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676
전쟁은 책상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현장에서, 전장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신병훈련소에서부터 시작했기에 조비는 알 수 있었다.
또한 자신의 형인 조앙 역시도 그랬다.
그는 언제나 현장을 직접 겪었다.
위에 있는 사람일 수록 밑을 알아야 한다.
그렇기에 조비는 염포와 함께 자신이 재건해야 할 좌풍익의 모든 현을 돌았고 고릉현에 있는 좌풍익의 치소에 되돌아왔을 때 절망했다.
“이게 무슨…”
오로지 절망.
있는 것은 좌절 뿐이다.
“쉽지 않을 겁니다.”
자신감이 하락한다.
농지가 파괴되고 땅은 죽었다.
있는 사람들은 그나마 멀쩡한 농지에서 나오는 곡식만으로 살아간다.
이각에 의해서 괴멸되다시피한 좌풍익은 몇년이 지났는데도 변화가 없었다.
아니.
보고서 이상으로 처참했다.
전투에서 장군들이 보고받는 피해는 그 수로 결정된다.
하지만 실제 전장에서 현장의 지휘관들이 보는 것은 단순히 그 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 죽은 병사들의 피해를 감당해야 하는 동료들은, 가족들의 피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신병훈련소를 지나 평원의 지휘관 양성소에서 배웠던 것.
그것을 실감하게 된 조비는 자신도 모르게 양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이걸… 어떻게 부흥시켜야 하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무엇부터 해야한단 말인가.
좌절하는 조비를 향해 유엽은 한숨을 내쉬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시혜를 베푸는 일입니다만.”
“지금 가지고 있는 식량으로는 시혜를 베풀어도 의미가 없어.”
가진 식량만으로는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것을 시혜로 전부 베푼다?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것을 고작 일, 이년만에 어떻게 복구한단 말인가.
조비의 힘겨워하는 표정을 마주하던 유엽은 천천히 말했다.
“좌풍익께선.”
“뭐?”
“진동장군의 업적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씀하셨었지요.”
“….”
“그는 더욱 힘들었습니다.”
까득.
유엽의 한마디에 조비는 이를 갈았다.
그래.
진유하도 해낸 일이다.
그렇다면 자신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자신과 진유하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 조비였다.
아니.
오히려 자신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조비였다.
그렇기에 조비는 머리를 감싸쥐고 있던 손을 풀었다.
“이대로 좌절하고만 있을 수는 없지.”
자신의 숙부인 조홍은 항상 말했었다.
좌절감은 사나이를 키운다고.
좌풍익에서 만난 좌절감.
이 좌절감을 극복하게 된다면 자신은 사내로서 더 성장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조비는 단호히 말했다.
“자양. 당신은 일단 군승이 되어줘야겠어.”
“명을 받들겠습니다.”
“지금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현과 각 현에서 공출할 수 있는 식량, 그리고 인원을 산출하도록. 그리고 우부풍과 경조에 연락하여 지원을 더 받아내도록.”
“예.”
조비가 움직인다.
그렇다면 따른다.
일단은 자신은 그의 부하이니까.
유엽이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조비는 엉거주춤 서 있는 염포를 응시했다.
“말씀하십시요.”
“염포. 너는 일단 고릉현의 백성들을 불러모아라.”
“백성들은 모아서 어쩌시려는 것입니까?”
“시혜를 베푼다.”
“예? 하지만…”
조비가 가지고 온 식량만으로는 힘들텐데.
그런 그의 말에 염포는 의아해했지만 나쁠 것은 없었다.
이각 이후 삼보의 관리들 중에 제대로 된 이들은 없었다.
동탁에 의해 폐위되고 소제가 홍농왕이 된 이후 지원을 위해 황족 몇몇이 왔지만 그들은 처참한 백성들을 보며 기분나빠할 뿐이었다.
그저 기간을 때우다가 돌아가버리거나, 혹은 그나마 멀쩡한 백성들을 자신의 하인으로 써먹거나.
그들을 괴롭히기만 했을 뿐이다.
하지만 조비는 달랐다.
그의 모습에 조금의 희망을 느낀 염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좌풍익의 명령을 따르겠습니다.”
유엽과 염포가 나가자 조비는 지도를 보았다.
일단 지금 상태에서 좌풍익을 살리는 것은 솔직히 말해 쉽지 않다.
지원이 더 있어야 한다.
하지만 낙양도, 장안도, 그리고 우부풍도.
그곳 역시 지금 재건을 이루고 있는 중이었다.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은 극히 드물다.
“….”
혼자서는 힘들다.
