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608
원래 예정과는 틀어졌지만 크게 나쁜 일은 아니다.
순욱이 이번 북방 정벌에 한팔 거들기로 했다면 나야 오히려 감사할 일이지.
“곽 군수와는 내일 이야기하는게 낫겠지?”
“시간도 늦었으니까.”
회의를 하느라 꽤나 시간을 잡아먹었다.
너무 늦은 시간에 찾아가는 것도 예의가 아니고, 또 우리끼리 조율해야 할 것도 있는 만큼 오늘은 집에 가자.
서복과 함께 그의 장원으로 가던 나는 서복이 말없이 날 바라보자 씩 웃었다.
“뭐 물어보고 싶은지 아는데 나중에 방통 있을 때 얘기할게.”
“약속이다.”
“그래. 그래. 저기냐? 오오. 괜찮은데? 그런데 방통이 내 장원은 구입해놓지 않았어?”
“구입은 했지만 관리는 하지 않고 있지. 어차피 지금 업에서 살 생각은 아니잖아?”
“음. 뭐 그런데.”
“유주 정벌을 가려면 남피를 기점으로 두는게 가장 좋아. 그리고 부인들을 데리고 온 것을 보아하니… 그들도 근처에 두려는 것 아닌가?”
“응.”
“그럼 남피 쪽에 있는 장원을 쓰는게 낫겠지. 쓰지도 않는 장원에 사람을 굳이 보낼 이유는 없잖아.”
“그렇긴 하네.”
“적당히 관리는 해놓고 있으니까 그런 걱정은 마라. 그리고 서가장도 꽤 크니까 당분간 네가 머무르기에는 괜찮을거야.”
말을 마친 서복은 발걸음을 멈췄다.
허도에 있는 내 장원 수준으로 커다란 집을 본 난 감탄했다.
“이야~ 우리 복이 출세했네~? 업에 이런 장원까지 갖추고. 어머님은 모셨냐?”
“서주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하시더라고. 모시려고 했지만… 음. 뭐라고 해야하나. 만나는 어르신이 있는 것 같더라. 이 나이에 새 아버지를 모실지도 모를 것 같다.”
“그거 축하해야 하나…”
“어머님께선 내 위치를 걱정하셔서 스스로의 신분을 숨기셨어. 진등에게 물어봤는데 괜찮은 사람이라고 하더군. 양 사형도 확인해줬는데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분이라더라. 주변 평판도 괜찮고. 자. 들어가자.”
그가 장원의 문을 열었을 때 난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한자루 창을 들고 경비병들에게 훈시를 하고 있던 그는 나를 보자마자 빙긋 웃으며 나에게 걸어왔다.
“오래간만입니다. 장군.”
“그간 잘 지냈나?”
“예.”
사내는 다름아닌 주령이었다.
유비를 감시하면서 그 충성심과 능력을 보인 그다.
실전 경험을 쌓게 해주기 위해서 북방으로 보냈었는데.
조금 얼굴이 헬쑥해지고 여기저기에 상처가 늘어났지만 키와 덩치가 더 커진 주령은 나에게 살벌한 미소를 보였다.
“진짜 전사다워졌는데? 전에도 강해보였지만 지금은 더 강한 것 같아.”
“별 것 아닙니다.”
“이제 슬슬 나와 함께 움직였으면 싶은데. 괜찮겠지?”
“주군의 명령을 따를 뿐입니다.”
진지한 어조로 말하며 그는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척 봐도 강해보이는 무장이 순수하게 나에게 온다라.
그를 일으켜 세워 준 나는 차분히 말했다.
“당분간은 관평과 하후상과 함께 움직여줬으면 좋겠군.”
“명령을 따르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아직 오지 않았나?”
내 질문에 주령은 천천히 답했다.
“장 교위와 서 교위는 행군사마와 함께 병영에서 머무르기로 했습니다. 또한 하후 도위와 관 도위는 지금 근처에 있는 순찰소에 갔습니다.”
“순찰소?”
“예. 호위를 위한 병력을 받기 위해서…”
굳이 호위를 위한 병력이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안전을 추구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
난 그를 위 아래로 흝어본 후 서복에게 물었다.
“주령이 전공은 많이 세웠나?”
“개인적인 평가로 따진다면 무관으로서는 훌륭하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군. 다만 문제가 있다면 조금 잔혹하고, 또 상관에 대한 평가를 좀 직설적으로 하는 것 때문에…”
“바른 말만 하는 남자라는거네? 더 마음에 드는군.”
어차피 내 밑에 있는 놈들 중에 아부하는 놈은 별로 없다.
감녕 같은 경우는 대놓고 날 까는 놈인데.
솔직하게 말해준다면 오히려 좋지.
“경력이나 군공을 생각한다면 도위직에 계속 머무르는 것도 좀 그렇지 않나?”
“괜찮습니다만…”
“네 생각은?”
“인정한다. 주 도위의 능력이나 경험을 생각한다면 고작 도위직으로는 부족하지.”
