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44
44. 법정, 적 대군에 맞설 계책을 내놓다 2
“아군의 두 가지 이점이라니 그것이 무엇입니까?”
장비가 내가 말한 두 가지 이점이 무엇인지 채근하듯 물었고 나는 곧 대답을 하였다.
“첫 번째 이점은 지금 계절이 아직 한겨울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적의 대군이 수로를 통해 병력을 모으고 또한 대규모 선단에 병력을 태워 수로를 통해 이곳 상용을 공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랬다.
원 역사에서 사마의가 맹달을 토벌할 때 사마의는 수로를 이용해 배를 타고 상용을 급습하였는데 상용을 공격하는데 걸린 시간이 불과 8일이었다.
만약 지금이 한겨울 아니었다면 위나라는 수로를 통해 병력을 모아 일거에 수군 선단을 꾸려 상용으로 공격해왔을 것이다.
하지만 한수가 얼어붙을 정도로 소빙하기 추위의 위력이 대단한 한겨울에 위는 수로를 이용할 수 없을 터였다.
나는 계속하여 장비에게 설명을 하였다.
“그리하여 적은 육로를 통해 병력을 모으고 도보로 진군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하여 수로보다는 당연히 적이 상용으로 오는 데 더 시간이 걸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적이 수로를 이용하지 못하는 것이 첫 번째 아군의 이점입니다.”
첫 번째 이점을 들은 장비가 이어서 두 번째 이점을 물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이점은 무엇입니까?”
“이미 제가 말씀드린 것에 그 두 번째 이점이 나와 있습니다. 장군도 아시겠지만 아무리 강한 화살이라도 10리를 못 가고 설사 10리를 가더라도 종이 한 장 제대로 뚫을 수 없다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그렇지요.”
“이는 작금 적의 상황과도 비슷한 것입니다. 즉, 적의 대군은 분명 한시라도 빨리 상용을 되찾기 위해 급속 행군을 할 것입니다. 적 대군의 진격로의 거리는 직선거리로 따져도 적어도 천리(약 400km)가 넘을 것입니다. 그리고 적의 급속 행군 속도는 최대치로 생각하더라도 하루 80리(약 32km)를 넘지 못할 것입니다. 거기다 지금은 혹한의 한겨울이기 때문에 적의 진군 속도는 평소의 최대치보다 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여 빠르다고 한들 하루 70리(약 28km)를 가는 것도 버거울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적의 대군은 이곳 상용까지 최대한 직선거리로 오는데 족히 보름 가까이 걸릴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적은 상당한 피로가 쌓일 것입니다. 반면 아군은 적보다 활력이 넘치는 병력이기 때문에 적과 맞서 싸운다면 10리를 날아온 화살이 종이 한 장 뚫지 못하는 것처럼 적군은 아군에 큰 타격을 주지 못할 것이고 오히려 아군의 공격에 당할 것입니다.”
두 번째 이점을 들은 장비가 손뼉을 쳤다.
“그렇군요! 그래요! 피로한 적을 무찌르는 것보다 쉬운 것이 없지요!”
하나, 이 두 가지 이점만 가지고는 대군인 적을 완전히 격멸할 수는 없는 법.
“하지만 이것만 갖고는 적을 완전히 격퇴할 수 없습니다.”
나의 말을 들은 장비가 즉시 물었다.
“그렇다면 상서령, 또 다른 계책이 있습니까?”
나는 또 다른 계책을 말하기 전에 대군을 이끌고 올 것이 분명 조인과 서황인 것과 조인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나의 예상을 장비에게 말하였다.
“장군 그전에 대군을 누가 이끌고 올 것인지 그리고 어찌 이동할 것인지를 살펴야 할 것입니다. 제가 예상하기에 조비는 예의 관공(관우)과 맞서 싸웠던 조인과 서황에게 대군을 이끌게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숙장인 조인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처럼 급속 행군으로 이곳 상용으로 향할 터이지요. 하나, 조인 또한 오랜 행군으로 인해 군의 공격력이 급격히 감소될 것을 예상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양양에 들러 잠시라도 병력을 쉬게 하고 이어서 양양의 병력까지 더해 상용을 공격하려 할 것입니다.”
이러한 나의 말에 장비가 우려했다.
“그렇다면 적이 피로한 약점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 아닙니까?”
나는 장비의 우려를 듣고 대답하기를.
“그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조비로부터 빨리 상용을 되찾으라는 명을 받았을 조인은 마음이 급할 것이기에 오래 쉬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조인의 병사들은 피로를 제대로 다 풀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조인의 급한 마음은 아군에게 큰 기회가 될 것입니다.”
‘큰 기회’가 될 것이라는 나의 말에 장비가 물었다.
“아군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니 그것이 무슨 말입니까?”
