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71
71. 무위 공성 준비
“이곳 고장성의 군량은 1년 치나 있어 충분하니 수성에 성공한다면 적은 군량이 떨어져 퇴각을 할 것입니다. 아군이 그때 퇴각하는 촉적을 기습한다면 촉적에게 상당한 피해를 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소의 진언에 서막이 동의하였다.
“학 부관 자네의 생각에 나 또한 동의하네. 어렵더라도 버티면 아군이 승리하는 것이지.”
그렇게 서막과 학소는 마음을 다지며 방어에 매진하기로 한 것이다.
* * *
– 고장성 밖, 촉군 진영
나는 마초의 요청을 받아들여 1군 선봉군의 지휘를 맡았고, 우선 한 일은 역시 적 성의 상황과 적장이 누구인지를 확인하는 일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량주자사 서막과 함께 서막을 도와 수성을 하고 있는 인물을 알게 되었으니 그는 바로 학소였던 것이다.
‘학소! 학소가 여기서 나오다니!’
학소는 잘 알려진 것처럼 제갈량의 2차 북벌을 막아낸 위나라의 명장이다.
그것도 학소는 소수의 병력으로 작은 진창성을 제갈량 대군의 공격으로부터 방어를 해냈으니 실로 대단하다 할 수 있다.
나는 마초가 어찌 공격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살폈는데 통상의 공성 법인 적 성벽에 사다리를 접안하여 성벽을 오르고 충차로 적 성문을 공격하는 방법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수성의 귀재인 학소가 버티는 고장성을 뚫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는 ‘전가의 보도’와 같은 손자병법의 ‘지피지기 백전불태’를 다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앞서 잠시 살폈지만 원 역사에서 제갈량과 학소와의 진창성 공방전이 있었다면, 작금의 이 역사에서는 이 무위의 고장성에서 나 법정 대 (서막과) 학소의 대결이 펼쳐지려 하고 있었다.
전자와 후자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손자병법의 전가의 보도와 같은 지침을 따르는 것이나 다름이 없을 터.
먼저 전자의 경우 병력을 보면 제갈량이 3만, 학소가 1천으로 제갈량의 촉군이 약 30배나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병력 차이는 역시 손자병법에 따른 성을 공격하여 승리할 수 있는 병력 차이인 5배의 차이를 훌쩍 상회하는 것으로, 사실 이 정도 병력 차이면 순식간에 적성을 함락했어야 하는 것이다.
반면 후자인 작금의 아군 상황을 보자면, 고장성 전역에서 아군은 마초의 선봉군 3만에 나의 지원군 약 8천을 더해 총 3만 8천여 병마를 보유하고 있고, 내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알아본 고장성의 서막의 병력은 약 8천으로, 양측의 병력 차가 5 대 1에 가까웠다.
하나,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공성전을 확실히 승리할 수 있는 요건인 5배의 차이에는 채 못 치는 것이다.
그리하여 전자인 제갈량 대 학소의 대결 상황보다 후자인 나의 작금의 상황이 병력 차로 보면 더 불리한 셈이다.
두 번째, 전자의 학소가 지키는 진창성의 경우 작은 성인데 반해, 작금 이곳 무위의 고장성은 무위의 주성으로 성의 규모가 꽤 크며, 서막이 미리 만약의 사태를 잘 대비해 둔 탓에 성이 잘 수리되어 있어, 수비 측인 서막이 원 역사의 진창성의 학소보다 더 유리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달리 말하자면 원 역사의 제갈량보다 나의 상황이 더 좋지 못하다는 소리기도 하다.
이렇게 놓고 보았을 때 원 역사의 제갈량의 2차 북벌 당시 ‘진창성 공방전’보다 작금 나의 ‘고장성 공성전’이 난도가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대신, 후자의 나의 경우 아군은 장비와 마초와 같은 기라성과 같은 장군이 있고, 나 법정의 책략이 더 해질 것이기에, 원 역사의 진창성 공방전의 상황보다 지금이 객관적으로 불리하더라도 이를 충분히 만회할 만한 것이다.
* * *
나는 우선 아군 병력으로 적성인 고장성을 빈틈 없이 포위하게 만든 다음 부관인 미위와 강유를 데리고 성 주변 멀찌감치를 돌며 성을 둘러보았다.
‘흠… 역시 서막이 준비를 철저히 한 티가 확실히 나는군. 성벽의 보수도 잘 되어 있고, 성벽 위에는 적병이 적재적소의 장소에 배치되어 있으니 마초가 어려움을 겪은 것이 이해가 되는군.’
