상황이죠. 그런데 그건 남성 혐오라고 하지 않아요, 여성의 승리라고 주장하지.”
“아, 맞다. 그거 알아요.”
대형 프랜차이즈 영화가 있다. 수많은 관련 영화가 있고, 거대한 세계관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아 시즌 1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시즌 2로 넘어가면서 문제가 생겼다.
모든 주연배우들을 여성으로 교체한 것이다.
한두 명도 아니고 세계관 내의 열 명이 넘는 모든 주연을 여성으로 바꾼 것도 티가 나는데, 유일하게 딱 한 명 남자는 흑인이다.
사방에서 사실상 백인 남자 배우에 대한 혐오가 아니냐고 따졌지만 제작사는 그런 주장이 여성 혐오라고 못 박아 버리고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혐오주의에 찌든 사람들에게는 모든 게 혐오로 연결된다 이거군.”
“맞습니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캐릭터에 맞는 설정이라는 것 따위, 중요하지 않은 거죠.”
중요한 건 여자 또는 자기들 편을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었다.
중립의 남성 배우를 쓴다는 선택지는 없다. 이미 머리가 혐오라는 방식으로 판단하는 데 익숙해져 버린 것이다.
내 편이면 혐오가 아니지만 내 편이 아니면? 나를 혐오하는 거다.
이런 간단한 이분법.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아 살기는 편해질지 모르겠지만 그 대신에 사람이 멍청해진다.
“그리고 답이 이거고요.”
힐끔 자신의 핸드폰을 보는 노형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상대방이 변호사라는 것도 모르는 건가요?”
“이미 여러 번 이겨 봤을 테니까요.”
“이겨 봤다?”
“물론 저들이 싸운 대상 중에 저 같은 사람은 없었겠죠.”
노형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언론에 공개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그들의 의견이 이들과 다르면 집중 공격의 대상이 되죠. 그런데 여기서 함정이 있죠. 언론에 공개되는 사람은 사실 극히 일부일 뿐이라는 겁니다.”
언론에 공개될 만한 사람은 대중의 관심이 필요한 연예인이나 정치인이다. 일반인들, 특히 부자들의 경우는 오히려 언론에 노출되는 걸 꺼린다.
언론가 재벌이 방송에 나가서 수다를 떠는 걸 언제 본 적 있는가?
도리어 그런 행동을 하면 재벌가에서는 싼 티 난다면서 취급도 해 주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언론은 도구일 뿐 결코 전부가 아니다.
“언론에 나왔다가 그런 식으로 실수해서 표적이 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론이 전부인 이들이죠.”
그래서 뭔가 말실수라도 하면 사회적으로 매장당할 수도 있는 사람들.
당연히 그런 사람들은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이런 집중 공격을 당하면 자세하게 모르는 사람들까지 편승해서 이미지가 더더욱 나빠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과하고 무마하려고 한다.
“아마 지금까지 집중 공격으로 무너트린 건 대부분 그런 사람들일 겁니다.”
애초에 다른 성공한 사람들은 굳이 나서서 떠들 일이 없으니까.
“그러니까 좌표를 찍고 집중 공격하면 무조건 자기들이 이길 거라 생각하는 거죠.”
문제는, 이번에는 그 상대가 인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라는 것.
심지어 변호사다.
“이럴 때는 후회는 늦는 거죠, 후후후.”
노형진의 성격상 자신을 협박하거나 모욕한 인간들을 그냥 둘 리 없으니까.
물론 노형진에게는 다른 계획이 있기는 하지만.
“그나저나 이제 슬슬 똥줄이 타는 놈들이 있을 텐데요?”
인터넷에서 혐오하는 사람들에 대한 공격이 시작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을 이용해 권력을 쥐고 있던 놈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그렇잖아도 그쪽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더군.”
“재미있는 이야기?”
“토론하자던데?”
“토론요?”
“그래. 그들 입장에서는 똥줄이 타는 거지.”
혐오를 기반으로 유지하고 있던 권력이 날아가게 생겼으니 말이다.
“재미있네요.”
노형진은 빙긋 웃었다.
“한번 붙어 보도록 하죠, 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