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175
00175 미묘한 관계 =========================
긴장으로 자신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킨 조청은 살짝 사마영을 훔쳐보았다.
그녀의 표정은 온화하기 그지 없었다.
아까 전에 보였던 그 살벌함은 마치 거짓말 같다.
“저… 그게.”
“하지만 한가지는 알아줬으면 좋겠군요.”
“무, 무엇인가요?”
화들짝 놀란 조청이 붕붕 고개를 끄덕였을 때 사마영은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이어나갔다.
“당신은 두번째 부인이에요.”
“…네? 그거야 당연한 것이죠.”
아까도 보았지만 진유하와 사마영은 무척이나 사이가 좋았다.
진유하도 그렇고 사마영도 그렇고.
서로를 많이 아끼는 것으로 보였다.
보기만 해도 훈훈해보이는 둘의 모습에 끼어들 수 밖에 없는 것에 일말의 죄책감정도는 느끼는 그녀였다.
조앙이 말했던 것처럼 자신은 아직 남녀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저 군신의 관계라면 상관없겠지만 그녀처럼 진유하에게 안기고, 그에게 입맞춤을 받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다.
그런 자신이 저들 사이에 끼어들어 아내가 된다?
아버지의, 총사령관의 명령만 아니라면 거절하고 싶을 정도다.
“후후후… 가끔씩 그것을 잊어버리는 자들이 있으니까요. 이걸 확실히 했으면 좋겠어요.”
“어… 네.”
떨떠름히 고개를 끄덕인 조청은 침을 꿀꺽 삼키고 눈 앞에 있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보기에는 그저 사랑스러운 소녀에 불과했지만 뭐랄까.
자신이 아무리 발버둥쳐도 이길 것 같지는 않았다.
“아가씨의 말씀에…”
“아가씨라니요.”
부드럽게 웃은 사마영은 손을 뻗어 조청의 손을 잡았다.
그 손에 조청은 놀랬다.
자신보다 작고, 무척이나 부드러우며 고운 손이다.
무기를 잡고 전장에서 구르던 자신의 거친 손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그 손에 놀란 조청이 손을 빼려 했을 때 사마영은 그 손을 꽉 잡으며 말했다.
“언니라고 불러보세요.”
“…..”
“어머? 싫은가요? 어차피 같은 남자의 부인이 될거라면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데… 제가 싫은가요?”
눈물을 글썽거리는 그녀를 보며 조청은 당황했다.
어쩌지?
이러려고 한 것이 아닌데.
“그… 그게 아니라.”
지금까지 언니라는 말을 꺼낼 일이 없었다.
조조의 적녀이며 주변에 나이가 많은 여자는 시녀, 혹은 어머니들이나 숙모들에 불과했다.
조청이 머뭇거리자 사마영은 눈물을 닦아낸 후 아까의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재차 권했고 조청은 머뭇거리다가 작게 고개를 끄덕인 후 입술을 달짝거렸다.
“어…언.”
“….”
“언니…”
“아주 잘했어요. 동생.”
조청이 나가자 사마영은 얼굴에 짓고 있던 상냥한 미소를 지우고 무표정이 된 채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싫었다.
이 도둑고양이라고 소리지르며 욕하고 싶었다.
아무리 정략이라지만 자신의 남자고 자신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의 곁에 다른 여자가 있는 것은 정말 끔찍하게 싫었다.
꽤나 예쁜 여인이다.
물론 자신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건강한 몸과 미모를 가진 여인이다.
사람이 같은 것만 먹으면 질린다 하지 않던가.
자신을 사랑해주는 남편이지만 그래도 저런 여자가 끼면 자신에 대한 사랑이 줄어들지도 몰랐다.
그가 저 여자와 알몸으로 침상에서 뒹굴고 항상 자신에게 해주던 것처럼 사랑을 속삭이는 것을 생각만 하는 것만으로도 속이 뒤틀리고 피를 토할 것만 같았다.
“…그래도 참아야해.”
참는 것은 잘한다.
진유하를 보고 반한 이후 몇년이나 그를 그리워하며 참았다.
