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646
“괴, 괴물!”
“으아아!! 도망쳐!!”
일기당천이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
추단을 가볍게 잡음으로써 주변에 있던 수백의 군세를 물러나게 한 사내는 가볍게 화극을 휘둘러 잡은 후 아군 병사들에게 말했다.
“대열을 무너트려라.”
“예!!”
흉족들은 기뻐했다.
이 남자는 진짜 강자다.
자신의 강함을 뽐내지도 않고 스스로의 강함을 당연스럽게 여기는 진짜 강자.
그런 자의 명령이라면 기쁘게 따를 수 있다.
그리 생각하며 병사들이 움직이자 화극의 사내.
여포는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이곳의 전투가 끝나면… 나도 내려갈 수 있겠군.”
함께 전장에 있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안심이다.
아무리 강하다고 한들 자신에게 있어서는 아직도 사랑스러운 꼬맹이에 불과했으니까.
“형주라…”
제 지아비를 따라 형주로 갔다고?
다시금 떠올리면 분통이 터지는 사위의 얼굴을 떠올린 여포가 한숨을 내쉬었을 때 흉족 한명이 다가오며 외쳤다.
“여 장군!!”
“뭐냐.”
“행군사마의 명령입니다! 적을…”
“음?”
“완전히 분쇄하라는!”
“하. 좋아.”
가볍게 탄성을 터트린 여포는 자신의 화극을 꽉 잡은 후 외쳤다.
“흉노의 강병들이여!”
“오오!!”
“이곳에서…!!”
가볍게 화극을 틀어 쥔 여포는 말고삐를 당겼다.
그를 태운 거마가 움직인다.
그것만으로도 공손강의 병사들이 소스라치게 놀라자 여포를 따르는 병사들은 환호성을 터트렸다.
“흉족의 힘을 보여라!!”
“와아아아!!”
——-
추단과 엄강의 부대를 격파하는 일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여포에 의해서 추단이 죽고, 또 저곡과 호주천에 의해서 엄강이 생포되었다.
대승이라면 대승이지만 사마의의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았다.
빠르게 광양군의 계현으로 침입해 들어와 그곳을 지키는 병사들을 소탕하고 관청을 점거, 각 부대를 움직여 계현 인근의 주요 호족들을 잡으라 명령한 사마의는 뚱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러십니까?”
“음. 아니. 공손강을 잡지 못한게 아쉽군. 첩보에 의하면 그가 계현에 있었다고 들었는데 말이지.”
“아…”
관청의 시녀에게 들으니 오늘 아침에 그는 북평현으로 떠났다고 했다.
쫓는다면 잡을 수 있을까?
아마 무리일거다.
모두 잡으려 했지만 도망친 이들은 있었고 그들은 분명 북평으로 가서 공손강에게 추단과 엄강의 패전에 대해 떠들테니까.
“젠장.”
광양군을 차지했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은 남아 있었다.
바로 공손강을 잡는 것.
이번 전투에서 공손강까지 잡을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얻은 것은 잡병에 불과하다.
“몇번 더 전투를 해야할지도 모르겠군. 그렇다면 그 준비를 할 수 밖에.”
만약 공손강이 마음먹고 도망치기로 작정했다면?
그러면 일이 무척이나 골치아파진다.
“양평까지 가야 할 생각을 하니 우울해지는구만.”
사마의가 축 늘어지며 투덜거리자 저곡은 쓰게 웃었다.
자신들의 입장에서는 함부로 건드릴 수도 없었던 광양군이다.
그런 광양군을 이렇게 쉽게 차지했으면서도 만족하지 못하다니.
“행군사마의 능력은 참으로 대단하군요.”
“뭐 대단할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진심으로 말하는 것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저곡의 말에 사마의는 어깨를 으쓱인 후 쪼그려 앉아 있던 돌계단에서 일어났다.
이미 처형을 위한 준비는 끝났다.
병사들이 무기를 들고 기다리는 것을 지켜보며 사마의는 떨떠름히 말했다.
“그… 단두대라도 있으면 좀 편하게 할텐데.”
업에 있는 단두대에 대해 들었을 때 사마의조차 감탄했었다.
