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128
00128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
약한 것이 싫었다.
힘이 없어 먹을 곡식마저 수탈해가는 관리에게 대항 한번 하지 못한 것이 싫었다.
힘이 없어 두들겨 맞아 구걸한 음식조차 빼앗기는 것이 싫었다.
그렇기에 강해지고자 했다.
산에 들어가 나무의 속살을 벗겨 먹으면서도 강해지고자 했다.
돌을 들고, 사냥을 하고.
홀로 이 더러운 천하에서 살아남고자 강해지기 위해서 무슨 짓이든 했다.
자신을 죽이려던 거지 왕초의 목에 날카로운 나무토막을 박아 죽이고 거지굴의 대장이 되었을 때 처음 깨달았다.
강해지면 된다.
약자가 강자에게 짓밟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니 강자가 된다.
빼앗기지도, 짓밟히고 싶지도 않다.
빼앗길바에는 빼앗겠다.
짓밟힐 바에는 짓밟겠다.
어린 나이에 세상을 알았다.
거지굴의 대장이 된 만큼 도전하는 놈들은 많았다.
어떨때는 죽을 정도로 맞기도 했고, 어떨 때는 거지굴의 왕좌에서 내려 온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무슨 수를 써도 이겼다.
이기고, 또 이기고.
방해되는 이는 죽이고, 또 죽이고.
그렇게 정신을 차렸을 때 어느새 파군 안한현에서 자신을 모르는 이가 없게 되었다.
미친개 감녕.
건드리면 좃되는 감녕.
모두가 두려워하는 시선이 좋았다.
그렇기에 당당했고, 그렇기에 더욱 강해지고 싶었다.
어린 나이에도 어른들과 싸울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지고 나니 사람들이 몰렸다.
어떤 이는 군에 임관하라 했다.
어떤 이는 양자로 들어오라 했다.
더욱 강해지기 위해서는 배워야 한다.
그렇기에 군에 들어갔고 도적들과 싸워가며 힘을 키웠다.
하지만.
결국 올라갈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그놈의 예, 그놈의 정, 그놈의 법.
적을 앞에 두면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
반쯤 죽인 놈을 놓아주면 괴물이 되어 돌아온다.
그러니 죽인다.
적은 죽이고 이를 드러낸 자는 완전히 짓밟는다.
그것이 자신의 삶이었다.
그러나 관인이 된 순간 그것을 버려야했다.
자신의 안에 있는 흉포함을, 괴물을 숨겨야했다.
자신을 이해하지 않는 관에 싫증이 났다.
좀 더 한다면 군승까지는 힘들더라도 병조종사까지 노릴 수 있는 위치였지만 미련은 없었다.
그래서 관직을 버리고 떠났다.
수배가 걸렸지만 그런 것 따위 상관없었다.
쫓는다고?
와봐라.
모두 죽여줄테니.
강자라면 와라.
약자도 상관없다.
와라.
추격자와 현상금 사냥꾼들을 모두 죽였다.
그리고 떠났다.
자신을 아는 이가 없는 곳으로.
익주에서는 이제 자신을 보면 마음껏 죽이고 싸울 수 있는 도적이 없으니까.
그렇기에 다른 곳으로 향했다.
도착한 곳은 양양.
양양에 도착했을 때 정말 즐거웠다.
함께 온 서성과 함께 단 둘이서 양양의 암흑가를 제패하는 작업은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상대들도 강했고 자신만큼이나 비열했으니까.
자신의 강함에도 포기하지 않았으니까.
그들을 짓이기고 짓밟는 것은 너무나도 즐거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양양의 암흑가를 제패했을 때 또다시 자신은 붕 떠버렸다.
양양현의 관리들은 자신을 주시했고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차오르는 투쟁심을 위해서 도적도 잡아보았지만 이곳도 다를 것은 없었다.
결국 자신이 있을 곳은 없었다.
재미가 없어졌다.
모든 흥미가 떨어지고 결국 술과 여자에 빠져들었다.
언젠가 자신을 상대할 수 있는 자가 나타나길.
언젠가 자신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자가 나타나길.
그리고 평생 나타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이해자와 만나고 말았다.
양양에 자리를 잡을 때 신세졌던 방덕공의 조카가 소개시켜 준 꼬마.