아무리 자신이 조조의 아들이라고 하더라도 상서부에서 받아낼 수 있는 지원은 그리 많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현 경조윤인 조앙 역시도 그리 많은 지원 없이 행동하고 있었다.
물론 경조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장안이 이각의 본거지였고, 또 이각이 그만큼 다른 지역보다 덜 털었기에 가능한 것일 수도 있었지만 경조 일대는 아직까지 많은 도적들이 있었다.
또한 강족들의 공격 역시 여전했고.
그것을 생각한다면 조앙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생각해보자.”
조앙을 넘어 조조에게 인정받고, 다른 이들에게 추앙받아 조조의 후계자가 되기를 원하는 자신이다.
고작 이런 상황에서 징징댈 것인가?
그래서는 곤란하다.
조비는 강하게 이를 갈고 지휘관 양성소에서의 가르침을 떠올렸다.
위기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사태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위기에서 타파할 수 없다.
부족한 것 부터 알아야 한다.
붓을 들어 커다란 나무판에 조비는 천천히 그림을 그렸다.
좌풍익의 지도다.
자신이 직접 눈으로 본 좌풍익 내의 다른 현들의 위치, 그리고 그곳의 문제점을 적어 넣은 조비는 입맛을 다셨다.
총 열세개의 현 중 네개의 현에 백성이 없고 일만호 이상의 백성이 살아 현령이 있어야 할 곳에는 이천에서 삼천호 정도의 가구만 남아 있는 곳까지 있을 정도다.
과한 세금을 이기지 못하고, 혹은 이각이나 도적을 피해서 도망친 백성들까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현을 통, 폐합하는 것이다.
비어 있는 현과 현을 하나로 합쳐가던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부족하군.”
모든 것이 부족하지만 가장 부족한 것은 바로 인력이었다.
자신과 함께 일을 해 줄 사람이 부족하다.
괜찮은 인재들은 이미 좌풍익을 떠났다.
돈을 지원해 줄 만한 사람들은 이미 이각에게 털리거나 털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
조비는 고민하다가 붓을 내려 놓았다.
“지금 해야 할일은 일단 사람을 모으는 일이야.”
해야 할 일이 결정된 이상 조비는 망설이지 않았다.
결정은 신중하게, 하지만 이행은 빠르게.
지휘관 양성소에서 배우고, 또 스스로 지휘관이 되어서 깨달은 진리를 이행한다.
조비는 빠르게 수통의 서찰을 작성한 후 시녀를 불러 그것을 각지로 보내게 하였다.
“자… 누가 와줄 것이냐.”
좌풍익이 된지 한달째.
가지고 있던 식량들을 시혜로 베풀고 낙양과 장안에서 지원을 받았다.
우부풍에서는 오히려 자신에게 지원을 해달라는 서찰이 왔기에 무시했다.
받은 식량은 고작 오천석.
이정도로는 백성은 커녕 현재 관을 유지하는 것 조차 힘들다.
하지만 조비는 웃을 수 있었다.
“후후.”
관에 들어오기 시작한 곡식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낙양의 두기와 장안의 조앙이 보내 준 식량의 두배쯤 되는 식량.
그것을 보며 조비는 여유롭게 웃었다.
“이래도 됩니까?”
“어쩔 수 없지.”
지금은 식량이 중요하다.
지원금으로 받은 천냥의 금을 식량을 사는데 집중한다.
연주와 예주에 연락하여 식량을 구매한다.
가진 금은 모두 동이 나버렸지만 당장 식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만족한다.
조비의 입가에 미소가 걸리자 유엽은 볼을 긁적거렸다.
금은 중요한 것이다.
그것이 있음으로서 백성들을 굴리고, 또 병사들의 무장을 만들고 관리할 수 있다.
돈이 없으면 병사들의 사기가 줄어든다.
지금 조비는 조가의 지원을 받을 때와는 상황이 달랐다.
한 지역을 총괄하는 관리자가 된 이상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없는 것이다.
절망적인 곳에 부임하여 결국 포기해버린 것일까?
유엽의 눈에 실망감이 감돌았다.
그때 화려한 마차가 치소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 마차 뒤를 따르는 이들의 모습에 유엽은 어이없어하며 웃었다.
“이야! 비! 오래간만이군!”
“진! 잘 와줬다!”
마차에서 내린 것은 다름아닌 조가의 사람인 조진이었다.
꽤나 거구에 듬직한 체형, 동글동글한 얼굴.
조비보다 머리 두개는 더 큰 키와 덩치를 가진 그는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조비를 끌어안았다.
마치 곰과 같은 덩치를 가진 그를 안아 준 조비는 차분히 말했다.
“가져왔나?”