이 어찌 효율적인 처형도구란 말인가.
사람의 목을 치는 것도 쓸데없는 심력과 힘을 소모하게 된다.
그것을 한순간에 처리할 수 있는 처형도구라니.
단두대를 생각하며 입맛을 쩝쩝 다시던 사마의는 소란이 들려오자 고개를 들어 끌려나오는 이들을 보았다.
광양군의 계현에 있던 유력한 호족들이다.
공손강과 협력하고 있던 이들.
줄줄이 끌려나오던 그들은 사마의를 보며 욕설을 퍼부었다.
“감히!! 감히 네깟 놈이!”
“우리가 누군 줄 알고!!”
“이곳 광양군에서 몇대째 살아 온 우리를 감히!!”
그들이 끌려오며 자신에게 노성을 토해내는 것을 응시하던 사마의는 피식 웃었다.
몇대째 살든 말든 그게 무슨 상관이람?
중요한 것은 저들이 공손강과 결탁했다 것이다.
공손강과 협력하여 백성을 팔아넘기는 일을 해온 호족과 명사의 탈을 뒤집어 쓴 이들.
그런 이들을 굳이 살려둘 필요는 없었다.
유주를 위해서도, 그리고 자신의 매부를 위해서도 말이다.
“몇대때 살든 말든 그건 내가 알바가 아니지.”
“뭣!?”
“처형해.”
“자, 잠깐!”
끌려 온 무리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이가 몸을 비틀었다.
그런 그를 꽉 잡은 흉족병사들이 창을 들어 그를 후려치려고 하자 사마의는 손을 들었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는 듯 싶은데. 한번 해보시지.”
“자, 자네는 중달 아닌가!?”
“음?”
그의 말에 사마의는 고개를 갸웃거리고 그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러고보니 과거 사마가에 몇번 찾아 왔었던 사람이다.
“아아아. 그렇군. 유 준사였던가.”
“그래! 아하하하! 이렇게 만나게 되니 반갑구만! 내가 자네 아버지와…”
“처형해.”
“뭣!?”
사마방과 친분이 있든 말든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일이지.
사마의는 반가워하던 그를 향해 무덤덤히 손을 휘저을 뿐 이었다.
병사들이 거칠게 잡아 끌기 시작하자 그는 다급히 외쳤다.
“뭐, 뭘 원하는 건가! 뭘!! 뭐든 해주겠네!”
“딱히 원하는 것은 없는데. 당신들이 있어봤자 광양군을 점령하는 것은 오히려 힘들 뿐이라고.”
만약 진유하였다면 저들 중 절반 정도는 끌어들이고 포섭하려 했을 것이다.
그는 쓸데없는 마찰을 좋아하지 않으니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받아들이고, 거슬리는 것은 제거했겠지.
비록 그것이 독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 녀석의 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지만.”
사마의는 어깨를 으쓱이며 병사들이 무기를 뽑는 것을 보았다.
발버둥치는 이들을 때려눕히고 처형장으로 끌고간다.
그들이 처형대에 올라가 잡혀 목이 베일 준비를 하는 것을 보던 백성들이 기뻐하며 함성을 터트렸다.
그만큼 저들에게 많이 시달렸던 것이겠지.
하지만 저들을 위해서 호족들을 잡는 것은 아니었다.
“으아아아!!”
“살려줘!!”
어른 아이 남자 여자.
가리지 않는다.
위험한 싹은 빠르게 제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마의에게 있어서 유주에 오랫동안 자리를 잡고 있는 호족들은 그저 향후를 위해서라도 남겨 둬봐야 좋은 것이 아니었다.
“저… 정말 이래도 됩니까?”
“되니까 하는거야.”
물론 뒤에 올 사람이 피곤해지겠지만.
하지만 피곤해진다고 하더라도 차라리 이게 낫다.
호족들은 이른바 기득권층이다.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살아오며 많은 이권을 가지고 그 이권으로 자신의 이득을 챙겨온 사람들이다.
유주라는 거대한 떡에서 이래 빼고 저래 뜯어 자신들의 배를 불려 온 이들.
