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1159
하후연은 막사 주변을 서성거렸다.
잔열로 쪽에서 봉화가 피어올랐다.
습격을 당했을 때 피어올리기로 한 봉화가 퍼지다니.
하후돈의 성격상 진짜 위험하지 않는다면 그런 봉화는 올라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봉화가 올라갔다면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지원을 보내는 것이다.
팔천의 병력과 곽혁을 보냈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남아 있었다.
“정서장군. 괜찮으십니까?”
“그래. 괜찮겠지.”
조조의 조카인 조휴가 조심스레 말을 걸자 하후연은 애써 웃었다.
차라리 조휴를 보낼 것을 그랬나?
조조에게 받은 호표기 오백을 이끄는 부대장인 조휴가 걱정스레 바라보자 하후연은 애써 웃었다.
“형님이 그리 쉽게 당하실 분은 아니지.”
“그렇습니다. 또한 곽 중랑 역시 결코 약한 자가 아닙니다. 그는 가정성에서 수만의 익주군을 막아낸 지휘관 아닙니까. 큰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
하지만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가 집중을 하지 못하는 듯 하자 조휴는 웃었다.
“정 불안하시면 장군께서도 가보시는 것은…?”
“음. 아니야. 나까지 빠지면 이곳은 누가 막겠는가. 그보다 녹각과 함정의 설치는 어떻게 되었지?”
“대부분 끝났습니다만. 아직 십오리 정도 밖에 있는 정훈로의 쪽은 아직 설치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곳에 설치를 해야 하나?”
“곽 군사의 말로는 그곳이 적이 내려오는 길인지라… 그곳만 설치하면 방어시설은 전부 설치하게 됩니다.”
원래라면 곽혁이 맡아야 하는 곳이지만 그는 하후돈을 지원하기 위해 가버렸다.
첫날부터 바로 작업했다면 모르겠지만 곽혁은 산이 이상하다며 여기저기를 들쑤시고 다녔고 그것 때문에 일정이 조금 늦어져버렸다.
‘녀석 덕분에 숨겨진 길들을 꽤 발견했으니…’
이 산은 이상하다.
처음 봤을 때 얼마나 놀랬던지.
멀리서 볼 때는 막혀 있다 생각한 곳에 길이 있질 않나.
바위를 치워내니 길이 만들어지질 않나.
사람의 눈을 속이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조카사위는 이것을 알고 있었던 걸까…?’
“내가 다녀오지.”
숨겨진 길은 중요치 않다.
자신들이 할 일은 이곳에서 적을 맞이해 싸우는 것이니 말이다.
얼마든지 오라지.
하후연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하자 조휴는 황급히 그를 잡았다.
“정서장군께서 직접 하실 만한 일은 아닙니다.”
“이보게. 조카. 할 일이 따로 있고 하지 않을 일이 따로 있겠는가. 내 가만히 있으려니 좀이 쑤시고 마음이 불안해서 좀 움직였으면 하네.”
“그럼 제가 모시겠습니다.”
“지금 이곳에서 제대로 지휘를 할 만한 이는 자네 뿐이야.”
조휴가 따르려 하자 하후연은 고개를 저었다.
곽혁이 빠진 이상 군을 이끌 만한 능력이 있는 것은 조휴 뿐이었다.
호표기의 부대장인 그라면 문제가 생기더라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터.
그를 믿기에 조휴를 이곳에 앉혀둬야 했다.
조휴는 떨떠름히 고개를 끄덕였다.
십오리라고 하지만 못갈 거리는 아니다.
또한 하후연 자신의 무력도 대단한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
“호표기를 데리고 가십시요.”
“호표기에게 녹각 설치 같은 일을 시켜서야 쓰나.”
“군의 일에 할 일이 따로 있고 하지 않을 일이 따로 있겠습니까.”
자존심이 강한 호표기다.
원래라면 이런 임무를 맡기면 대놓고 싫어할 것이다.
하지만 이끄는 이가 하후연이라면 그들도 별다른 불만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호표기와 정병 이백까지 더 데리고 간다면 문제가 생긴다 하더라도 하후연은 어렵지 않게 본영으로 올 수 있다고 조휴는 생각했다.
냉정히 판단을 마친 그의 간곡한 부탁에 하후연은 수염을 쓰다듬었다.
