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90
90. 점점 밝혀지는 법정의 두 번째 큰 노림수
“적의 대군이다! 촉의 대군의 공격이다!!”
진창성의 수비병들이 유비 군의 내습(來襲)을 큰 목소리로 알리며 북을 쳐댔다.
“유비가 공격을 해오다니!”
장합은 크게 놀라 즉시 성루로 나갔고, 정말로 유비가 대군을 이끌고 온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하였다.
“이런! 정말 유비가 대군을 이끌고 이곳 진창성을 치러 왔구나!”
장합이 유비 군의 동태를 예의 주시하였으나, 고작 30리 밖에서 유비 군이 급속 행군을 하여 갑작스레 기습을 해왔기에 장합은 당할 수밖에 없었다.
유비는 조운, 진도, 요화 등의 장수와 함께 2만여 병력을 진창성 밖 30리에 주둔을 하고 있다가, 급 기동을 하여 단번에 진창성을 들이친 것이다.
이 또한 법정이 유비에게 진언한 계책으로 법정은 유비에 척후를 최대한 많이 풀어 적의 동태를 잘 살피고 있다가 적의 움직임이 있을 경우 지체 없이 공격을 가하도록 진언한 것이다.
이렇게 법정이 위연에게 명했던 전략처럼, 유비에게 주청한 계책 또한 단계가 있었던 것이니.
– 회상, 안정 임경성. 유비와 알현하여 계책을 상주하는 법정.
“대왕, 대왕께서 어찌 움직여 주시는 가에 따라 이번 ‘장안 공략전’의 승패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법정의 말에 유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소. 성동격서의 전략에서는 최대한 적의 이목을 끌어 아군이 진짜로 노리는 곳이 어디인지 모르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을.”
“예, 대왕 역시 영명하시옵니다.”
유비는 그러며 나에게 자신이 어찌 움직여야 하는지 상세히 알려달라 말하였고, 이는 내가 오히려 대왕 유비에게 먼저 하고 싶었던 말이다.
이렇듯 군신의 마음이 서로 통하는 것이리라.
“예, 대왕. 그럼 신이 대왕의 하문에 말씀 올리겠습니다. 대왕께서는 견수까지 빠르게 나아가 마치 대왕께서 이끄시는 친정군이 장안을 곧장 노릴 것처럼 하십시오. 그러면 적은 정말로 대왕께서 장안을 노리려 할 것인지, 아니면 그것은 유인책이고 장안으로 향하는 길목인 진창이나 북원을 공략하려 할 것인지 헷갈려 할 것입니다.”
“그렇지. 지난번에도 상서령의 그러한 계책이 제대로 통해 과인이 소관에 이어 안정을 함락할 수 있었소.”
“예, 대왕 바로 그렇사옵니다. 아군의 유인책에 조적이 한번 당하였으나 신이 보기에 아직 저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 같사옵니다. 하여 이번에도 저들이 대왕께서 어찌 움직이실지 몰라 갈팡질팡하게 만들어 아군이 최대한 이득을 얻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귀를 쫑긋 세우고 나의 말을 듣던 유비가 즉시 물었다.
“상서령 어떻게 말이오?”
“예, 대왕. 대왕은 견수로 나가신 다음 좀 더 큰 움직임을 보이시며 조적의 척후가 이를 포착하게 하십시오. 그리되면 조적의 척후는 분명히 조적 장수인 조진과 장합에게 대왕께서 장안으로 향하실 것 같다는 보고를 올릴 것입니다. 그리되면 조진과 장합은 쉽사리 움직이지 못할 것입니다.”
나의 이러한 계책에 유비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다음을 물으니.
“예, 대왕. 그다음은 대왕께서 대군을 이끌고 진창성 밖 약 30리까지 진군을 하시는 것입니다.”
나의 말에 유비는 무언가 알겠다는 표정이었다.
“과인은 상서령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 것 같소! 그리하면 진창성의 장합이 긴장을 하겠군!”
“예, 대왕 그렇습니다. 하나, 대왕께서 진창성을 곧바로 공격하지 않으시고 30리 밖에 주둔하는 것에 대해 장합, 그리고 이를 전해 들을 북원의 조진은 또다시 대왕이 어찌 움직이실지 고민에 빠질 것입니다.”
