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1132
사로잡힌 백성들을 데리고 본대로 복귀한 관평은 도적채에서 있었던 일을 말해주었다.
그것을 듣고 심각한 표정이 된 장합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그정도로 강한 자가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고 있었다니. 이거 참.”
“누굴까요?”
“글쎄. 이름난 이들은 대부분 알고 있지만… 누군지가 의문이군.”
장합과 관평이 심각한 어조로 이야기하자 방통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렇게 강해?”
“적어도 저보다는 강할 겁니다.”
“으음…”
옛날이라면 모를까 지금 관평은 절정기에 도달한 상태였다.
많은 전장을 겪고, 북방에서도 무수한 전투를 했다.
그런 관평이 스스로 자기보다 강하다고 말할 정도라니.
“장합. 네가 보기에는?”
“글쎄요. 개인의 무라면 겨뤄봐야 알겠지만. 관평이 저리 말할 정도라면 어쩌면 저보다 강할지도 모르겠군요.”
장합마저도 난색을 표할 줄이야.
방통은 눈쌀을 찌푸렸다.
“일단 그자에 대해서 조사를 좀 해보자고. 나도 여기저기 물어 볼 테니까. 만약 익주 쪽 사람이라면 골치아프겠는데.”
“예. 물론 전쟁이라는 것이 개인의 무만이 다가 아니지만. 그래도 주의하는게 좋을 겁니다.”
“그러는게 낫겠지. 그나저나 명문의 검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전검을 쓸 수 있는 자라… 놀랍구만.”
“거기에 북방의 기술까지 쓸 수 있는 듯 보였습니다.”
“그래?”
역시 세상은 넓고 인재는 많다.
그 정도의 실력을 갖춘 것은 여포나 장료 정도가 다라고 생각했는데.
방통이 고개를 끄덕이자 장합은 차분히 말했다.
“하지만 악인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듯 싶습니다.”
“그렇겠지…”
도적채에 잡혀 있던 이들에 대해 알아보니 그들은 무현에 살고 있던 백성들이었다.
역병을 피해 근처의 산에 들어가 피난 중이었는데 도적들에게 잡혔다.
그들을 위해서 일을 하고, 또 식량을 구해오는 생활을 하다가 겨우 풀려난 것이다.
“새롭게 잡힌 이들에게는 뭐 들은 것 있나?”
“그들도 모르겠다고만…”
혹시나 싶어서 포로들에게 그 피풍의의 사내에 대해서 물어봤지만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만약 그런 실력을 갖춘 이를 알고 있었다면 애초에 잡히지도 않았을 거라는 이야기만 들을 뿐 이었다.
방통이 한숨을 내쉬자 관평은 무기를 잡았다.
“아무튼 그것을 염두에 두고 움직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겠지. 그럼 어쩐다…”
“형주목의 호위를 일단 추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 그가 형주목을 해하려 한다면 어떻게든 막아야 할테니.”
“괜찮으려나?”
“도적채를 혼자 습격해서 쓸어버리는 짓은 저도 조금 무리한다면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도적이라는게 정규 훈련을 받은 이들이 아닌지라…”
그래도 하라고 하면 절대 하지 않을 일이다.
“하지만 군이 있는 곳에 들어가서 싸우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요. 병사들은 진형을 꾸릴 수 있습니다. 병사들의 보고를 들어보니 적들은 장비조차 일원화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어중이 떠중이 모인 도적 백여명보다 잘 훈련되고 무장한 병사 이십이 더 낫다고는 하니… 음… 그래. 그래야겠군.”
방통이 정체불명의 인물에 대한 경계심을 올리며 고개를 끄덕이자 관평은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저는 했었습니다만.”
“너는 자식아. 그게 자살행위지. 그리고 상황 들어보니 그들도 술을 마시고 제대로 지휘하지 못했다면서?”
예전 익주와 싸울 때 적의 진영 안에 들어가서 깽판을 치고 싸웠던 관평이 슬그머니 손을 들자 장합은 그의 엉덩이를 걷어찼다.
자살행위따위 누가 못하겠나.
그곳에서 목표를 제거하고 탈출하는 것 까지를 말하는 것이다.
장합의 구박에 관평은 샐쭉한 표정으로 입술을 삐쭉거렸다.
