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70
70. 마초 나에게 선봉군 지휘를 맡기다
“대왕께서는 오나라의 관계 개선 요청에 대해 ‘고려해 보겠다’라고 언질을 주시는 것이 합당할 것이며, 그리고 대왕께서 옹양주의 완전한 점령을 이룬 연후에 오의 사신 제갈근을 돌려보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고려해 보겠다’라는 외교적 수사로 상대에게 여지를 주어 우선 양측이 시간을 벌 수 있는 것이다.
사실 현대적 의미의 외교적 수사로 ‘고려해 보겠다’라는 것은 거부의 의사가 많이 담긴 표현이다.
이 삼국시대와 같은 먼 옛날에도 외교적 수사라는 용어는 없을지라도, 나라와 나라 관계에서 직설적인 표현으로 마찰을 빚는 일은 되도록이면 삼간 것이다.
이렇게 나는 ‘고려해 보겠다’라는 약간은 애매모호한 답변을 할 것을 대왕에게 진언하였고, 대왕은 나의 말이 무슨 뜻인지 금시에 알아듣고는 이를 가납한 것이다.
또한 오의 사신 제갈근을 바로 돌려보내지 않는 것은 혹시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아국의 전략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아예 처음부터 막기 위함이었다.
* * *
이렇게 나는 가정성에서 제갈량과 함께 유비를 알현하고 내가 입안한 ‘신 천하삼분지계’를 유비는 촉의 전략으로 채택을 한 것이다.
그리하여 용무를 마친 나는 곧 장비 등과 합류하기 위해 유비에게 인사를 올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는 순간.
미축의 정보망(情報網)으로 들어온 정보가 이곳 가정성에도 당도하니, 그것은 바로 손권이 육손을 대도독으로 삼아 합비에 대군을 보내 공격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보고입니다! 오의 손권이 대군을 일으켜 합비를 공격하고 있다고 합니다.”
나는 이러한 급보를 접하고 떠나려던 발걸음을 멈췄다.
‘역시, 손권이 나의 예상대로 움직이고 있구나.’
유비는 이 보고를 받고는 나를 쳐다보며 말하였다.
“역시 상서령의 예측대로 정말 손권이 조비를 배신하고 합비를 치고 있소.”
이에 나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유비에게 아뢰었다.
“예, 대왕. 그리고 손권의 대군은 결국 합비를 차지하지 못하고 후퇴를 할 것이 분명합니다.”
나의 이러한 관측(觀測)을 들은 유비가 그것이 타당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흠… 상서령이 일전에 그리고 이번에 말한 대로 이미 조적이 합비에 방비를 제대로 하고 있을 터이니 손권은 합비를 이번에도 차지하지 못할 것이오.”
곁에 있던 제갈량도 이에 동의하였다.
“신 또한 조적이 충분히 합비를 방어해 낼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갈량 또한 동의하듯이 아직 조위의 힘이 대단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조위의 힘이 줄어들 수 있는 또 다른 급보가 가정성으로 전해지니…
* * *
미축이 보낸 보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던 것이다.
바로 조위 내부에 대규모 농민 봉기와 조위 북방의 오환족의 반란까지 일어났다는 급보가 연달아 가정성으로 전해진 것이다.
유비는 조위의 돌아가는 상황이 내가 예상하였던 그대로이자 나를 보며 크게 감탄을 하였다.
“이번에도 역시 상서령이 예측한 그대로요. 과연 조적 내부에서 백성의 봉기를 일으켰고, 게다가 조적의 북방에서 오환족이 반란을 일으켰소. 이로써 조위는 커다란 위기에 봉착한 것이오.”
나는 유비의 말에 공수를 취하며 또 아뢰기를.
“대왕, 작금 조적의 상황이 마치 사면초가에 빠진 듯 하나, 조적은 이 정도로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신이 감히 예상하기로는 조비의 조적은 이를 극복해낼 것입니다.”
나의 말을 들은 유비가 고개를 갸웃하였다.
“흠… 작금 조적은 아국에 연패하고 있는 데다 내부 백성의 봉기와 오환족의 반란 그리고 손권의 합비 공격까지 받으며 내우외환(內憂外患)인 상황인데 조적이 이를 모두 극복해낼 수 있다니. 조적의 힘이 그토록 강대하다는 말인가…”
이에 제갈량이 나의 말을 거들었다.
