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963
“내가 할일없이 자네에게 거짓말이나 할 것 같나?”
“그, 그렇지는 않겠지요.”
“자. 그럼 이야기를 제대로 시작해보지. 일단 앉지 그래? 올려다보려니 고개가 아프군.”
종리목이 자리에 앉는다.
난 그를 향해 말했다.
“자네. 결혼은 했나?”
“뭐. 처가 있기는 합니다.”
“자식은?”
“아들놈이 하나 있습니다만…”
그럼 얘기가 편해지겠군.
난 웃으며 말했다.
“자네 아들 보기 부끄럽지 않나?”
“…지금 시비거시는 겁니까?”
“아니. 자네와 나의 눈 앞에 있는 현실을 말하는거야.”
자…
시작해볼까?
내가 할 수 있는 일.
모두가 말하는 일.
말로써 사람을 현혹하는 일을 해보자.
눈쌀을 찌푸린 종리목을 향해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솔직히 말해보지? 자네가 보기에 오와 위국. 누가 이길 것 같은가?”
“그건…”
천신장이니 뭐니를 빼고 보자.
오와 위국의 힘만 놓고 본다면 누가 이길까?
길가는 어린애에게 물어도 알 것이다.
이번에 대패를 하여 크게 흔들리는 오와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위국.
둘이 싸우게 된다면 당연히 위국이 승리하게 되는 것 쯤은 삼척동자라도 안다.
“위국이 이기겠지요.”
“그래. 위국이 이긴다. 양주 하나와 교주 조금을 차지하고 있는 오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지. 단순 생산량을 봐도 그렇고. 인구수를 봐도 그렇지. 또한 기술력에서도 차이가 나고.”
불안감이 잔뜩 섞여 있는 그의 얼굴을 응시했다.
이미 다 아는 사실을 왜 언급하나 싶지?
“그런 상황에서 말해보지. 위국의 정책이 어떤 정책인지는 알겠지?”
“…무슨 정책이요?”
“위국이 도적을 대하는 정책.”
“그…거야. 압니다.”
“어떻지?”
“도적은 처형, 혹은 강제노역…”
“맞아.”
지금이야 수로채가 우리의 영역에 있지 않기 때문에 봐주고 있다고 하지만 위국이 양주를 다스리게 되면?
장강 역시도 위국의 영역이 된다.
“위국이 오를 잡고나면 대대적인 도적 토벌이 이루어지겠지.”
위국에서는 도적에게 꽤나 가혹한 처벌을 내린다.
예전 한이 있을 때는, 그리고 각 지역의 군수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군웅할거의 시기에는 도적들도 살만했다.
군웅들은 백성들의 삶보다는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움직였다.
조금 더 많은 영역, 조금 더 많은 군사를 모으기를 원했지.
하지만 위국이 중원과 하남, 하북지방을 차지하게 되며 이야기는 달라졌다.
법을 정비하며 도적과 엮이는 관리들을 처단한다.
관에 많은 권한을 부여하면서 그 책임도 부여했다.
결국 옛날처럼 도적과 손을 잡으며 부를 쌓는 일은 불가능해진 것이다.
자연스레 도적들을 토벌되거나, 아니면 흑귀대처럼 국가나 강한 파벌들의 사병으로 흡수될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이 아니라면 위국의 영역이 아닌 쪽으로 도망가는 수 밖에.
양주나 서량에 있는 도적들도 한때는 중원에 터를 잡고 있던 도적들이 꽤 있었다.
“하시고 싶은 말씀이 뭐요?”
“별 것 아니야. 솔직히 백성들을 건드리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자네들에게 좋은 점수를 주고 싶군.”
“어… 감사합니다.”
종리목이 백성을 건드리지 않은 이유는 그저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을 제쳐두고 사실만 본다면 그는 어쨌든 백성들을 터는 짓은 하지 않았다.
그럼 됐다.
“그러니 제안하는거야. 자. 위국으로 오게.”
“도적을 그토록 증오하는 위국에 발을 들이라는 거요?”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위국은 도적을 마냥 증오하는 것은 아니야.”
다들 큰 오해를 하고 있다.
위국이 도적을 치는 이유.
이게 백성을 아끼고 사랑해서일 것이라 생각하나?
천만에.
도적이 나라의 운영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세금도 내지 않아, 노역도 하지 않아.
토벌하는데 돈과 인력만 쓰게 한다.
그러니 위국 입장에서는 싫어할 수 밖에 없다.
“그럼…?”
“도적도 도적 나름이지. 국가에 도움이 된다면 쓴다. 당장 흑귀대의 일만 봐도 그렇고…”
난 볼을 긁적거렸다.
