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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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의는 인상을 찌푸린 채 지도를 보았다.
익주로 들어서는 관문들의 모든 샛길이 막혔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진짜 전부 막아놨을 줄이야.
정찰을 나가 본 요원들의 보고를 받은 그는 인상을 찌푸렸다.
“젠장.”
쉬운 방법이 모두 막혔다.
관문 근처에 있었던 마을에서는 사람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미 위군을 피해서 도망친 마을이 태반이고 옛날에 사라진 마을도 꽤 있었다.
“철저하구만.”
감탄이 나올 정도다.
상대는 정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를 길에 대한 정보마저 통제하기 위해 민간인들도 모두 빼돌린 것이다.
검각은 길이 좁은데다가 주변에 협곡 뿐이다.
대군의 이점을 제대로 써먹을 수 없는 만큼 공략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무거운 한숨을 내쉬는 사마의를 향해 학소는 씁쓸한 어조로 말했다.
“그래도 이런 방식으로 계속 나아간다면…”
“지도를 봐라.”
“으음…”
검각의 길은 양평관보다 더욱 좁았다.
첨병의 보고에 의해서 갱신된 지도다.
기존에 알고 있던 곳 보다 더욱 길이 험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아무리 신 투석기가 설치를 하지 않고 쓸 수 있다고 하더라도. 쉽지 않을거야. 투석기 한두대만으로는 결코 검각을 공략할 수는 없어. 길이 좁아. 너무 좁아서 오히려 우리에게 손해야.”
“하지만 우회로가 없지 않습니까. 없는 길을 만들어서 갈 수는 없을텐데.”
“그렇긴 하지.”
모든 잔도가 폐쇄된 상황이라면 결국 검각을 뚫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신병기가 있는데도 그런 겁니까? 상자노를 이용한다면…”
문흠이 조심스레 고하자 사마의는 고개를 저었다.
상자노를 이용해 성문을 박살내고 진입하는 방법은 이미 양평관에서 쓴 방법이다.
후방에서 투석기가 화탄을 이용해서 양평관 위를 공격, 그리고 그 틈을 노려 상자노를 쓴다.
양평관이 함락되었으니 검각을 방어하는 이가 바보가 아니라면 그에 대한 대비책 정도는 준비했을 것이다.
“성문 안쪽은 바위로 이미 막아두었을거야. 검각의 위쪽에서 기름과 바위로 공격을 계속 한다면 쉽게 지나갈 수 없어.”
“쉽지 않군요.”
괜히 만부막개.
만명이 달라붙어도 뚤을 수 없다는 이름으로 불리는 관문이 아니다.
사마의가 지도를 보며 고심을 하고 있을 때 막사의 문이 열렸다.
“무슨 고민이라도 있나?”
“오셨습니까.”
조앙이 웃으며 들어오자 자리에 있던 이들은 모두 그에게 인사를 했다.
그들의 인사를 가볍게 받으며 상석에 앉은 조앙은 지도를 보았다.
검각의 공략을 어찌 할지가 지금 위군의 최대 문제였다.
조앙은 얌전히 지도를 지켜보다 말했다.
“검각을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은 아예 없는 건가?”
“엄청난 피해를 각오하고 산을 타게 한다면 가능하겠지만… 그건 미친 짓입니다. 산을 타서 검각을 우회한다고 하더라도 길목 틈틈히 작은 성들이 있는데. 그 성을 상대하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그럼 어쩌게? 여기서 죽치고 앉아 있을 건가?”
“그건 아니지요.”
“일단 검각에 항복 요청을 해보는 것은 어떤가?”
“검각을 차지하고 있는 장수는 고패와 유괴. 둘 모두 유장과 오랫동안 함께 한 사이라서 쉽게 항복하지 않을 겁니다.”
“많은 재산, 그리고 관직을 준다고 하면?”
“이미 익주군과는 그럴 단계가 지나서… 제안은 해보았지만 돌아 온 대답은 화살 뿐이었습니다.”
“그렇군.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우리의 방식대로 움직이면 되는 것 아닌가?”
“우리의 방식?”
사마의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조앙을 보았다.
위국의 방식.
그건 바로 물량전이었다.
“투석을 계속 쏘시겠다는 겁니까? 화탄도?”
