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188
188. 법정, 사마의의 낙양 공격 예상
– 오나라, 건업 대전, 연회장.
손권은 산월의 대반란을 평정하고 돌아온 육손을 위해 연회를 베풀고 있었다.
이 자리에 장소 등을 포함한 동오의 주요 중신들도 육손의 공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을 하였다.
손권은 술잔을 들며 육손의 공을 다시금 치하(致賀) 하였다.
“역시 대도독이요! 평융장군(보즐)과 안동장군(하제)이 무찌르지 못한 산월을 이렇게나 빨리 그것도 일거에 깨트리다니! 참으로 대단하오! 과인은 대도독이 있어 마음이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소.”
이러한 손권의 치하에 육손은 두 손을 모아 고개를 조아리며 말하였다.
“과찬이십니다 대왕.”
이어서 오나라의 중신들도 한마디씩을 하며 육손을 공을 칭찬하였고, 육손은 그들을 향해 감사를 표했다.
그렇게 술이 오간 다음, 육손은 손권을 향해 공수하며 한 가지 간언을 하였으니.
“대왕, 신이 간곡한 마음으로 감히 아뢰옵니다. 작금 아국은 내부에서는 산월이 반란을 일으켜 이를 진압하느라 많은 병력과 물자를 잃고 쓰게 되었습니다. 거기다 외부로는 조위와의 연이은 싸움에서 지며 병마가 크게 상하였습니다. 이에 신은 아국이 한동안 내외부의 일로 소모되었던 힘을 다시 길러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사료하옵니다. 그리하여 만약 촉이 다시 군을 일으켜 조위를 공격할 것을 아국에 요청한다면, 아국은 군사를 내는 시늉만 하며 힘을 비축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육손의 진언을 들은 손권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도독의 말이 참으로 옳소. 과인은 대도독의 말대로 한동안 크게 지친 병마를 쉬게 하고, 물자를 모을 것이오. 그리고 병력을 더 충원하고 훈련하여 정예 병사를 양성하고, 병사들에게 지급할 무기도 더 많이 마련을 할 것이오.”
“대왕, 실로 영명하시옵니다.”
여기까지는 육손의 주청을 손권이 받아들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하나, 이 분위기는 곧 전해진 소식에 의해 깨지고, 손권의 심기는 몹시 불편하게 된 것이니.
바로, 한군이 남양 일대와 낙양 등을 함락했다는 보고가 올라온 것이다.
* * *
“보고입니다! 촉군이 남양 일대는 물론 낙양까지 함락하였다는 보고입니다!”
건업의 대전으로 전해진 *전령의 이 보고에 그 좋았던 연회장의 분위기는 일순간 냉각이 되었다.
그리고 손권의 얼굴 또한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무어라? 촉이 남양은 물론 낙양까지 함락했다는 말인가?”
“예, 대왕 그러하옵니다.”
손권은 한군을 이끈 장수가 누구인지 물었다.
“그렇게 낙양까지 함락한 촉의 장수는 누구라고 하더냐?”
“촉군을 이끌고 남양과 낙양을 함락한 장수는 법정이라고 합니다.”
전령의 대답을 들은 손권은 한탄을 하였다.
“유비 휘하의 책사 법정은 조위의 성들을 차례로 함락하며 조위의 땅을 마구 빼앗고 있는데, 어째서 아국은 조위의 합비도, 강하도 떨어뜨리지 못했다는 말인가!”
육손은 손권의 한탄을 듣고는 손권이 힘을 비축하겠다고 말한 것을 뒤집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왕께서는 유비의 성공을 누구보다 좋게 보시지 않는 분이지. 하여, 아국의 힘을 기르겠다고 하신 말씀을 거두고 당장이라도 합비를 치겠다고 하실 수 있음이야. 그러면 아니 되는데…’
하나, 이런 육손의 우려는 곧 들어맞았으니.