“알겠소. 과인이 상서령의 계책대로 움직이면 조적은 과인이 어찌 움직일지 몰라 안절부절 할 것이오.”
“예, 대왕. 그러한 때 한중의 위 장군(위연)이 야곡도를 지나 오장원을 점령할 것입니다.”
위연이 오장원을 점령한다고 하자 유비가 놀란 눈이 되었다.
“아…! 그러한 수가 있는 것인가? 그렇지! 과인이 적의 시선을 끌 때 한중군이 오장원을 점령한다면 조적의 입장에서는 고민해야 할 아군이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니 더 애간장이 타겠군!”
“예, 대왕 바로 그것입니다. ‘장안 공략전’의 성동격서(실상은 성서격동)에서 아군은 대왕과 위 장군이 조적의 시선을 확실하게 빼앗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며 나는 위연이 허장성세로 대군으로 꾸며 조적에게 사실은 유비가 서쪽에서 시선을 끌 때, 위연이 장안을 노리는 전략으로 보이게 하려는 것임을 유비에게 말하였다.
그렇게 되면 조진은 위연이 장안을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분명 강을 건너 주력을 배치할 것이고, 이때 위연은 조진의 주력군이 빠져나간 북원을 노릴 것이라 말했다.
여기까지 나의 말을 들은 유비는 자신이 그때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스스로 깨달은 모양이었다.
“아! 알겠소 상서령! 위 장군이 북원을 들이치면 분명 북원에서는 진창과 강 너머에 주둔한 조진에게 구원을 요청할 터이지. 그러면 분명 진창성의 장합은 북원을 구원하기 위해 움직이려 할 것이고, 과인은 장합을 잘 살피고 있다가 장합이 움직이려 할 때 진창을 들이친다! 그것이 아니오?”
역시 유비 또한 지략가라 할 만하지 않은가.
“예, 대왕 바로 그렇사옵니다. 역시 대왕은 영명하시옵니다. 그때 대왕께서 진창을 공격하여 포위한다면 장합은 꼼짝없이 진창성에서 오도 가도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대왕께서는 포위만 하시고 장합을 공격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유비가 이유를 물으니 내가 공수를 취하며 아뢰기를.
“예, 대왕 그것은 장합이 급히 진창성으로 도망쳐 들어간 까닭에 저들이 가지고 있는 군량이 많지 않을 것이옵니다. 반대로 대왕께서는 제갈 군사가 보내온 군량과 함께 안정에서도 상당한 군량을 확보하셨기에 군량에 여유가 있습니다. 하여, 포위를 하고 저들을 굶주리게 만든다면 저들은 싸울 의지를 상실하게 될 것이니, 그때 대왕께서 공격을 하신다면 쉽게 진창성을 함락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의 말을 들은 유비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 내가 상서령이 진언한 계책대로 움직이리다!”
그렇게 유비는 나의 전략에 따라 움직였던 것이다.
* * *
– 다시 진창성 전역으로 돌아와서.
유비가 진창성을 들이치자 장합은 6천 병마를 이끌고 북원을 구원하러 가는 것을 포기하고 유비에 맞서 싸우기로 하였다.
“유비가 대군을 이끌고 기습을 해왔으니 북원의 구원은 할 수가 없게 되었군. 북원에서 정서장군(조진)께도 구원을 청하였을 것이니 정서장군을 믿고 아군은 유비를 막는데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겠어…”
장합의 말에 학소도 동의를 하지 않을 수 없었으니.
“장군의 말씀이 맞습니다. 이미 유비가 성을 둘러싼 포위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장군의 말씀처럼 아군이 이 진창성에서 유비 군을 막는데 최선을 다해 유비가 북원으로 가는 것을 막는 것도 작금의 상황에서는 최선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장합과 학소는 유비의 진창성에 대한 대공세에 맞설 준비를 하며 마음을 다지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유비는 진창성을 포위만 할 뿐 공격을 하지 않았다.