“아무리 검각이 대단한 관문이라고 하지만 결국 돌과 나무로 만들어진 곳이야. 그 위에 사람이 있을 뿐이지.”
“그렇게 써대고 가맹관은 어찌 공략하시려는 겁니까?”
진가윤의 연구소에서 만든 화탄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그 수가 적었다.
가급적 아껴야 가맹관을 공략하고 자동성 이후에 있을 작은 관문들도 통과할 수 있었다.
전투 한번 이긴다고 끝이 아니다.
다음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사마의가 눈쌀을 찌푸리자 조앙은 오히려 웃었다.
“당장 검각조차 뚫지 못하는데 가맹관은 어찌 뚫으려고?”
“화탄을 퍼붓는다고 해서 검각을 뚫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또한 검각은 아주 단단한 벽돌로 만들어져 있고…”
조앙의 입가에 미소가 걸려 있었다.
사마의는 인상을 쓰며 한숨을 쉬었다.
“뭔가 준비하신 것이 있으신 겁니까?”
“나 역시 업에 있을 때 검각의 공략에 대한 생각을 해봤지. 길이 좁아서 공성병기를 제대로 써먹기 힘들다는 정도는 알아.”
능구렁이같으니라고.
이미 준비했으면서도 모른 척하는 것에 사마의는 입술을 깨물었다.
역시 자신과는 맞지 않는 사람이다.
“이럴때는 말이야. 자네처럼 머리를 너무 굴리면 오히려 답을 내기 힘들어. 간단하게 하세. 투석기로 화탄이니 뭐니 쓰는 것보다 더 쉬운 방법이 있잖은가.”
“설마 투석기로 관문을 부숴버리자…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신 겁니까?
사마의는 콧방귀를 뀌었다.
고작 일반 투석기로 부서질 가맹관이 었다면 이미 가맹관을 넘었다.
일반 투석기 한두대로는 택도 없으니 이러는 것 아닌가.
인상을 찌푸린 그를 향해 조앙은 킬킬 웃었다.
“맞아. 바로 그거야. 마침 전령이 왔네. 내가 부탁한 것을 가지고 진가윤의 연구소에서 와준다고하더군. 지금 좌풍을을 지났다는 보고가 왔으니 며칠 안에 도착할 걸세.”
“으음…”
도대체 이 인간이 무슨 부탁을 한걸까.
가끔씩 보면 자신도 놀랄 만한 이상한 생각을 하는 조앙이다.
그가 주문한 것이 무엇인지는 사마의도 궁금해졌다.
그렇게 검각의 공략법에 대한 마땅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며칠이 지났다.
양평관을 지난 보급부대가 사마의의 진영에 도착했다.
그들이 가지고 온 것을 본 사마의는 황당함에 몰려오는 두통 때문에 이마를 꾹꾹 눌렀다.
“이게 뭡니까?”
“보면 모르나? 투석기이네.”
“누가 투석기인지 몰라서 이러는 줄 아십니까?”
사마의는 맥빠진 어조로 말했다.
보급부대가 가져 온 것은 말 그대로 투석기였다.
다만 그 크기가 문제다.
기존 투석기에 비해서 세배는 더 큰 투석기의 모습에 사마의는 조앙을 향해 따지듯 물었다.
“이걸 어떻게 쓰시려는 겁니까? 투석기를 당길 병사들의 힘도 한계가 있습니다. 아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투석에 쓸 바위는 어쩌시려는 겁니까?”
사마의가 인상을 쓰자 조앙은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그때 또다른 보급부대가 도착했다.
그들이 가지고 온 것을 본 사마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건 또 뭡니까?”
“고구려와 거래를 통해 얻은 석회석으로 만든 혼응토지.”
“혼응토? 그걸 왜…”
순간 사마의는 무언가가 뒤통수를 강하게 후려치는 느낌을 받았다.
이 인간은 도대체 어떻게 되먹은 인간이란 말인가.
조앙의 흐뭇해하는 미소에 사마의는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다.
유괴는 검각 위에 검을 잡은 채 서서 반대편을 내려다보았다.
아찔한 절벽, 그리고 좁은 길.
주변을 통할 수도 없다.
