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1064
산양군에 감채의 씨앗을 나눠준 것이면 된다.
이제 바로 진가윤으로 떠나야 한다.
“뭐 오시자마자 바로 가십니까?”
“야야. 아버지 모셔다 드리려고 온 거거든? 올때 들릴거니까 걱정마.”
일을 끝내고 돌아 온 것인지 요화는 커다란 주머니를 옆에 놓았다.
“그건 뭐냐?”
“사냥 갔다왔습니다.”
“사냥?”
사냥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놈이.
자루를 열어보니 새들이 꽤 있었다.
내가 그것을 가리키자 요화는 쓴웃음을 지었다.
“진가윤으로 가신다면서요?”
“응.”
“진가윤에 보낼 겁니다. 며칠 전에 진가윤에 다녀왔는데 화살 만드는데 쓸 깃털을 보충해달라고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아… 그쪽에서 안하고?”
“요새 그쪽도 좀 바쁜가 봅니다. 네 소장 중 세명이 다 자리를 비웠으니. 이 소장이 정신이 없나봅니다.”
“하하하… 그러겠군.”
연노는 일반 화살에 비해서 크기가 작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화살은 화살이다.
당연히 만드는데 깃털이 들어간다.
일반 화살에 쓰는 것보다 더 작은 깃털을 쓰는 만큼 이런 작은 새들이 필요하겠지.
난 새를 들어 올리며 물었다.
“야. 승상부계 먹어봤냐?”
닭과 오리를 많이 키우는 산양군이다.
물론 양식을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한번 정도는 먹어봤을 것 같았다.
내가 웃으며 묻자 요화는 고개를 저었다.
“닭 한마리 가격이 얼만데. 그거 먹을 여유 있으면 애들 닭죽을 한번 더 끓여주겠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내 이름이 걸린 요린데 나중에 한번 먹어봐. 만드는 방법 정도는 알지?”
“유명합니다. 가끔씩 호족들이나 명가의 사람들을 만나면 미식 이야기를 하는데. 승상부계가 아주 맛있다고 난리를 치더군요.”
씩 웃은 요화는 주머니에서 새들의 깃털을 섬세한 손놀림으로 쑥쑥 뽑았다.
그것을 지켜보던 나도 자리에 앉았다.
“깃털만 뽑으면 되냐?”
“예. 안하셔도 되는데.”
“시간이 좀 남아서 그래.”
옛날에는 나도 화살 만드는 일을 도왔었다.
그때는 산양군이 이만큼 발전하지도 않았었지.
나도 이런 잡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요화와 함께 새들의 깃털을 뽑아 한쪽에 몰아 넣고 있을 때 관평과 하후상이 다가왔다.
“뭐하십니까?”
“깃털 뽑는다.”
“하하… 저희도 하죠.”
“붙어.”
요화가 잡아 온 새는 많았다.
다 큰 사내 네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깃털을 뽑고 있다.
참 평화롭다.
업과 다르게 말이지.
우리가 쪼그려 앉아 깃털을 뽑는 것을 보며 사람들은 키득거렸다.
“뭐야. 우리가 지금 깃털 뽑는다고 무시하냐?”
“그러겠습니까? 그저 보기 좋아서 그런 것입니다. 승상부주쯤 되시는 분이 그렇게 소일거리나 하는 모습이…”
“소일거리 무시하지 마라. 이거 안하면 화살도 못 쓰는 거니까.”
“으음. 그럼 저희도 도와드리지요.”
할일없이 서성거리던 이들까지 붙었다.
꽤 많은 이들이 달라붙은 덕분에 한자루 가득 있던 새들의 깃털은 금방 전부 뽑혔다.
그것을 다른 자루에 가득 채운 요화는 웃으며 말했다.
“이 새고기로는 국물이나 내야겠습니다. 식사는 하시고 가시는 겁니까?”
“음…”
그래도 되나?
관평을 보자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바로 가야 할 것 같은데? 저기 짐들만 다 올라가면…”
“그렇습니까? 아쉽군요. 새 구이를 해드리려고 했는데.”
내가 어깨를 으쓱이자 요화는 바로 우물가에서 물을 퍼와 깃털이 빠진 새를 능숙하게 다듬었다.
