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122
122. 나, 공심위상 계책 … 맹획을 풀어주다
맹획의 명에 남만병들이 촉군의 정란을 향해 창을 던지고 화살을 쏘았다.
그러나 성 보다 높은 곳에서 화살을 쏘아대는 황서 등의 궁수대를 공격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그만큼 법정은 이번 정란의 경우 기존보다 더 크고 높게 만든 것이니, 이러한 맹획의 반격까지 대비를 한 것이다.
촉군의 정란에 대한 공격이 쉽지 않은 것을 확인한 맹획은 반격을 포기하고, 등나무 방패를 들고 촉군 정란의 화살 공격을 막기에 바빴다.
맹획은 촉군의 공격을 혼신의 힘을 다해 막아냈으나, 다음 공격은 맹획이 미처 생각지 못한 곳이었으니.
그것은 바로 촉군의 주력인 장비의 파서군이 성의 뒤를 공격해 온 것이다!
* * *
“대성! 촉군이 성 뒤편으로 기습해 들어오고 있습니다!”
병사의 급한 보고에 앞의 촉군을 막기에도 바쁜 맹획은 기함을 할 수밖에 없었다.
“무어라? 촉군이 성 뒤에 나타났다고? 아니 어떻게 그럴 수 있단 말이냐? 아무래도 내가 직접 확인을 해야겠다!”
그리하여 맹획은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로 하고 급히 성 뒤편의 성벽으로 돌아가자 정말 촉의 장수 장비가 파서군 오천을 이끌고 쳐들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저… 저! 저 장수는 우리 병사들을 마구잡이로 죽여대던 촉의 장수가 아닌가!”
맹획도 미현 전투에서 장비의 무서움을 몸소 직관하여 그의 이름은 모르지만, 그의 얼굴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남만 병사들도 장비에 대해 잘 몰랐지만, 그가 동료 병사들의 수급을 손쉽게 취하는 모습을 보았기에, 장비가 무시무시한 촉의 장수임은 잘 알고 있었다.
그만큼 맹획을 비롯한 남만군은 장비가 이끄는 파서군의 위력을 지난 전장에서 직접 목도를 했기 때문에 장비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으리라.
그런데 그렇게 무서운 촉의 장수가 성 뒤편에 나타나다니!
장비의 파서군은 사다리를 들고 고함을 질러대며 전지성의 뒤쪽 성벽을 향해 달렸다.
맹획의 남만병의 대부분은 법정의 공격을 막느라 성의 앞쪽에 배치가 되어 있어, 장비의 파서군이 성벽에 접근하는 것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성벽에 사다리를 접안 한 장비는 자신이 직접 병사들을 이끌고 사다리를 타고 올랐는데 어찌나 민첩하던지 순식간에 사다리를 타고 성벽에 오른 것이다.
이어서 파서군 병사들이 속속 성벽으로 오르며 장비를 따라 성벽 앞쪽으로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어찌나 빠르고 정확했는지 맹획이 앞쪽의 병사를 이끌고 장비를 막기 위해 움직이려 했을 때 이미 장비는 그들의 앞으로 다가섰던 것이다.
맹획과 병사들은 그 촉의 무서운 장수가 자신들의 바로 눈앞에 다다르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자신도 모르게 몸이 굳어버렸다.
장비는 작금 남만군의 수장인 맹획을 단번에 알아보고는 벽력과 같은 소리를 외치며 맹획에게 달려들었다.
“네놈이 바로 반란 수괴인 맹획이구나! 이 연인 장비의 모를 한번 받아 보거라!”
이에 맹획은 장비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본능적인 두려움을 느끼며 뒷걸음질을 쳤고 남만 병사들이 맹획을 보호하며 장비를 막아서려 하였다.
하지만 어찌 장비의 상대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남만병들은 장비의 모에 사정없이 참살되었고, 성벽 위는 금시에 남만 병사의 목이 달아나며 그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붉은 피로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장비가 맹획의 호위병들을 순식간에 제거하며 맹획에게 다가서자 맹획은 몸서리를 쳤다.
“오… 오지 마라!!”
장비는 맹획이 무어라 말하건 들을 생각도 없이 성큼성큼 다가가 놈의 멱살을 단번에 잡아채더니 그대로 성벽 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그렇게 맹획은 촉군의 앞에 매다 꽂혔다. 장비가 맹획을 포박하라 명하자, 촉병은 반쯤 정신을 잃은 맹획에게 달려들어 단단한 줄로 꽁꽁 묶어댔다.
남만군의 수장인 맹획이 장비에 의해 순식간에 생포를 당하는 모습을 본 나머지 남만 병사들은 싸울 의지를 잃고 하나둘 스스로 창칼을 버리며 항복하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얼마 있지 않아 장비는 성벽 위의 남만 병사들을 모두 제압하고는 그대로 성문으로 향하여, 성문을 활짝 열어 제켰다.
“성문이 열렸다!”