“음… 숙부님을 설득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정도면 되겠나? 금 이천냥 정도다. 내가 가진 모든 재산이야. 이것으로도 부족하다면 할 말이 없다. 거기에 네가 쓰던 사냥도구를 비롯한 다른 모든 것들을 팔아 금 오백냥을 마련했다만…”
“이거 고맙군. 이 빚은 반드시 갚으마.”
조진이 데리고 온 백여명의 병사들.
그들은 바로 호표기였다.
과거 호랑이 사냥에서 큰 성공을 거둬 그 상으로 호표기 백명을 이끌 수 있는 권한을 받은 조진이었다.
호표기와 조진을 따르는 사병 사백이 짐을 풀어 내려 놓고, 또 마차에서 커다란 상자를 꺼내자 조비는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은 이정도로 한숨 돌릴 수 있겠군.”
“그렇지만 이걸로 되겠냐?”
조진의 질문에 조비는 어깨를 으쓱였다.
“타인을 흉내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 역시 그랬다.
자신의 것을 투자하여 많은 것을 얻어낸 사람이다.
그렇다면 그에게 배운다.
조비의 중얼거림에 조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무슨 소리야?”
“아무것도! 자! 네가 왔으니 움직일 수 있겠군. 자양!”
“예.”
“자단과 함께 도적 토벌을 실시하도록. 백파병들 오백을 지원해주겠다. 자단. 부탁한다.”
“음! 그러지. 나에게는 그럼…”
“그래. 도위직을 주마. 부탁한다. 그들을 잡고 최대한 많이 털어가지고 와야 한다. 도적들이 가진 식량과 돈도 우리에게 유용하게 쓰일테니까.”
“하핫! 알았다고.”
조진이 웃으며 커다란 도끼를 챙긴다.
마차에 걸려 있는 말에 안장을 채운 그는 유엽을 향해 말했다.
“가자고! 당장 해결해야 하는 도적들의 위치는 알겠지?”
“하하… 알겠습니다.”
조진의 말에 유엽은 자신도 뒤따랐다.
길, 그리고 도적들의 위치 정도는 이미 파악해 놓았다.
없으면 도적들의 것을 빼앗아서 쓴다.
또한 그들을 이용한다면 백성의 인구수를 늘릴 수 있다.
조비가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속셈을 눈치챈 유엽은 유쾌하게 웃었다.
그는 진심으로 좌풍익을 살리려 하고 있었다.
단순하게 오만과 욕심으로 후계자 자리를 노리던 때와는 다르다.
좌절을 앞에 두고 그 좌절에 절망하는 대신, 좌절감을 극복하려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에 대한 실망감이 올랐지만 이제는 그것이 조금씩 지워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그가 자신의 소임을 다하며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 된다면 조조의 후계자가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주변을 안정시키는 관리자가 되려 하겠지.
조앙이 후계자가 되어 조조를 승계할 경우, 조비는 적어도 주목 이상의 자리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조앙은 현명하며 속이 깊고, 또 효심이 지극하며 형제간의 우애를 중시하는 사람이다.
또한 오랫동안 후계자로 기대받으며 살아왔고 많은 이들이 지지하는 만큼 자비를 베풀 수 있다.
조앙이 후계자가 된다면 적어도 자신의 뒤를 걱정하며 형제들을 쳐내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 되면?
조비는 적어도 조앙이 신뢰하는 관리자가 되어 물심양면으로 그를 지원하겠지.
‘그렇게 되면 가장 바라마지 않을 결과가 나올 것이다.’
조앙에게 있어서 한은 그냥 있든 말든 관심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조비는?
조비는 한을 좋아하지 않는다.
적어도 유씨를 내켜하지는 않는다.
조비가 조앙의 듬직한 수하가 된다면.
그리고 조앙을 따르는 진동장군과 힘을 합치게 된다면.
한을 멸절시키는 것 따위는 일도 아니게 된다.
조진과 함께 도적 토벌을 하러 가며 유엽은 진하게 웃었다.
유엽과 조진이 떠나고 잠시 후 다른 이들이 마차, 혹은 말, 혹은 걸어서 도착한다.
그들이 오는 것을 보며 조비는 히죽 웃었다.
“패왕 항우는 독불장군이었으나 한고제 유방은 많은 이들을 이용했다…”
위에 설자.
스스로를 맹신하지 마라.
지휘관은 지휘를 하는 자이지 싸우는 자가 아니다.
부대를 구성하는 모두에게는 각자의 역할이 있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하는 자는 항우가 되어 결국 유방에게 패배할 뿐이다.
그런 멍청한 짓 따위.
조비는 할 생각이 없었다.
