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730
처음듣는 이름인데?
성이 같은 것을 보니 형제 같다만.
내 질문에 진군이 답했다.
“왕 간의대부의 아들이 바로 왕숙이지요.”
“아…”
왕랑의 아들이 왕숙이구나.
그의 이름은 이유하도 알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왕숙의 딸이 바로 사마소의 아내인 왕원희이니까.
그럼 왕숙은 그렇다고 치고.
왕상은 누구야?
내가 궁금해하자 진군은 히죽 웃으며 물었다.
“와빙구리(臥氷求鯉)에 대해서 들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어… 잘 모르겠는데.”
“이 태학이 설립된 이후 명가나, 혹은 각 서원에서 모집한 재능 있는 인재들을 주로 선발했습니다만… 단 한명. 재지보다 지극한 효심과 청렴함을 인정하여 받아들인 이가 있습니다. 그가 바로 왕상입니다.”
효심이 깊은 이들을 추천하는 제도가 바로 효렴이다.
그 효렴이 잘못된 선발제도라고 주장하는 진군마저도 인정하여 키워보겠다 생각할 정도의 효심이라니.
도대체 뭐 하는 놈인지가 궁금하네.
난 채옹을 보았고 채옹은 웃으며 진군의 말을 받았다.
“단순하게 효심만 깊은 것이라면 우리도 그렇게까지 기억하지는 않겠지. 하지만 그 녀석은 달라. 효심이 대단할 뿐만 아니라 생각도 아주 깊지.”
“괜찮은 인재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래. 배우고자 하는 열의도 대단할 뿐더러… 청렴하며 스스로를 다스릴 줄 아는 녀석이야. 필시 자네에게 큰 도움이 될거야.”
공융도 신랄하게 비판하던 채옹이 이렇게 칭찬할 정도라면 진짜 괜찮은 인재라는 건데?
서주에 와서 쓸만한 인재를 얻을지도 모르겠네.
내가 군침을 삼키자 진군은 히죽 웃었다.
“시중께서도 탐이 나시는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느정도의 교육과정은 거친 것이라고 사료되는데. 맞습니까?”
“맞네. 올해로 스물 셋 쯤 되었을 것이야.”
그럼 나이도 나랑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건데?
그만한 인재가 숨어 있었다니.
역시 천하는 넓다.
내가 만족스러워하며 손바닥을 비비자 진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다만 시중께서 원하시는 것을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마음 단단히 잡고 가시는 것이 좋을겁니다.”
“음? 왜 그럽니까?”
“그는 서주에서 벗어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엥?”
관리를 동경하여 태학에 들어왔다면 당연히 중앙을 노려야 하는 것 아닌가?
내가 의아해하자 채옹 역시 진군에게 동의했다.
“한번 얘기나 나눠보게나.”
채옹, 진군과 함께 태학의 서쪽에 있는 건물로 향했다.
한참 교육이 진행 중이었는지 글 읽는 낭랑한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그 건물에 들어가자 건물을 지키던 병사는 황급히 우리를 안의 귀빈실로 모셨다.
“태학이라고 불리는 것 치고는 검소하군요.”
“이미 서주목에게 많은 것을 받았는데. 그리고 이곳은 교육을 위한 곳이지 사교를 위한 곳이 아니니까 말일세.”
진군은 왕숙과 왕상을 데리러 가버렸다.
채옹과 둘이 남게 된 나는 시녀가 가져다 준 차를 마시며 물었다.
“채 어르신.”
“왜?”
“이번에 승상께서 왕위에 오르신 일… 기분이 나쁘십니까?”
“나쁠 것이 뭐가 있겠나? 순리가 그러한 것이라면… 받아들여야지.”
“전하께서 구석을 받은 것에 대한 다른 이들이 불만이… 있을까요?”
그제서야 채옹은 조금 불편한 듯 헛기침을 한 후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그것 참. 민감한 질문이구만.”