전지성 밖의 아군 병사들이 일제히 열린 성문을 보며 소리쳤다.
* * *
나는 장비가 성벽 위에서 싸우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가 맹획을 잡아서 매다 꽂는 것을 멀리서지만 분명히 목도할 수 있었다.
성 밖의 아군 병사들도 장비가 맹획을 사로잡는 것을 보고는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그러고 나서 맹획이 아군 병사들에게 밧줄로 묶이는 것이 보였다.
이는 내가 장비에게 명한 것으로 절대 맹획을 척살하지 말고 반드시 생포하라 주문한 것이다.
이렇듯 나의 명대로 장비가 맹획을 사로잡았기에, 얼마 있지 않으면 성문이 열릴 것이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나의 예상보다도 더 빠르게 장비가 성문을 여니 역시 만인지적의 장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장비의 무위(武威)는 언제 보아도 명불허전이로구나! 어떠한 전장에서도 적들을 압도하는 어마 무시한 무력을 가지고 있으니 가히 만인지적이라 할만 하도다!’
그렇게 성문이 열리자 이제 남은 것은 아군이 입성을 하여 나머지 남만 병사들을 무장해제 시키고 포박하는 일만 남은 것이리라.
그리하여 나는 전군에 명해 성안으로 공격해 들어가게 하였고, 이어서 미위의 호위를 받으며 전지성으로 입성을 하였고, 이어서 성안의 남만병사 모두를 체포하고 연행하였다.
* * *
여기서 잠시 장비가 어떻게 전지성 뒤쪽으로 나타나게 된 것인지 살펴보자면.
나는 이번에도 장비를 비장의 한 수로 썼으니, 바로 장비에게 명해 산을 타고 우회하여 전지성의 뒤를 치게 하였다.
이렇게 되자 전지성의 앞뒤를 아군이 막게 되어 맹획은 도망치지 못하고 장비에게 생포되며 성이 함락된 것이다.
입성을 한 나는 적병의 수를 헤아렸는데 약 2만이나 되는 병력이었고, 짧은 공방전 때문에 남만 병사는 약 천여 명이 전투에서 사망하여 나머지 1만 9천여 명을 사로잡은 것이다.
나는 포로들을 한곳에 모아 감시를 하게 하였고, 맹획의 자랑거리인 코끼리 부대도 무장해제 시키고 이 또한 감시병을 붙여 관리를 하게 하고, 즉시 전지성에 병력을 배치한 다음 공병에게 명해 부서진 성벽 등을 보수하게 하였다.
성에 쌓여 있는 군량을 확인한 나는 쾌재를 부르지 않을 수 없었으니, 약 2만의 병력이 1년은 족히 먹을 수 있는 양이었기 때문이다.
이어서 나는 장비 등의 장수들의 활약에 대해 치하를 하였고 장비 등의 제장은 나의 명을 받들어 행한 것뿐이라며 겸양을 표하였다.
나는 포로 중 옹개의 부관을 찾아냈다. 이에 나는 그를 신문하여 옹개를 사주한 자가 정녕 오나라의 손권인지 확인하였고, 부관은 손권이 배후인 것을 시인하였다.
‘손권이 이번 남중 반란을 사주한 것이 맞았어. 왜 유비 형제들이 손권을 쥐새끼라 부르는지 알겠군.’
그러며 나는 손권에 보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얼마 후 이와 관련된 일이 전개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여기서 마속이 나에게 진언하였던 ‘공심위상’을 쓰기로 하였으니.
바로 이 역사에서도 내가 ‘칠종칠금’을 행하여 맹획의 마음을 제대로 치기로 한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장비에게 생포되어 뇌옥에 갇혀 있는 맹획을 데려오게 하니, 곧 꽁꽁 묶인 맹획이 병사들에 의해 끌려와 나의 발 앞에 무릎이 꿇려졌다.
맹획은 고개를 들어 자신의 앞에 있는 이가 누구인지 확인하고는 남만어로 무어라 말을 하였고, 나는 남만어를 할 줄 아는 병사의 통역으로 그가 무슨 말을 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당신이 그 촉의 장수로군…”
이에 나는 통역병을 통해 맹획에게 말했다.
“그렇소. 내가 바로 진압군의 총사 법정이오. 그대가 바로 남중의 대성 중 한 명인 맹획이로군.”
나의 말이 곧 통역이 되어 맹획에게 전해졌고, 맹획은 놀란 눈이 되어 나를 바라보며 말하였다.
“공은 나를 알고 있었군요…”
“그렇소. 남중의 반란을 진압하러 오면서 적장이 어떤 자들인지 미리 확인하고 그에 맞추어 대비하는 것은 병법에도 나와 있는 기본 중의 기본이오.”
나의 이러한 말에 맹획은 자신이 무엇이 부족하였는지 다시금 실감하는 모양이었다.
“공은 나를 어느 정도 알고 싸웠는데 나는 공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으니 이리 내가 패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소.”