“허 참.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데.”
“그렇다면 보내드릴 수 없습니다.”
곽혁은 떠나기 전 하후연이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게 해달라 조휴에게 부탁했었다.
하후연의 무력과 용맹은 예전부터 봐서 알고 있었다.
거기에 호표기와 정병 이백이 추가로 함께.
육백이나 되는 병력이 따른다.
그정도면 함부로 움직이는 게 아닐 것이다.
“그리고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바로 본진으로 와주십시요.”
조휴의 뚱한 표정에 하후연은 쓴웃음을 지었다.
“원 참. 역전의 용사인 이 하후 묘재도 나이를 먹어서 이런 애 취급을 받게 되다니…”
“싫으시다면 보내드리지 않겠습니다.”
“자네가 정서장군 같구만. 원참. 알았네. 알았어. 그럼 준비를 좀 부탁하지.”
“예.”
하후연이 고집을 꺽자 조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부관에게 명해 녹각 설치를 위한 준비를 알린 후 잠시 후.
모두가 준비가 되자 하후연은 말에 올랐다.
“내 금방 다녀오지.”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뭔가 일이 생긴다면 절대 돌격하지 말고 후퇴하십시요.”
“이 하후 묘재에게 후퇴하라는 건가?”
“태상전하와 전하, 거기장군, 승상부주, 승상, 그 외에…”
“알았네! 알았어! 거 참! 에잉. 이번 전쟁이 끝나면 나도 은퇴하고 도적 토벌이나 다녀야지. 이러다가 답답해서 내가 죽겠군.”
오랫동안 하후연의 밑에서 그를 따라 온 조휴다.
그런만큼 다른 이들이 얼마나 하후연을 걱정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리고 하후연이 얼마나 무모한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을 언급하자 하후연은 인상을 쓴 후 말 고삐를 흔들었다.
목책의 문이 열리며 하후연과 병사들이 나간다.
그들이 멀어지는 것을 본 조휴는 한숨을 푹 쉬었다.
“부디 별 일이 없어야 할텐데…”
녹각 설치 예정지에 도착한 하후연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몇번이나 생각하는 것이지만 정말이지 기분 나쁜 산이다.
여기저기 오두미도의 교도들이 기도를 위해 남겨 둔 구조물이라든가 신상이 있고, 또 개중에는 나무에도 혐오스러운 조각들이 있었다.
몇몇은 불타 없어지고, 또 어떤 돌은 박살나 있다.
그것들을 흝어보던 하후연은 부르르 몸을 떨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곳이구만. 빨리 설치하고 돌아가도록 하지.”
“예.”
호표기들과 병사들이 수레에 있는 녹각을 꺼내 설치하기 시작했다.
길을 막은 후 두터운 가시와 단단한 나무들을 길 주변에 깔아 놓는다.
쐐기와 밧줄을 박아 함부로 치우지 못하게 한 후 근처에 구덩이를 파 함정도 만든다.
기병들이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게 쇠뇌들도 설치한 후 다른 구조물들도 낑낑거리며 움직여 세워 놓았다.
“정서장군께서 직접 하실 필요는…”
“내가 언제 이런 일 할 때 뒷짐지고 구경만 하던가? 그냥 몸을 움직이고 싶어서 그런 것이니 신경쓰지 말게. 엇차!”
큼지막한 나무를 옮기는데 하후연도 붙었다.
그가 힘을 쓰는 일을 시작하자 병사들은 어쩔 줄 몰라했지만 하후연은 막무가내였다.
정서장군인 그가 직접 나서는 만큼 작업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렇게 두시진에 걸쳐 녹각을 설치하고 주변의 나무들을 베어 길을 막는다.
준비가 절반 정도 끝났을 때 하후연은 땀을 닦았다.
“후우…”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마무리만 남았나?”
“예. 나머지는 저희가 할테니 정서장군께서는 이만…”
“아니야. 끝까지 함께 해야지. 우리가 남인가? 전장에서 한솥밥을 먹으면 그때부터 식구인거야.”
“장군…”
감동한 병사를 향해 씩 웃은 하후연은 대군이 움직일 수 있는 길 옆 절벽과 바위로 가려진 소로 안쪽을 힐끔 보았다.