검각의 각주인 고패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유괴에게 말했다.
“양평관이 뚫렸지만 검각은 결코 넘지 못할 것입니다.”
“소문을 들으셨습니까? 적들의 화탄은 강력하여 검각 위에서 방비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것을 대비해서 장 종사께서도 준비해 놓은 것이 있습니다.”
익주 사영 중 하나이며 대 북방 방어 사령관 자리에 있는 젊은 인재인 장완도 양평관의 상황은 보고받았다.
적들은 설치가 필요 없는 투석기를 가지고 있었고 그 투석기에서 쏘아지는 것은 돌 뿐만이 아니다.
기름,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폭발물에 많은 병사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그래서 서둘러 검각에 많은 것을 만들었다.
“이 보막이 있으면 화탄도 큰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모래들도 잔뜩 준비해놨으니 걱정마십시요.”
양평관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보고에 의하면 화탄은 안에 항아리가 있어 그 항아리의 기름이 불과 붙어 주변에 화재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결국 어딘가와 부딪혀 불이 붙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것을 막기 위해 철판을 두른 막을 만들어 놓았다.
검각에서 공격은 쉽지 않겠지만 이정도라면 화탄의 공격을 어느정도는 막아낼 수 있었다.
“투석에 의한 공격도 주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괜히 검각이 만부막개라 불리는 관문이 아닙니다. 만명이 달라붙어도 뚫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검각입니다. 하하. 투석기? 얼마든지 와보라고 하십시요. 기록에 의하면 투석기로 열흘동안 검각을 공격했지만 오히려 바위가 다 떨어졌다고 하니까.”
오랜시간 익주를 지켜온 검각이다.
고작 투석기 따위로 무너질 것이었다면 이미 옛날에 무너졌을 것이다.
수많은 공격을 버텨낸 검각이고, 또 보수도 얼마 전에 전부 끝냈다.
몇만이 온다고 하더라도 결코 밀리지 않을 것이다.
“유 장군.”
유괴는 힐끔 고개를 돌려보았다.
북쪽에서 적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방패로 궁병들의 공격을 막기 위한 이들이 몰려들자 유괴는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
“하하! 죽어 줄 놈들이 오는구만! 다들 방어전을 준비하라!!”
“저, 저기를 보십시요!”
“…저게 뭐야?”
유괴와 고패 역시 꽤 오랫동안 관리로서 살아왔다.
그만큼 많은 병기들은 보았지만 저정도 되는 것은 처음 보았다.
병사들과 소, 말에 의해서 끌려 오고 있는 거대한 장비.
아무리 봐도 투석기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하지만 저 투석기의 크기가 일반 투석기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적어도 세배 이상의 크기를 가진 것이다.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던 유괴는 크게 웃었다.
“하하하하!! 머저리들!! 투석기를 크게 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나!?”
결국 쏘아낼 수 있는 바위의 문제다.
일단 그 바위를 어떻게 올리고, 또 어떻게 날릴 것인지.
아니, 그 전에 그만한 바위를 어떻게 나를 것인지도 문제다.
검각 주변은 가파른 절벽이 많고 산이 험하지만 바위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지형은 아니었다.
기껏해야 사람 머리 만한 바위정도가 대부분이다.
투석용으로 쓸만한 바위들은 이미 예전에 전부 치워지거나 쪼개져버렸다.
“그리고 저걸 어떻게 당길 것인지도 의문이군요.”
“그러게 말이오! 하하!”
고패는 크게 웃은 후 병사들에게 말했다.
크고 아름다운 투석기의 모습에 병사들 역시 비웃음을 던졌다.
“저걸 어떻게 운영할지가 의문이구만. 혹시 겁이라도 주려는 건가?”
“흐흐흐… 이거 재밌군요. 어서 장 종사께 알리도록 합시다.”
검각에 적이 나타나면 무조건 빨리 알리라는 명이 있었다.
고패는 뒤를 보며 손을 흔들었다.
말에 올라탄 병사가 장완이 있는 잔성으로 달려가자 고패와 유괴는 실실 웃었다.
“그럼 장 종사와 양 장군이 올 때까지 느긋하게 쉬어봅시다. 저들이 어떤 재미난 짓을 할지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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