전에도 주령의 관직을 올려주려고 했는데 주령은 스스로 사양하며 더 많은 경험과 실력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움직여야 할 때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관직을 받는게 낫다.
“정식 임명식은 내일 바로 하지. 음… 그래. 편장군 정도면 괜찮겠지?”
편장군이면 교위보다는 낮지만 현재 주령의 관직인 도위급에 비하면 훨씬 높은 관직이다.
단번에 진급을 하게 된 주령은 황급히 엎드리며 외쳤다.
“장군께 충성을 맹세하겠습니다!”
“이미 맹세한 거 뭐하러 또 맹세해? 그러지 말고 열심히 일하라고.”
“최선을 다해 장군님을 만족시켜드리겠습니다!”
“그래. 그리고 편장군이 된 사람에게 부탁하긴 뭐하지만 내 가족들의 호위를 맡겨도 될까? 물론 계속 호위역으로 쓸 생각은 없어. 남피에 갈 때까지는 하후상과 관평과 함께 움직여줘.”
“명을 따르겠습니다.”
이정도면 내 가족들에 대한 호위는 됐다.
내가 만족하자 서복은 팔짱을 끼고 지켜보다가 피식 웃었다.
“주 장군이 이렇게까지 나오는 것은 처음보는군. 나나 곽 성주에게도 이렇게 벌벌 기지는 않았는데 말야.”
“제 주군은 진동, 아니 정북장군님이시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뭐라고 해야하나. 참 대단하다니까. 아무튼 축하해. 그렇지만 축하주를 주기는 힘들겠네.”
“괜찮습니다. 어차피 지금은 임무를 수행하는 중이니만큼.”
“임무?”
“주군의 가족에 대한 안전을 담당하는 임무입니다.”
“하하하! 이거 대단하구만!”
서복이 크게 웃자 소란을 들었는지 안채에서 여인들이 걸어나왔다.
아니. 한명은 뛰어온다.
마구 달려 온 그녀는 서복에게 뛰어들어 안겼다.
“여보~”
“그만. 사람들이 보잖아.”
“어때요~”
서복의 볼에 몇번이나 입맞추고 애정을 과시하는 모습에 내 부인들이 날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음… 그래. 이리 와.”
“헤헤~”
영이와 청이, 완이, 견희가 날 한번씩 안아주고 입맞춘다.
그것을 보며 쓰게 웃은 서복은 품에 안겨 있는 여인을 놓아 준 후 가볍게 목례했다.
“오래간만입니다. 제수씨들.”
서복의 인사에 내 부인들이 웃으며 마주 인사한다.
그럼 나도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은데.
“반가워요. 처제.”
“아이~ 형부. 존대는 하지 마세요~ 천이라고 불러주세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발랄함.
그 외의 단어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매일 무게를 잡는 서복과 정 반대인 성향인데 어떻게 결혼을 했는지 신기할 정도다.
나에게 인사한 교천은 웃으며 서복에게 다시 안겼다.
“여보~ 보고 싶었어요~ 헤헤~”
“오늘 아침에도 봤잖아.”
“그래도 보고 싶은걸요? 당신은 제가 보고 싶지 않았던 건가요?”
“그, 그런 건 아니지만.”
“그렇죠? 그럼 빨리.”
“….”
내 눈치를 왜 보냐?
내가 싱글거리자 서복은 한숨을 내쉬고 교천의 입술에 살짝 입맞춰 주었다.
“됐지?”
“네에~”
그제서야 만족한 교천이 품에서 떨어져나가자 서복은 작게 헛기침하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식사 준비를 해줄 수 있겠어? 오늘은 이 녀석과 할 이야기가 많으니까.”
“알겠어요. 언니. 어서 가자.”
“후후. 응. 알았어. 그럼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부인들과 함께 교천이 안채로 들어가자 서복은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부끄러워하는거냐?
하 이거 웃기네.
난 그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언제나 무게잡는 서복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
“내가 뭐.”
퉁명스레 대답한 그는 잰 걸음으로 건물로 들어갔고 난 그의 뒷모습을 보다가 주령에게 물었다.
“평소에도 저래?”
“더 심합니다.”
주령은 피식 마주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방에 들어가 서복이 끓여 준 차를 마시던 나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순욱과 곽가의 말대로 진행하려면 결국 나뉘어져야 한다는 거군.”
“그럴 수 밖에 없겠지. 병주, 그리고 업, 마지막으로 남피까지. 곽가의 성격상 자신이 직접 말한 것은 직접 하려고 하는 만큼 고구려에 대한 부분은 그가 맡을거야. 즉…”
“그가 직접 고구려로 갈 수 있다?”
“그래. 그렇다면 곽가의 도움은 받기 힘들거야.”
“어쩔 수 없지.”
곽가가 함께 해준다면 괜찮으련만.
하지만 그의 생각대로 고구려를 움직여 부여의 참전을 막을 수 있다면 유주의 공략에 큰 도움이 된다.
“병주 쪽은 순욱과 사마의에게 맡기면 될 것 같은데.”
“그래야지.”
