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91
91. 법정의 계책에 넘어가 조진 대군을 소환하는 조비
나는 동관을 함락하자 곧바로 마초를 불러 명을 내렸고 마초는 나의 명을 받고는 놀라는데…
“좌장군, 좌장군은 지금 당장 기병 오천을 이끌고 장안을 공격하십시오!”
“장안을 말입니까? 한데 겨우 오천으로 어찌…”
마초가 놀라는 한편 우려에 섞인 말을 하자 나는 싱긋 웃었다.
“좌장군 내가 좌장군에게 설마 오천 병마로 장안을 함락하라 말씀드리겠습니까. 이는 조비에게 공포를 심어주기 위한 선동책(煽動策)입니다. 지난날 조비의 아비인 조조를 벼랑 끝까지 밀어붙인 좌장군이 다시 기병을 이끌고 장안에 나타난다면 조비는 기겁을 할 것입니다. 그리되면 조비는 아군에 의해 장안이 함락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되어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고 분명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될 것입니다. 하니, 좌장군은 오천 기병으로 마치 당장이라도 장안을 공격할 것처럼 하여 조비를 두려움에 떨게 만드십시오. 그러한 연후에 다시 이곳 동관으로 돌아오시면 됩니다.”
나의 명이 무엇을 노리는지를 확실하게 알게 된 마초는 밝은 표정으로 군례를 취했다.
“알겠습니다 상서령! 소장, 상서령의 명을 받들어 당장 기병을 이끌고 장안으로 갈 것입니다!”
그렇게 마초는 나의 명에 따라 즉각 오천 기병을 이끌고 장안 공격에 나선 것이다.
* * *
한편 조비가 있는 장안에서는…
4중고 중 3가지 고통이 한꺼번에 해결되며 좀 살만해졌던 조비는 장안 서쪽 전역에서 다시 전해지는 촉의 공세 소식에 불안함을 아니 느낄 수 없었다.
‘짐을 괴롭히던 네 가지 중 세 가지가 해결이 되었는데 아직 유비 놈을 처리하지 못하고 오히려 아군이 유비 놈에게 당하는 소식만 전해지고 있구나. 이는 분명 촉적 책사 법정의 농간임에 분명해. 그렇지 않고서야 유비 놈이 그렇게 움직일 수 없는 것이지. 정서장군 조진이 대군을 이끌고 있는데도 유비에게, 아니 법정에게 놀아나다니. 여기서 만약 양번의 조인처럼 조진이 법정에게 당하는 날이면 이곳 장안도 안전하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인데…’
그렇게 다시 속이 답답해질 때쯤 조비를 완전히 경악하게 만드는 일이 발생하였으니, 그것은 바로 용맹한 서량 기병을 이끌고 마초가 장안에 나타난 것이다!
“폐하! 촉적 마초가 기병 수천을 이끌고 이곳 장안을 공격하려 하고 있습니다!”
“뭐… 뭐라? 마초가? 어떻게 갑자기 마초가 이곳 장안에 나타난다는 말인가?”
용맹한 강족 기병을 이끌고 순식간에 장안에 도착한 마초는 장안성 주위를 돌며 서량 기병과 함께 함성 소리를 내지르며 온통 난리를 치며 당장이라도 장안을 들이칠 것처럼 행동했던 것이다.
이리 되자 장안의 민심은 금시에 흉흉해졌고, 조비는 너무 놀라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빠르게 뛰었다.
“마초가 어떻게 갑자기 동쪽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말인가! 거기다 놈이 이끌고 온 병력은 흉포한 서량 기병이라는데 놈들이 성을 넘게 되면 모든 것을 파괴할 것이야!”
그리하여 조비는 옹주자사이자 장안성 성주인 곽회에게 마초의 공격에 철저히 대비하라는 명을 내렸던 것이다.
곽회는 조비의 명을 받들어 성벽에 장안의 병력 대부분을 배치하고 마초의 공성에 맞서 싸울 준비를 하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마초가 기병을 이끌고 다시 동쪽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마초의 위협이 사라지기는 하였으나, 조비의 놀란 마음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으니.
‘선제(조조)를 커다란 위기에 빠트린 마초가 이번에는 짐을 노리고 있어! 놈이 비록 그냥 돌아갔지만 다음번에 올 때는 더 많은 병력을 이끌고 와 이곳 장안을 정말 쑥대밭으로 만들려 할 것이야! 이를 어찌하면 좋다는 말인가.’
그렇게 진정되지 않은 조비의 놀란 가슴은 다음 급보를 전해 듣고는 공포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니.
그것은 바로 한술 더 떠 동관이 함락되었다는 비보가 전해진 것이다. 그것도 이번에도 또 법정이란다! 촉의 책사 법정!
“동관이 함락되다니! 그리고 또 법정이라는 말인가? 또 법정이야? 법정이 동관을 함락했다고?”
