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479
00479 둘 다 가져보렵니다 =========================
“유망지의 일 때문입니까?”
하후상은 눈을 빛내며 다가왔다.
꽤나 유망지에게 관심을 보이네.
“유망지의 일도 그렇고… 교사원이 움직일 때 진동부도 같이 움직여줘야 할 것 같거든.”
“그럼 제가 모시지요.”
“아니. 넌 여기서 훈련이나 해라. 서황. 가자.”
“예.”
하후상은 따라오고 싶어하는 듯 보였지만 하후상을 데리고 가기는 그랬다.
아무래도 서황이나 장합에 비해서 실력이 떨어지는 면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가 하후가의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괜히 그를 데리고 갔다가 엄한 놈들이 하후가와 조가가 황가를 치려고 교사원에 들락날락 거린다는 소리가 들리면 피곤하니까.
총명한 하후상은 내 의도를 눈치챘는지 입술을 잘근거리다가 고개를 숙였다.
“바로 갑니까?”
“장비만 바꾸면 되는 것 아니야?”
나도 갑옷을 입고 있었고 서황도 갑옷을 입고 있었다.
대충 무기만 들고 가면 될 것 같은데.
“알겠습니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서황과 진동부에서 놀고 있는 흑귀대를 몇명만 데리고 곧장 교사원으로 향했다.
조조가 만들고 황제가 허락한 감찰기관답게 교사원 주변은 분위기 자체가 살벌하기 그지 없었다.
근처를 지나는 사람들조차 함부로 교사원 쪽에 시선을 돌리지도 못한다.
괜히 얽혔다가 큰코다칠까봐 알아서 경계하는 것이다.
“진동부도 이런 분위기로 가볼까?”
진동부는 뭐랄까.
되게 한산하다.
교사원은 사람들이 두려워해서 관심을 보이지 않으려 하지만 진동부는 그냥 아예 관심 밖이다.
그동안 진동부에서 한 일이라고 해봐야 유망지 한번 잡은게 다이니 당연하겠지만.
내 제안에 서황은 쓴웃음을 지었다.
“진동부가 조용하면 오히려 좋은 것 아닙니까?”
진동부의 주 업무는 반란 진압이다.
그런만큼 진동부가 조용하고 할 일이 없으면 세력에 있어서는 나쁠 것이 없는 것이다.
“그렇긴 하지만… 하하. 다들 놀고 먹는게 재미없어보여서 말이지.”
“그럼 적당히 근처의 도적이나 토벌하러 가는게 어떻겠습니까?”
“그것도 나쁘지 않겠네. 다음 조회때 훈련 겸 해서 병사들을 끌고 가보도록 하지.”
서황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교사원 정문에 도착했을 때 교사원의 병사들은 우릴 보자마자 창을 거뒀다.
“어서 오십시요. 진동장군님.”
“원주께선 안에 계신가?”
“지금 황궁에 들어가셨습니다.”
“황궁에? 왜?”
“사공께서 부르셨다고만 알고 있습니다.”
“흐음…”
하후돈이 황궁에 갔다라.
뭐때문에 갔을까?
없다는데 어쩌겠나.
난 어깨를 으쓱였다.
“돌아갈까요?”
“아니. 관청으로 가자.”
하후돈이 없으면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면 되겠지.
시장에 들러 몇가지 씹을거리를 사가지고 관청으로 간 나는 살풍경하기 그지 없는 복도를 지나 가 사형의 방에 도착했다.
“계십니까.”
“거 사람이 인기척이나 좀 내지. 어서 오시게.”
다행히 가 사형은 자리에 있었다.
죽간을 보던 가 사형은 피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게 뭔가?”
“빈손으로 오기 뭐해서 씹을거리나 좀 사왔습니다. 밀병과 밀가루 떡입니다.”
“그거 잘됐군. 마침 출출했는데 말야.”
집금오씩이나 되는 사람이 좀 제대로 챙겨먹지.
여전히 비쩍 말라있는 가 사형은 자리에 앉으며 내가 준 밀병과 밀가루 떡을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누가보면 한 며칠 굶은 사람 같다.