내장이 빠지고 고기만 남은 새고기를 자루에 넣어 관평에게 넘긴다.
“가는 길에 구워먹어. 맛있는거다.”
“알겠습니다.”
말 그대로 새참이군.
관평이 새고기를 받은 주머니를 들어 올리자 요화는 깃털이 담긴 자루를 짐을 나르는 하인에게 넘긴 후 말했다.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업에서 한번 당했다고요?”
“끙. 혹시 모르니까 산양군에서도 잘 조사해봐.”
그놈이 산양군에 들러와 수작질을 할지도 모르니까.
요화는 씩 웃었다.
“걱정마십쇼. 산양군은 충성심 하나만큼은 끝내주니까.”
다른 곳과 다르게 산양군은 관의 영향력이 압도적으로 강한 곳이었다.
외지인이 들어오면 무조건 관에 신고부터 해야 한다.
각 관아에 동윤에 대한 그림이 가 있는 만큼 만약 산양군에 들어왔다면 걱정이 없겠지.
요화는 새의 피가 뭍은 단검을 대충 닦아 검집에 넣었다.
“가끔씩 생각하는건데.”
“음?”
“이렇게 산양군에서 사람들과 새 잡고, 사냥하고, 작물키우며 살때가 그립기도 하군요.”
“하하…”
산양군에서 팔자 좋게 살아갈 때는 즐거웠지.
아무런 걱정도 없고 말이야.
요화는 씁쓸한 표정으로 수레를 보았다.
더 살기 좋아졌고 더 부유해졌지만 여유는 확실히 줄어들었다.
“이제 얼마 안남았군요.”
“그러게.”
“하지만 익주를 잡았다고 하더라도 도련님이 편해질 날은 요원할 것 같습니다만…”
“그게 무슨 소리냐?”
“하하. 진가윤에 가보시면 알겁니다.”
요화는 싱글벙글 웃었다.
저 녀석이 저리 웃는 것을 보니 진가윤에 뭔가 있는 것 같은데?
이거 불길하다.
난 그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후려치며 물었다.
“사실대로 불지 못해?”
“하하하. 굉장한 인재가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굉장한 인재라…
기대해도 되는 건가?
“잠깐 대화를 해봤는데 학식이 대단한데다가 가문도 좋더군요. 그리고 열정도 좋고.”
“그런 인재가 있었단 말야?”
“예.”
“으음… 누군데?”
“그건 만났을 때의 즐거움으로 놔두지요.”
킬킬 웃으며 요화가 가버린다.
그의 뒷모습을 보며 난 뒤통수를 긁적거렸다.
누구지?
“승상부주.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아. 그래?”
그럼 이제 가야겠군.
이미 떠날 준비를 마친 이들이 마차나 말에 오르고 있었다.
“이제 가는거냐?”
“예.”
아버지도 걸어나온다.
아버지는 차분히 웃으며 내 어깨를 두들겼다.
“이쪽 일은 걱정말고 네가 하고 싶은 일, 그리고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거라.”
“알겠습니다. 아버지. 그럼 건강하세요. 서주에 갔다가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그래. 그러려무나.”
아버지의 배웅을 받으며 나도 말에 올랐다.
나까지 준비를 마치자 일행이 움직인다.
산양군에서 진가윤까지는 느긋하게 가면 칠일이면 도착한다.
보호해야 할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니 좀 빠르게 가는 것이 낫겠지.
난 선두에 있는 관평에게 외쳤다.
“관평!! 오일 안에 진가윤에 도착한다!”
“예!!”
진가윤까지 가는 길은 평탄했다.
워낙 관도를 잘 다진데다가 상인이나 농부들이 자주 다녀 관도 경비대도 많다.
산짐승이나 도적들의 난입이 없어 그냥 평탄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어렵지 않게 진가윤 앞에 도착하자 여느때와 같이 병사들이 우리를 맞이했다.
“정지!!”
“진가윤 연구소장 순선이다.”
순선이 앞으로 나서며 자신의 얼굴을 보인다.
그를 본 병사들은 수건을 내밀었다.
그 수건으로 순선이 얼굴을 닦고 나서야 병사들은 확인해 주었다.
“허가되지 않은 인원들이 많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전부 이것으로 얼굴을 닦아주십시요.”
