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Follicle Exhibition RAW novel - Chapter 163
162화 오환사마(烏丸司馬) 고순 (2)
————– 162/753 ————–
여포가 솔중왕 자리를 주겠다 말하자 철탈의 눈이 튀어나올 듯 커졌다.
“그게······ 정말 가능하겠소? 왕호를 내리는 것은 천자인데 여 장군이 어찌 천자를 움직일 수 있단 말이오?”
철탈은 반신반의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여포에게는 확신이 있었다.
“지금 협천자하고 있는 동 상국과 나는 맹방이오. 게다가 본인은 지금 호오환교위로 유주에 온 것이니 솔중왕에 합당한 오환 대인을 천거하는 것 역시 본인의 일이오.”
철탈에게 솔중왕 자리는 꽤나 매력적인 자리였다. 그가 지배하고 있는 대군 오환부의 규모는 오환의 육 부 중에서 가장 작다. 하지만 규모가 작다하여 그의 야심마저 작은 것은 아니었다.
‘솔중왕이라······. 육 부의 오환대인들 중에서 왕을 자칭하는 자는 있으나 솔중왕의 왕호를 받은 자는 아무도 없지.’
오환의 육 부 중에서 가장 큰 세를 가지고 있었던 상곡 오환부의 난루 역시 솔중왕의 왕호를 받지 못했다. 삼군 오환의 실질적인 지배자였던 구력거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고작 수백의 궁려를 거느린 철탈이 솔중왕을 바랄 수가 있었겠는가. 하지만 이제 그 이름이 여포의 입에서 나왔다. 솔중왕에 오를 수만 있다면 그리고 여포가 유주의 주인이 된다면 오환왕의 자리도 더 이상 꿈만은 아닌 것이다.
‘난루가 죽고 그 족인들이 내게 귀부해오고 있으니 나는 오래지 않아 수천의 궁려를 거느리게 될 것이다. 여포를 등에 업고 오환왕의 자리에 오르는 것도 꿈은 아니지.’
여포가 던진 파문에 철탈의 머릿속은 복잡한 계산으로 어지러웠다.
‘여포의 장인이 되면 금상첨화겠으나 아쉬운대로 그의 오른팔과 연을 이어 놓아야지. 게다가 내 딸의 정인이라하니 다행이로다. 하지만 조금 더 밀고 당기는 게 필요하겠지?’
철탈의 두 어깨에 족인의 명운이 달려 있으니 조금은 약은 행동이 필요했다.
“음······!”
철탈이 재차 침음성을 흘리자 여포는 가후에게 도움을 바라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그러자 눈치 빠른 가후는 여포의 속내를 알아차리고 도우러 나섰다.
“철 대인. 소생, 군사 가후 문화라 하오. 소생이 한 말씀 드리겠소..”
가후의 말에 철탈의 시선이 여포에게서 그에게로 옮겨갔다.
“여 장군께서는 철 대인의 도움으로 당시 무맹종사였던 장 총령을 구할 수 있게 된 것에 깊이 감사하시고 있소. 때문에 어떻게든 철 대인께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향후의 일을 결정하시고자 하시오.”
가후는 이렇게 밑밥을 뿌리고 대어를 낚을 때를 기다렸다.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 나, 철탈은 대군 오환의 오환대인으로 자나 깨나 족인들의 생각 뿐이오.”
“오환의 육 부 중에서 대군 오환부가 가장 규모가 작고, 빈궁하다고 알고 있소.”
“가 선생의 말이 틀리지 않으나 들으니 달갑지는 않구려.”
“소생이 대인의 속을 긁으려 그리 말을 했겠소? 대인께서 장군의 청을 받아들이신다면 장군께선 오환과의 교역을 철 대인께 맞기실 거외다. 어떻소?”
“그렇게만 된다면야 더 좋을 수가 있겠소?”
광양과 탁으로 가는 길은 흑산적이 있어 오갈 수가 없었다. 그러니 기주와의 교역은 글렀고, 부여로 가는 길은 공손찬이 막고 있으니 장성 너머 선비족과 교역을 하고 싶어도 물건이 없었다.
그런데 병주에서 오환과의 교역을 자신과만 하겠다하니 철탈에게 얼마나 반가운 소리겠는가.
하지만 이것도 유주 진출을 준비하며 가후가 단목영과 논의를 끝낸 부분이었다.
‘철 대인, 군사라도 하나 두셔야 밑지는 장사를 안 할 수 있을 거요.’
가후의 제안은 단순히 철탈에게만 좋은 제안이 아니었다.