그를 만나고 싶은 것을 참고, 그를 찾고 싶은 것을 참았다.
그런 자신이 고작 이정도도 참지 못할까?
하지만 마음 속에서 꾸준히 다짐해도 가슴은 아팠다.
“후우.”
이런 모습을 남편이나 다른 사람에게 보일 수 없었다.
투기는 좋은 것이 아니다.
질투는 바른 것이 아니다.
남편에게 앙탈을 부리는 정도라면 애교로 넘어갈 수 있더라도 타인에게 이런 모습을 보였다간 자신 뿐만 아니라 진유하의 이름에도 먹칠을 하는 것이 된다.
현명한 ‘첫째’ 부인으로서 그런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그래도 다행이네.”
직위를 이용해서, 현재 진유하와 조조와의 관계를 이용해서 자신을 깔아뭉개려는 모습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아마 남녀관계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아직 진유하에게 이렇다 할 관심이 없기 때문이겠지.
자신과 다르게 그녀는 이런 문제에는 굉장히 순진해보였다.
그렇다면 이것을 이용할 수 있다.
사마가의 일원으로써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어떤 것을 이용하겠는가.
진유하와 조청의 사이를 갈라 놓을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진유하에게 있어서 첫번째 여자는 자신이며 그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그 권리는, 의무는 자신만의 것이다.
사마영은 남은 차를 홀짝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다행이야. 말은 잘 통하는 사람이라서.”
만약 조청이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서 자신을 적대했다면.
그녀는 소매에 들어 있는 약을 꺼냈다.
“당신은 잘못이 없어요.”
베시시 웃은 사마영은 그 약을 서랍에 넣은 후 작게 중얼거렸다.
“주제파악 못하고 꼬여드는 날파리들이 문제지.”
“영아?”
문을 열고 진유하가 들어오자 사마영은 움찔했지만 빠르게 무표정한 얼굴에 웃음을 그렸다.
그가 좋아하는 상냥한 미소.
그가 사랑하는 자신의 얼굴.
사마가의 비고에서 수천, 수만번이나 연습했던 미소는 이제 자신의 기본적인 표정인 것처럼 자연스러워졌다.
그것을 간단히 만들어낸 사마영은 진유하에게 달려가 안겼다.
“우왓.”
“여보.”
“응?”
‘당신에게 있어서… 첫번째 여자는 누군가요.”
“그야 너지.”
자신의 머리를 상냥히, 애정을 담아 쓰다듬어주는 남편의 품에 꼬물거리며 안긴다.
그래.
당신의 첫번째는 나야.
당신을 제일 생각하는 여자도 나야.
그러니까.
“…사랑해요.”
“응. 나도.”
당신은 절대로 날 버려서는 안돼.
날 미워해서는 안돼.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그래.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난 널 사랑할거니까 걱정하지마.”
그러니까 당신은 나의 남편이여야 해.
진유하의 품에 더더욱 안기며 사마영은 부드럽게, 그가 좋아하는 상냥한 미소지었다.
**********
“후아…”
앞에서 서성이는 진유하에게 인사하고 방으로 돌아온 조청은 황급히 물을 들어 벌컥벌컥 마셨다.
긴장, 그리고 공포.
전장에서 수많은 도적들에게 둘러쌓였을 때 이상의 두려움이 몸을 감쌌다.
마치 맹수의 아가리에 머리를 들이밀었다고 생각될 정도다.
갈색의 목덜미는 축축한 땀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무서워라…”
신체의, 물리적인 문제가 아니었다.
절대로 적대해서는 안된다.
“…..”
조청은 자리에 앉은 후 곰곰히 생각했다.
사마영은 어딘지 이상했다.
전장에서 살아가며 신병들을 이끌고 전투를 하던 그녀였기에 알 수 있는 것이었다.
사마영은 정상이 아니다.
그녀는 맹목적이다.
아무것도 필요 없고 원한다면 무엇이든 제거할 수 있는.
첫 전투의 광기와 흥분에 휩쓸려 있는 병사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니.
그런 것 따위가 아니다.