“뭐 아무튼 위험한 짓은 하지 말자고. 아. 영안성에 대한 정보는 얻었나?”
“아직 영안성은 도적들의 손에 있다고 합니다. 도적 두목의 이름은 장철이라고 하는데 용력을 가진 놈이라고 합니다. 그 휘하에 수하들이 약 일만정도 있습니다.”
“일만이 지키는 영안성이라…”
“도적들 중에 익주군의 정병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들의 뒤에 익주가 있을지도 모릅니다만.”
“내 생각은 좀 달라.”
“예?”
“역병 때문에 탈주한 이들이 도적이 되지 않았다는 보장은 없잖아? 그리고 장철이라는 자에 대해서는 나도 옛날에 들은 적이 있어.”
“엇!? 그렇습니까?”
“그래. 감녕과 전투를 치룬 후 낙오하여 탈주했다고 하더군. 정확하게 말하자면 비의의 수에 의해서 버려진 것이지만.”
“아.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감녕이 죽을 뻔한 전투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그래.”
예전 비의가 임관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감녕을 잡기 위해서 함정을 만들고 그를 끌어들였었다.
그때 방통의 만류로 인해서 감녕 대신 다른 부대가 적을 추격, 비의의 함정에 걸렸었다.
후방에 있던 감녕은 겨우 살아 돌아왔지만 그때 죽거나 다친 병사들은 상당했다.
“그리고 거기에 휩쓸린 것도 장철의 부대라고 하더군. 아무튼 그들은 그대로 익주군에서 이탈했다고 하더라.”
“그럼 익주에 대한 원한도 꽤 강할텐데.”
“문제는 우리에 대한 원한도 크다는 거지. 탈영하고 도적이 되었는데 그때 그의 산하 도적단 몇개를 우리가 다 찢어죽였거든. 그리고 그 중에는 장철의 의형제도 있었고.”
“아…”
어쨌든 영안성을 차지하고 있는 장철이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여차하면 관직이라도 내려서 형주로 끌어들이는 것이 나을 수도 있었다.
“아무튼 지금은 양거현에 거점을 만드는게 우선이다. 할 일이 변한 것은 아니야.”
“음. 알겠습니다.”
장합과 관평이 나가자 방통은 한숨을 쉬었다.
“도대체 그 놈은 누굴까?”
*****
거점에 도착.
보급을 마친 후 병사들을 이끌고 무현으로 향했다.
점령 작업이 된 덕분일까?
산으로 도망치거나 피난을 간 이들이 무현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그들을 인솔하여 무현 안으로 들어간 나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병사들을 보았다.
“바쁘구만.”
“예. 주변 정리 작업이 만만치 않습니다. 도적토벌을 하고, 목책을 만들 자재를 모으는 것도 쉽지가 않아서.”
“그러겠지. 아. 목재는 좀 가져왔으니까 그것도 쓰도록 해.”
혼응토는 못쓴다.
양거현을 점령하고 영안성을 공략한 후에 써야 하는만큼 임시 거점을 만들 때 쓰기에는 아깝기 때문이었다.
굶주리고 지친 백성들을 이끌고, 잡은 도적들을 거점으로 보내고.
이래저래 바쁜 무현을 지나 무현의 관청이 있는 곳에 도착하자 난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여~”
“오셨습니까.”
짐을 들고 관청 안으로 들어가려던 장합이 빙긋 웃으며 우리를 반긴다.
그와 가볍게 인사를 하고 안에 들어갔을 때 방통이 지도를 보며 장교들에게 이런 저런 지시를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양거현 공략은 안하냐?”
“관평이 하고 있다. 그쪽까지 길을 뚫고 있어.”
“그래? 그럼 다행이군. 공성장비는 다 가져왔다. 그리고 만 군수는 감녕이 복귀하는대로 바로 합류해서 올거야.”
역병이 가라앉고 감녕은 여영기와 여포를 데리고 오고 친분이 있는 무인들을 포섭하기로 했다.
그들이 합류한다면 익주 공략에 도움이 되겠지.
적어도 양양의 치안 관리에나마 힘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나마 다행이군. 그럼 괴월을 불러도 되겠는데?”
“그래. 뭐 막히는 부분은 없냐?”
“글쎄… 야. 들어와봐.”
방통은 따로 나를 불렀다.