여포가 정원과 싸울 때 선비병은 정원의 편에 섰었다. 선비족은 여포군과 전투를 벌여 대패했고, 선비 영웅 단석괴의 아들, 화련이 목숨을 잃었다.
수천에 달하는 선비병들이 포로로 잡히기까지 했으니 한인에 대한 선비족의 반감이 극에 달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인 상단인 영보상단이 선비와 교역을 제대로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러니 지금 가후가 철탈에게 한 제안은 영보 상단이 선비와 교역을 하기 위해 오환을 중간에 끼워 넣는 모양새가 되는 것이다.
“결심이 서셨소?”
“······.”
철탈은 답이 없었다. 그는 입을 굳게 다문 채 고심했다. 그러자 가후는 그를 재촉했다.
“대인,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 했소.”
“족인의 미래가 걸린 일이니 쉬이 결정할 수 없지 않겠소.”
“대인은 가부만 결정하시오. 고순 장군의 장인이 되어 주시겠소? 말겠소? 어떤 결정을 하시든 여 장군께서 대군 오환부의 안전을 보장하실 것이외다.”
가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호희의 아련한 눈빛이 철탈의 마음을 헤집어 놓았다.
“그리 좋더냐?”
철탈이 묻자 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 허락해 주세요.”
“알았다, 알았어.”
* * *
여포는 고순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쿡 찔렀다. 그러자 고순은 벌떡 일어나 철탈에게 읍을 했다.
“철 대인, 감사합니다.”
고순이 읍을 하자 철탈은 잔뜩 못 마땅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대인이라니?”
이에 고순은 난감한 처지가 되었다. 어찌 해야 할지 안절부절 했다. 그러자 일순간 철탈의 표정이 온화하게 바뀌었다.
“장인어른이지. 다시 해보게.”
“예, 장인어른.”
고순은 입이 귀에 걸려 다시 읍했다.
“장인어른, 감사합니다.”
“자네만 믿고 대군 오환부의 장중주를 보내니 평생토록 아껴주어야만 하네.”
철탈의 말에 철능도 거들고 나섰다.
“내 동생 눈에 눈물 나게 하면, 매제의 눈에는 피눈물이 나게 해줄 거요.”
고순의 혼인 얘기가 일단락되자 여포는 잔을 들고 일어섰다.
“고순, 어서 삼 잔을 비워 장인에게 예를 갖추어야 하지 않겠느냐?”
여포는 고순이 철탈에게 석 잔 술을 받는 동안 술잔을 치켜들고 수하제장들에게 우렁찬 목소리를 품어냈다.
“오늘은 고순의 혼담이 성사되었으니 기쁘기 그지 없구나. 형제들이여, 한 잔 술을 비워 우리의 기쁜 마음을 전하자.”
그렇게 다시 달아오른 주연의 분위기는 밤이 깊어서야 가라앉았다.
삼경이 지나자 하나둘씩 자리를 떴고, 고순 만이 철탈 부자의 술상대가 되었다.
고순은 평소 술을 즐기지도 않을뿐더러 어쩔 수 없는 자리라도 결코 취하도록 마시는 법이 없는 자였다. 하지만 오늘만은 예외였다. 장인의 술을 거절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술이 동이 난 후에야 주연이 끝났다.
* * *
족인들이 궁려 안을 치우는 사이 철탈은 의자에 몸을 깊이 묻고는 두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연신 술냄새를 잔뜩 풍기는 입김을 불어대고 있었다.
“아버지, 물 한 잔 드시어요.”
호희가 물을 가져오자 철탈은 슬쩍 실눈을 뜨고 잔을 받았다.
벌컥벌컥! 요란한 소리와 함께 철탈의 목젖이 요동질쳤다. 한 잔으로는 부족했는지 깨끗이 비워버린 잔을 다시 척하니 내민다.
호희는 이럴 줄 알았다는 듯 물주머니를 가지고 있었다.
철탈은 두 잔의 물을 마시고 나서야 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간만에 애비노릇을 제대로 했더니 딸년에게 물을 다 얻어 마시는 구나.”
철탈은 혼인을 허락한 것을 두고 슬슬 잘난 척을 할 참이다.
“피이-!”
호희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녀석, 부끄러워 하기는······. 사내들과 어울려 산으로 들로 사냥하러 다닐 때에는 선머슴 같더니 드디어 너도 짝을 찾았구나.”
“몰라요.”
호희는 철탈의 팔을 앙증맞게 두드리며 몸을 베베 꼬았다.
철탈은 흡족한 듯한 표정으로 호희를 바라보다가 목소리를 깔고 말문을 열었다.
“오늘 밤은 사위의 군막에서 보내거라.”
