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78
78. 강유에게 사죄하는 마초
마초가 강족 기병을 모집해 오고, 장비 또한 1만 병마로 손쉽게 부평을 함락한 소식을 알려왔다.
여기서 마초가 어찌 강족 전사를 모집하였는지 살펴보면.
나의 명을 받은 마초는 곧 오천 병사를 이끌고 서량 여기저기를 돌며 강족 기병을 모집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마초를 따르는 수많은 강족 용사들이 말을 이끌고 모여들었다.
마초는 이 중 정예 전사 약 오천을 모집하여 아군의 서량 기병대를 창설하였다.
그렇게 무사히 임무를 완수한 마초는 서량 기병대를 이끌고 고장성으로 돌아왔던 것이다.
* * *
마초가 이끌고 온 강족 기병은 하나같이 건장하였으니 마초가 신경을 써서 서량 용사들을 선발한 것이 한눈에도 보였다.
그들은 큰 키에 다부진 체격과 하얀 피부와 벽안(碧眼, 푸른 눈동자)을 가진 이들이 많았다.
아국의 기병이 된 이들은 이후 전장에서 많은 활약을 펼칠 터였다.
그리고 아국에 점점 동화될 것은 자명한 것이리라.
강족의 말 또한 아국의 말에 비해 더 크고 강족처럼 단단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강유, 황서, 미위 등의 부관들을 이끌고 고장성 성 밖까지 나와 마초를 맞이하였다.
마초는 내가 이리 나와서 자신을 반기자 크게 기뻐하면서 ‘서량 기병대’에 강족 말로 명을 내리니 강족 기병들은 즉시 말에서 내려 대열을 갖추어 섰다.
그리고 마초도 말에서 내려 나에게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군례를 올리며 임무를 완성하였음을 보고하였다.
“상서령 소장 마초, 상서령의 명에 따라 강족의 듬직한 전사 오천을 선발하여 왔습니다.”
이에 나는 손수 마초를 일으키며 그의 공을 치하하였으니.
“좌장군 어서 일어서십시오. 좌장군께서 이리 강족의 용맹한 기병 오천을 모집하여 오셨으니 이제 아국은 조위의 기병에 더 이상 당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정말 큰 공을 세우셨습니다.”
내가 이리 마초의 공을 격찬하자 마초는 칭찬을 받은 어린아이와 같은 천진난만한 환한 웃음을 지었다.
“상서령께서 소장을 극찬하시니 정말 기분이 좋군요!”
그러더니 마초는 뒤에 강족 용사들에게 강족 말로 큰 소리로 무어라 외쳤고, 강족 기병들은 강족 특유의 군례를 나에게 올리며 또 무어라 한목소리로 소리쳤다.
나는 이것이 마초가 나를 강족 기병대에게 소개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으나, 이것이 맞는지 확실히 하기 위해 마초에 귓속말로 물으니.
[좌장군, 지금 좌장군께서 강족 기병에게 나를 소개한 것이 맞습니까?]나의 귀엣말 물음에 마초가 고개를 끄덕이며 역시 작은 소리로 답하였다.
[예, 상서령. 제가 저들에게 상서령을 아군의 총사로 소개하며 상서령께 충성을 다할 것을 맹세하라 말하였습니다.]그러니까 마초는 강족 용사들에게 나에 대한 충성 맹세를 하게 한 것이로군.
이에 나 또한 강족 전사들에게 답변을 하지 않을 수 없군.
“좌장군, 내가 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좌장군께서 나의 말을 저들에게 전해주실 수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그게 무에 어렵겠습니까.”
그리하여 내가 강족 기병에게 당부의 말을 하고 마초가 이를 강족 말로 통역하였던 것이다.
* * *
내가 강족의 앞으로 향하니 강족들은 조금은 경계하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마초는 강족 용사들에게 그대들의 총사인 내가 그들에게 당부할 말을 할 것이라 강족 말로 큰 소리로 외치니, 강족 기병은 곧바로 그들 고유의 군례를 취하며 나의 말을 들을 준비를 하였다.
이제 내가 그들에게 나의 말을 할 차례이니.