다른 모든 것을 제쳐두고 오로지 전투에서 자신의 즐거움을 찾으려 하는 광기어린 병사의 모습밖에 보이지 않았다.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아무리 남녀관계에 대해 모른다지만 바보는 아니었던 조청은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
사마영이 저러는 이유를 알기 때문이었다.
진유하에 대한 사랑 때문에.
진유하에 대한 독점욕과 소유욕 때문에.
그것을 억누르며 자신을 받아 준 것도 결국은 진유하를 위해서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끙…”
자신과 사마영.
닮은 곳이 한가지도 없다.
외모부터 성격까지.
그 모든 것이 다른 그녀를 떠올리며 조청은 부르르 몸을 떨고 쓰게 웃었다.
“언니라…”
나이는 자신이 더 많다.
경력도 자신이 더 많다.
“…그래야지. 뭐.”
하지만 도저히 이길 자신이 없었다.
자신은 저렇게까지 될 수 없을 것이다.
굳이 한다면 군신의 관계정도는 되겠지.
좀 더 나아간다면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동료정도까지는 되겠지.
하지만 사마영처럼 저렇게 맹목적이지는 못할 것이다.
“…..”
궁금해졌다.
자신마저도 공포에 질리게 할 정도인 사마영이 그토록 사랑하는, 그토록 맹목적이 되는 남자에 대해서.
조청은 침을 꿀꺽 삼킨 후 희미하게 웃었다.
“과연… 당신은. 어떤 사람이길래 저런 사람이… 당신을 저토록 사랑하고 있는 것입니까?”
******************
가후는 쓴웃음을 지었다.
좀 더 시간을 끌었어야 했는데.
이각과 곽사의 움직임은 자신의 생각보다 빨랐다.
“허… 참나. 이런 짐승같은 자들을 이용해먹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구만.”
“하하. 너무 그렇게 투덜거리지말게나.”
“쯧. 짜증이 안날 수가 없잖습니까. 몇가지 일을 더 해도 모자랄 판국에…”
“그러니 내가 움직이는 것이지. 너무 그러지 말게나.”
장제는 자신의 책사인 가후에게 웃으며 달래주었다.
황제를 탈출시킨다.
장안의 이각과 곽사가 보이는 무도함은 도를 지나쳐버렸다.
황제에게 들어가는 진상품에 손을 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마음대로 뇌물을 받으며 관직을 남발한다.
당장 양주에만 해도 황제가 인정한 주목이 네명이나 된다.
이각과 곽사가 술에 취해 자신들에게 아부를 한 이들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신나서 달려가 양주목이 되었다고 떠드는 그들을 암살하는 것도 이제 쉽지가 않았다.
“우리가 황제를 데리고 있을 수는 없을까? 여기 상서령 어르신도 있는데.”
“그렇게 말하지 말게나. 장제.”
가후의 뒤에 있는 마차에 올라타 있던 채옹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자신은 죽은 사람이어야 한다.
이각과 곽사는 장안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장안을 차지하자마자 높은 관직에 있는 이들을 처형했고 가후와 호거아가 조금만 늦었더라면 채옹 역시도 참수당할 뻔 했었다.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식은땀이 날 정도였던 채옹은 장제를 향해 차분히 말했다.
“황제 폐하를 우리가 모신다 하여 뭔가 달라질 것 같은가? 포기하게. 과한 힘은 오히려 독이 되는 법이야.”
“맞습니다. 상서령 어르신.”
“그나저나 문제는 이각과 곽사가 아닐세. 폐하께서 탈출하시는 것에 대해서… 노리는 이들이 많아.”
“어떻게든 그들에 대한 것은 제가 막겠지만…”
장수는 입맛을 다셨다.
“어떻게 알았는지 유장이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황제가 탈출한다는 정보가 새어나갔다.
누구도 알리 없는 그 정보가 어째서 새어나갔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질 여유는 없었다.
이각과 곽사는 황제가 도망칠 것 같다는 생각에 더더욱 무도한 행위를 하며 문무백관을 위협하고 황제가 있는 곳에 마음대로 칼을 차고 들어가 그를 협박했다.
그것만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은 채옹은 빠득 이를 갈며 말했다.
“그놈들을 그냥 놔둬서는 안돼!”