철탈의 말에 호희는 정색하며 대꾸했다. 지금껏 고순과 함께 밤을 보낼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으나 그러지 않았다. 혼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혼례를 올리기도 전에 함께 밤을 보내라 하니 호희가 정색을 할 밖에······.
“아버지! 처녀 더러 사내와 밤을 보내라 하십니까?”
“흥! 오환의 계집이 정절이라도 논하려느냐?”
“그럼 안 될 이유라도 있습니까?”
“어차피 고 장군에게 마음이 있는데 그게 무슨 문제더냐?”
“가벼운 여인으로 여겨지고 싶지 않습니다.”
호희가 휑하니 돌아서버리자 철탈은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이 밤이 지나고 내일이 오면 고 장군과는 오래 헤어져 있어야 한다. 네가 제일 잘 알겠지. 그는 여 장군의 신임을 받는 자이니 유주에서 공손찬과 결전을 벌이고 그 싸움은 어느 한 쪽이 끝장날 때까지 계속 될 거라는 걸 말이다.”
호희가 고개를 끄덕이자 철탈은 말을 이었다.
“지금이야 여포가 사정사정해서 고 장군을 사위로 받아들이는 모양새이나 여포군이 유주를 집어 삼킨 후에는 분명 고 장군도 그 몸이 귀하게 되고 그 이름은 천하를 위진 하게 될 것이다.”
호희는 철탈이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어렵지 않게 알아챘다.
고순이 오환의 사정에 밝다는 것은 여포가 유주의 주인이 되었을 때 오환과 선비의 일을 그에게 일임할 가능성이 높음을 충분히 예상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몰라도 향후에는 오환의 다른 부중에서도 고순과 혼인 동맹을 꾀하려 들 수 있고, 선비 역시 예외가 아니다.
고순이 자신 이외에 다른 여인을 또 처로 받아들일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철탈의 말을 듣고 보니 호희는 불안한 마음이 싹 텄다.
“사람은 항시 만약을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사위가 다른 여인과 정혼하기 전에 정실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야 말로 현명한 여인이 할 일이다.”
“하지만 이미 정혼을 약속하였는데 어찌······.”
“이 답답한 것아! 여인의 마음만 갈대라더냐? 사내의 마음도 여인의 마음 못지않게 오락가락 하는 게야. 오늘 밤을 고 장군과 함께 보내고 반드시 오환 여인의 의무를 다하라.”
철탈이 말하는 오환 여인의 의무란 영웅의 아이를 잉태하라는 얘기였다.
오늘 밤이 지나면 다음 만남을 기약할 수 없기에 이 밤을 함께 보내고 회임하라는 의미였다.
자식은 갖고 싶다고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라 그 시기가 맞아야 한다. 그래서 자식은 하늘이 주는 것이라 하지 않던가.
철탈은 호희의 기분을 생각하지 않고 말한 듯하여 잡고 있던 그녀의 손을 당겨 곁에 앉혔다.
“여포를 사위로 엮어 놓을 수 있었다면 금상첨화겠으나 고 장군은 여포군의 제일무장이니 그 역시도 영웅호걸이라 할 수 있느니라. 미인은 영웅의 좋은 짝일지니 네 어찌 그 만한 좋은 짝을 찾을 수 있겠느냐?”
철탈이 호희와 눈을 맞추며 묻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순이 비록 여포의 수하에 불과하고 그 명성과 벼슬이 높지 않으나 무예로 따지자면 서황과 함께 여포 다음을 다투는 정도였다. 게다가 무장답지 않게 지모가 있고, 그 성정이 신중하기까지 하니 어디를 가서도 고순 만한 짝을 찾기는 어려울 터였다.
호희가 예상대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설득을 계속했다.
“사내아이든, 계집아이든 자식 하나만 낳으면 좋든 싫든 고 장군은 너와 우리 대군 오환부를 벗어나지 못한다. 명심하거라. 그가 웅지를 펴고 하늘을 날면 우리는 그의 등에 업히기만 하면 되는 것이니 하늘이 주신 일생일대의 기회를 그냥 흘려버려선 안 될 것이다.”
그리 말을 하면서도 철탈은 한 수 앞을 준비했다.
‘사람이 오는데는 순서가 있어도 가는데는 순서가 없는 법이다. 여포가 먼저 전사한다면 그 기반을 누가 이어 받겠느냐? 천하의 향방은 한 치 앞을 알 수가 없는 법. 오직 하늘만이 알 뿐이다.’
호희는 철탈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하나도 틀린 말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결심만 남았다. 잠깐의 부끄러움만 감수한다면 일족에게 영화를 가져다 줄 영웅을 품게 될 것이다.