이에 나는 미소를 짓고는 병사들에게 명해 맹획의 오라를 풀어주게 하였다.
맹획은 이제 내가 자신의 수급을 거둘 것이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와 반대로 내가 포승을 풀어주자 이것이 무슨 까닭인지 몰라 눈이 커지며 나를 바라보았다.
“어찌하여 공은 나를 풀어주는 것이오?”
“방금 대성이 나를 몰라서 졌다고 하지 않았소. 하여, 내가 묻겠소. 이제 아군을 이끄는 총사가 나임을 알았는데, 다시 나와 싸우게 된다면 이길 수 있겠소?”
이러한 나의 물음에 맹획이 내가 자신을 어찌 보고 그러한 것을 묻는지 불쾌한 표정이 되었다.
“내 비록 촉나라가 패장을 어찌 대하는지 잘은 모르나, 패장에게 공이 묻는 것 같은 질문을 하는 것은 실례라 생각하오.”
“나는 대성을 욕보이려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런 상황이 된다면 어떠할 것인가 묻는 것이오.”
내가 이리 진지한 표정으로 답하자, 맹획은 나의 얼굴을 빤히 보더니 정녕 내가 자신을 창피 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그리하여 맹획은 나에게 이리 답하는 것이었다.
“공의 말대로 만약 내가 공과 다시 싸우게 된다면 그때는 이번처럼 쉽게 지지 않을 자신은 있소.”
나는 맹획의 말에 한술 더 떴다.
“쉽게 지지 않을 자신만 있으면 아니 되는 것이오. 싸우면 승패가 반드시 갈리는 것이니 이기는 것을 생각해야 하오. 음… 이렇게 합시다. 내가 아군의 진영을 보여줄 터이니 그것을 보고 싸울 것인지 판단을 하는 것이 어떻겠소?”
이러한 나의 제안에 맹획이 나의 의도가 무엇인지 몰라 쉽사리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에 나는 웃으며 맹획을 아군의 진영(陳營)으로 안내를 하며 그에게 진영을 살피도록 하였다.
맹획은 나를 반신반의하면서도 열심히 아군 진영을 둘러보았고, 궁금한 부분이나 모르는 것이 있으면 나에게 묻기까지 했기에 나는 그에 대해 꽤나 상세히 답변을 해주었다.
나의 이러한 답변을 들은 맹획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맹획에게 아군의 진영을 자세히 견학(?) 하게 한 나는 그를 다시 지휘소로 데려와 그를 자리하게 하고서 차를 내오게 하였다.
차를 마신 맹획은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다짜고짜 나에게 묻는 것이다.
“이 음료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음… 이름은 따로 없고, 이곳 남중 지역의 찻잎을 내가 거두게 하여 만든 차요.”
“그렇다면 우리 고장에서 난 잎으로 만든 음료라는 말입니까?”
“그렇소. 이곳 찻잎은 참으로 좋소. 이곳 기후 때문인지 자연스레 발효가 되어 이리 좋은 향이 나니 이를 한번 마신 이들은 아마 계속 이 차를 찾게 될 것이오.”
나는 맹획에게 말한 대로 이곳 남중에 이르렀을 때 운남의 유명한 보이차가 떠올라 찻잎을 찾게 하여 차를 만들게 한 것으로, 완성품을 내가 마셔보니 과연 좋았기에 이렇게 맹획에게 차를 대접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이 역사에서 남중의 보이차(普洱茶)가 선을 보이게 된 것이니, 향후 남중의 지역 특산품으로 이름을 날리게 될 터였다.
“촉의 기술은 마실 거리를 만드는 것에서도 드러나는군…”
맹획은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혼잣말을 하였고, 내가 무슨 말을 한 것인지 묻자, 조금은 당황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저 혼잣말을 한 것이니 공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오.”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맹획에게 물었다.
“대성, 아군 진영을 자세히 살폈는데 어떠한 것 같소?”
이에 맹획이 망설임 없이 답하였다.
“내가 공에게 패한 것은 공이 어떻게 군을 운용하는지 파악하지 못해, 그 허와 실을 몰랐기 때문에 패한 것이오. 공이 배려하여 방금 공의 진영을 살펴보니 뭐, 이 정도면 할 만한 것 같소. 그래서 공이 나에게 다시 싸울 기회를 준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 같소.”
나는 역사를 알고 있기에 맹획의 답변을 미리 예상을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자신 있게 다시 싸우면 이길 수 있다 말하기에 그러한 근거 없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하기까지 하였다.
어쨌든 이러한 나의 맹획에 대한 배려는 이 역사에서도 ‘칠종칠금’을 재현하여 맹획의 마음을 확실하게 치려는 의도였다. 하여, 나는 맹획의 답변을 듣자 곧 웃으며 그에게 말하였다.
“대성이 그리도 자신을 하는 것을 보니 과연 대성의 자신감이 실제로도 통할 것인지 궁금하구려. 좋소! 내가 대성을 풀어줄 것이니, 나에게 도전해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