이 급보를 전해 들은 조비는 겁이 덜컥 났다. 공포가 온몸을 휩싸고 돌았다. 당장이라도 법정이 대군을 이끌고 장안을 들이쳐 함락을 하고 자신을 붙잡을 것 같은 최악의 상황이 그의 머릿속에서 빠르게 그려져 나갔다.
이는 법정이 조비를 뒤흔드는 수로 법정은 마초가 돌아오자 동관의 포로 중 하나를 장안으로 보내 조비에게 동관 함락 소식을 알리게 한 것이다.
바로 지난날 법정이 상용 공략에서 써먹었던 방법으로 이때도 조비가 법정의 계책에 흔들렸기 때문에 법정은 또 한 번 이 수를 썼던 것.
이제까지 조위의 명장들을 모두 꺾어가며 위나라를 커다란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법정이 이제 장안을 아니, 조비 자신을 직접 위협하는 단계까지 오자 조비는 법정에 대한 극악의 공포심이 느껴졌다.
‘법정이… 촉적 책사 법정이 직접 동관을 함락했다. 그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바로 법정 놈이 직접 군을 이끌고 마초의 흉포한 기병까지 더해 이곳 짐이 있는 장안을 노린다는 말이 아니던가. 법정 놈이 공격해서 아니 함락된 아국의 성이 없었고 놈은 평야에서도 아군의 대군과 싸워 이긴 무시무시한 놈이다. 놈한테 당한 아군 병력이 최소 10만이 넘어가는데 작금 장안에는 겨우 1만의 수비병 밖에 없어. 놈이 당장이라도 장안을 공격해 오면 그대로 장안은 함락이 되는 것이다. 그리되면 짐이 놈에게 잡히게 되는 것이야! 아니 법정 놈에게 잡혀 저잣거리에 끌려가 죽임을 당할 수도 있음이야! 안 되지! 그러면 안 되지!! 작금 가장 중요한 것은 짐의 안전이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 조진에게 대군을 이끌고 와 짐을 지키라 명을 해야겠어!’
그렇게 생각한 조비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 조진에게 급히 전령을 보내 장안을 구하러 오라 명 한 것이다.
* * *
여기서 나의 커다란 두 번째 노림수를 다시 세부적으로 나누어 보자면.
내가 동관을 점령하여 조위의 구원군을 막고 장안을 지키기 위해 조진의 대군이 장안으로 향하면 대왕 유비가 우부풍까지 함락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이다.
그다음 서, 남, 동 세 방향에서 유비의 친정군, 위연군, 그리고 나의 2군이 동시에 장안을 포위하는 것이 두 번째 단계.
이어서 성도에서 제갈량이 추가로 병력을 보내 장안 포위망을 더욱 굳히게 되면 조비는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세 번째 단계이다.
이렇게 조비가 있는 장안의 포위망을 구축하게 된 아군은 성도를 통한 군량 보급이 제갈량 덕에 원활할 것이기 때문에 느긋하게 조비를 말려 죽일 수 있는 것이다.
장안에는 많은 백성과 최소 6~7만 이상의 병력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소모되는 식량이 상당할 것이다.
그리하여 시간이 지나면 군량이 떨어져 조비는 항복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그렇게 나는 오래 걸리지만 확실하게 조비를 장안이라는 올가미에 갇히게 하여 말려 죽이는 전법을 처음부터 구상을 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겼던 것이다.
* * *
이러한 나의 전략이 맞아떨어지니, 유비 군과 위연 군을 막고 있던 조진은 조비의 명을 전달받고는 북원의 병력까지 모두 빼내어 5만 대군을 이끌고 조비를 보호하기 위해 장안으로 향했던 것이다.
사실 조진은 조비의 명이 있기 전에 위연이 북원에서 물러나 오장원으로 돌아가자, 이것이 또 다른 유인책인 것을 알고는 허탈해 하면서도, 이 계책의 주인공이 분명한 법정에 대한 분노가 일었다.
‘이번에도 촉적 책사 법정의 꾀임에 빠져 내가 우왕 좌왕 하고 있구나! 어떻게 나는 놈에게 이리도 쉽게 휘둘릴 수 있다는 말인가!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법정을 잡아 놈에게 제대로 분풀이를 하고 싶구나!’
그렇지만 조진은 정서장군으로 이성적 판단을 해야 하는 사람이었기에 법정에 대한 분노를 억지로 누르고 서쪽 전선의 상황을 살피니, 작금 유비가 대군을 이끌고 진창성을 포위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난번에는 유비가 유인을 해서 위연이 오장원을 점령하더니, 이번에는 위연이 나를 유인하여 유비가 진창을 치게 하는 수법이 분명해. 이러한 꼬임에 내가 휘둘리지 않으려면 단순하게 판단하여 곧장 실행에 옮기는 수밖에 없어. 그래, 작금 진창의 장합이 유비 군에 포위되어 위기에 빠졌으니 나는 대군을 이끌고 장합을 구하면 되는 것이야. 고민할 필요도 없어!’
이리 판단한 조진은 곧 수만 병력을 이끌고 진창의 장합을 구원하기 위해 나서려 하였는데 그때 장안의 조비가 급히 보낸 전령이 북원에 당도하여 조비의 다급한 명을 전했던 것이다.