나는 이렇게 성을 둘러본 다음, 고장성 근처 높은 억덕으로 올라가 다시 한번 성을 바라보았다.
나는 이렇게 고장성을 바라며 강유와 미위에게 이리 물었던 것이다.
“미 부관, 강 부관 만약 자네들이 작금의 상황에서 아군의 지휘를 하고 있다고 가정을 한다면 자네들은 저 고장성을 어찌 공략할 것인가?”
이러한 나의 돌발 질문에 미위와 강유는 잠시 답변을 생각하였다.
그리고 미위가 먼저 답을 하기를.
“상서령 소장이 먼저 말씀 올리겠습니다. 소장이 만약 아군의 지휘관이라면 저는 정공법을 택할 것입니다.”
“정공법이라? 어찌 말인가?”
나는 미위의 말이 무엇인지를 알아들었지만 짐짓 마치 모르는 것처럼 미위에게 물었다.
“예, 상서령. 아군의 병력은 고장성의 조적보다 몇 곱절은 많으니 일시에 적 성을 향해 총공격을 하는 것입니다.”
“음… 총공격이라 알겠네. 강 부관 자네의 생각은 어떠한가?”
내가 미위의 말을 듣고 강유에게 그의 생각을 묻자 강유가 입을 열었다.
“예, 상서령. 하문하시니 소장이 말씀 올리겠습니다. 손자병법에 따르면 공성전에서 아군의 병력이 적군보다 5배는 넘어야 이길 수 있다 하였습니다. 한데, 작금 아군은 적보다 손자병법에서 말한 수치인 5배가 채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미 마 장군이 3만의 병력으로 꽤 오랜 시일 동안 조적의 고장성을 공격하였으나 어떠한 성과도 거두지 못했습니다. 아군 지원군 8천이 더해지더라도 그 결과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상서령, 소장에게 결사대가 있으니 소장이 한번 결사대를 이끌고 적들이 예상치 못하는 야음(夜陰)을 틈타 성을 넘어 반드시 성문을 열어 보이겠습니다.”
이렇게 강유는 일전에 강유가 결사대를 이끌고 과감하게 대왕 유비를 공격하던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공격 작전을 나에게 건의한 것이다.
이렇게 나의 질문에 대한 미위와 강유의 답을 보면 두 사람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버지가 대상인이자 촉의 중신인 미축인 금수저 집안에서 태어난 미위는 무언가를 하는데 주저함이 없으니 이는 어릴 적부터 씀씀이에 구애받지 않았던 미위의 삶을 반영하는 것이리라.
그리하여 미위는 만약 자신이 작금의 상황의 지휘관이라면 아군의 전력을 망설임 없이 한꺼번에 투입하는 것에도 주저하지 않는 것이다.
반면 어린 시절 마초와 강족의 연합군에 의해 아버지를 잃은 강유는 미위보다 훨씬 어려운 삶을 살았기에 어떠한 일에도 효율적인 방법을 찾았던 것이고, 그 일환 중 하나가 바로 결사대였다.
‘음… 미위는 대상인 미축의 아들답게 가지고 있는 전력을 쏟아붓는데 주저함이 없군. 대신 강유는 효율을 택하여, 곧장 자신이 결사대를 이끌고 한밤중에 성벽을 올라 고장성의 성문을 열겠다는 과감한 작전을 제안하니, 두 사람의 성격의 차이가 여기서도 극명히 드러나는군.’
나는 두 사람의 답변을 듣고는 잠시 생각을 한 연후에 두 사람에게 말하였다.
“미 부관이 말한 정공법은 확실히 수적 우세의 아군이 택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일 것일세. 하나, 강 부관이 언급했던 것처럼 이미 마 장군이 대왕께서 증원 해주신 1만을 포함한 3만의 정병으로 한참을 공격하였는데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네. 그리고 이러한 공격은 이미 적장인 서막이 계속 막아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쉽게 이를 방어할 것이네.”
이어서 나는 강유를 향하여도 이리 말을 하였다.
“강 부관의 방법은 성공만 한다면 적은 병력으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좋은 수이나, 실패할 경우 자칫 강 부관과 결사대 모두를 잃을 수 있는 위험이 있네.”
그렇게 말을 마친 나는 강유와 미위를 한꺼번에 바라보며 말했다.
“하여, 나는 미 부관과 강 부관의 두 가지 방법을 모두 택하여 저 고장성을 공격할 것일세.”
그랬다.