“대왕, 신 또한 상서령과 같은 의견입니다. 벌써 조적은 화북을 2대에 걸쳐 안정적으로 장악하고 있습니다. 하여, 조적 안팎에 발생한 여러 위기를 충분히 타개할 수 있는 역량이 조적에게는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나의 생각에 동조하는 제갈량의 말까지 들은 유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려. 그 정도로 조적은 강한 것이었지. 그래서 상서령이 고삐를 늦추지 말고 조적을 밀어붙이라 말한 것이로군. 만약 지금 조적이 밀리는 상황에서 장안을 포함한 옹양주 전역을 아국의 영토로 취하지 못하면 결국은 다시 아국은 수세에 몰릴 게 될 것이 분명하오.”
“바로 보셨습니다 대왕. 하여, 조적이 위기에 몰린 이 기회를 살려 곧장 옹양주를 회복(유비의 촉의 입장에서는 역적인 조적이 한의 땅을 무단 점거하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법정은 회복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해야 하는 것입니다.”
나의 말에 유비가 동의하였다.
“그렇지. 상서령의 말이 옳소.”
“예, 대왕. 우선 마 장군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무위를 우장군(장비)과 함께 지원(支援) 하여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함락을 해야 할 것입니다.”
나의 진언을 들은 유비는 나에게 자신이 이끌고 있는 친정군은 어찌 움직여야 하는지 나에게 물었고, 나는 곧 지도를 가리키며 대왕의 1군의 전술에 대해 아뢰었고 유비는 이대로 따르게 되니, 그것은 후에 자세히 밝혀질 것이다.
그리고 제갈량은 내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자신은 성도의 조정과 군량 보급을 확실히 하여 대왕 유비가 북벌을 하는 데 있어서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유비에게 아뢰었다.
* * *
이렇게 가정성에서의 3자 회담이 끝나고 나는 즉시 미위의 호위 아래 장비와 합류하기 위해 곧장 말을 달렸는데, 여기에는 제갈량이 가지고 온 보급품을 실은 보급부대 일천이 함께 움직였던 것이다.
장비는 나와 합류할 것을 고려하여 행군 속도를 맞추고 있었으니 나와 보급 부대가 제때 장비와 합류를 할 수 있었다.
장비와 강유 등의 2군 제장들은 내가 무사히 합류를 하자 크게 기뻐하였다.
“상서령께서 이렇게 제때 합류를 하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예, 장군. 어서 무위로 나아가 마 장군을 원조하도록 합시다.”
– 량주의 치소인 무위군 고장현성(이하 고장성)
한편 법정의 2군이 마초를 돕기 위해 무위로 향하는 그때, 마초는 여전히 서량자사 서막이 항거하고 있는 무위의 고장성을 공격하고 있었으나 끝내 함락하지 못하고 고전을 하고 있었다.
마초는 강족의 전투 방식을 고수했기 때문에 공성전에서 약점을 가지고 있었기에, 무위의 고장성을 지키는 서막은 마초를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서막이 마초의 공격을 잘 막아낼 수 있었던 데에는 서막의 지근거리에서 조력하는 자가 특출난 것도 있었던 것이니 그는 과연 누구일까?
* * *
나와 장비는 행군 속도를 높여 마침내 무위에 당도할 수 있었다.
무위 땅에 당도해 보니 이곳은 퇴적 평원으로 북방에서는 꽤나 풍요로운 땅이었다.
나는 량주자사 서막이 이러한 풍요의 땅에서 나온 식량을 미리 확보를 해두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것을 확신하였다.
‘량주의 강족은 언제든 반기를 들 수 있기 때문에 서막이 미리 군량을 확보해둔 것이 틀림이 없어. 그리고 서막의 그런 대비가 작금 마초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이지.’
나와 장비는 곧 고장성을 공격하고 있는 마초 군의 앞에 나타났다.
“아군이다! 아군의 지원군이 왔다!!”
마초 군은 나의 2군이 지원군으로 나타나자 크게 환호성을 질러댔다.
거기다 떨어져 가던 군량 문제를 일시에 해결할 보급부대의 군량까지 도착을 하니 고장성의 공성전에서 고전을 하던 마초 군은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
나와 장비의 2군이 지원군으로 나타나자 마초는 부관에게 지휘를 잠시 일임하고 곧 우리에게 달려왔다.
마초는 나와 장비를 보더니 포권을 취하며 인사를 하였다.
“상서령, 우장군 이렇게 나를 구하기 위해 먼 길을 달려와 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나는 마초에게 화답을 하였다.