생긴 것은 평범했지만 말하는 것이나 행동하는 것에 망설임따위는 없었다.
자신의 직위를 마음대로 활용하고, 이름을 마음대로 팔면서, 수경원이란 고귀한 이름을 멋대로 이용하면서 그는 자신을 위해서 움직였다.
재밌는 녀석이다.
무료하고 심심하며, 지루하기 짝이 없는 나날에 생긴 즐거움이다.
처음에는 그저 그것에 불과했다.
그와 함께 자신과 도적토벌을 할 때 거슬렸던 이를 죽이고, 도적들을 본격적으로 토벌하기 시작하며 흥미를 잃었던 삶이 색을 가지기 시작했다.
수경원이라는 명문의 제자이면서도 하는 짓은 간사하기 그지 없고, 다른 관리들은 부정하면서도 은근히 챙기는 뇌물을 주거나 받는 것이 나쁘다 말하지 않았다.
목적을 달성하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릴 필요가 있나?
너의 잔혹함도 이용할 수 있는 방향에 따라 얼마든지 전략과 전술이 될 수 있다.
기뻤다.
처음으로 자신을 이해해 준 이를 만났다.
자신의 안에 있는 흉포함을 인정하고, 긍정해주는 이를 만났다.
그는 그저 흉포함을 아군이 아닌 적에게 돌리라는 말 한마디만 했고 그것이 기뻐 그의 말을 따랐다.
양양의 백성들을 지키고 관리들을 지키며, 내 사람들을 지켰다.
흉포함은 적에게만.
아군은 지킨다.
단지 그가 제시한 두가지 규칙을 지켰을 뿐인데 모든 것이 바뀌어져갔다.
두려워하던 이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긴장하고 있던 이들에게는 농담이.
길을 가다 어린 아이에게 작은 과자를 선물로 받을 때는 은근히 등짝이 근지럽기도 했다.
익주에서는, 서성과 둘이 암흑가를 제패해고 살아갈 때는 느끼지 못했던 기분에 뿌듯함을 느꼈다.
하지만 그럼에도 강함에 대한 갈증은 낫지 않았다.
그래도 재밌으니까 버텼다.
그와 함께 강북으로 올라오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더더욱 즐거워졌다.
자신의 흉성을 아낌없이 드러내도 오히려 칭찬해주는 이들이 있었다.
모든 이들에게 존경받고 사랑받는 이가 자신을 인정해주는 것이, 자신의 흉포함과 잔인함을 인정해주는 것이 좋았다.
그렇기에 싸웠고, 좀 더 강해지고 싶었다.
이번에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다.
그를 위해서.
그분을 위해서.
그렇게 생활하는 동안 한 여자를 만났다.
도련님을 호위하기로 한 무사.
처음엔 거슬렸다.
하지만 그분은 명령했고 그 명령은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친동생처럼?
웃기는 소리다.
혈육 하나 없는 것이 세상인데 친 동생이 어딨겠나.
그저 시큰둥하게 반응하고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녀석은 자꾸만 안으로 파고들었다.
계집따위 그냥 깔아뭉개면 다라고 생각하는 자신에게 있어서, 소리지르고 욕을 하면 두려워하며 멀어지던 여자들과 다른 여자였다.
솔직히 싫지는 않았다.
재밌었으니까.
그에게 감사한다.
만약 그가 아니었다면 이런 재미를 몰랐을 테니까.
그가 아니었다면… 천하 최강과 상대하며 목을 태우는 갈증을 해소하지 못했을테니까.
“흥패 오래비!!!”
“헉!!”
이게 주마등인가?
여영기의 외침이 아니었다면 방천화극이 머리를 부술 뻔 했다.
황급히 몸을 굴렸다.
딱 두대 맞았는데 반 기절 상태에서 주마등까지 보다니.
한심하다는 생각과 함께 즐겁다는 기분이 몸에 차올랐다.
“하하하… 이게 천하 최강이라는 거지.”
“오래비!! 힘들면 빠져! 좀 더…”
“시끄러워!”
조금만 더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다.
과거의 자신은 어땠지?
방금 본 주마등을 통해 과거의 자신을 떠올리며 나는 도를 휘둘러 여포의 공격을 내리쳐 막았다.
“호오?”
“호오는 무슨.”
흘리기가 성공했다.
장합과 서황에게 배운 정식 검술 중 하나다.