“하하…”
이거 내가 내린 천라지망 때문에 그렇지?
난 웃으며 병사에게 물었다.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라는 지시는 누가 내린 것인가?”
“산양군의 낙 현령입니다. 변장을 하는 경우를 생각해야 한다 하여…”
내가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 변장하지 않았음을 보여주자 병사는 담담히 대답했다.
영이가 있던 산양군답게 다들 변장의 위험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그러니 낙통이 이런 지시를 내렸지.
내가 만족하자 다른 이들도 수건으로 얼굴을 닦았다.
모두를 확인하고 나서야 병사들은 성벽을 향해 신호했다.
“호오…”
“넌 처음이냐?”
“아. 예.”
하후상은 진가윤의 내부를 보며 감탄했다.
다른 곳에 비해서 실험과 연구에 대해 더욱 집중하고 있는 곳이 바로 진가윤이다.
내성은 당연하지만 외성에도 함부로 들어 올 수 없는 곳이다.
백성들의 옷차림이나 그들의 행동거지.
깨끗한 거리에 하후상이 감탄하는 사이 관평은 앞을 가리켰다.
“거중기를 저렇게 쓰고 있군요.”
“좀 더 개량한건가?”
“예. 태원장의 공사를 하며 문제점을 몇가지 발견, 또 개량하고 있지요.”
“그거 훌륭하군.”
전에 봤던 거중기와는 조금 달랐다.
하지만 좀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돌을 움직이고 있었다.
정말 멈추는 일 따위는 없구나.
훌륭한 공돌이들이다.
내가 감탄했을 때 멀리서 관복을 입은 추레한 인상의 사내가 병사들과 함께 걸어왔다.
“오오~ 오셨군요!!”
“다녀왔습니다. 이 소장님. 그간 고생…”
“와아아아~!”
이전이다.
그는 내가 아닌 순선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그에게 주먹을 날렸다.
“으라차!!”
“컥!”
복부를 맞은 순선이 비틀거리자 이전은 인상을 왕창 구기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 자식! 결혼을 했으면 빨리빨리 와야 할 것 아니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아, 아이고. 죄, 죄송합니다.”
이전에게 한대 맞은 순선이 아파한다.
차마 모가와 보연사는 때리지 못했는지 그는 이를 한번 갈아 준 후 나에게 허리를 숙였다.
“오래간만입니다. 부주.”
“하하… 혼자 진가윤을 관리하느라 고생이 많았겠어.”
“끙… 좀 그랬습니다. 연구해야 할 것들이 밀렸는데. 어휴. 자. 들어가시지요.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기다리고 있는 사람?
그러고보니 요화도 그랬지.
진가윤에서 대단한 인재가 날 기다리고 있다고.
우리는 의아해하며 진가윤의 내성 쪽으로 향했다.
내성 앞에는 작은 건물이 있었다.
전에 왔을 때는 없던 건물인데?
이전은 웃으며 3층 높이의 건물을 가리켰다.
목조 전각은 아닌 것 같고.
난 벽을 매만져보았다.
이거 흙이나 혼응토를 바른게 아닌데?
“통짜 돌인가?”
“하하… 물론 전부는 아니지만. 기본은 석재입니다. 새로 개량한 거중기로 만든 건물입니다. 꽤 괜찮지요?”
“대단한데… 만드는데 얼마나 걸렸지?”
“약 두달 반 정도? 인원도 적게 들었습니다. 공사 날짜만 생각한다면 태원장보다 약 8할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았습니다.”
목조 건물도 아니고 석조 건물을 고작 두달 반만에 만들었다고?
우리가 놀라자 이전은 만족스레 웃었다.
“연구소를 찾는 손님들이 머물 만한 곳이 없어서. 하나 만들었습니다. 거중기의 실험도 해야 하니까. 이번에 만들어진 거중기가 꽤나 괜찮았습니다.”
차분히 설명한 이전은 순선을 힐끔 보았다.
“물론 순 소장이 있었다면 더 빨랐을테지만.”
“하하하… 이 소장님. 너무 그러지마십시요.”
“흥. 뭐 아무튼. 안으로 드시지요.”
돌 건물의 내부는 더욱 화려했다.
바닥은 대리석으로 깔아진 것인가?