유비가 공격을 해오지 않자, 장합은 학소와 그 이유에 대해 상의를 하였다.
“유비가 포위를 할 뿐 공격을 하지 않는데 어째서일까? 학 부관 자네의 의견은 어떠한가?”
장합의 물음에 학소가 한동안 생각을 하더니 무언가를 알아차렸는지 어두운 얼굴이 되어 두 손을 모으며 답을 하였다.
“장군, 소장의 생각에 유비는 아군의 군량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 공격을 가하려는 것 같습니다.”
학소의 말에 장합이 놀란 눈이 되었다.
“뭣이? 그렇다는 이야기는 유비가 아군을 아사(餓死) 직전까지 몰아붙여 아군이 싸울 힘조차 없게 만들려는 수작이란 것인가?”
“예, 장군. 그렇습니다.”
“흠… 그렇다면 큰일이 아닌가!”
장합이 이리 당황을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으니.
바로 법정이 유비에게 말했던 것처럼, 실제 진창성의 군량은 그리 많지 않았기에 만약 유비가 포위를 길게 가져간다면 진창성은 버티기가 어려운 실정인 것이다.
학소는 굳은 얼굴로 장합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이러한 유비의 공격 방식 또한 촉의 책사 법정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 분명합니다. 아군이 급히 진창성으로 들어오게 만들고 또 다른 대군으로 북원을 쳐 아군을 고립시키려는 술수 같습니다.”
장합은 학소의 말에 또다시 법정에게 당하였다는 표정이었다.
“또 촉의 책사 법정의 술책이란 말인가? 도통 놈의 못된 수작을 짐작조차 할 수 없으니… 이리 매번 당할 수밖에 없다는 말인가!”
장합이 한탄을 하자 법정과 직접 대결을 펼친 바 있는 학소가 말하기를.
“장군, 그래도 다행인 것은 작금 진창성을 포위하고 있는 유비 군에 책사 법정이 없다는 것입니다. 만약 법정이 있었다면 아군은 군량이 떨어지기 전에 법정의 농간에 걸려 성이 함락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나, 유비가 직접 이끄는 저 촉군은 법정 있는 것에 비하면 아군이 싸울만합니다. 그렇게 유비 군을 잘 막다보면 분명 북원을 구원한 정서장군의 대군이 이곳 진창으로 지원을 올 것입니다.”
학소의 말에 어느 정도 마음을 추스른 장합이었으나, 촉의 책사 법정이 유비 군에 없다면 어디에 있는 것인지 순간 엄청난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잠깐! 한데, 작금 아군이 가장 경계해야 할 촉의 책사 법정이 유비의 친정군과 함께 하지 않는다면 그는 지금 어디 있다는 말인가?”
장합의 지적에 학소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그렇군요! 촉적 책사 법정이 유비 군에 없다면 분명 또 다른 술책을 획책하고 있는 것이 분명할 것인데…”
그러며 학소는 무언가 뇌리를 강하게 스치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을 장합에게 말하자 장합의 얼굴은 흑빛이 돌았던 것이다.
이렇게 학소가 생각한 법정의 또 다른 계책이 정말로 법정의 실제 전략과 일치할 것일지는 앞으로의 전개에서 밝혀질 것이다.
* * *
한편, 조진은 무공수 너머에 진을 쳐 촉군의 장안 공격에 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촉군이 북원을 들이쳤다는 급보에 뒤통수를 세게 맞은 느낌이었다.
‘이런! 내가 촉적에, 아니 촉의 책사 법정에 또다시 속았구나! 법정의 진짜 목적은 북원을 함락하여 진창의 장합군과 아군을 분단시키려는 속셈이야!’
그리하여 조진은 2만 병마를 남기고 나머지 2만 병력을 이끌고 부랴부랴 북원을 구하기 위해 움직였다.
5천 병마를 이끌고 오장원을 내려와 북원을 들이친 위연은 진창성의 유비처럼 북원을 포위한 채로 공격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척후로부터 조진이 구원군을 이끌고 온다는 보고를 받고는 미련 없이 병력을 거두어 오장원으로 돌아갔던 것이니, 이 또한 법정의 전략 중 일부였던 것이다.