아류 무기술을 쓰는 자신과는 맞지 않은 기술인 흘리기를 사용하자 충격이 거의 없었다.
“어이! 영기 애비!… 아니, 쟤는 내 동생이니까… 아버지라고 불러야하나?”
“하하… 영기 애비라.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군. 그래. 뭐냐.”
“한번만 더 해봅시다.”
내 외침에 모두가 당황했지만 영기 아빠. 천하 최강 여포만은 허허롭게 웃을 뿐 이었다.
틈을 노려 밧줄을 던지려는 흑귀대원에게 고개를 저었다.
책임은 내가 진다.
도련님이라면 이해하겠지.
조금만 더 해보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서황이나 장합으로는 느낄 수 없었던, 수련을 할 때마다 항상 닿을 듯 말듯했던 무언가가 잡힐 것 같았다.
그동안 참아왔던 갈증이 채워진다.
여포와 한번씩 부딪힐 때마다 그 갈증이 나아간다.
“원한다면.”
여포의 공격이 머리를 치고 들어온다.
강력한 일격.
맞으면 죽는다.
삶과 죽음의 경계 속에서도 나는 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허리의 검을 뽑는다.
가볍게 올려치면서도 날을 내려 방향만 비틀고 몸을 돌리며 그 회전력을 이용해 여포의 복부를 걷어찼다.
발에 실리는 묵직함이 좋다.
여포가 밀려나는 것을 보며 난 도자루가 헐거워진 도를 뒤로 던지고 두번째 검을 뽑았다.
두자루의 소검이 손에 잡힌다.
검자루의 가죽이 찰싹 손바닥에 감기는 감촉이 좋다.
“웃기는 놈이군. 이름이 뭐지?”
“우주 최강 감녕이라고 밝혔을텐데.”
“…너라면 괜찮을지도 모르겠군.”
“뭐가 괜찮은데?”
여포가 힐끔 내 뒤로 시선을 보낸다.
하얗게 질린 얼굴로 서 있는 여영기.
어찌할 바를 몰라하며 눈물만 흘리는 여영기.
진 군수님이 정해주신 그리고 도련님이 인정해준.
내 더럽게 패고 싶지만 그만큼 더럽게 사랑스러운… 이제는 누구에게도 주기 아까운 내 동생.
야 너 뭐하냐?
평소처럼 실실 웃으면서 이 고생한 오래비한테 줄 음료 준비하지 않고.
오늘 정도는 그 토나오는 음료도 다 마셔줄게.
그러니까 제발 울지 좀 마.
“우리집 돼지 넘보지 마라! 천하최강!!”
우리집.
말하는 것만으로도 등이 간지럽다.
언제부터 내가 이런 말을 꺼낼 수 있었던 걸까?
“저렇게 예쁜 돼지도 있냐!!”
내 외침에 여포는 피식 웃었다.
그것만으로 진지하고 무거웠던 전장이 가벼워진다.
그래. 이거야.
전투의 분위기를 내것으로 끌어들인다.
나는 진지한게 맞지 않잖아?
즐겁고 가볍게.
천하최강이라는 이명에 너무 휘둘렸다.
나는 나대로.
미친개는 미친개답게.
날 여기까지 데려와 준 도련님을 생각하며 검을 잡은 손에 힘을 풀고 긴장을 내려 놓았다.
막연히 커보이던 여포의 몸이 점점 작아진다.
“이봐! 천하최강! 아까까지는 당신의 분위기였지만… 이제부터는 내 차례다!”
그를 내 영역 안으로 끌어들인다.
무겁고 강한 여포의 영역을 경박하면서도 천박하고, 그렇기에 처절한 나의 영역으로 감싼다.
난 양손의 검을 빠르게 움직였다.
그의 눈을 혼란하게 만들며 두터운 몸에 검상을 남긴다.
갑옷의 빈 틈을 베고, 찌른다.
울컥거리며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서도 난 멈추지 않았다.
좀 더 빠르게.
좀 더 가볍게.
조금만 더 하면 잡을 수 있다.
조금만 더 하면…
“…넌 오지 마라.”
“뭐?”
“하아압!!”
여포의 말에 집중이 깨진다.
오지 말라고?
무슨 소리지?
생각을 정리할 새도 없이 여포의 방천화극이 날 후려쳤고 그것에 뒤로 밀려났다.