“서량의 용맹한 강족 전사들이여! 그대들은 여태껏 조적의 탄압과 억압에 시달렸다. 하나, 이제 아국의 대왕이신 한중왕께서 조적의 역괴(逆魁, 역적의 우두머리)인 조비를 토벌하기 위해 대군을 일으키셨기에 좌장군이 한중왕 전하의 지엄하신 명을 받들어, 이렇게 그대들을 조적의 압제에서 구해냈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대들은 한중왕 전하의 하해와 같은 은혜를 입었으니 이제 대왕의 은혜를 갚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또한 그대들을 오랜 시간 동안 속박의 사슬로 괴롭히던 조적에 대한 복수가 될 것이다.
강족의 용감한 용사들이여! 그대들은 강맹한 강족 전사들 중에서도 좌장군이 친히 선발한 정예 중에 정예다! 이제 그대들은 아국의 기병대로서 당당히 전장에 나서게 될 것이며, 조적을 격멸하는 선봉이 될 것이다!”
마초는 나의 말을 강족 언어로 바꾸어 강족 전사에게 전하는데 그것을 전하는 마초도 가슴이 웅장해지니 전하는 목소리에 기대와 흥분이 흘러넘쳤다.
이러한 마초의 감정이 강족 용사에 그대로 전해지니, 강족 전사들은 큰 목소리로 세상이 떠나갈 듯한 함성소리를 지르며 나를 향해 강족 말로 크게 외쳤던 것이다.
이에 약간은 격앙된 마초가 기쁜 표정으로 나를 보며 저들이 한 말을 전하니.
“상서령, 강족 전사들이 상서령의 명을 목숨을 바쳐 받들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아, 그러면 안 되지.
목숨을 바쳐 충성을 바칠 대상은 대왕 유비여야 하는 것이지.
그리하여 나는 마초를 통해 이리 말을 전하게 하니.
“그대들 아국의 새로운 기병대가 오롯이 충성을 바칠 분은 아국의 대왕이신 한중왕 전하시니라. 그대들은 그것을 잊지 말도록 하라!”
마초의 통역을 들은 강족들은 또 한 번 천지를 진동시킬 것 같은 우렁찬 목소리를 내었으니, 마초의 말에 따르면 대왕 유비에 대한 충성을 바치겠다는 맹세란다.
나는 이렇게 마초가 모집해온 강족 기병을 대면하였고, 이어 마초에게 강족 기병을 성 안으로 입성시키도록 하였다.
강족의 기병이 성 안으로 들어오자 성 안의 고장성 백성들은 한편으로는 두려움을 느끼고 또 한편으로 신기해하며 강족 기병을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여태껏 강족은 위나라의 압박에 완전히 복속되지 않고 계속하여 반발을 하고 있었으니 이곳 고장성 또한 여러 차례 강족의 공격을 받았던 것이다.
하지만 공성전에 취약한 강족은 곧 격퇴가 되어 도망쳤다.
아무튼 이로 인하여 강족에 대한 두려움이 백성들에게는 잠재해 있었던 것이다.
* * *
나는 그렇게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온 마초를 치하하고 아군의 새로운 ‘서량 기병대’에 대한 일종의 열병식을 마쳤다.
마초가 서량 기병을 입성 시키자 나는 마초에게 강족 전사들 중 부관을 뽑게 하여 그들을 통해 강족 용사들을 통제하도록 하였다.
그렇게 조치를 취한 나는 마초를 따로 부르게 되니, 이는 내가 마초가 강족 기병을 선발하러 가기 전에 ‘반드시’ 알려야 할 말을 하기 위함이었다.
마초 또한 내가 그를 따로 부르자 자신의 궁금증이 곧 풀릴 것임을 예감하며 집무실로 들었던 것이다.
나는 마초가 안으로 들자 곧 주위를 물렸다.
마초는 내가 자신과 독대를 하자, 내가 그에게 할 말이 중대한 것임을 눈치채고 긴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해야 하는, 아니 해야만 하는 말을 마초에게 꺼냈으니.
“좌장군, 서량 기병대를 통솔하는 등 공무가 바쁘신 좌장군을 이리 따로 부르게 되어 우선은 양해를 바라겠습니다.”
“아닙니다 상서령. 일전에 상서령께서 반드시 소장에게 전해야 할 말이 있다고 하셔서 소장은 그것이 무엇인지 너무나 궁금하여 솔직히 밤잠도 설치고 있었습니다. 오늘 이리 상서령께서 그것에 대해 말씀을 해주실 것이니 이제 소장이 잠을 편히 잘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마초가 들으면 충격적인 말을 하게 됐던 것이다.