나는 애초부터 정공법과 변칙 공격을 모두 고려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미위는 전자를 강유는 후자를 택한 것이니 둘 다 내가 생각하는 답의 절반만 맞춘 셈이었다.
과연 내가 이 두 가지 방법을 어찌 합쳐 고장성을 공략해낼 것인지 주목해 보도록 하자.
* * *
이렇게 공격 방법을 결정한 나는 공성전의 정공법에서 빠지면 안 되는 공성무기를 지금 이 자리에서 제작하려 한 것이다.
바로 공성전이 서툰 마초는 앞서 살핀 것처럼 사다리를 성벽에 접안하여 올라가고 충차로 성문을 부수는 통상의 공격에 의존을 하였다.
하나, 여기서 빠진 공성 병기들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사다리보다 성벽을 오르는데 유리한 운제와 그리고 적 성 안으로 엄청난 파괴력을 자랑하는 커다란 바윗돌을 날릴 수 있는 벽력거였다.
나는 지휘 막사로 돌아온 후, 장비와 마초에게 계속 고장성의 포위를 빈틈없이 할 것을 지시하였다.
“장 장군, 마 장군 두 분은 계속 적성인 고장성의 포위를 차질 없이 해주십시오.”
나의 명에 장비와 마초가 군례로 화답하였다.
“소장 등이 상서령의 명을 충실히 수행하겠습니다.”
나는 두 사람을 일어나게 하였고, 나를 이미 여러 전장에서 경험한 장비는 내가 또 무슨 계책을 준비하고 있지 않은지 곧바로 물었던 것이니.
“상서령 소장들에게 고장성의 포위에 만전을 가하라 명하신 것은 소장이 생각하기에 상서령께서 적 성을 공격할 묘책을 준비하실 시간을 버는 것으로 들립니다. 혹 소장의 생각이 맞지 않습니까?”
역시 장비로다.
눈치가 빠르다니까.
“예 그렇습니다 우장군. 확실히 우장군은 지장이십니다. 나의 의도를 뻔히 꿰고 계시는군요. 우장군의 말대로 나는 *좌장군(마초)과 우장군*이 고장성의 포위에 만전을 다할 동안 적 성을 깨트릴 공성 무기를 제작할 것입니다.”
[* 어찌 되었건 1군의 선봉장이 마초였고, 게다가 마초는 대왕 유비가 임명한 사방 장군 중 서열이 가장 높은 좌장군이었으므로, 이를 장비에게 확실히 알리기 위해 일부러 직책 순으로 마초와 장비를 지칭하며 나의 계책을 말한 것이다. 이러한 나의 뜻을 똑똑한 장비가 못 알아들을 리 없을 터.]나의 답변에 장비와 마초가 동시에 눈이 커지며 나에게 물었다.
“공성 무기요? 공성 무기라 하면?”
“예, 그렇습니다. 두 분 좌장군과 우장군이 생각하는 그것들이 맞습니다. 바로 적 성벽을 더 수월히 오를 수 있는 운제와 또한 적 성안으로 큼직한 바윗돌을 날려 적에게 심대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벽력거를 곧바로 만들 것입니다.”
나의 이러한 어찌 보면 당연한 계책에도 장비와 마초는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
“오호! 역시 상서령이십니다. 분명 지금의 공격보다 운제와 벽력거가 포함이 된다면 적에게 굉장한 피해를 입히고 잘만 된다면 저 고장성을 함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장비의 말에 마초 또한 동의하였다.
“우장군의 말이 맞습니다. 소장, 사다리와 충차만으로 적 성을 공격하려고만 했지 미처 운제나 벽력거와 같은 공성무기를 생각지 못했습니다. 역시 계책을 내는 것에는 상서령을 이 천하에서 따라갈 자가 없을 것입니다!”
나는 장비와 마초의 칭찬에 미소를 지으며 답하였다.
“공성 병기가 제때 완성되려면 좌장군과 우장군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하니 두 장군께서 수고를 해주셔야겠습니다.”
나의 말에 장비와 마초가 군례를 취하며 말했다.
“소장 등은 그저 상서령의 명을 따를 뿐입니다!”
그렇게 나는 장비와 마초에게 성의 단단한 포위를 당부한 연후에 부관들에게 즉시 운제와 벽력거의 제작을 지시하였던 것이다.
과연 나의 운제와 벽력거는 어떠한 활약을 할 것인지, 그리고 나의 정공법과 변칙 공격은 어떠한 공성전으로 이 고장성에서 구현이 될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