“젠장.”
두자루의 소검 중 한자루가 깨져버렸다.
이것만으로는 힘든데.
내가 이를 갈았을 때 여포는 방천화극을 빙글빙글 돌린 후 말했다.
“너는 강하다. 인정하지. 하지만… 천하 최강을 꺽기에는 일러!!”
“흥!! 누구 맘대로!!”
필사의 일격으로 보인다.
서있는 것만으로도 쩌릿할 정도의 기운이 느껴졌다.
도련님은 이런 것을 피하라고 했다.
안전하게 천하 최강의 자리를 얻으라고.
하지만 미안.
원래 내가 말 잘 안듣잖수.
그래도 이해해 줄거지?
“하아아압!!”
“흥패 오래비!! 안돼!!”
여영기의 외침에 순간 여포의 움직임이 굳었다.
찰나에 불과했다.
그때 허공에 검 한자루가 날아왔고 그것을 잡아 바로 여포의 팔을 베었다.
“윽!!”
내리쳐지던 방천화극이 축 늘어진다.
팔뚝에서 피를 흘리며 여포가 날 노려보는 동안 그의 몸을 걷어 차고 비틀거리는 그의 다리를 베었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갑옷째 그의 다리를 베어버린다.
가벼운 검이다.
하지만 그만큼 좋은 검이다.
“하. 도련님.”
검이 날아 온 쪽에서 숨을 헐떡이고 있는 도련님이 보인다.
뭐 때문에 그렇게 뛰었수?
설마 나때문에?
하~ 이거 부끄럽구만.
“…..”
비틀거리며 무릎을 꿇은 여포는 피할 생각따위는 하지 않았다.
그저 나를 올려다 볼 뿐.
그의 눈.
피에 잔뜩 젖어 있는 얼굴에서 유일하게 번쩍이는 눈.
그 눈에 증오가 담겨 있지 않았다.
지금까지 상대했던 적들과 다르게 그 눈에는 적의가 없었다.
오히려 호의만이 담겨 있을 뿐 이었다.
군수님이 날 바라볼때의 눈.
도련님을 맡길 때 신뢰를 가득 담은 눈.
“망할.”
검을 당겨 잡은 팔에 힘을 준다.
일격에 끝낸다.
이런 기회는 없을거다.
천하 최강이 될 수 있다.
내가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죽여라.”
여포의 눈을 마주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내 적을 죽일 때마다, 그를 고문할 때마다 즐겁게 눈을 마주했던 나다.
그런 내가 왜?
이유는 알 수 있었다.
“망할!!”
여영기의 눈.
눈매가 닮았다.
날 바라보며 낄낄거리던 그 눈.
함께 훈련을 할 때 진지하기 그지 없던 눈.
눈물을 흘리면서 나에게 고맙다고, 진지하게 말할때의 그 눈.
그 눈에 멈췄던 나는 이를 갈며 내리치던 팔에 힘을 주었다.
“…저 등신.”
예민해진 감각이 도련님의 구박을 정확히 잡았고 난 그 구박에 웃었다.
도련님. 미안하우.
그래도 이해해 줄거지?
지금까지의 날 긍정해준 것처럼…
이번에도 긍정해줄거지?
“흐랴아압!!”
검을 내려치는 대신 난 몸을 돌려 여포의 머리를 힘껏 후려찼다.
그것에 맞은 여포가 바닥을 뒹굴며 꿈틀거리자 난 숨을 내쉬었다.
“우쌰!! 이겼다!!!”
“와…와아아아아!!!!”
여포는 지쳤는지, 아니면 머리의 충격 때문인지 숨만 헐떡거리며 바닥에 누워 있을 뿐 움직이지 않았다.
손에 쥐어진 청홍검을 든 채 도련님에게 시선을 돌렸다.
“헤헤. 도련님.”
“등신아. 내가 여영기를 구원하랬지 무모하게 나서랬냐?”
“이겼잖수.”
“…수고했다.”
피식 웃은 도련님은 내 가슴을 툭 치고 손을 내밀었다.
청홍검을 돌려달라는 건가?
난 아쉬움없이 도련님에게 검을 돌려줬다.
“자, 잠깐! 도련님!”
“뭐냐.”
“…죽일거유?”
“네가 안했으니까.”