“지금까지 구석을 받은 이가 좋은 평을 받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런만큼…”
“더욱 주의를 해야겠지. 구석을 받은 것이 마냥 좋다고만 생각하기는 어려워. 오히려 몸가짐을 더욱 바로 해야 하고 움직이는 것 역시 제한될테니까.”
“흐음…”
“나는 전하를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사람이네. 그는 얽매이는 것 보다는 자신의 뜻대로 살아가는 것이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이야. 오히려 구석이라는 것이 그의 목을 조를까 두렵구만.”
“그리 되지 않을 것입니다.”
“부디 그래줬으면 좋겠네.”
다행스럽게도 채옹은 조조가 구석을 받은 것에 큰 불만이 없는 듯 보였다.
그나마 다행이다.
태학의 대스승이라는 사람이 조조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다면 이곳에서 나오는 이들이 마냥 조조에게 충성을 한다고 보기는 어려울테니까.
후루룩 차를 홀짝이던 채옹은 힐끔 고개를 돌렸다.
인기척을 들은 것일까?
그가 시선을 주고 있던 문이 열리며 진군이 돌아왔다.
그의 옆에 있는 것은 작은 키를 가진 열서너살 쯤 되어보이는 소년이 있을 뿐 이었다.
“왕숙을 데려왔습니다.”
“아. 그래.”
긴장한 기색은 별로 없어보인다.
꽤나 잘생긴 소년은 성큼성큼 걸어와 내가 아닌 채옹에게 먼저 인사를 했다.
“대스승님. 제자 왕숙. 인사드립니다.”
“그래. 공부는 잘 되어가고 있느냐?”
“배우는 자에게 있어서 기쁜 일을 할 뿐입니다. 잘되고 말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하… 여기는 한의 시중인 진유하다. 인사올리거라.”
“시중 나으리를 뵙습니다. 왕숙이라고 합니다.”
“그래. 반갑네.”
조충을 보는 듯 하군.
꽤나 재지가 있어보이는 소년은 까만 눈으로 날 응시하다가 입을 열었다.
“한의 중직에 계신 시중께서 서주까지 오신 것을 보아하니… 뭔가 중한 일이 있는 듯 싶습니다.”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게.”
왕숙은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저었다.
“죄송합니다. 모르겠습니다.”
모르는 걸까?
아니면 모르는 척을 하는 걸까?
그를 물끄러미 응시하던 나는 탁자를 톡 치며 말했다.
“몇가지 업무를 하러 온 것이야. 나라의 일에 중하지 않은 것은 없지.”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왕숙은 허리를 숙이며 나에게 예를 표했다.
그를 마주하던 나는 웃으며 진군에게 말했다.
“왕 대부와는 모르는 사이도 아닌 바. 이 친구에게 좋은 음식, 그리고 붓과 벼루를 내려주셨으면 합니다.”
“하하… 알겠습니다.”
“시중의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짧게 대화를 주고받았을 뿐이다만 확실히 느낌이 왔다.
조충과 비슷함을 느낀다.
하지만 그보다 좀 더 신중함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까 내 질문에 그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답했다.
저 정도 나이 대의 소년이라면 반드시 가지고 있는 치기가 있다.
허나 그 치기와 욕심을 감출 수 있다는 것.
특히나 중앙관직에서도 중직이라 할 수 있는 시중인 나에게 잘보이기보다는 그저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 한다는 모습은 꽤나 인상깊었다.
저런 녀석이 크게 자란다.
난 진군과 함께 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웃었다.
“왕 대부가 뿌듯하겠군요.”
“그래. 자질이 있어보이지?”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사람 보는 눈이 별로 없다.
아버지나 조조, 순욱이나 채옹처럼 사람을 평가하는 재주도 없고.
내가 가지고 있는 삼국지의 지식에 기반한 상대의 평가가 다인 정도다.
하지만 그런 나라고 하더라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꽤나 괜찮은 녀석으로 보인다.
“저 녀석. 제가 침 좀 발라놔도 됩니까?”
“하하하!! 그건 왕랑에게 말하게나.”