어째 보면 볼 수록 기분 나쁜 숲길이다.
점점 소로로 좁아져 들어가는 곳인데 왜 이렇게 뻥 뚫려 있는 것 같을까.
그곳을 응시하던 하후연은 자신의 옆에서 일을 하는 호표기에게 물었다.
“자네. 저 안쪽에 들어가 확인해보게나.”
“저긴 왜…?”
“곽혁의 보고에 의하면 이 산은 눈으로 보는 것과 다른 형태를 가진다고 하더군. 자세히 조사하지 않으면 정확히 길을 파악할 수 없다고 했어.”
“그건 저도 압니다만…”
“왠지 저 안쪽이 거슬리는구만.”
“지도에 의하면 저곳은 절벽으로 막혀 있는 곳입니다만…”
“한번 가보게나.”
“알겠습니다.”
이상할 정도로 구조물들이 많았다.
그것 때문에 자꾸만 시야가 흐려지는 느낌을 받으며 하후연이 말하자 호표기들이 움직였다.
소로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니 지도에 나왔던 것처럼 커다란 절벽이 앞을 막고 있었다.
그곳을 유심히 살피던 호표기는 입맛을 다셨다.
“아무것도 없는데.”
말 그대로 절벽들 뿐이다.
여기에 뭐가 있단 말인가.
“확실히 기분 나쁜 곳이기는 하군.”
여기저기 새겨져 있는 도문, 그리고 묘한 그림들까지.
호표기들은 서로를 보며 인상을 쓰다가 몸을 돌렸다.
“돌아가는게 낫겠다. 아무것도 없…”
“…잠깐. 이건…?”
바위에 새겨져 있는 오두미도의 문장.
그것을 발견한 호표기는 망설이다가 뒤의 병사에게 말했다.
“철퇴를 줘보게.”
철퇴를 받아 동료들과 함께 절벽 여기저기를 두드린다.
그렇게 두드려가며 묘한 부분을 찾았다.
다른 절벽에는 이끼가 끼고 풀이 자라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서 있는 이쪽만은 그런 것이 없었다.
그저 먼지와 흙, 그리고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걸어 놓은 듯한 이끼들만이 있을 뿐 이었다.
가까이서 보지 않았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위화감이다.
“한번 쳐보자.”
“음.”
다른 병사들도 찝찝함을 느꼈다.
그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철퇴로 벽을 두드렸다.
그리고 몇차례 두들겼을까?
큰 소리와 함께 절벽이 무너져내렸다.
아무리 호표기의 힘이 강하다고 하더라도 철퇴 한두방에 바위가 부서질리 없다.
“맙소사.”
무너진 절벽 뒤로 길이 나타났다.
협로이기는 하지만 절벽을 넘어갈 수 있는 길이다.
어둡고, 음침한 길의 끝을 보며 그는 침을 꿀꺽 삼켰다.
“이것 봐봐.”
자신들을 막고 있던 것은 바위가 아니었다.
그저 흙에 불과했다.
흙에 먼지와 돌가루를 잔뜩 입혀 고정시켜 놓은 것이다.
“…위국에도 혼응토가 있지. 이건… 혼응토인가?”
“그건 아닌 것 같은데. 흙을 약물로 굳혀 놓은 것 같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파편들을 이리저리 살피고 있을 때 화살 한대가 호표기의 머리를 꿰뚫었다.
그것을 본 모두가 길 안쪽을 보았다.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흰 수염이 무성한 노인이 천천히 활을 내리자 호표기들은 기겁하며 외쳤다.
“이런 개…!! 당장 복귀해! 적습이다!”
전투를 회피하고 복귀한 호표기의 말에 하후연은 고민했다.
좁은 길이라 적의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는 보고를 받은 그는 검을 뽑았다.
“본대에 알려 적습이 있다고 해라.”
“정서장군! 복귀하셔야지요!”
“아직 녹각은 완전하지 않아. 여기서 적들의 발을 잡을 필요가 있다.”
하후돈에게 지원을 보냈기 때문에 방어 준비가 다 되어 있지 않았다.
하다못해 녹각과 함정의 설치라도 끝난 상황이라면 그도 복귀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아닌만큼 여기서 저들의 발목을 잡아 진격을 막아야 했다.
다행히 지형은 자신들에게 유리했다.