게다가 고순은 그녀의 정인이니 마음에 없는 사내와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아니다. 그저 초야를 조금 빨리 치를 뿐인 것이다.
* * *
고순의 군막.
평소 술을 즐기지도 않던 고순이 술이 바닥날 때까지 철탈과 대작을 했으니 멀쩡할 리가 없었다.
“더럽게 무겁네.”
위월은 장료와 함께 고순을 좌우에서 부축해 군막에 눕히고는 결려오는 어깨를 주무르며 투덜거렸다.
“형님, 오늘은 좋은 날이니 어서 가서 한 잔 더 합시다.”
장료는 위월에게 술잔을 꺾는 시늉을 해보였다. 그러자 위월의 입꼬리가 슬쩍 치켜들렸다.
“그럴까?”
“어서 갑시다. 내가 슬쩍 해뒀수.”
“요요요······런 기특한 녀석을 보았나.”
위월과 장료가 어깨동무를 하며 의기투합할 때쯤 조운이 끼어들었다.
“나도 좀 데려가오.”
그러자 장료가 눈을 부라리며 거절했다.
“이곳에 술이 동났는데 그 아까운 걸 네 녀석과 나눠 마시겠느냐?”
“그러지 말고 나도 한 잔 합시다. 내 입은 입도 아니오?”
조운은 팔건장 중 막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술을 입에도 대지 못했다. 누구든 하나는 맨정신이어야 유사시 대처할 수 있다는 핑계로 팔건장 중 조운 한 사람만은 입술조차 적시지 못했다.
“오늘은 안 된다니까 그러네.”
위월과 장료가 어깨동무를 하며 고순의 군막에서 나서자 조운이 따라붙었다.
“거참, 야박하게 굴지 말고 나도 데려가라니까.”
“어린 놈이 어디 형님들 술 한 잔 마시겠다는데 끼어들고 그러느냐? 그럼 못 쓴다.”
그래도 조운이 끈질기게 따라붙자 장료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어허! 안 된데도!”
“그럼 난 뭐하라고 그러오?”
“뭐하기는······. 고순 형님이 많이 취하셔서 몸도 못 가누는데 군막을 지켜야지.”
“칫! 어디 지켜줄 사람이 없어서 고순 형님을 지켜준단 말이오?”
고순은 지닌바 무예는 뛰어나나 외부에 그 이름이 높지 않았다. 전공을 탐하지 않고 묵묵히 여포의 명을 수행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여포를 적대시하는 자들이 있다고 해도 고순을 노리기보다는 다른 이를 노릴 터였다. 조운은 이점을 꼬집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자객이라도 들면 어쩌느냐?”
“자객이 죽겠지. 그 무슨 당연한 소리를 하시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지금이라도 칼 뽑아 들고 군막 안에 들어서오. 고순 형님의 권박이 얼마나 무서운지 똑똑히 알게 될 테니······.”
“그래도 사람 일은 모르는 게다. 호인들은 방심할 수도 없고, 믿어서도 안 되는 족속들이다. 특히나 철탈의 아들이 무슨 짓을 벌일지 몰라.”
장료는 흉노는 물론이고 오환과 선비에 이르기까지 호인이라면 적개심을 품고 있었다. 호인을 상대로라면 그의 경계심은 꺾이지 않으리라.
“그건 또 무슨 소리요?”
“호인들은 유가의 법도 같은 거 몰라. 오직 힘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자들이란 말이다.”
“그 말이 여기서 왜 나오오? 거 참, 술 한 잔 얻어먹기 더럽게 힘드네.”
“이런 멍청한 놈. 철탈이 여 장군께 귀부했고, 그 딸은 고순 장군에게 시집오게 되었으니 철능이라는 자의 심기가 얼마나 불편하겠느냐?”
철능은 철탈의 하나뿐인 아들이다. 그것은 곧 철탈이 죽은 후에는 대군 오환의 오환대인이 될 사람이란 얘기였다.
그에게 있어 대군오환부가 여포에게 귀부한 일과 여 동생, 호희가 여포의 제일용장과 혼인하게 된 일은 득실이 상반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루아침에 매제에게 오환의 실권을 빼앗기게 될 지도 모르니 그 자에게 고순은 어쩌면 눈엣가시와도 같을지 모른다.
위월과 장료가 사라지자 조운은 졸지에 고순의 군막을 지키는 호위병 노릇을 하게 되었다. 언제부턴가 조운의 곁에는 고요함만이 남았다. 잠이 쏟아진다. 하지만 애써 눈에 힘을 주며 버텨본다.
아직까지 어떤 움직임도 보이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장료의 말대로라면 언제까지고 마음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덮쳐오는 수마에 눈꺼풀이 천근만근이 될 때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