“물론 그렇긴 합니다만 지금으로서는 손을 댈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각과 곽사는 어떻게든 제가 막을 수 있습니다만…”
“연주목이 돕기로 한 것은 확실한 것이지?”
장제는 씁쓸해하며 물었고 가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연주에서 구원군이 오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다.
그렇다면 그들과 무사히 합류만 하면 되는 것이다.
다만 그것이 과연 쉬울까?
가후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고민했다.
사람이 없다.
“젠장.”
“자네가 욕설을 내뱉는 것은 처음 보는구만. 천하의 가 문화가 이렇게 짜증을 낼 줄이야.”
“그야 다 된 밥에 누가 재를 왕창 뿌려놨으니… 후우… 아무튼 작전을 다시 한번 이야기하겠습니다. 장안의 동문교위는 이미 포섭을 해놨습니다. 야밤을 틈타 황제 폐하와 문무백관들이 탈출할 것이니 그들을 데리고 어르신께서는 곧장 낙양으로 가주시기 바랍니다.”
“문제는 유장인데. 그가 방해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어.”
“그렇지요… 젠장. 어떤 자식이.”
이를 갈며 가후가 중얼거리자 장제는 그의 어깨를 툭 친 후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말게. 나도 나름대로 힘이 있으니까 어떻게든… 자네의 이상을 돕도록 하겠네.”
“부탁드리겠습니다. 장군. 그리고 상서령 어르신. 어르신도 이제는 모습을 드러내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신분을 숨긴 채 장제와 함께 지냈던 채옹은 가후를 향해 부드럽게 웃었다.
그저 하급 관리라고만 생각했는데 그의 지략은 대단했다.
혼자서 오랜 시간 동안이나 이각과 곽사를 구슬리며 그가 황제를 겁박하지 못하게 막아낸 것이다.
만약 그가 아니었다면 황제가 탈출하려는 시도는 오래 전에 시작했을 것이다.
“부디 자네에게 무운이 있기를 빌겠네.”
“호거아.”
“죽지마라. 네놈을 죽이는 것은 나니까.”
유장이 얼마나 되는 병력을 보낼지는 모르겠지만 황제를 구하는 일이다. 결코 적은 수의 병력과 약한 이를 보낼리 없었다.
장수, 장제. 둘만으로는 유장의 추격을 막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에 호거아를 그들에게 보낸 가후는 말에 오르며 말했다.
“반드시 성공하시길 빌겠습니다.”
“우리만 믿게. 그리고… 자네도 반드시 탈출하게. 자네는 이 천하에 다시 없을 지보 중의 지보니까.”
채옹의 간절한 말에 웃어보이며 가후는 말고삐를 흔들었다.
점점 멀어지는 동료들을 뒤돌아보며 손을 흔들고 말의 속력을 높힌 가후는 바람을 맞으며 씨익 웃었다.
“어떤 놈이 끼어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재밌는 상황을 만들었군. 아주 좋아. 이번의 실패는 인정한다만…”
“이히히힝!!’
투레질을 한 말이 더더욱 빠르게 달리기 시작하자 가후는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아주 고맙게도 네놈 덕분에 새로운 활로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황제가 낙양까지만 갈 수 있다면 자신들의 승리라고 할 수 있었다.
훌륭한 사제는 서주를 완전히 제압했고 그곳에 연주목과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키고 있었다.
힘은 있다.
이제 완벽한 명분만 보유하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입맛을 다시며 가후는 한숨을 내쉬었다.
“옥새는 도대체 어떤 놈이 가지고 있느냔데…”
동탁이 낙양을 초토화시킨 이후 옥새가 사라져버렸다.
황제를 데리고 있는 만큼 옥새가 없다 하더라도 황제의 명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지만 옥새가 엄한 놈의 손에 들어간다면, 그리고 그 옥새를 황족을 데리고 있는 세력이 보유하게 된다면 두명의 황제가 생길 가능성이 무척 높았다.
지금의 천자는 동탁에 의해서 옹립된 황제다.
즉 정통성 부분에서 상당히 약한 황제라는 것이다.