하나의 부대를 운영하는 것은 상당한 도움이 된다.
용인술의 시작이요 끝은 바로 적절한 인사, 그리고 업무의 분할이다.
그렇기에 조비는 웃었다.
자신의 앞에선 이들을 보며 즐겁게 웃었다.
“오래간만이군.”
오질이다.
과거 신병훈련소에서 만났던 이.
그저 백성의 삶을 살며 위로 올라가기를 꿈꿔왔던 그는 이제 현승의 자리까지는 올라간 듯 보였다.
더 높은 곳을 노리기 위해 자신의 부름에 관직을 버리고 이곳으로 온 오질을 강하게 안아 준 조비는 차분히 말했다.
“그동안 별 일 없었겠지?”
“음.”
“부탁한다. 현령의 자리를 맡아다오.”
“하하… 폐허나 다름없는 좌풍익에서의 현령직이라. 현승에 있을 때만 못하겠군. 그래도 좋아. 한단계 더 올라갔으니까… 나쁘지 않군.”
오질 다음은 주삭과 곽융이다.
그들 역시도 신병훈련소에서 연을 맺은 친우.
자신의 서찰 한통에 만사를 제쳐두고 찾아와주었다.
“좌풍익으로 발령받았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역시 조공의 아들이라고 해야하나?”
“하하…”
“아버님께 도움을 받았다. 노군에서 좌풍익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그거 감사할 따름이군.”
“다만.”
곽융은 쓴웃음을 지었다.
“아버님께서 너에게 물어봐달라고 하시더군. 동생과 혼인을 할 생각은 있나?”
“글쎄.”
사랑보다 야심을 택한 자신이다.
그런만큼 이정도 도움으로 결혼이라는 패를 날릴 수는 없었다.
조비의 애매한 답에 곽융은 한숨을 내쉬었다.
“골치아프군.”
“내 결혼이 지원의 대가인가?”
“그렇다기보다는. 너와 서찰을 주고받으며 내 동생이 너에게 꽤나 반한 것 같아서 말이지.”
“곽부… 였지?”
“음.”
“솔직하게 말하지. 결혼은 확신할 수 없다. 다만… 능력이 닿는다면 둘째 부인으로도 맞이할 생각은 있다.”
“첫째 부인으로는 누굴 삼으려고?”
눈 앞에 있는 조비가 그저 좋은 가문의 남자에 불과했다면 개소리 집어치우라고 했겠지만 이 남자는 조비의 차남이다.
그의 첫번째 결혼은 가문이 정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조조라면 조비의 혼처를 더욱 나은 가문에 주겠지.
어차피 자신도, 그리고 자신의 부친도 거기까지는 바라지 않고 있었다.
부친이 원하는 것은 조가와의 결합.
그것이면 충분하다는 의사를 보냈었다.
“글쎄. 아직은 잘 모르겠군. 그건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니 말이야.”
“하하… 좋아.”
어깨를 으쓱인 곽융은 뒤를 보았다.
처음 보는 얼굴.
그들이 나오자 곽융은 차분히 말했다.
“아버님께서 널 지원하라하여 함께 오신 분들이다. 인사해라.”
“반갑습니다. 모개라고 합니다.”
“손례라 하우.”
“반갑습니다.”
문관으로 보이는 모개와 무관으로 보이는 손례.
둘 모두 꽤나 실력이 있어보이는 이들이다.
능력이 있는 이는 얼마가 있어도 부족하다.
그런 상황이라면 두손들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조비는 웃으며 그들을 반겼다.
“이리 와주시니 천군만마를 얻은 듯 하군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오질, 곽융, 주삭. 너희들도 들어가 있어.”
“누가 또 올 사람이 있나?”
“글쎄… 나머지는 좀 두렵군.”
조비는 턱을 쓰다듬었다.
거친 생활을 이어가느라 다듬지 못한 턱수염이 까끌거리지만 상관없다.
그들이 안으로 들어가자 조비는 발을 톡톡 두들겼다.
과연 올 것인가?
그때 관청의 앞으로 허름한 마의를 입은 이가 나타났다.
햇빛을 가리기 위해 삿갓을 쓰고 있던 이가 천천히 갓을 내리자 조비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하하… 네가 가장 와주기를 바랬다.”
“흥.”
조비는 웃으며 양 팔을 벌렸다.
하지만 그는 그에게 안기기보다는 여전히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
“솔직히 말하지. 난 너를 도우러 온 것이 아니다.”
“그럼?”
“나를 위해서 온 것 뿐. 너를 발판으로 더 위로 올라가겠다.”
그는 바로 과거 조비의 책사였던 위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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