그들이 존재함으로서 중앙으로 보내지는 세금과 곡식의 양이 줄어들게 되고, 저들이 살아감으로써 관리들은 힘을 쓰지 못하게 된다.
그것을 막으려면 차라리 공손강과 연결되어 있는 뿌리깊은 호족들을 모두 다 뽑아내는 것이 맞다.
“이런 짓. 그 녀석은 못하겠지만.”
진유하를 떠올리며 사마의는 피식 웃었다.
아마 진유하는 이렇게 앞 뒤 안보고 잘라내지는 못할 것이다.
천천히, 큰 위험없이 오랜 기간에 걸쳐서 잘라내려 하겠지.
하지만 그런 것은 곤란했다.
저렇게 호족들을 제거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중앙 권력의 무서움을 보여주어야 한다.
“유주는 너무 오랫동안 관리의 힘이 약화되어 있던 곳이야. 그런만큼 빠르게, 그리고 깊게 잘라내는 것이 옳아. 물론 뒤에 올 관리가 힘들어지겠지만 그건 내가 알바가 아니고.”
사마의라고 해서 유주에 대해서 조사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유주는 이미 반쯤 썩어버린 곳이다.
대부분의 호족들은 이민족들과 결탁하여 많은 부정을 저지르고 있었고 관리들을 손아귀에 넣고 자신들의 입맛대로 많은 것을 꾸려나가고 있었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과감한 조치가 필요했다.
“뭐.”
사마의는 뒤통수를 긁적거렸다.
“그 녀석이 할 수 있는 것을 내가 못하기도 하지만.”
쓰게 웃으며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후에 유주목이 될 이는 분명 조가의 사람이 올 것이다.
그렇다면 그 조가의 사람은 유주를 안정화시키려 하겠지.
이미 혼란스러울 만큼 혼란스러운 유주다.
새로 부임한 관리가 백성들의 호응을 받고 그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 하기 가장 좋은 것은 부패한 이들을 잘라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하기 전에 먼저 해놓는다.
사마의는 자신도 모르게 씨익 웃어버렸다.
“유주는 조가가 아닌 진가를 따르게 해야하니까 말야…”
저곡의 귀에 들리지 않게 사마의는 작게 중얼거렸다.
자신은 조가의 신뢰를 얻지 못할것이다.
지금이야 진유하 밑의 행군사마로 있겠지만 나중이 되면 조정의 중신이 될 터.
그때 과연 조가의 사람들이 자신을 믿어줄까?
그리고…
“…그들이 과연 계속 그를 믿어줄까?”
그때를 대비해야 한다.
권력은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하더라도, 아무리 상대가 힘을 원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권력을 가진 자는 그 권력의 유지를 위해 아무리 친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경계심을 느끼게 될 수 밖에 없다.
조앙은 진유하를 신뢰한다.
조조는 진유하를 신뢰한다.
거기까지는 인정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후.”
견제, 또 견제.
아무리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정치판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최대한 견제를 해야 한다.
진유하처럼 속 편한 놈이 하지 않겠다면 자신이라도 해야지.
어쩌겠는가.
“쯧. 한심한 매부때문에 내가 고생하겠군.”
짧게 혀를 찬 사마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많은 호족들의 시체가 즐비한 곳에서 사마의는 천천히 말했다.
“정리해. 그리고 이들의 재산과 이권을 모두 관에 종속시키도록.”
“예!”
“또한 공손강의 행적을 아는 놈들을 찾아. 광양군의 정리가 끝나는대로 바로 공손강을 잡으러 간다.”
광양군은 오랜시간 공손강의 영향력에 있던 곳이다.
이곳을 빠르게 점령하기 위해서는 주요 호족들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그래야 다른 호족들이 두려움을 느끼고 알아서 굽히고 들어오겠지.
사마의는 팔짱을 낀 채 말한 후 피투성이로 다가오는 호주천에게 말했다.
“북평으로 사람을 보냈나?”
“예. 여 장군이 병사들을 이끌고 갔… 응?”
사마의에게 보고하려던 호주천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포가 돌아오고 있었다.
관청으로 그가 들어오자 사마의와 호주천은 그를 보며 물었다.