“식사는 제대로 하시고 계십니까?”
“하루에 한끼는 먹으니 걱정 말게.”
“아니 왜?”
“왜겠나. 돈이 없으니까 그렇지.”
세상에.
한의 집금오가 돈이 없단다.
내가 어이없어하자 가 사형은 킬킬 웃었다.
“왜 그런지 궁금하나?”
“전에 중달에게 들었습니다. 천하 각지에 비상 연락통을 유지하고 계신다면서요?”
“들었나보군. 맞아. 그거 유지하는게 보통 일이 아니야. 내 봉록 뿐만 아니라 얼마 안되는 자산까지 다 쏟아붓고 있지.”
가 사형은 싱글벙글 웃으며 대답한 후 내가 사온 술을 벌컥벌컥 마셨다.
그제서야 배가 불렀는지 느긋하게 트름을 한 가 사형은 웃으며 물었다.
“그래. 내 밥 챙겨주러 온 것 같지는 않고. 뭐 때문에 왔는가?”
“그… 이렇게 말씀드리긴 뭐하지만. 가 사형.”
“왜 그러나?”
“가 사형의 비상 연락통을 유지하는데 제가 좀 도와드려도 됩니까?”
“이 사람. 그럴 필요 없네.”
“저도 쓰려고 하는 겁니다.”
“그런 것이라면야… 그럼 비용이 나오면 자네에게 청구하도록 하지.”
웃으며 말한 가 사형은 술 한병을 전부 다 마신 후 물었다.
“그거 말하려고 온건가?”
“그럴리가요.”
내 대답에 그는 다른 술병을 들어 올린 후 말했다.
“유망지에 대해서 물으려 온거지?”
“혹시 요새 주역이라도 공부하십니까?”
“하하하. 자네가 이렇게 날 찾을 이유가 그것 밖에 없겠지. 그것이 아니고서야 굳이 찾을 이유가 있겠는가?”
“사제가 사형 찾아오는게 뭐 잘못됐다고. 그래서. 뭡니까? 유망지는 어떻게 한답니까?”
가 사형은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그의 처벌은 확정되었어. 적법하게 곤장 100대를 맞고나면 풀려나겠지.”
“…그래도 됩니까?”
“그래도 되니 처벌을 하는거지. 무슨 문제라도 있을 것 같은가?”
가 사형은 전부터 황족을 싫어했다.
그것을 떠나서 아예 한이라는 나라와 황실 자체를 없애버리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니 황족이라면 그냥 씨를 말려버리고 싶어하겠지만 그걸 떠나서 지금 황족을 죽여도 되는 건가?
내가 궁금해하자 가 사형은 자리에서 일어난 후 죽간을 가져와 나에게 보여주었다.
“이게 뭡니까?”
“조공께 올릴 상소지.”
“어… 이 대상에는.”
“그래. 황족 뿐만 아니라 황궁에 대한 감시도 들어가 있어. 황제 역시도 감시의 대상으로 삼자는 거네.”
유망지의 일을 조조가 책임지겠다고는 했지만.
욕 한두마디 한것만으로 황제까지 건드리기에는 명분상 좀 약하지 않나?
난 가 사형의 상소를 보다가 손가락을 튕겼다.
“어!? 설마. 사형.”
“눈치챘나보군.”
“황족들을 끌어들여 황족 뿐만 아니라 조공께 불만있는 세력들을 끝장내려는 겁니까??”
“그래. 이제 북방에 남아 있는 것은 원상 일파에 불과해. 그들에 대한 정벌 준비는 업성과 평원성, 그리고 복양성에서 시작될거야. 그들이라면 충분히 문제 없이 북방에 대한 정벌을 할 수 있겠지. 그렇다면 남은 것은 유표와 유장 정도 뿐.”
“전에 당했으니 갚아주겠다…는 것이군요.”
“그래.”
가 사형은 부드럽게 미소지은 후 차를 타왔다.
그것을 받아 홀짝이던 나는 쓴 입맛을 다셨다.