“뭣이? 법정이 동관을 함락하고 마초가 기병을 이끌고 폐하께서 계신 장안을 기습까지 했다는 말인가?”
“예, 정서장군 그렇습니다. 여기 폐하께서 내리신 군령장(軍令狀)에 그 내용이 상세히 나와 있을 것입니다.”
이에 조진은 군례로 조비의 군령장을 받고는 그것을 즉시 펼쳐 조비의 명을 확인하였다.
거기에는 조비의 다급한 마음이 담긴 내용이 적혀 있었으니, 결론은 법정이 언제 장안으로 들이닥칠지 모르니 당장 조진이 대군을 이끌고 조비를 보호하러 오라는 명이었다.
이리 되자 조진에게 가장 급한 일은 조비의 명을 받들어 장안으로 대군을 이끌고 가는 일이 되었고, 이는 장합의 구원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진창의 장합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작금 가장 시급한 일은 폐하의 명에 따라 장안으로 가 폐하를 법정의 마수로부터 보호하는 일이야.’
이렇게 법정의 후림계에 넘어간 조비가 잘못된 판단으로 내린 명으로 인해 조진은 서쪽의 방어를 포기하게 되었고, 반대급부로 촉은 어부지리를 얻게 된 셈이었으니.
바로 오장원의 위연은 조진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다가 조진이 급히 대군을 이끌고 동쪽으로 향하자 쾌재를 부른 것이니.
그것은 바로 법정이 위연에게 내린 명령서에 나온 내용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상서령께서 내가 오장원을 점령하고 조진의 움직임에 따라 북원을 도모하는 척하며 조진의 시선을 끌게 되면, 상서령이 그때를 이용해 장안을 노릴 것이니 그리되면 조진이 조비를 구하기 위해 대군을 장안으로 뺄 것이라 했어. 한데, 정말 상서령의 말씀대로 되고 있지 않은가. 이제 내가 할 일은 무주공산이나 마찬가지인 북원을 점령하고 이어서 진창을 공격하고 계실 것이 분명한 대왕을 지원하는 일이겠지! 바로 실행에 옮겨야겠어!’
그렇게 위연은 오장원에 일단의 병력을 주둔시킨 후 주력을 이끌고 주인 없는 북원성을 무혈입성하였던 것이다.
* * *
한편, 장합과 학소가 유비의 포위에 막혀 있는 진창성에서는…
지난 이야기에서 학소는 유비 군에 법정이 있지 않은 것에 대한 이유를 생각하고 스스로 크게 놀랐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장합에게 하자 장합의 얼굴을 흑빛이 되었으니.
이제 학소가 장합에게 한 말이 무엇인지 살펴보자면.
“좌장군, 아무래도 촉적 책사 법정이 작금 유비 군 진영에 없다는 것은 법정이 다른 곳을 노리려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법정이 다른 곳을 노리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장합의 물음에 학소가 답했다.
“예, 장군. 제가 법정과 싸움을 해본 결과 법정은 유인책을 쓸 때 아군에 가장 큰 타격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여, 제 생각에는 유비 군도 위연 군도 모두 법정의 유인책으로, 실상 법정이 노리는 곳은 다름이 아닌 폐하께서 계신 장안임에 분명합니다!”
학소의 답변에 장합의 얼굴은 흑빛이 된 것이라.
“뭐… 뭣이? 법정이 폐하께서 계신 장안을 직접 노린다는 말인가?”
“예, 장군. 제가 법정을 많이 겪지는 못했으나 분명 그러할 것입니다.”
장합은 학소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손이 벌벌 떨리더니 법정의 계책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하나, 그때가 너무 늦었다.
“자네의 말대로 법정이라면 충분히 그러도고 남을 책사야. … 아차! 성동격서로구나!”
학소도 장합의 말에 동의하였으니.
“예, 장군 저의 생각 또한 같습니다. 법정이 성동격서의 계책으로 아군을 철저히 홀린 것입니다.”
장합은 그제야 자신들의 처지가 큰 위기에 처하게 되었음을 직감했으니, 바로 조진이 장안으로 공격해 올 법정을 막기 위해 대군을 이끌고 장안으로 향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리 되면 장합을 구원할 조진 군은 없을 것이니 유비 군의 포위에 말라죽는 것만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빠질 것이 자명한 것.
그리고 더 나아가 조진이 북원의 병력까지 몽땅 빼내어 조비를 지키기 위해 장안으로 향했다면 이는 북원을 오장원의 촉군에게 고스란히 내주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되면 북원을 점령한 촉군이 이어서 이곳 진창성까지 들이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그것은 장합의 진창성이 함락되는 것을 더욱 앞당기게 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장합은 이런 최대 위기에 빠지자 이를 어찌 수습해야 하는지 고심을 하였고, 마침내 결심을 하고는 학소에게 자신의 뜻을 밝히니 학소는 굳은 얼굴로 이를 받아들였다.
과연 장합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은 무엇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