“그럼 지금 쓸 수 있는 지휘관이 얼마나 되는거냐?”
“음…”
지휘관이라.
나, 그리고 서복. 장합, 서황. 장료.
“태사자는 평원에 있지 않아? 그를 불러 올 수 있지 않을까?”
“가능은 해.”
“그럼 그렇게 쳐서 여섯명 정도군. 부장급으로는 관평과 하후상, 주령을 낄 수 있고.”
“흐음… 좋아. 그정도면 괜찮겠군. 순욱이 각 주에 지원을 요청한다면 물자와 병력, 그리고 그들을 통솔한 사람이 올거야. 잘하면 하후가에서 지원이 올 수도 있겠군.”
“그리 된다면 좋겠는데… 아. 그리고 형주로 보내야 할 인원에 대한 목록은 주지.”
“이쪽도 빠듯한데 형주라…”
“거기도 무시할 수는 없어.”
노숙과 법정이 있는 이상 형주 일대의 움직임을 제어할 사람이 필요하다.
순유가 직접 선택한 만큼 그에 맞출 수 밖에 없다고 말하자 서복은 입맛을 다셨다.
“전선이 여러개로 나뉘어지는 것 같아서 불안하구만…”
“사마의가 빠르게 병주를 정리하기를 바라는 수 밖에. 그가 병주 쪽의 문제를 해결하고 유주 공략에 참전하면 인원의 부족함은 해결된다. 어쨌든 전이기는 하지만 천하최강이라 불리는 여포가 있으니까.”
“그럼 사마의에게 말해둬야겠군.”
“뭘 말한다는 거지?”
사마의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언제 온거지?
그가 안으로 들어오자 우리는 자리를 내어주었다.
“잘 왔다. 안그래도 부르려고 했는데. 그럼… 우리 나름의 전략 회의를 시작해볼까?”
“시작하고 자시고도 없어. 어차피 지금 상황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 아닌가?”
자리에 앉은 사마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가 여포와 함께 병주로 가지. 그곳에서 흉족과 흑산적의 잔당들을 모아서 유주를 치면 되는 것 아닌가?”
똑똑한 놈들은 이래서 편하다.
그의 담담한 말에 나와 서복은 씩 웃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니 다행이군. 그럼 바로 갈건가?”
“가는 건 가는건데.”
사마의는 볼을 긁적거리다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장춘화를 좀 업에서 맡아줬으면 좋겠군. 아무래도…”
“아무래도?”
그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위험한 곳이 될테니까.”
우와.
사마의 저거 지금 자기 마누라 챙기는거야?
세상에.
저 싸가지가 저렇게 나올 줄이야.
역시 남자는 결혼을 해야 정신을 차리는구나!
“뭐, 왜, 뭐.”
사마의가 퉁명스레 말한다.
그의 귓볼이 붉어져 있는 것을 보고 난 키득거렸다.
“이야~ 중달이 결혼하더니 어른이 됐네? 자기 아내도 챙길 줄 알고?”
“시끄럽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에요.
아 오늘은 어째 감기걸린 것처럼 몸이 으슬으슬하고 아프네요ㅠ
신년부터 감기라니 아놔…
빨리 올리구 자야겠네여.
클리너63 // 그렇긴 하죠 ㅋㅋㅋ 하지만 조비도 보통놈은 아닌지라 ㅋㅋ 과연 푹찍당할것인가!?
일루이 // 감사합니다 ㅎ
돔페리뇽 // 음음음!
트릭스타 // 은근 지장이지만 몸이 약한아이…
Annaka // 간신전에서는 그걸 풀기 힘듬…ㅠㅠ
백발마인 // 늘 감사드려요~
허클베리fin // 보통 아이가 아임다!
dleifna // 태사까지 올라가면 왕이나 승상은 힘들더라도 후 작위까지는 받겠죠… 그게 진유하의 목표이지만 과연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마스터칼솔럼 // 감사합니당 ㅎ
한혈이 // 5p는 좀 나중에 ㅋㅋㅋ
keylan // 초혼이라 비교되서 그런거죠. 재가 자체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습니당
현실과소설 // 임신은 좀 나중에 ㅋㅋ
인핀 // 으잌ㅋㅋㅋ걸렸당
류미연 // 히히 다른 페티쉬는머가 있을까영
암천회류 // 감사합니다~
이슈티르 // 나중에는 크로스도…ㅎ
Kalon // 제갈량의 북벌 공격을 꾸준히 막아냈죠 ㅋㅋ
허니앙쥬 // ㅓㅜㅑ…
철의노래 // 그건 좀 나중에!
ppk12 // 그래서 사마의와 엮입니당 ㅎ
양산형마법사 // 곽회등장!
Bobbylow // 무서워서 못줍겄네용!
무흐니 // 와 ㅠㅠ 건강 챙기셔요ㅠㅠ
천공의행검 // 완결은 좀 많이 남았죠 ㅋㅋ
선성향 // 님 저 차단걸려서 쪽찌 못보내네용 차단 풀어주셔유
그럼 내일 봅시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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