“아니 그래도…”
“죽이지 않았으면 좋겠냐? 너의 적인데?”
“……”
도련님의 말에 난 고민했다.
지금까지 난 내 적은 단 한번도 살려 준 적이 없었다.
나에게 무기를 들이밀고, 살기를 보인 이를 단 한번도.
“살려줍시다. 도련님이라면 알거 아니요. 저 남자. 진짜요. 한번만 더 붙어보고 싶어.”
“그래? 그게 다야?”
“…그리고 내 동생의 애비요. 군수님이 주시고 도련님이 챙겨 준 내 동생의 아비란 말이요. 그런 자를 죽이는 건…”
피식 웃은 도련님은 더 듣지도 않고 그대로 몸을 돌려 여포에게 다가갔다.
말려야 한다.
때론 나보다 더 적에게 잔인할 때가 있는 사람이니.
여포에게 맞아 생긴 고통이 이제 올라온다.
허물어지려던 나를 여영기가 챙기자 난 다급히 말했다.
“도련님을 말려.”
“…할수… 없어요.”
“그렇게 쳐 울지말고 빨리 도련님이나 말려.”
“하지만…”
“빨리 해!! 이 등신같은 기집애야!! 진짜 오래비한테 혼나고 싶어!?”
하나부터 열까지 등신같은 동생이다. 정말이지.
이래가지고 누가 데리고 살려고 할까.
“아니면 날 저기까지 데려가든가.”
“흑…”
눈물을 흘리는 여영기와 함께 도련님의 옆으로 갔다.
죽지는 않은 듯, 멍하니 눈을 뜬 채 숨을 몰아쉬고 있는 여포를 도련님은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포.”
“…네가 이겼다. 죽여라.”
“그건…”
“잠깐만 도련님. 그건 아니지. 잠깐만!!”
내 말을 무시하며 올려진 검이 내리꽂힌다.
겨눠진 곳은 여포의 머리.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내가 죽일걸.
“…네가 정할게 아니야.”
청홍검이 깊숙히 박힌 곳은 여포의 머리가 아니었다.
그 바로 옆. 귓볼만 살짝 베어버렸다.
멍하니 올려다보는 그를 향해 도련님은 씁쓸한 얼굴로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흑…도련님…”
“여포를 잡았다!! 전투는 끝났다!!”
하아…
다행인…건가?
승리의 포효는 역시 도련님이 해야하는게 맞지.
난 희미하게 웃으며 검을 들고 소리치는 그를 보았고 여영기는 닭똥같은 눈물을 펑펑 쏟았다.
“…여포를 끌고가라. 처벌은… 후우… 내일 한다. 상처를 치료해주도록.”
역시 우리 도련님.
내가 이래서 좋아한다니까.
“저기… 오래비.”
눈물로 엉망이 된 얼굴로 여영기는 조심스레 말했다.
“오래비도 많이 다쳤지만…”
“근데?”
“…이거. 아버지한테… 써도 괜찮아?”
품에서 꺼낸 약병을 보며 난 피식 웃었다.
그거 가지고 다녔냐.
예전에 그녀와 화해를 할 때 줬던 약이다.
그것을 보며 난 고개를 끄덕였고 여영기는 포박된 채 들것에 실려가는 여포에게 달려갔다.
도련님에게 허가를 받아 그의 입에 약을 부어주는 여영기를 멍하니 보던 나는 도련님이 다가오자 웃었다.
“에헤~”
“웃지마. 정든다.”
내 옆구리를 툭 치며 도련님은 시큰둥히 말했다.
“에이~ 정은 들대로 들었으면서 왜 이러실까~”
짜증내는 도련님의 어깨를 나도 툭 쳤다.
“근데 표정이 왜 그러슈?”
“아무것도 아니야. 야. 여기 끝났다고 다 끝난거 아니거든? 애들 모아서 팽성 공략할 준비나 해.”
============================ 작품 후기 ============================
———————————-
안녕하세요! 레드에이어입니당.
오늘도 네편!인데…
오늘은… 그 뭐시냐
제가 글쓰다가 뻗어서ㅠㅠ
대댓글을 못썼네요
개피곤… ㄷㄷ 요새 좀 바짝 달렸더니 몸이 말이 아니군요
그럼 날도 더운데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내일 만나요! 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