“끙…”
왕랑과 모르는 사이가 아닐 뿐이지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애초에 그와 내가 뭔가 마주칠 일도 없었고.
“태학에서는 배출을 하는 것이지 누구의 심복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야. 유능한 인재를 얻고 싶으면 스스로 얻어내야 하는 법이란다.”
“알겠습니다.”
아쉽구만.
그래도 뭐.
아직까지 주인없는 인재라면 어떻게든 끌어들일 생각을 해보자.
내가 어떻게하면 그를 꼬드길 수 있을까 고민할 때 진군이 돌아왔다.
“그런데 한명은 더 어디갔습니까?”
왕숙 이상으로 기대되는 인재인 왕상.
그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내가 웃으며 묻자 진군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녀석. 일하러 갔습니다.”
“엥?”
태학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이 일을 하러가?
내가 의아해하자 진군은 어깨를 으쓱였다.
“꽤나 검소한 녀석입니다. 태학에서 지원해주는 기본적인 물품을 제외한 나머지는 스스로 벌어서 갚겠다고 말하는 녀석입니다.”
“이해가 되질 않는군요. 태학에서 제공하는 것은 모두 무료 아닙니까?”
“그렇습니다만…”
진군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것이 자신에게는 부채라고 느껴지는 모양입니다. 그냥 그것을 받고 공부하여 나중에 큰 사람이 되어 갚으라고 했지만.”
“했지만?”
“공부를 하는 것은 자신을 위함인데 어찌 자신의 욕망을 위해 타인이 노력한 결과를 받아야 하냐고 하더군요. 최소한의 부분만 신경을 쓸 뿐입니다. 현리로 일하면서 번 적은 금액마저도 태학에 기부를 해버렸습니다.”
“허어…”
그정도면 깔끔한 수준을 떠나서 거의 도덕적 결벽증 수준이라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내가 감탄하자 진군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차피 시중께선 곽 대부를 만나러 가려 하셨지요?”
“아. 예.”
“함께 가시지요. 곽 대부가 일하는 곳 근처에서 그가 일하고 있을 겁니다.”
곽가가 있는 곳은 새로운 철의 제련을 위한 곳이다.
문인이 일할 만한 곳은 아닌 듯 싶은데.
철을 만드는 일은 보통 고역스러운 일이 아니다.
덥고, 시끄럽고, 자칫 잘못하면 끔찍한 사고가 날 수 있는만큼 사람들도 날카로웠다.
문관이 될 만한 이들은 그곳에서 쉽게 일하지 않으려 할텐데…
그곳을 고른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 나를 향해 진군은 쓰게 웃었다.
“그곳이 가장 임금이 좋습니다.”
한방이 이해가 가는군.
진군과 함께 하비성을 벗어났다.
하비에서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태사자와 청이가 나를 호위하기 위해 붙었다.
그들과 서주군의 호위를 받으며 하비성에서 동쪽, 바닷가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바다를 보는 것은 또 오래간만이네요~”
청이의 밝은 미소에 마음이 풀린다.
“사모께서는 여전하십니다. 핫핫. 시중께서도 사모 덕분에 아주 매일이 즐거우시겠어요.”
“헤헤~ 뭘요~”
청이와도 꽤 안면이 있는 진군이다.
그런만큼 둘은 즐겁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을 훈훈하게 지켜보던 나는 철기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자 한쪽을 가리켰다.
“저깁니까?”
“예.”
작은 마을이다.
하지만 그 마을의 주변에는 꽤나 많은 병사들이 있었다.
“곽 대부께서 신신당부하셔서… 이 마을에 출입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검증된 이들만이 들어 올 수 있지요.”
“그렇겠지요.”
곽가가 도입하려고 하는 것은 새로운 제련법이다.
그런만큼 기술 유출에 대해서도 신경써야겠지.
진군과 우리가 다가오자 마을을 지키던 병사들은 무기를 들었다.
“출입증을 보여주십시요.”
“자.”
서주목인 진군에게마저 출입증을 받을 줄이야.
이거 경계가 엄청나게 삼엄한 것이 기술유출에 대한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싶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요.”