“예, 장군 조인은 분명 아군이 상용의 정비를 하느라 분주하고 거기다 조인의 대군이 오더라도 아군이 분명 성벽을 방패 삼아 싸울 것이라 철석같이 믿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최대한 빨리 상용의 전방인 방릉(신성)부터 공격하기 위해 군을 다시 급속 진군 시킬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조인의 실수가 나올 것입니다.”
내가 조인의 실수가 있을 것이라 언급하자 장비가 그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조인의 실수라니 그것이 무엇입니까?”
“예 그것은 바로 조인이 피로한 병사들을 이끌고 다시 급속 행군을 펼쳐야 하기 때문에 동선을 최소로 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리된다면 완전히 얼어붙은 한수를 포함한 개활지로 돌아가는 길보다는 경산을 끼고 방릉으로 향하는 최대한 짧은 길을 택할 것입니다.”
나의 말이 무슨 뜻인지 직감한 장비의 눈이 커졌다.
“상서령 그 말씀은…!”
“예 장군. 장군이 생각하는 그것이 맞습니다. 아군은 적이 오는 길목인 경산에 매복을 하고 있다가 적의 대군이 이곳을 지나갈 때 기습을 가하여 적 대군에 심대한 타격을 가할 것입니다.”
* * *
나는 장비에게 아군이 적의 대군에 비해 가지는 두 가지 이점을 이야기하였고, 이어서 대군을 이끌고 올 적 장수가 누구인지와 적 대군의 동선 등의 모든 예상을 고려하여, 적 대장 조인이 분명 경산을 지나는 최단 경로를 선택할 것이라 말했다.
그리하여 아군은 미리 경산에 매복하여 경산을 지나는 적의 대군을 기습한다면 충분히 적의 대군에 막대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계책을 내놓은 것이다.
장비는 나의 계책을 듣고는 한참을 감탄을 하였으나 곧 거기에 의문이 생긴 모양이었다.
“상서령, 상서령의 계책은 분명 좋은 계책임이 분명합니다. 한데 만약 적이 경산으로 오지 않고 얼어붙은 한수를 지나 곧장 상용을 들이치면 어떡합니까?”
역시 장비는 지장이 맞다니까.
거의 참모급의 지적을 하지 않는가.
나는 장비의 지적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역시 장군은 지장이십니다. 장군의 지적이 타당한 부분이 있습니다. 하나, 만약 적이 상용으로 곧바로 들이치게 된다면 얼어붙은 한수와 주변지역 자체가 하나의 평야나 마찬가지고 우회까지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군의 척후에 적이 쉽게 노출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아군은 적을 끊임없이 기습 공격을 하여 지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그럼에도 적이 포기하지 않고 상용을 공격하더라도 이를 막아낼 수 있습니다.”
“어떻게 말입니까?”
장비의 질문에 내가 답했다.
“예 그것은 적이 만약 상용을 그대로 공격하게 된다면 적의 후방이 그대로 드러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바로 적의 입장에서는 후방의 위협인 것이지요. 즉, 상용의 후방인 방릉을 적이 공략하지 않고 그대로 상용을 치는 것이기 때문에 방릉에서 구원군을 상용 쪽으로 보내면 적은 상용성의 아군 수비군과 방릉의 구원군에게 앞뒤로 협공을 당하는 형국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아무리 적이 대군이라도 심각한 피해를 입고 결국은 퇴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즉 적의 대군은 상용성의 성벽에 막히며 상용성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모루가 되는 것이고 적의 대군을 뒤에서 공격하는 방릉의 구원군이 바로 망치가 되는 이른바 ‘망치와 모루’의 전술이 실현되는 것이다.
이리 된다면 대회전에서 흔히 발생하는 ‘망치와 모루’ 전술이 성공할 때보다 더 적에게 심각한 타격을 안길 수 있는 것이다.
전장에서 이 전술의 성공 여부는 모루의 역할을 하는 보병부대(보통 창이나 방패 부대)가 적의 정면공격에 물러서지 않고 최대한 버티는 것이 관건이다.
하나, 병사들도 사람인지라 적의 강맹한 공격에 뒷걸음을 치며 대열이 흐트러지게 될 경우 모루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성벽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절대 물러설 일도 없고 적의 공격을 전자보다 더 완벽하게 막아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아군의 성벽에 막힌 적의 대군을 후방에서 공격한다면 적은 앞뒤로 싸여 공격을 당하게 되니 십중팔구 적의 대패를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나의 설명에 장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얼마 전 내가 방릉을 치고 나서 상용을 협공했던 때와 비슷한 상황이 되는 것이로군요. 적의 입장에서는 후방인 방릉 구원군의 협공을 생각해야 하니 상용을 바로 들이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맞는 것 같소이다.”
원 역사에서도 맹달이 당한 데에는 서성, 방릉이 맹달에게 돌아선 것이 하나의 큰 패배 요인이었다.