단 둘만 자리에 남자 그는 천천히 무현에서 있었던 일들을 말해주었다.
“누구라고 생각하냐? 네가 가지고 있는 삼국지의 지식에…”
“아니. 삼국지고 자시고… 그거 조 사제 아니야?”
“어?”
“조 사제 정도면 충분히 그정도 능력은 될텐데? 조 사제는 상산 조가라는 명문가 출신이고. 또 꽤 많은 전장을 겪었어. 거기다가 사부님을 쫓아 여기저기 많이 다녔으니까 북방의 기술들도 익혔을 가능성이 높고.”
사부님과 함께 북방에도 갔었던 조운이라면 북방의 기술도 얼마든지 쓸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자 방통은 손가락을 튕겼다.
“아차! 그 생각을 못했군.”
“마침 잘 됐네. 야. 조 사제 어디갔냐? 사부님 형주로 오시지 않으셨어?”
분명 조 사제는 사부님을 모시고 있었다.
사부님만 찾으면 조 사제를 아군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기에 묻자 방통은 떨떠름해했다.
“어. 음. 사부님은 조 사제만 데리고 또 잠적해버렸는데.”
“하… 그 노인네. 진짜.”
지금 나이가 여든이 넘었을텐데.
진짜 기운도 좋다.
그냥 양양현에서 푹 쉬면 안되나?
수경원 차리는 것 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제발 좀 얌전히 한곳에 계셨으면 좋으련만.
“넌 사부님이랑 연락해봤냐?”
“전쟁이 나기 몇달 전 쯤? 조 사제를 데리고 사부님이 익주 근방으로 이동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 이후로 들어 온 소식은 없어.”
진짜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군.
다음에 발견하면 기사멸조의 죄를 저지르는 한이 있더라도 사부님을 꽁꽁 묶어 업에다가 유폐시키든가 해야겠다.
내가 궁시렁거리자 방통은 한숨을 쉬었다.
“조 사제라면 다행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골치아프겠군.”
“그렇겠지만 그정도로 강한 사람이 이름이 나지 않았을리는 없지. 일단 사부님과 조 사제에 대해서 수소문 해보자고. 피난 때문에 산으로 도망친 이들이 많을테니까. 그들 중에 사부님과 조 사제가 거처하던 곳을 찾은 이들도 있을거야.”
“하… 그래야겠구만.”
“그나저나 넌 왜 왔냐? 보급 때문에?”
“보급 문제도 있고. 당분간은 내가 여기에서 버티고 있어줘야 할 것 같아서.”
“그나마 다행이군. 안그래도 사람이 모자랐는데.”
그럴 것 같았다.
방통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바로 장합을 데리고 관평을 지원해야겠군. 최대한 빠르게 양거현을 점령하는게 목표인가.”
“익주에 대한 공략은 진행중이니까… 그나저나 다른 쪽은 어떤지 모르겠네.”
남만 쪽도 그렇고 가맹관 쪽도 그렇고.
걱정인게 가맹관 쪽의 공략이다.
가맹관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검각을 공략해야 하고, 검각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양평관을 공략해야 한다.
무슨 관문 하나 공략하려고 관문을 두개나 더 공략해야 하다니.
“뭐 그쪽은 감안했던 거잖아. 상용 쪽에서도 한중에 대한 공격을 한다고 했으니까. 며칠 안에 소식이 오겠지.”
심드렁히 대답한 방통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로 갈 생각인지 그는 갑옷을 챙겨 입었다.
“조 사제에 대한 수소문은 네가 좀 해줘. 난 관평을 지원해서 양거현 점령하러 갈테니까.”
“그래. 그리고 자재를 가져왔으니까 양거현 점령하면 그걸로 목책 만들어. 거기 성 없잖아. 혼응토 쓰지 말고.”
“하아… 그렇지.”
무현과 다르게 양거현은 성 대신 목책이나 토벽만으로 현을 보호하고 있는 곳이었다.
그런만큼 점령 작업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다.
거기에 도적들이 얼마나 있을지도 모르고, 또 점령한다고 하더라도 지키는 것이 여의치 않을 것이다.
최대한 빠르게 양거현을 점령, 그리고 곧장 영안성을 공략해야 한다.
“괴 군사가 오면 무현을 맡기고 나도 따라가지.”
“참가하려고?”
“본대 정도는 맡아줄게.”