“이제 좀 쉬나했더니…”
“전쟁이라고 하더라도 단번에 형주를 밀 정도로 하지는 않을거야. 자네도 알겠지만 지금의 조조군은 조금 위태하다고 볼 수 있지. 그런 상황에서 대규모 전쟁을 한번 더 하게 된다면 그 감당이 쉽지 않을 터.”
“그래서… 전쟁을 하는 척 하면서… 반란분자들을 잡아내려는 것입니까?”
“바로 그거지.”
황족을 건드려 분개하게 한다.
그리고 같은 황족인 유장과 유표를 도발한다.
황족을 건드렸다는 빌미로 유표가 조조를 비난하면 바로 형주를 공격하는 태세를 갖춘다.
그럼으로써 조조에게 불만을 품은 이들을 교사원과 가 사형이 색출해내고.
유표와 전쟁을 하며 일부러 틈을 보여준다.
“진짜 피바람이 불지도 모르겠네요.”
“지금이야 겉으로는 조공을 따르니 마니 한다 하더라도 속내는 아무것도 모르는거야. 원소까지 잡았으니 다시 황실의 권위를 세우자… 라는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그들을 하나씩 뽑아내려는 거지.”
“하지만 문제가 없는 건 아닌데요.”
“맞아. 그들이 움직이게 하려면 틈을 제대로 보여줘야 하는데…. 균형이 틀어지게 된다면 최악의 경우 허도를 빼앗길 가능성이 있지. 더 최악은 황제가 도망가는 것이고. 조공이 믿을 만한 이들에게 이 일을 맡길 가능성이 높지. 그 대상은 아마 조가나 하후가의 인물이 될거야.”
“저는 아니겠군요.”
“그러겠지. 자네가 움직이기에는 너무 크니까. 지금까지 두각을 드러내지 않았던 조가나 하후가의 인물 중 하나가 황족들을 숙청하는데 힘을 쓸게 할거야. 뭐 생각해 둔 인물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 유망지에 대한 처분 따위는 중요하지 않아. 널리고 널린 것이 황족인데 그깟 황족 하나 죽고 사는게 뭐가 중요하겠나. 중요한 것은 그를 시작으로 얼마나 많이 황족들을 제거하고, 그들의 힘을 억누를 수 있느냐지. 이보게. 자네는 아는가?”
“뭘 압니까?”
“황가의 이름으로 보유하고 있는 재산이나 토지들이 얼마나 되는지? 실질적으로는 현 황제 폐하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진 황족들도 있지.”
“그들의 것을 빼앗을 생각이십니까?”
“맞아. 비록 우리가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하나 언제까지 재정이 안정되어 있을 수는 없어. 알짜배기 땅과 산을 보유하고 있는 놈들. 그들의 것을 빼앗을 생각이야. 그리고 그것을 백성들에게 나눠줄 것이네. 자네도 알지 않는가. 황족들에게는…”
“면세의 특권이 있죠.”
내 대답에 가 사형은 히죽 웃었다.
“그만큼 해처먹었으면 이제 슬슬 돌려줘도 되지 않을까? 황족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잘도 먹고 살았으니 이제 내려놔야겠지. 어차피 황제따위. 유명무실한 허수아비에 불과한데 말이야.”
역시 가 사형.
가차없구만.
황족을 건드리면 명분상 위험해서 가급적 손을 대지 않고 있던 우리와 다르게 가 사형은 기회가 되었으니 한번에 몰아치자는 입장이었다.
가 사형은 대충 판단을 내린 후 내 손에 들려 있는 죽간을 받아갔다.
그것을 잘 챙겨 놓은 후 그는 자리에서 나왔다.
“나는 조공을 만나러 가야하는데. 자네는 어쩔 생각인가?”
“저는 상서부에 좀 들렀다가 돌아가지요.”
“상서부…? 흠…”
“왜 그러십니까?”
“아니야. 아무것도. 자네에게는 늘 신세만 지는 것 같은데 한가지 조언을 해주지.”
“경청하지요.”