즉, 사마의는 이로 인해 후방의 위험 없이 상용을 공격할 수 있었고, 게다가 *제갈량이 구원군을 보내지 않았기에 사마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상용을 함락하고 맹달을 참살하였던 것이다.
[*이미 제갈량은 사마의가 신속하게 상용을 공격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맹달이 질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였다. 그리하여 제갈량이 구원군을 보낸다고 하더라도 그때는 이미 사마의가 상용을 함락하고 맹달을 참살한 뒤일 터였다.]하지만 이번 역사에서는 이미 아군의 영토가 된 방릉이 배반할 일은 없기 때문에 조인은 후방의 위험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방릉부터 공략하려 들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어차피 경산을 통해 방릉으로 나아가는 길을 가야 하는 것이고 또 그 길이 지름길이기 때문에 조인은 이 진격로를 택할 것이 자명하다.
나는 장비가 나의 이번 계책을 수긍하자 곧바로 적에게 심대한 타격을 선사할 ‘경산매복계’를 실행에 옮기기 시작하였는데, 그전에 우선 최악의 사태에도 대비하여 상용과 방릉에 병력을 배치하였다.
즉, 상용에는 태수 황권이 이끄는 상용 군단 1만과 나머지 4000의 병력 포함 1만 4천여의 병력이 주둔하게 한 것이다.
또한 방릉에는 기존에 있던 3000여 병력에 7000의 병력을 더하여 1만 병마를 배치하여 수비를 더욱 강화하였다.
또한 나는 방릉으로 상용 함락에 사용하였던 운제(썰매) 수백 대를 옮겨 놨는데 이 이유는 나중에 밝혀질 것이다.
이렇게 상용과 방릉에 병력을 배치하여 최악에 발생할지 모르는 적의 위협에 대비를 하였는데, 반면 이로 인하여 아군의 주력군은 약 2만 9천에서 2만 2천 여로 줄어들게 되었다.
하나, 장비가 이끄는 엄청난 공격력을 지닌 파서군 1만이 이 중에 포함되어 있었고, 나머지 1만 2천도 정예만을 추린 것이고 거기다 얼마 전 상용 공략전에서 전투 경험을 쌓은 용사들이기 때문에 2만 2천 병력이라고는 하나 파괴력은 4만 병마 못지않을 터였다.
* * *
그리고 며칠 후 성도에서 드디어 낭보가 전해졌다.
바로 내가 예상한 대로 유비의 제1군이 북벌에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장비는 낭보를 전해 듣고 입이 귀에 걸려 싱글벙글하였다.
“역시 큰 형님, 아니 대왕이셔! 상서령 여기 성도에서 알려온 낭보를 보시오! 글쎄 대왕께서 서량을 거의 석권하시고 남안, 천수까지 얻으셨다는 것이 아닙니까!”
이에 내가 대답했다.
“예, 실로 대왕이 이끄시는 제1군의 위력이 대단합니다.”
장비는 나의 대답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래요! 그렇다니까요! 대왕께서 이렇게 북벌에 성과를 내시며 북에서 위를 몰아붙이고 우리는 우리대로 상용 공략에 성공하였으니 조비가 아주 난리가 났을 겁니다!”
사실 나는 성도에서 전해진 낭보를 보고 처음에는 기뻐하였으나 그 내용을 살피고는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대왕께서 제1군을 이끄시고 북벌에 성과를 거두신 것은 참으로 잘된 일이나, 서량에서 옹주로 향하는 입구인 무위가 여전히 버티고 있고, 옹주의 외곽인 남안, 천수만이 아국에 넘어왔으니 위의 무위와 옹주가 서로 협동하며 대왕의 제1군을 계속 막아내는 데 성공한다면 오히려 조비가 대군을 이끌고 반격할 시간을 주는 것인데… 거기다 농서 땅은 어찌 되어 있는지는 보고에 나와 있지 않군. 그렇다면 농서 땅에서도 적이 아직 저항을 하고 있다는 말인데… 대왕께서 빨리 무위를 마저 함락하고 농서 땅을 마저 점령한 다음, 옹주로 바로 들이쳐야 하는데… 이거 왜인지 불안하다는 말이지…’
그리고 나의 이러한 불안한 예감은 여지없이 들어맞는데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겠다.
* * *
나는 조인의 대군에 맞서 싸울 계책을 수행하기 위해 우선 방릉으로 제2군을 이동시켜 경산으로 몰래 나아가려고 하였다.
그런데 그때 오나라의 사신 제갈근이 상용으로 오고 있다는 척후의 보고가 전해진 것이 아닌가.
그리하여 나는 얼른 병력부터 빠르게 배치하고 오나라 사신 제갈근을 맞을 준비를 하였던 것이다.
과연 나와 제갈근의 만남은 어떠한 전개로 이어지게 될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