손권은 예의 유비에 대한 시샘을 발동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손권은 곧 연회를 파하고는 중신들을 모두 돌려보내고 무언가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가뜩이나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손권을 더욱 자극하는 소식이 곧 들려왔으니, 이번에는 한군이 함곡관 등(안읍, 홍농, 함곡관)을 함락을 했다는 보고였다.
그리고 함곡관을 함락한 한의 장수는 바로 제갈량이라고 하니, 손권은 더욱 배알이 꼴렸다.
알다시피 제갈근과 제갈량은 친형제로, 둘은 모시는 주인을 달리하고 있었다.
한데 손권의 수하인 형 제갈근은 강하를 함락하는데 실패한 반면, 유비 휘하의 동생 제갈량은 함곡관 등을 공략하는 데 성공을 하였기 때문에, 손권은 더욱 배가 아팠던 것이다.
‘과인의 신하인 제갈근은 강하에서 패하였는데, 유비의 신하인 제갈량은 함곡관을 함락하다니. 거기다 제갈량은 첫 출전으로 함곡관 이외에 안읍과 홍농까지 함락을 했다니. 어찌 동생인 제갈량은 유비의 휘하로 들어 나의 신하가 되지 않고, 형인 제갈근이 과인의 신하가 되었다는 말인가.’
그러며 손권은 아예 마음을 정하고는, 곧 어전으로 조정대신들을 불러 긴급회의를 주재하였다.
육손과 조정 중신들은 어전에 들기 전에 제갈량이 이끄는 한군이 함곡관 등을 마저 함락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에 육손은 어찌 손권이 어전회의를 소집하였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바로 손권은 지난번 연회에서 육손의 주청에 대한 윤허를 뒤집으려 할 것이다.
하지만 육손은 손권이 작금 동오의 사정을 안다면 그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일말의 희망을 품고자 하였다.
얼마 있지 않아 손권이 어전으로 들었고, 손권은 용상에 앉자마자 다음과 같은 말을 조정 신료들에게 하였다.
“작금 촉은 조위를 더욱 밀어붙이며 남양 일대와 낙양까지 빼앗고, 거기다 안읍과 홍농에 이어 함곡관을 함락하였소. 조위는 이미 업으로 천도를 하여 사실상 황하 이남의 땅을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였는데, 이번에 촉에게 또 많은 땅을 빼앗기며 힘이 약해질 대로 약해졌소. 이러한 때 아국이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소. 하여, 과인은 당장 대군을 일으켜 조위의 땅을 아국의 영토로 복속시키고자 하오.”
이에 육손은 자신의 예감이 맞아떨어진 것에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손권을 향해 한 말씀을 아뢰고자 하였다.
그런데 동오 조정의 원로인 장소가 먼저 앞으로 나오며 반대를 표하는 것이 아닌가.
“대왕, 아국은 그동안 나라의 안팎으로 군사를 내는 일이 잦아 병마가 많이 상하고 지쳐 있는 상태이옵니다. 이는 대왕께서도 인정하신 부분으로 분명 대왕께서 이미 병마에 휴식을 취하게 하고, 병력의 충원과 물자의 확보를 먼저 하겠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하오니 대왕, 말씀하신 대로 하시옵소서.”
이렇듯 장소는 연회 자리에서 손권이 한 말을 인용하는 것으로 반대의 이유를 밝히니, 장소가 보기에도 작금 동오는 밖으로 군사를 낼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데, 손권의 의지는 확고하였다.
아니 아집이 대단하다고 하는 것이 더 맞는 것이리라.
“그것은 촉이 조위에게 큰 타격을 준 것을 알지 못하였을 때 과인이 한 말이오. 이제 상황이 바뀌었으니 응당 그 상황에 맞는 대응을 하는 것이 옳을 것이오. 조위의 힘이 빠질 대로 빠진 이때를 놓치면 아니 될 것이오.”