적의 수가 많지만 좁은 길목이니 위국 최정예인 호표기라면 시간을 끌 수 있을 것이다.
“다른 곳에서 적이 습격하면 어쩌시려는 겁니까!”
“내가 알아서 피하도록 하마. 이 하후 묘재. 지금까지 수도 없이 많은 사선을 넘었다. 고작 이따위 위기 때문에 죽을 것 같은가?”
하후연이 자신의 창을 들어 잡자 그는 인상을 썼다.
“빨리 가라. 최대한 빨리 방어태세를 갖추도록 해.”
“…알겠습니다.”
말에 오른 호표기가 달려나가는 사이 하후연은 길을 보았다.
그의 말대로 협곡 안쪽에서 적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석진.”
좁은 길을 통해 달려오는 적들을 발견했다.
움직임 자체가 빠르고 기세가 높다.
그들의 눈에 실려 있는 적의를 발견한 하후연은 이를 갈았다.
‘쉽지 않겠군.’
하지만 지금까지 어떤 전투에서도 단 한번도 물러나 본 적이 없는 하후연이었다.
그 자신감은.
그 전적은 하후연이 잡은 창에 힘을 불어 넣어주었다.
방패병들이 모여 방진을 만든다.
길목을 이용해서 적이 들어오는 것을 막으며 최대한 시간을 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아군이 방비를 할 여유를 갖추게 한다면 큰 문제 없이 적을 소탕할 수 있을 것이다.
“온다!!”
보병들이 대다수다.
걸어오던 이들이 천천히 속도를 높였다.
둥근 원형의 방패를 앞세우며 적들이 달려들자 하후연은 호표기들에게 외쳤다.
“거창!!!”
호표기의 크고 날카로운 창이 방패병의 틈새에 걸린다.
달려오는 이들을 모두 꿰뚫어버릴 듯한 기세를 보이며 호표기들이 창을 꽉 잡은 순간.
“크아아악!!”
“죽어라!!”
“버텨어엇!!”
양군이 격돌했다.
방패와 방패가 부딪히고 그들을 밟고 뛰어 오른 검병들이 방진 안으로 뛰어들었다.
내질러진 창은 익주병의 원형 방패 사이를 지나 적적을 찌른다.
날카로운 극은 빙글 방향을 바꿔 방패로 가리고 있는 적의 뒤통수를 노렸다.
그렇게 수십의 적병들이 호표기에 의해서 당했지만 시체들은 결코 쉽게 쓰러지지 않았다.
자신들의 몸이 방패가 되어 뒤의 검병들이 뛰어들어가게 한다.
몸이 날랜 익주병들이 방진 안으로 들어와 날뛰는 것을 본 하후연은 말 위에 탄 채 창을 휘둘렀다.
“같잖은 놈들!!”
노성을 터트리며 창이 한번씩 휘둘러질 때마다 익주병들이 쓰러진다.
그것을 본 하후연이 이를 드러내었을 때 아군의 방진이 무너졌다.
“크악!”
“무슨 힘이..!!”
적의 강대한 힘에 방진이 밀려난다.
그것을 본 하후연은 이를 드러내었다.
적장이 온 것인가?
익주병들의 사이에서 갑옷을 입은 흰 수염의 노장이 대검을 들고 나오자 하후연은 웃었다.
“노인네가 죽을 자리를 찾으러 왔나보군.”
“가는데는 순서가 없어.”
그리고 노인, 익주의 노장 황충은 대검을 척 겨누며 싸늘히 말했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입니다.
으아… 무지하게 덥네요 습하고 ㄷㄷ
무기력무기력…
뻗을 것 같습니당…ㅠ
으으.
언능 대댓글 쓰고 자야겠네용 ㅎㅎ
JangSEE // 오옷!! 감사합니당!!
실버스타 // 황충과 하후연이 붙었네요! 크앙 누가 이길 것인가!
환타지아 // 아 ㅠ실수입니다 수정했어요 ㅎ
윤하 // ㅋㅋㅋ 과연 누구의 플래그!?
마리오넷 // 왘ㅋㅋ 길어요 ㅋㅋㅋ
JHsilver // 갑자기 유하의 각성이!?
天空意行劍 // 설마요 ㅋㅋㅋ 그정도까진 안갈듯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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