“마 장군께서 량주의 대부분을 함락하신 전공을 잘 전해 들었습니다.”
장비 또한 마초에게 인사하였다.
“마 장군, 이렇게 오랜만에 보니 정말로 반갑소이다.”
“나 또한 우장군을 만나게 되니 실로 기쁠 뿐입니다.”
나는 인사는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곧 마초에게 아군이 어찌 이곳 고장성을 함락할지에 대해 대책 회의를 갖자고 말하였다.
이에 마초는 우리를 지휘막사로 안내를 하였는데, 나의 부관인 강유는 마초를 보고는 억지로 외면을 하였으나 그의 표정이 좋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바로 한 족장 차이로 원수인 마초를 대하고 있으니 그의 마음이 편할 리 없을 터였다.
– 고장성 밖, 마초 군 지휘 막사
지휘 막사로 든 나를 마초가 상석으로 안내했다.
이에 나는 사양을 하려 하자 마초가 말하기를.
“상서령, 상서령께서 일전에 나를 격려하고 대왕께 상주하여 나를 1군의 선봉장으로 삼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상서령께서 우장군과 2군을 이끌고 상용에 이어 양번까지 함락한 일을 얼마 전에 전해 들었습니다. 우장군도 인정할 터이지만 이는 오롯이 상서령의 뛰어난 계책으로 얻는 성과일 것입니다.”
마초의 말에 장비가 동의하였다.
“마 장군의 말이 맞소. 우리 2군이 대활약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상서령의 대단한 계책이 있었기 때문이오.”
장비의 말에 마초가 그것 보라는 듯이 나를 쳐다보며 말하였다.
“상서령, 작금 소장이 이 고장성에 가로막혀 량주의 완전한 함락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소장의 역량으로는 도저히 고장성을 함락할 수 없으니 상서령께서 계책을 내려주시면 소장은 그것을 충실히 수행하여 반드시 고장성을 함락해 내겠습니다!”
이렇듯 마초는 자신을 낮추며 나에게 부탁을 하였는데, 마초는 일전에 내가 모든 의욕을 잃은 자신을 북돋아 주고 거기다 대왕 유비에게 주청하여 1군의 선봉장으로 삼게 한 일을 큰 은혜로 생각하고 있었다.
거기다 내가 장비와 함께 2군을 이끌며 상용에 이어 양번까지 함락하는 대성과를 거둔 소식을 접했기 때문에 나에 대한 경외심이 더욱 커져 있었던 것이다.
거기다 이렇게 내가 장비와 지원군을 이끌고 자신을 돕기 위해 이 머나먼 무위 땅까지 왔으니 얼마나 고맙고 의지가 되겠는가.
더하여 작금 고장성의 서막에 가로막혀 지지부진한 상황에 봉착한 마초는 나라면 필시 저 고장성을 함락할 묘수가 있을 것이라 믿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마초는 나에게 1군 선봉군의 지휘를 맡기려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마초의 요청을 받아들여 선봉군의 지휘를 맡았고, 곧 적의 상황을 살피기 시작하였는데 량주자사 서막과 서막을 보좌하며 수성을 이어가는 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고서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과연 그가 누구일지는 아래 고장성 안의 상황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 고장성 안
서막은 유능한 부관과 함께 마초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었다.
법정의 예상대로 서막은 충분한 군량을 미리 확보해 두었기에 마초 군이 군량이 떨어질 때까지 버티면 분명 마초 군이 퇴각을 할 것이라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촉의 지원군이 나타나다니!
“이런!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분명 마초가 군량이 떨어져 퇴각을 할 참이었는데… 군량뿐만 아니라 지원군까지 오다니!”
“자사, 촉의 지원군이 왔으니 이전과는 다르게 마초 군을 막아내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서막에게 조언하는 부관은 바로 원 역사에서 제갈량의 2차 북벌을 진창성에서 단 1천의 병력으로 막아냈었던 학소였다!
“학 부관 자네의 말이 맞네. 이제부터의 싸움은 정말 어려워질 것일세.”
“예, 자사. 하지만 저들은 대군으로 지원군이 군량을 실어 왔다고는 하나 그것도 얼마 있지 않으면 고갈이 될 것입니다. 자사께서 고장성에 쌓아둔 군량은 족히 1년은 버틸 수 있으니 아군은 성을 지키기만 하면 저들은 군량이 떨어져 어쩔 수 없이 퇴각을 할 것입니다. 그때 아군이 저들을 기습한다면 촉적에게 상당한 피해를 입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