우리를 경계하며 병사가 안으로 들어간다.
그들의 모습에 진군은 쓰게 웃었다.
“죄송합니다.”
“아니요. 훌륭합니다.”
잠시 후 병사와 함께 거친 무복을 입은 사내가 걸어나온다.
얼굴에는 검댕이 잔뜩 뭍어 있고 걷어붙인 소매에는 탄탄한 팔이 보인다.
제련이 쉬운 일은 아니지.
무척이나 피곤해보이는 인상이지만 그의 눈에는 기쁨이 차 있다.
그런데…
어째 낯이 익다?
병사와 함께 나오는 그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던 나는 퍼뜩 떠오르는 것이 있어 손가락을 튕겼다.
“어라!? 자네는!?”
“응? 헉! 진동장군님 아니십니까!”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 했다.
전에 봤을 때랑은 인상이 너무 달라서 말이지.
과거에는 그나마 문인처럼 보이기는 했지만 이제는 완전히 숙련된 대장장이처럼 다부진 몸을 가진 사내.
헝클어진 머리와 제대로 씻지 못한 듯한 얼굴.
햇볕과 강한 열기에 타버려 갈색으로 변한 피부까지.
아무리 봐도 대장장이 외에는 설명할 수 없는 외모를 가진 그는.
“이전 아닌가!”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진동장군님!!”
과거 나에게 제련기술에 대해 물었던 이전이었다.
이전에 곽가에… 거기에 고구려의 선인들까지 새로운 철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건가?
“하하…”
이거 진짜 물건 하나 나오는 거 아니야?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에요!
설날입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당!
그럼 빠른 대댓글 하고 저는 자러갑니다!
Combustion // 항상 감사합니당ㅋㅋ
나데스 // 히익ㅋ
철의노래 // 헉ㅋㅋㅋㅋ 육처팔첩! 유하 죽어용!
허클베리fin // 그만큼 유하는 피골이…ㅠㅠ
돔페리뇽 // 과연!? 누굴까요!?
현실과소설 // 그렇죠 ㅋㅋㅋ 이것이 콩깍지의 힘!
Pandemonic // 늘 감사드려요~
Danke // 항상 감사드립니다~
트릭스타 // 어떤 떡밥일까요!? 기대해주셔요!
류미연 // 히히! 레데의 혼란은 유효했다!
일반사람 // 히힣ㄱ!
나물 // 음ㅋㅋ 감사합니다 ㅎ!
방귀장이뿡 // ㅊㅊㅊ!
백파랑 // 오오…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ㅎ
LauraStuart // 왜냐하면 H씬이 나온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holicnove; // 감사합니당ㅎㅎ
인핀 // 태학에 인재가 똬똬!!
Guaaaaaak // 청이가 봉인해제 한거입니다. 진심 xx!!
암천회류 // 항상 감사드려요~
Bobbylow // 아이고ㅠㅠ 몸조리 잘하셔유ㅠㅠ
LuinS // 늘 감사합니다~~
위저드나이트 // 유하가 지금 맡기에는 좀 그렇죠 ㅋㅋ 주유도… 아직까지는 애송이취급…ㅠㅠ
ppk12 // 아흥아흥을 했습니당!
슈비두비 // 오오 감사합니다~
아따따씨 // ㄳㄳ!
바이러스 // 마누라들이 지금까지 힘을 숨김(….)
신지영 // 저도 등장시킬라고 조사 안했으면 태사향으로만 알고 있었을듯ㅋㅋㅋㅋ
새벽산책 // 그렇죠 ㅋㅋ 이게 연의빨입니다!
John_Doe // 새해복 많이 받으셔요~
비밀맨 // 새해복많이! 똭!
Flyback // 으잌ㅋㅋ 감사합니다~~
앙마스키 // 새해복많이 받으셔요~
허니앙쥬 // 네 ㅎ 님두요!
뉴우트리아 // 새해복 많이 받으셔요~~
LiMEZ3Z3 // 오옷…! 수정했씁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봅시다~!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