“아는지는 모르겠군. 꽤 전의 일이기는 하지만… 서주와 청주에도 해적이 있었지. 그 해적들이 지금은 뭔 줄 아나?”
“뭡니까?”
“국가에서 인정한 해적이 되었지. 즉 국영 해적이 된거야. 세금을 내고, 주변에 있는 도적들을 털고, 또한 밀수업자들을 먹이로 삼고. 그러면 인정해준다. 물론 많은 권한도 주고. 건방지게 관을 건드리는 다른 해적들을 잡아먹을 수 있게 지원도 해주고.”
그 해적들을 곽가는 큰 마음 먹고 품에 안았다.
그리고 그들을 이용해서 서주와 청주, 유주 일대의 바다를 누비게 했다.
사납고, 그리고 배를 잘 다루고.
바다에서 움직이는 것에 능하다.
그렇기에 숙련된 선원을 만드는 대신 곽가는 그들을 끌어들였다.
그 말은 즉.
“도움만 되면 쓴다는 것…입니까?”
“맞아.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되는 것이지. 색깔이 뭔 의미가 있나?”
종리목의 얼굴이 심각하게 변했다.
그도 대충은 눈치챈 것이다.
내가 하는 것이 제안이라는 것을.
단순하게 해산을 하라는 협박이 아니라는 것을.
“그… 수적인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기는 좀 그렇습니다만.”
“뭐? 할 말이라도?”
“지금 천신장님은… 그 뭐시냐. 위국에서도 아주 높은 곳에 있는 분 아닙니까?”
“그런 편이지.”
공식적인 서열로 따진다면 십위권 안에 든다.
비공식적으로 따진다면 권력만 놓고 봤을 때 다섯 손가락 안에 들지.
“그런 분께서 저희같은 수적들과 이런 거래를 하셔도 되는 겁니까?”
“안될 것 있나?”
솔직히 나도 곽영이나 조비가 남아 있었으면 이런 수는 안 썼을거다.
하지만 지금 나의 세력은, 우리의 파벌은 수경원 동문이라는 것과 조앙을 중심으로 단단하게 결집하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치고 때리고 욕해도 함부로 건드리지를 못한다.
“나는 위국의 관리가 되기 전부터 흑귀대를 운영해왔어. 내가 도적이나 수적, 산적들과 거래를 하는 것은 이미 다들 아는 사실이야.”
그들을 이용해서 백성을 치고, 또 자신의 부를 쌓는 것만 아니면 된다.
“그리고 잘 모르나본데… 이런 식으로 많은 병력을 가지고 있는 도적들을 끌어들이는 일은 태상 전하께서도 하신 일이지.”
“그게 정말이십니까?”
종리목은 놀란 표정으로 날 보았다.
“음.”
좀 오래 전의 일이다.
사예주와 병주 일대에서 난리를 치던 백파적들.
조조는 낙양에서 황제를 구출한 이후 백파적들을 끌어들여 그들을 백파병이라는 정예병으로 만들었다.
지금도 백파병들이 병주와 사예주 일대, 그리고 삭주 일대에서 훈련과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수로채의 도적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딱히 흠이 되지는 않는다.
“괜한 싸움을 피한다, 그리고 적을 아군으로 끌어들인다. 이건 책략의 기본이지. 그것을 쓴 것이 문제가 되겠나?”
종리목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를 향해 난 천천히 말했다.
“망설이는 모양이군. 내가 토사구팽을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건…”
“두가지 착각을 하고 있어. 자네는.”
“그게 뭡니까?”
“일단 첫번째. 자네들이 사냥개나 될 듯 싶은가?”
“…크…”
“자네들은 나에게 있어서, 위국에 있어서 고작해야 토끼에 불과해. 오나 장강수로채나. 위국의 압도적인 힘 앞에서는 토끼 나부랭이에 불과하다는 거지. 흰 토끼냐 검은 토끼냐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내 말에 그는 자존심이 상했는지 눈썹을 꿈틀거렸다.
그를 향해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내가 이리 말하는 것은 협박이나 제안이라기보다는 눈 앞의 현실을 말해주는 것야. 그러니 눈에 힘 풀게. 확 뽑아버리기 전에.”
“큭.”
수치스러워하며 날 노려보던 종리목이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내가 이렇게 데려와 제안을 한다고 해서 자기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면 곤란하다.
가끔씩 이런 이들이 있다.
좋게 말하면 머리 꼭대기에 올라가려는 이들.
장역과 서황이 무기를 잡자 그들에게서 살기가 피어오른다.
“주제파악을 한다는 것은 현명한 일이야. 무병장수에 큰 도움이 된다네. 기억해두게나.”
“며… 명심하겠습니다.”