가 사형의 충고라면 흘려들을 수 없었다.
내가 자세를 바로하자 가 사형은 내 어깨를 잡은 후 말했다.
“한번에 두가지를 가질 수는 없는거야. 세상을 살다보면 가끔씩 하나는 포기해야 할 때가 있지. 그 선택을 하는 것은 자네일세.”
“마음 깊이 명심하겠습니다.”
“자네의 선택이라면 내 웃으며 따라주지. 하지만 신중해야 할걸세. 그럼 나중에 또 봅세나.”
가 사형과 함께 나온 후 상서부로 향했다.
조용하네.
“상서령. 계십니까?”
“오~! 어서 오시게나. 여긴 어쩐 일로?”
“집금오를 좀 만나고 왔습니다.”
“가 문화를? 은근히 친하게 지내는군.”
“하하하. 아주 현명해서 마음에 드는 사람입니다.”
아직까지 가 사형은 자신이 수경원 사람이라는 것과 나와의 친분에 대해서 밝히지 않았다.
사적으로 만나는 일이 드무니 그냥 일반적인 관계라고 사람들이 생각하게 하는 것이 잘 들어먹히는 것일까?
순욱마저도 저리 생각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속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가? 뭐 개인이 누군가와 친하게 지내고 말고를 떠들 생각은 없으니까. 앉게나.”
순욱이 내어준 자리에 앉은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의 책장에 있는 죽간과 문서들, 그리고 책상을 가득 채우고 있는 죽간들.
일이 엄청나게 늘어난 모양이다.
그것을 망설임없이 처리하던 순욱은 내 시선에 웃으며 물었다.
“왜 그러나?”
“저번보다 일이 더 늘어나신 것 같습니다?”
“맞아. 일은 조금 늘어났지.”
“조금 수준이 아닌 것 같은데…”
“상소를 올리는 이들이 많아서 말이야. 유망지의 일로 나를 공격하는 거지.”
눈이 피로했는지 순욱은 붓을 놓고 손을 비볐다.
“자네에게는 이런 식의 공격이 오지는 않았겠지?”
“예. 저한테는 시위만 하고 말더군요.”
“하하하! 이럴때는 무관들이 좀 부러워.”
“너무 무리하지는 마십시요.”
“무리하는 건 아니야.”
가볍게 기지개를 편 순욱은 다 쓴 죽간을 가지고 와 나에게 보여주었다.
뭐길래?
그것을 차분히 읽은 나는 떨떠름한 입맛을 다셨다.
“어… 이게 뭡니까?”
“황족들이 가진 재산과 이권을 축소시켜야 한다는 상소네. 일단 조공께 올리고 폐하께서 직접 황족들을 설득하여 그들이 가진 것을 양보하게 만들 생각이야.”
“상서령께서 쓰신 겁니까?”
“그래. 황족들의 관할로 되어 세금을 내지 않는 토지가 꽤 있지. 너무 많아. 그것을 절반 정도 가져와 볼 생각이네. 그정도로 빼앗긴다면 그들도 더 이상 떠들어대지는 못하겠지.”
가 사형과 순욱은 비슷한 대응을 하지만 그 정도가 달랐다.
황족따위 개무시하고 그들의 것을 전부 빼앗아 다시는 까불지 못하게 하자는 가 사형.
그래도 황족이니 그들을 적당히 추켜세워주면서 그들과의 유화를 생각하는 순욱.
서로 완전히 다른 것을 지향하는 모습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가 사형의 조언을 떠올렸다.
‘한번에 두가지를 가질 수는 없는거야. 세상을 살다보면 가끔씩 하나는 포기해야 할 때가 있지.’
하하… 사형.
순욱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것이었습니까?
하지만 사형.
하나를 얻기 위해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책사의 방식입니다.
하지만 저는 정치가.
정치가는 다릅니다.
그러니 두가지 모두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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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레데입니다.
감기 짱…
목이 아파서 말하기도 힘드네요ㅠㅠ
그래서 오늘은 대댓글을 쉽니다…
내일 봐요~!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