그렇게 장소에 반박을 하며 손권은 당장 육손을 앞으로 불러 세워 명을 내렸다.
“대도독 육손은 앞으로 나와 과인의 명을 받들라.”
육손은 장소에 이어서 반대의 말을 보태려고 했으나, 손권이 명을 내리니 어쩔 수 없이 앞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손권이 고집을 부리기 시작하면 더는 어떤 말로도 설복할 수 없다는 것을 육손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육손이 앞으로 나오자, 손권이 명을 내리기를.
“과인이 대도독에게 명하노니, 대도독은 정병 5만을 이끌고 이번에는 반드시 합비를 함락하도록 하라!”
합비…
육손은 손권의 입에서 ‘합비 함락’이라는 말이 나오자, 역시 손권이 원하는 땅은 ‘합비’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다. 그리고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역시 대왕께서 진정 얻고자 하는 조위의 땅은 합비인 것이로군… 지난번 아군의 총력을 다하여 합비에 대한 공세를 가했으나 끝내 합비를 무너뜨리지 못하였지. 그 뒤로 꽤 많은 시간이 흘렀으니, 합비의 장료는 지난번보다 더 확실한 방비를 하고 있을 것이야. 그런 합비를 또 치라니!’
그렇게 육손은 마음속으로 우려를 표하였으나, 손권이 고집을 피우기 시작하면 절대 굽히지 않은 것을 알기에, 어쩔 수 없이 군례를 취하며 손권의 명을 받들었다.
“신 대도독 육손이 대왕의 명을 받들겠나이다.’
그렇게 육손은 다시 5만의 병력을 이끌고 합비를 치게 되었으니, 그 결과가 어찌 될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 * *
– 한편 이제 한의 영토가 된 낙양에서는…
지난번에 서술한 대로 나는 낙양에서 제갈량과 함께 전략을 논의하였다.
여기서 나온 결론은 바로 제갈량의 1군이 낙양으로 이동하여 정비를 한 다음 황하를 건너 하북을 공격하는 동안, 나는 2군을 이끌고 안읍으로 향하여 업을 직접 노리는 우회 공격에 나선다는 것으로.
즉, 제갈량의 1군이 조위 주력의 시선을 끄는 동안 나는 크게 우회하여 태항산맥을 지나 곧장 업을 공격한다는 전략으로, 이것 또한 ‘성동격서’라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제갈량은 함곡관에 명을 내려 최소의 수비 병력만을 남기고 나머지 1군 병력을 모두 낙양으로 집결시켰다.
이리하여 낙양에는 1군과 2군 병력이 한꺼번에 모인 군세는 8만을 훨씬 상회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1, 2군의 병력이 모이자 나는 제갈량에게 건의하여 1, 2군의 조합을 다시 꾸렸던 것으로, 이는 앞으로 공략 과정에서 필요한 일이었다.
그렇게 1, 2군의 재편까지 마친 다음 나는 곧바로 2군을 이끌고 안읍으로 향하려 했으나, 한 가지 변수가 발생하였으니.
그것은 바로 허창의 세작으로부터 전해진 소식 때문이었다.
허창에 있는 미축의 장사꾼이 보내온 첩보에 의하면, 나의 계략에 말려들어 역모로 몰려 실각하고 연금되었던 사마의가, 조비의 사면을 받은 것은 물론, 무군대장군의 관직까지 받아 허창으로 왔다는 것이다.
나는 세작의 이 보고를 받고는 즉시, 조비가 나를 상대하기 위해 사마의를 사면하여 거창한 장군직까지 내려 허창으로 보낸 것임을 알아차렸다.
‘내가 남양을 물론 낙양까지 함락한 사실을 조비가 알고는 사마의를 풀어주고 허창으로 보내, 그로 하여금 나를 상대하게 하려는 모양이로군. 그렇다면 필시 사마의는 허창에서 병력을 모아 이곳 낙양을 들이치려 할 것이 분명해.’