깨끗하고 평탄한 바닥을 밟으며 안으로 들어서자 이전은 방 하나를 가리켰다.
“자. 보 소장도 함께 드시죠. 손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저도요?”
“예.”
문이 열린다.
그리고 난 문 안에 있는 이를 보며 딱딱히 굳었다.
“아… 그…”
그래.
틀린 말은 아니었군.
학식이 대단하고 가문도 좋다.
그리고 열정도 있어보인다.
시뻘겋게 얼굴을 물들인 사내는 거칠게 걸어 보연사의 앞으로 갔다.
그리고 품에서 서찰 하나를 척 들어 올렸다.
“연사야! 이게 뭐냐!!”
“아, 그, 그게…”
항상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던 보연사마저도 당황하여 말을 더듬을 정도다.
이 남자가 와 있다는 것에 나도 당황했다.
난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레 말했다.
“저… 보 가주?”
보즐.
보가의 가주로서 보연사의 후견인이며 아비와 같은 자.
그는 휙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승상부주우우우!!?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얘가 왜 이런 서찰을 저에게 보낸 겁니까? 예!? 위왕 전하의 명예를 거신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아아아~?”
그래.
이해한다.
그래도 좀 진정했으면 좋겠다.
보가의 가주 보즐은 보연사가 보낸 것으로 보이는 서찰을 보여주며 화를 냈다.
“진정하고 우리 대화로. 응? 상식있고 격식 있는 지성인답게 대화로 하…”
씩씩거리며 날 노려보는 보즐을 향해 난 웃었다.
보즐 정도라면 뛰어난 인재가 맞지?
난 요화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떠올렸다.
그래.
훌륭한 인재잖아?
어떻게든 끌어들여야겠군.
문제는 과연 내가 보즐을 설득할 수 있느냐인데…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에요!
즐거운 토요일!
잘들 쉬셨나요?
어휴… 오늘 낮에는 덥다가 밤에는 비오고.
날씨가 왜 이런지.
이런 날은 집에서 빈둥거려야 하는데 ㅋㅋㅋ
히히
그럼 대댓글 갈게요~
리수진 // 감사합니다~
naruto piano // 그러게요 엄청 많아짐 ㄷㄷㄷ
솔노아 // 왘ㅋㅋㅋㅋ 완전개꿀잼!
철의노래 // 네 ㅎ 진도… 정사의 계한보신찬이라는 기록에서 언급되죠. 조운에 버금가는 맹장이라고… 근데 연의에 안나옴…ㅠㅠ
신지영 // 위연은 이미 미국가셨죠 ㅋㅋㅋ
롸흐 // 나중에 사지가 뜯겨서 죽겠죠….
돔페리뇽 // 가셨죠 ㅋㅋ
커피는막심 // 반격… 은 지금 못하고 화흠님이 어느정도는 물밑작업을 해두겠죠 ㅋ
새벽산책 // 아이고ㅠㅠ
내가길을안다 // 독한 놈 잘못 건드리면 이리 됩니당…
곰횽 // 즐거운 주말 되셔용~
Bobbylow // 히히 사랑따위! 상남자에게 그런 것은 음슴! 은 아니고 바빠서ㅠㅠ 편수를 줄일 수는 없자나용!?
koreaabce // 암살에 가신 분이죠ㅠㅠ
바이러스 // 감사합니당~
으딱호랑 // 사마휘는 지금 조운과 같이 있습니다 ㅋㅋㅋ
가나다라 // 진도입니당… 정사에서는 조운과 버금과는 맹장이었는데 연의에 안나오는 비운의 장수….
일반사람 // 감사합니다~
마리오넷 // 으잌ㅋㅋ 그럴리가 ㅋㅋㅋ
백발마인 // 감사합니다~~
ppk12 // 사마짜응…!은 지금 기회만 노리고 있습니다 ㅋㅋㅋ
암천회류 // 감사합니다~~
트릭스타 // 바쁜 꿀벌들한테 찬물을 부어버렸네요 ㅋㅋ 벌꿀이 말벌로 진화!
psinfx112 // 예… 근데 아쉽게도 연의에 안나오는…ㅠㅠ
허니앙쥬 // 히히 감사합니당… 근데 안또또캐여…
Guaaaaak //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봅시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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