천하에 유씨 성을 가진 황족은 많았고 협천자를 인정한다면 다른 황족들도 얼마든지 황제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그것을 생각하면 옥새는 반드시 찾아야 한다.
가뜩이나 엄한 놈의 방해로 예정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밖에 없었던 가후로서는 난감하기 그지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웃었다.
화가 나지만 웃었다.
“사제 외에도 날 이렇게 놀라게 할 수 있는 놈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꼭 가야 하는가?”
삿갓을 쓰는 청년을 향해 수염의 사내는 떨떠름히 물었다.
그의 행동과 책략으로 좋은 기회를 잡게 되었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정확히 상황을 짚어낸 그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이번 일을 실행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가야합니다.”
“여기서 그곳까지 거리가 얼마나 된다고 그러나? 정 가야한다면 좀 기다려 줄 수는 없는가? 만약 이번 일이 성공한다면 우리는 황제 폐하를 안전히 보호할 수 있어. 그럼 자네의…”
“죄송합니다.”
무뚝뚝히, 무게를 잔뜩 잡으며 청년은 사내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고집이 대단하다.
그런 그를 말없이 바라보던 사내는 한숨을 내쉬고 손을 내밀었다.
“그러고보니 아직까지 난 자네의 이름조차 몰라.”
그의 말에 몸을 돌리고 걸으려던 청년은 천천히 몸을 돌린 후 내밀어진 손을 빤히 바라보다가 가볍게 잡았다.
“사정이 있어 밝힐 수 없음을 용서해주십시요.”
“무슨 귀한 이름이길래 그리… 평생 무명으로 지낼 생각도 아닐텐데 말이야.”
그의 말에 청년은 빙긋 웃은 후 동쪽을 향해 몸을 돌렸다.
한걸음, 한걸음.
형제가 있는 곳으로 걷는 그의 발걸음은 가볍기 그지 없었다.
그동안 자신의 일을 하기 위해 너무 멀리 돌아왔다.
끝내 복수를 마쳤으니.
이제 자신을 기다려주는 형제와 누이를 향해 가야겠지.
청년은 동쪽을 바라보며 빙긋 웃었다.
“기다려라. 형제들. 곧 갈테니까… 그 전에.”
품에서 꺼낸 작은 옥 노리개를 보며 그는 푸근한 미소를 지었다.
여강에서 만났던 작은 소녀.
원수를 찾다가 길을 잃고 숲에 지쳐 쓰러져 죽음을 기다리고 있던 자신에게 한잔의 물을 줬던 깜찍한 소녀.
그녀에게 보답을 해야한다.
그것만 마친다면.
청년은 빙긋 웃었다.
“드디어 너희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되었어.”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난죽택에이어입니다!
비 엄청 오네요. 뭔 날씨가.
이번에 비 오고나면 날이 좀 많이 풀리겠죠?
어휴…
그럼 바로 대댓글을 가겄습니다!
hjhhyj0413 // 등장!
적혼령 // 달달한 다툼이… ㄷㄷ
천공의행검 // 못뽑을 유닛은 아니죠 ㅋㅋㅋ
트릭스타 // 네 진짜 요새는 건강한 미녀들이 어휴
심리치료사 // 그래서 오늘은 네편!
페이션스 // ㅋㅋㅋ달다르한 조청!
양마루 // 어지간하면 실명을 넣는데 청하공주의 이름은 아무리 찾아도 안나오더라구요. 그래서 결국 청하공주의 청을 따서… 조청으로… 따, 딱히 달달한 캐릭으로 만들려고 조청으로 한건 아… 아니라는.
하루의하루 // 오오 삼처 오오… 근데 사마영이… ㄷㄷ
돔페리뇽 // 마시쪙!!
절부시다걸린스님 // 어지간하면 히로인은 이제 안넣으려구요 ㅋㅋ 너무 많으면 공기화되어버리는게 고질적인 문제라…
허클베리fin // 조청까지는 괜찮은데 다음이ㅠㅠ
바람색 // ㅋㅋㅋ유가 ㅋㅋㅋ
잘되기를 // 늘 감사드려요~
매혹남자 // 왜곡된 H!