이렇게 조건이 변하였으니, 나는 전략을 약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나는 장안의 황제 유비에게 비밀리에 표를 올렸던 것으로.
그것은 장익과 요화로 하여금 3만 병마를 이끌고 우선 안읍에 주둔하게 한 것이다.
즉, 장익군 3만이 2군의 움직임에 맞추어 평양을 치게 하여 2군의 후방을 안전하게 만드는 작전으로, 이는 사마의의 공격을 막아낸 다음 2군이 움직일 것을 계산한 것이다.
그러며 나는 제갈량과 함께 사마의가 허창에 오게 된 변수로 인해 벌어질 조위의 아군에 대한 공격 전개와 또 이에 아군은 어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를 하였다.
– 낙양성, 지휘소.
나는 주위를 완전히 물리고 제갈량과 단둘이 바뀐 상황에 따른 전략을 의논하였던 것으로.
예의 나는 지도를 그리고 예상되는 조위군의 공격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제갈량에게 말하였는데, 우선 사마의의 허창행에 대한 내 의견을 밝혔다.
“승상, 조비가 사마의를 사면하고 장군의 직함을 주어 허창에 보낸 것은 필시 지난날 사마의가 이곳 낙양에서 그리하였던 것처럼, 허창에서 병력을 모으게 하는 것이 첫째 이유일 것입니다. 그리고 둘째 이유는 그렇게 모은 병력으로 아군이 회복한 낙양을 치게 하려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자 제갈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나 또한 대사마와 같은 생각이오. 사마의라면 작금 조적에서 첫째 가는 모사로, 병력을 모집하고 육성하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는 자요. 그것은 지난 농민 봉기 당시 그가 낙양에서 신병을 모집하고 훈련하여 그 병력을 이끌고 농민 반란을 완벽하게 진압한 것을 보면 알 수가 있소. 그렇기에 조비는 사마의의 이런 능력을 활용하여, 대사마의 말처럼 사마의가 낙양을 공격하게 하려는 것일게요.”
역시 제갈량도 나와 같은 생각이로군.
하나, 나는 조비가 사마의를 허창으로 보낸 이유가 사마의 단독의 공격보다는 여러 방향에서 낙양을 노릴 수 있게 하려는 의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지난날 2차 양번 공방전에서 보여준 사마의의 전략적 움직임이 꽤나 탁월하고 효과적이었기 때문에, 조비는 이번에도 그런 움직임을 은연중에 사마의에게 주문하는 것일지 모른다.
또한 조비가 그리 명을 내리지 않더라도 사마의 스스로 최적의 공략 방법을 찾아내어 이를 실행하려고 할 것이 분명했다.
이에 내가 짐작하는 사마의의 ‘낙양 공략법’이 있었으니, 그것은 내가 제갈량에게 하는 말로 갈음을 하고자 한다.
“승상, 제 생각에 조적이 낙양을 공격한다면 한곳을 통한 공격이 아니라 여러 곳에서 동시에 낙양을 노리는 공격이 될 것입니다.”
이어서 나는 지도를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
“이곳 낙양은 지켜야 할 길목이 상당히 많은 곳입니다. 특히 여러 물길이 오고 가는 곳이기에, 필시 하북의 조적이 낙양을 공격해온다면 함선을 이끌고 황하를 따라 내려와 낙양을 들이칠 것입니다. 그리고 조적의 공격은 하북 쪽만이 아닐 것입니다. 즉, 아직 낙양으로 향하는 남쪽의 요충지에 주둔하고 있는 조인의 병력이 있으니, 이들은 필시 지난번처럼 남쪽의 평지를 통해 낙양을 공격해 올 것입니다. 여기서 가장 문제라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사마의입니다. 사마의는 분명 허창에서 모은 수만의 병력을 이끌고 낙양을 공격할 것입니다. 그리되면 낙양은 조적의 3로군 공격에 직면하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