“그 중에서 잡아먹지 않고 집토끼로 쓸 만한 이들을 고르는 것 뿐이야. 자네는 아주 영광스럽게 생각해도 괜찮네.”
“…가, 감사합니다?”
“그래. 마음 속 깊숙히 감사하게. 위왕 전하의 자비심에 말이야.”
종리목이 부들부들 떤다.
그를 향해 웃으며 난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위국은 키울 토끼를 잡아먹어야 할 정도로 궁지에 몰리지도 않았고. 하지만 주제파악 못하고 저항하는 토끼는 잡아 먹을 수 있겠지.”
“…그거 정말 감사드려야 하겠군요.”
어쭈?
빈정거리는 거냐?
종리목은 고개를 숙인 채 작게 말했고 난 일단 웃으며 넘어갔다.
“그리고 두번째 착각. 내가 자네를 부른 것이 고작해야 오를 토벌하는데 써먹으려고 부른 것이라 생각하는 건가?”
“그럼 뭡니까. 저도 귀가 있습니다. 위국과 오가 사이가 좋지 않고, 위국에서 오를 토벌하기 위해 출발했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그렇지.”
“지금 수룡주에 있는 주가와 손가, 그리고 각 가문들이 모인 것을 해결하지 못하셔서 그런 것 아닙니까?”
“뭐 지금 당장은 그들을 치는 것이 좀 귀찮고, 손해가 발생하지. 채 도독이나 괴 군사의 말로는 전우리가 지금 보유하고 있는 전력을 다하면 손해가 크더라도 지도상에서 지우는 일은 어렵지 않다고 하더군. 그렇지 않소?”
“물론입니다.”
채모의 말에 종리목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종리목도 채모를 잘 안다.
그렇기에 채모가 수군을 이끄는 지휘력에 대해서는 반론할 여지가 없었다.
“단순히 채가와 주가가 싸우는 것이라면 승패는 애매하겠지. 하지만 위국이 전력을 다한다면 고작 저따위 배 몇척 따위, 수군 몇명 따위가 있다고 해서 막을 수 있을 성 싶은가?”
“그건…”
“부르셨습니까. 승상복야.”
장료가 왔다.
안으로 들어 온 그는 내 앞에 있는 종리목을 보고 피식 웃었다.
“장강수로채의 채주군. 여긴 무슨 일이지?”
“헉… 하, 합비의 공포…”
장료의 얼음장같은 눈을 보자 종리목은 공포에 떨었다.
역시 공포의 대명사 답다.
“그… 천신장께서 부르셔서 왔소.”
“흠.”
장료도 종리목을 알고 있나?
꽤 유명한가보네.
종리목이 머뭇거리는 사이 난 장료에게 말했다.
“지원이 모자르다. 내 이름을 써서 서주에 요청하라.”
“요청이라 하시면…”
“군량, 금, 그리고 물자. 곽 대부가 만들어 놓은 해적들을 수군으로 편성하고, 배를 만들도록 시켜라.”
“장강 전역을 차지하실 생각이십니까?”
“뭐… 그건 이 자가 생각할 일이지만.”
서주에서 운영하는 사략 해적들을 수군으로 돌리고 물자를 최대한 활용한다.
그리하면 수군의 수를 빠르게 늘일 수 있었다.
“수춘에서도 수군을 요청하셨다고 들었습니다만…”
“수춘에서 연락이 왔나?”
“예. 수군 팔천과 선단을 구성하여 출발한다는 전서구가 왔습니다.”
장료의 말에 채모가 더 놀랬다.
그는 당황하며 나를 보았다.
“승상복야. 그… 지원이라는 것을…”
“말했잖소. 채 도독. 수군과 배의 수가 모자라서 위험하다? 그럼 간단한거요.”
난 종리목을 지그시 응시했다.
“수군과 배를 늘리면 되는 것이지.”
“…이런 무식한.”
“무식하다니. 가장 효율적이고 전통적인 방법이네. 적보다 많은 수를 가져라. 그리고 많은 물자를 가져라. 쓸데없이 복잡한 책략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지. 가장 기본이며, 가장 중요한 것을 따르는 거야.”
종리목은 황당해했고 난 웃었다.
“자. 이제부터가 본론이네. 종리 채주. 맨 처음 했던 말이 있지?”
“…자식 보기 부끄럽지 않느냐… 라는 말씀 말이십니까?”
“그래. 수춘, 그리고 서주, 강하. 세개의 군에서 온 수군만을 가지고도 우리는 충분히 수룡주를 차지, 건업까지의 길을 마련할 수 있어. 물론 자네의 도움 없이도.”
“그래서…?”