영안성 공략에 실제 내가 참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가기는 해야 했다.
후방의 안전, 그리고 보급로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그럼 공성장비는 일단 두고 간다.”
“어. 그래.”
괜히 가져갔다가 전투 중에 박살이라도 나면 골치아프지.
이미 점령작업이 진행되며 주변의 도적을 토벌하고 있는 무현에 보관해뒀다가 바로 보내주면 될 것이다.
갑옷을 다 차려입은 방통과 함께 관청에서 나왔다.
내가 온 것을 보고 방통과 내가 임무를 교대할 것임을 눈치챈 것일까?
장합도 갑옷을 입은 상태였다.
“바로 가실 겁니까?”
“음. 역시 눈치 빨라. 그래야지.”
“주군. 그럼…”
방통과 장합이 말에 오른다.
내가 그것을 지켜보고 있을 때 뒤통수가 따가워졌다.
뭐여?
고개를 돌려보니 손상향이 휙 시선을 피한다.
“이 아가씨 좀 데려가라.”
“응?”
“자네는…”
“손가의 여식인 손상향이라고 합니다.”
“아. 아아아~ 그 손가의? 그런데 왜 여기 오셨나?”
방통은 탄성을 터트린 후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고보니 얘는 모르겠군.
“몰라. 교주목이 지원을 위해서 맡겼는데. 전장에 참여하고 싶다고 하네. 관평과 합을 몇번 맞춰 봤으니까 부장으로 끼워줘.”
“흠… 관평의 부장으로 넣기에는 좀. 내 부장이 되는 건 어떨까? 손가의 아가씨는 궁요희라 불리며 무력이 꽤 강하다고 들었는데.”
“그거야 네가 알아서 할 일이지.”
손상향이 방통을 보호해준다면 장합과 관평이 따로 움직일 수 있다.
운영할 수 있는 부대가 늘어난다면 전술, 전략에서도 유리해진다.
전투 부분에서 내가 어떻게 말을 할 수 없으니 뭐.
손상향도 딱히 반발할 생각은 없어보였다.
“명을 따르겠습니다.”
“어? 내가 아는 것보다 생각보다 얌전하군. 예전에 조 제수씨에게…”
“그, 그때 일은 제가 잘못한 것입니다. 저에게도 수치스러운 기억이니…”
“하하. 사 교주목이 뛰어난 여아를 제자로 받아들였다더니. 확실히 재주가 좋아. 하긴. 옛날에 손 가주께서도 그런 면이 있었지.”
“아버지를 만나신 적이 있으십니까?”
“아주 어렸을 때 잠깐. 내 숙부님과도 어느정도 친분은 있으신 분인지라. 아무튼 잘 지내보자고.”
방통이 손을 내밀자 손상향은 그의 손을 마주잡았다.
별 일 없겠지?
“야. 빨리 가라.”
방통이 장합과 병사들을 데리고 가버린다.
그들이 멀어지자 난 두 손을 모아 손상향에게 예를 갖추는 하후상의 등을 강하게 쳤다.
“뭐하냐? 자! 그럼 우리는 점령작업이나 해볼까!?”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입니다.
으아… 비 엄청 오네요.
그나마 덥지는 않아서 다행이지만 나갔다가 오면 흠뻑 젖어버려서 촉촉해지는구만요…
흑흑
다들 비 맞지 말고 다니셔요!
그럼 대댓글 갑니당1`
天空意行劍 // 토욜날 어디 가셔유???
Pandemonic // 과연 방통의 운명은!?
값낪닶랎 // 하지만 관평 부관으로 넣기에는 손상향의 무력이 좋아서 ㅋㅋ
타루티어루 // 그 봉추의 운명은 어찌 될 것인가!!
chjh881121 // 법정도 함정과 군략의 대가라… 만만하지는 않겠죠 ㅋㅋ
나른한반달곰 // ㅋㅋ 노력은 해보께여 ㅎㅎ
niellee // 항상 감사드려요~
마리오넷 // 어우 ㅠㅠ 힘들어요 ㅠㅠ
Dunkel // 그러다가 각혈할듯 ㅋㅋㅋ
은하수2000 // 지금 동해군 군수입니다 ㅋㅋ 나중에나올거에용 ㅎㅎ
히히
그럼 내일 봅시다! 아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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