“마 장군,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을 듣고 너무 충격받지 마십시오.”
그렇게 서두를 연 나는 곧 얼마 전 대왕으로부터 아문장으로 임명된 강유, 강 부관과 마초의 악연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바로 지난날 마초가 강족과 연합하여 조조와 큰 싸움을 벌일 당시 강족에 의해 기현의 중랑이었던 강유의 아버지 강경이 살해된 일을, 나는 마초에게 이야기하였다.
마초는 나의 말을 듣고는 꽤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으니, 그것은 자신이 바로 강 부관, 강유의 아버지를 죽인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 그것은 곧 마초가 강유의 원수임을 가리키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내… 내가, 내가 강 부관의 아버지를 죽인 셈이로군요. 여태껏 그것도 모르고 강 부관 앞에서 그리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으니 강 부관이 얼마나 화가 났고, 또 나를 죽이고 싶었을지… 아…! 그래서, 그래서 강 부관이 나를 보는 눈빛이 그리도 험악했던 것이로군…”
“예, 마 장군. 사실 내가 따로 강 부관을 불러 천하의 역적인 조비를 토벌하는 대의를 위해 강 부관의 복수를 이만 묻어달라 부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강 부관은 분루를 삼키며 대의를 위해, 대왕을 위해 그리하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마 장군이 직접 강 부관과의 악연을 끊으시는 것이 옳을 것 같아, 이리 어렵사리 마 장군께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나의 말을 들은 마초는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두 손을 모으며 나에게 감사를 표하였으니.
“상서령 고맙습니다. 상서령께서 소장을 염려하시어 이러한 배려를 해주시니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소장이 강 부관에게 정말 큰 죄를 지었으니 당연히 소장이 강 부관을 찾아가 사죄를 해야겠지요.”
마초가 이렇게 결정을 하자 나 또한 포권을 취하며 마초에 감사를 표하였다.
“마 장군께서 그리 어려운 결심을 해주시니 나는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 * *
내가 이리 마초에게 그와 강유의 악연을 이야기하고 마초가 강유에 사과를 하도록 유도한 것은 그것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바로 아군의 핵심 전력인 상장 마초와 젊은 장수인 강유의 수면 아래의 불화가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그것이 폭발하여 아군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은 빨리 털고 넘어가야지 아군이 하나의 편으로 제대로 된 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의 이야기를 듣고는 크게 놀란 마초는 곧 사과를 하기 위해 강유를 찾아갔다.
마초는 강유를 찾자, 강유는 처음에는 마초를 대면하려 하지 않았으나 마초가 강유의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하자 강유는 무거운 마음으로 마초의 말을 들었다.
“가족을 잃는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를 이제는 내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네. 나 때문에 자네의 부친이 강족에 살해를 당했으니 이는 분명 나의 책임이네. 자네의 부친이 돌아가시게 한 큰 죄를 내가 어찌 자네에게 사죄해야 할지 모르겠네. 정말 미안하네. 내가 정말 미안하네…”
그렇게 사과를 하는 마초의 눈에 뜨거운 것이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마초의 사죄를 받은 강유는 마음이 복잡하였다.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
마초와 강유가 있는 공간이 무거운 침묵 속에 시간이 꽤 흘렀고, 드디어 강유는 마음을 정하였는지 어렵사리 말문을 열었는데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분노가 섞여 있었고, 속으로 흐르는 눈물과 함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내 마음으로는 끝까지 마 장군을 용서할 수 없을 터이지만, 대왕을 위해, 나라를 위해 좌장군에 대한 복수의 감정을 가슴속 깊이 묻어 두겠습니다…”
사실상 강유가 마초를 용서하는 순간이었다.
“고맙네. 정말 고맙네…”
마초는 강유의 용서에 감사를 표하고 또 표하였던 것이다.
* * *
이렇게 강유에게 용서를 받은 마초는 곧 량주에서 선발해 온 강족 용사 오천의 앞으로 강유를 데려가 소개를 하였다.
바로 마초는 강유를 뛰어난 용장이라며 치켜세웠고 강족 전사들에게 강유를 잘 따를 것을 명하였다.
이에 강족 기병대는 강유를 따르기로 하니, 이리하여 강유는 이 역사에서도 강족과 깊은 인연을 맺게 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