“건업에 상륙하게 된다면 위국의 막강한 육군이 움직인다. 자… 그럼 얘기해볼까? 강동삼군은 위국의 영역이 될 것이고 그리되면 장강의 통제권이 우리에게 들어오게 되겠지. 그리고 도적토벌이 시작될것이고.”
종리목은 긴장감을 지우려는 듯 침을 꼴깍 삼켰다.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아나? 강동삼군의 공략이 끝난 순간 장강수로채를 향한 토벌도 시작될거라는 거네.”
종리목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흘러내린다.
그를 향해 여유롭게 웃으며 차를 한모금 마셨다.
미지근해진 차를 바닥에 뿌렸다.
서황이 따뜻한 차를 잔에 따라준다.
음~
역시 차는 따뜻해야 맛있군.
“장강과 맞닿아 있는 곳을 생각한다면 너희들이 갈 수 있는 곳은 익주 정도 밖에 없겠지. 그리고 익주에서 살아남는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오만 치고 끝낼 것 같나?”
“…그렇지는 않겠지요.”
오를 치고 나면 그 다음은 익주다.
어차피 익주놈들도 우리와 불구대천지 상황이다.
너 죽고 나 죽자는 판이 만들어졌으니 전력을 다 해 짓밟아줘야 하지 않겠나.
“결국 자네들이 도망치고 도망친 끝에 있는 것은 위국의 단두대 뿐이야.”
종리목이 질린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물었다.
자.
그럼 이제부터 시작해야겠군.
난 웃으며 말했다.
“그것이 부끄럽지 않나? 패배하고, 쫓기고, 숨어다녀야 하고. 함부로 군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남의 것을 훔치거나 빼앗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자신. 그것이 부끄럽지 않겠나? 자네 스스로 뿐만 아니라 자네의 자식에게도. 자식이 뭔 죄가 있나? 그저 아비 하나 잘못 만났다는 것만으로 평생을 도망자로 살다가 단두대의 이슬이 될텐데.”
종리목이 이를 갈았다.
하지만 항변하지는 못했다.
대체적으로 도적들은 각 군에 쉽게 들어오지 못한다.
할 수 있는 것은 마을이나 상단을 털어 물건을 구하는 정도.
그것이 아니면 신분을 위장해서 몰래 들어가는 정도다.
“언제까지 숨어서 그따위로 살텐가? 응?”
난 자리에서 일어났다.
천천히 종리목의 뒤로 다가가 그의 어깨를 주물러주며 귓가에 속삭였다.
“매일같이 힘들게 배를 타고, 대박만을 노리고, 목숨을 걸어가며 고통스럽게 살아간다… 그것이 도적의 삶이지. 그런 것 쯤은 잘 알고 있네.”
종리목의 어깨가 떨린다.
그의 귀에 대고 말하는 것이 힘을 준다.
“갖고 싶지 않나? 그 삶. 여유, 그리고 안정되며 많은 이들에게 경원시 되지 않는 것… 그리고 자네 아들을 잘 키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
“그…”
“당당하게 잘 사는 군에 들어가서 느긋하게 밥을 먹고. 아들과 함께 축제를 즐기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삶이 부러지 않은가?”
종리목의 떨림이 강해졌다.
그를 향해 난 천천히 말했다.
“안정적인 수입을 원하나? 평온한 삶을 원하나? 모두에게 멸시받는 것이 아닌, 많은 이들에게 추앙받고, 인정받고 싶은 삶을 원하나?”
“…무엇을… 말씀하시려는… 겁니까.”
그의 어깨를 가볍게 친 후 난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나는 모두에게 기회를 주지. 비록 처음에 나에게 저항했다고 하더라도. 그들 모두에게 기회는 줘.”
채모와 괴량이 고개를 끄덕였다.
장료 역시도 마찬가지.
그들이 동의하자 종리목의 표정이 딱딱히 굳었다.
“그 기회를 자네에게도 주지. 원하나? 갖고 싶나?”
“…크으…”
“주마. 나의 사람이 된다면, 위국의 힘이 된다면. 주마. 네가 원하는 것을 주마.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고 살 수 있게 해주마. 언제 토벌될지 몰라서 덜덜 떠는 삶은 이제 지겹지 않나?”
종리목은 결국 고개를 떨궜고 난 여유롭게 웃었다.
“나는 관대하다. 그러니 그 관대함을 너희에게도 베풀어주마.”
“…제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종리목의 항복 선언에 난 천천히 말했다.
“나의 관대함을 양주 전역에 알려라. 항복하고, 위국의 품에 들어오는 자는 이 승상복야, 천신장 진유하가 위왕 전하의 이름으로 위국의 백성으로 받아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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