짝퉁족제비 // 딴 여자도 만나버림!
면도날드 // 개꿀!
다리스 // 오오… 감사합니다ㅠㅠ
낙월희 // 조창의 여자판… 음. 뭐 그렇죠. 조창도 무력이 대단했다고 하니까요. 그렇지만 실존인물을 모델로 했습니다. 육도삼량의 마스터이며 촉의 영웅인 하후무의 아내!
카이대제 // 아뇨 ㅋㅋ 그런건 아니구요. 원래 청하공주라고 조조의 적녀가 있습니다. 근데 아무리 뒤져도 이름을 몰라서 청이라고 이름지은것 뿐이에요 ㅋㅋ 조창은 따로 나옴다 ㅋㅋㅋ
Guaaaaaak // ㅋㅋㅋ쿵떡쿵떡!
변태넘버원 // 기분탓이에용ㅋㅋㅋ
고딩치토게 // 맛나!!
휘령월 // 충격적인 등장! 좌절감의 사나이!
달랑베르의꿈 // 아재들이 많음ㅋㅋㅋㅋ
ads123 // 으잌ㅋㅋ 맛있죠 조청유과
휠라리 // 문관은 나중에 많이 들어옵니다 ㅋㅋㅋ
타루티어루 // 아주 좋다!!
독서용안경 // 얀진 발동!
오뎅 // 이유가 있습니다 ㅋㅋㅋ 나중에 나올 떡밥 중 하나에요 예리하시네요 ㅎㅎ 잘 발견하셨슴다!! 그리고 황제를 얻으면 서주목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죠 ㅋㅋ 그래서 조조도 어서 얻으려고 하는 중…
니알라토텝 // 소교는 이미 좋아하는 사람잌ㅋㅋㅋㅋㅋ
유리의쿠데타 // 진유과!?
비누좀주워주세요 // ㅋㅋㅋㅋㅋ하지만 자매덮밥은 먼 훗날로…ㅠㅠ 역사서에 등장하는 자매는 또 있기 때문에!
백발마인 // 늘 감사드려요~
마스터칼솔럼 // ㅋㅋㅋㅋ 항상 감사드립니다~
dnjsi // 늘 감사합니다!!
잿빛그림자 // 달달달~
시계소년 // 과연 H씬도 달달할지!? 아니면 강한 여자 왜곡된 H씬이 나올지!?
그때그 // 개꿀맛이 될수도 아닐수도 있죠 ㅋㅋㅋ 잘하면 첫번째와 두번째가 같이하는…
암천회류 // 늘 감사드려요~
슈스트 // ㅋㅋㅋㅋ 저도 이해가가는걸 보닠ㅋㅋ 비슷한또래신듯ㅋㅋㅋ
무레카 // 사나이!!
GY그랑 // 저도 아재!
이슈티르 // 조앙은 황제 구하러 가야되서 ㅋㅋㅋ 후계자니까 눈도장 제대로 찍어야죠 ㅋㅋㅋ
최신식 // 과연 어찌될까요!?
ts러 // ㅋㅋㅋㅋㅋㅋㅋ저도 이렇게 많을줄은 ㅋㅋㅋ
우히히히히히 // 조청유과 존맛!
무흐니 // 여난은 이미 발생ㅋㅋㅋ
PlaneTr // 우리모두 아재 ㅋㅋㅋ
ppk12 // 그래도 나름 사기병과ㅠㅠ
허니앙쥬 // 본격적으로 도둑고양이! 이건 교완이 합류한 삼파전이 되어야…
영혼의상자 // 개꿀맛이겠죠 ㅋㅋㅋ 아님 왜곡된…
책모기 // 늘 감사드려요~
Danke // ㅎ감사해여!!
광성 // 그래서 조앙이 죽는 것은 주인공이 필사적으로 막아야하죠 ㅋㅋㅋ 조비가 황제되면 사마의가 안해도 주인공이 반란일으킬듯ㅋㅋㅋ
J.Christ // 좌절남!
우의정 // 아마 그렇게 되겠죠 ㅋㅋㅋ
늘 감사드려요 그럼 내일 만나요!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