“왜 오는거지?”
“아니 이게.”
보기 드문 표정이다.
여포가 당황하고 있는 얼굴.
그는 가볍게 손짓했고 뒤에 서 있던 이들이 덩치 큰 사내를 데리고 왔다.
포박된 채 입에 재갈이 물려 있는 싱싱한 사내.
그를 보며 사마의는 떨떠름히 물었다.
“이게 뭐지?”
“그…”
여포가 대답하기도 전에 저곡은 기겁하며 외쳤다.
“고, 고, 공손강!?”
“잡았나?”
“잡았다기보다는… 잡혀 있었소.”
“….”
이건 또 무슨 소리지?
사마의가 의아해하자 여포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게… 북평현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나무에 포박된채 매달려 있었는데. 누가 한 것인지는 모르겠소.”
누가 한 것인지 모르겠다?
사마의는 공손강의 목에 손을 가져갔다.
맥은 있다.
살아는 있다는 건데.
팔짱을 끼며 그는 떨떠름히 말했다.
“일단… 깨워서 심문해봐야겠군.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다만.”
어깨를 으쓱인 그는 기대감을 가지고 자신을 바라보는 여포와 호주천에게 천천히 말했다.
“공손강을 잡았으니 이제 전투는 끝난거나 마찬가지군. 나머지는 그의 세력이었던 곳들을 점령을 하는 일 정도 뿐인가… ”
공손강이 잡히지 않았을 때와 잡혔을 때를 비교한다면 천지차이일 정도로 그 작업의 무게가 달라진다.
생각보다 빠르게 일이 끝날 수 있다는 것에 여포가 미소를 짓자 사마의는 그를 마주하며 말했다.
“여포. 사람을 시켜 진유하에게 전해.”
사마의는 빙긋 웃었다.
“북방 원정은 끝났다고.”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에요!
북방원정은 끝났고!! 남은 에피소드 한두개만 하면 달달을 … 아오ㅠ
그럼 바로 대댓글 갑니다!
허클베리fin // 진짜 ㅋㅋㅋ 한줄요얔ㅋㅋ
wkdgnlwo // 황제가 그래도 나름 현명하고 잔머리는 잘굴….
Annaka // 황제도 나중에 끌어내야죠…
dleifna // 으잌ㅋㅋ 내맞어요….ㅠㅠ
인핀 // 어떻게 조져야 개꿀스럽게 조질 수 있을지…
건필하십쇼! // 만만치 않은 유씨!
땡굴이시 // 히히 들쿘네용 ㅎ
타루티어루 // 지금 황제가 조비를 겨냥해서 저러는 이유는 좀 나중에 나옵니다… 복귀하믄!
Dark2j // 오오 ㅎ 감사드려용~
Bobbylow // 아니 왤케 늦게까지 안주무심…ㅠㅠ?
마스터칼솔럼 // 감사합니당~
암천회류 // 늘 감사드려요~
이슈티르 // 과연 태사를 노리는 진유하의 미래는!? 기대해주세용 ㅎㅎ
백발마인 // 늘 감사드려요~
세라자드 // 과연 나올것인가말것인가!!
Danke // 감사합니당~~
현실과소설 // 엌ㅋㅋ 등짝스매시!!
ppk12 // 읔ㅋㅋ ㅠㅠ 드, 들켰!?
철의노래 // 네 그래서 등장시킬때 개꼬장녀로…
천공의행검 // 조조는 왕도가 아닙니다. 정확하게는 왕패병용, 즉 필요하면 패도나 왕도를 적절히 가져다 쓰고 있는거죵.
과거 조선의 태종인 이방원을 보면 그가 한 행동은 대부분 패도인데 그의 정책은 부국강병책이니 잔존하는 고려의 악습을 없애기 위한 개혁정책을 펼쳤죵.
서주 대학살이 없어지고 자기 아들 죽는 일도 없어져서 조조는 순수하게 자신의 정치적 능력을 풀 활용! 하는 중이라고 보시면 됩니당… 근데ㅠㅠ 머리가…ㅠㅠ 두통이…ㅠㅠ
그럼 내일만나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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