이렇게 법정의 계책에 제대로 속아 서쪽의 조진과 장합은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갈림길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선택에 있어 우물쭈물하게 되는 것은, 만약 선택이 잘못되어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될까 봐 걱정하기 때문이다.
법정은 이러한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여 조위의 장수들에게 법정이 제시하는 갈림길 중에 한곳을 고르도록 선택하게(실상은 강제) 한 것이니, 조위의 조진과 장합 등은 촉군이 어찌 움직일지 생각을 해야 했고, 촉군 기동의 경우의 수에 따른 선택을 해야 했기에, 흔들릴 수밖에 없던 것으로 법정에게 철저히 농락당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제 법정의 이번 ‘장안 공략전’의 진짜 전략을 밝히게 될 때다.
상술한 바처럼 법정의 두 가지 큰 노림수가 있다고 하였다.
그 첫 번째 노림수는 바로 위연군의 기동이었으니, 위연은 법정의 명에 따라 요충지인 오장원을 점령하고 이어서 법정의 전략에 따른 움직임을 가져갔던 것.
하지만 법정의 진짜 노림수는 그것이 아니었으니, 그것이 무엇인지 이제 법정의 시선에서 상세히 서술하겠다.
나는 2군(마초와 장비가 이끄는 병력으로 편의상 2군이라 하겠다.)을 이끌고 낙수를 타고 내려가 내가 노리는 곳을 공격하였다.
나는 우선 보병 2만 천여 명으로 공격을 시작하였고, 아군이 가설한 다리를 건너 마초와 장비가 기병을 이끌고 나타나 아군의 공격에 가세하였다.
마초는 공격하는 곳이 어디인지를 확인하자 눈이 커지며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빙그레 미소까지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좌장군. 맞습니다. 장군이 지난날 조조와 큰 싸움을 벌였을 때 공격을 했던 동관입니다.”
유비와 위연이 확실히 서쪽에서 조진과 장합을 유인하는 동안 나는 진짜 노리는 곳을 공격해 들어간 것이니.
내가 한참을 우회하여 낙수를 타고 공격해 들어간 곳은 바로 동관이었다!
동관은 동쪽에서 장안으로 들어오는 길목으로 지난날 마초가 조조와의 대결을 펼칠 때 조조조차 예상하지 못한, 마초가 기습을 한 곳이다.
나는 이러한 마초의 동관 기습이 참으로 좋은 수였다 판단을 하고 이 역사에서 다시금 이를 재현한 것이다.
마초는 동관을 보고는 만감이 교차하는 모양이었다.
지난날 분명 마초가 동관을 쳤을 때 조조의 허를 제대로 찌른 것은 분명하였다.
하나, 그다음 이어진 전투에서 조조에 패하며 이 좋은 수가 결국은 허사가 되었던 것이니.
그때 마초가 조조에 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으나, 마초가 이끄는 병력은 강족과 연합군의 성격이 강해 체계적인 지휘 체계가 확립되지 못한 상황이 그중 하나일 것이다.
조조는 마초 군의 이러한 약점을 간파하고 이를 철저히 이용하여 마초를 무찌른 것이다.
하나, 이 역사에서 두 번째로 동관을 공격하고 있는 2군은 전자에 비해 지휘 체계가 확실하기에 지난날 마초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터였다.
동관의 위나라 병사들은 우리 2군이 낙수를 타고 내려와 갑자기 공격을 가해오자 당황을 하며 어떡해서든 막으려 노력을 하였다.
하나, 이미 연전연승을 거듭하며 기세가 오를 때로 오른 상승 군인 아군을 동관의 적 따위가 어찌 감히 막아낼 수 있다는 말인가.
나는 2군의 능력을 모두 발휘하여 총공격을 가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동관을 함락할 수 있었다.
이렇게 동관이 함락되자 나는 동관의 수리와 방어, 그리고 포로들의 관리에 들어가는 한편, 즉시 마초에게 명을 내렸고, 마초는 나의 명을 받고는 눈이 커지며 놀라고 마는데…
과연 내가 마초에게 내린 명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