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964
종리목이 돌아가자 채모는 나를 잡았다.
“괜찮으신겁니까?”
“음? 문제라도?”
“아니…”
당혹스러워하는 그를 향해 난 웃었다.
“채 도독. 예전 일을 한번 생각해보시구려.”
예전에 형주목 유표를 토벌하라는 명이 내려왔다.
그때 나는 어쨌지?
전홍성을 뚫어 형주의 위기감을 최대로 올렸었다.
힘을 보지 못한 자들은 그저 자신한다.
그때는 채가도, 괴가도 자신만만해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철옹성이라 불리는 전홍성을 함락한 후 진격하자 양양은 크게 흔들렸다.
“그때 채가와 괴가 역시 나와 적대하지 않았소?”
“그야 그렇지만.”
“최소한 항복할 수 있는 기회 정도는 줘야 하는 것 아니겠소…? 물론 유표야 폐하의 명이 있었으니 답이 없었지만.”
“…어, 음.”
“내가 전하께 받은 명령은 하나 뿐이요. 오를 토벌하라는 것. 그 오를 토벌하는데 있어서 섬멸전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면 어떤 방법을 쓸지는 내 판단이요.”
섬멸전을 하고, 각 지역을 초토화시키지 않는 이상 강남을 관리할 인원은 필요했다.
그리고 그 강남을 관리할 인원 중에 나와 우호적인 호족이나 명가를 내세워야 했고.
그렇다면 기회는 줘야 했다.
“승상복야께서는 교가를 차기 양주목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음? 장인어른?”
“그렇습니다.”
괴가의 말에 난 웃었다.
완이의 아버지인 교현을 생각한다면 그에게 양주목의 자리를 줘도 괜찮을거다.
일반적으로 본다면 그게 맞겠지.
하지만 양주에 한해서는 당분간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실력이 있고, 많은 이들에게 존경을 받는 이라면 양주목의 자격이 있겠지만 나와의 친분이 꼭 양주목의 자리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오.”
채모와 괴량이 입을 다물었다.
그들을 향해 난 여유있게 말했다.
“솔직히 생각은 채가주, 아니면 괴 가주에게 맡겨볼까 생각했는데.”
“어휴. 그런 말씀은 마십시요.”
만약 바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이라면 채모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은 이미 다른 것이었다.
항해.
넓은 바다로 나가 더 많은 것을 개척하고 교역로를 만드는 것.
그 일을 하려면 오랫동안 양주에 있어야 하는 주목의 자리는 맡을 수 없었다.
채모와 괴량이 손사레를 친다.
그들을 향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것 보시오.”
“그럼 방덕공은…?”
“줘도 안하실거요. 방통에게 물어봤지만 아직까지 임관하지 않으셨다는데 무슨. 그리고 연세도 생각해야 하고.”
방 숙부님은 진짜 내가 어떻게든 관직에 끌어들이려고 했는데 한사코 사양했다.
만약 관직에 오르면 태사나 태위의 자리를 드려야지 고작해야 주목이겠나.
그런데 그 자리도 싫다고 하는 사람이다.
“아무튼 양주목의 자리는 그렇다고 치고. 위국과 나의 관대함을 종리목에게 퍼트리게 한 이유는 간단하오.”
“수룡주 뿐만 아니라 현재 오에 있는 가문이 이탈하게 하려는 겁니까?”
“그렇소.”
궁금했다.
그렇게 쳐발린 손가에 도대체 뭐 얻어먹을 구석이 있어서 주가와 다른 호족, 명가들이 그의 손을 들어준걸까?
그렇기에 생각을 해봤자.
명가, 그리고 호족들이 원하는 것.
그들이 원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큰 이상? 큰 목표?
그런 것은 없을거다.
그들은 소의를 따르는 자들이다.
자신의 가문과 가족, 그리고 이권만을 원할 뿐.
그렇기에 오히려 상대하기 편했다.
그것을 원한다?
주면 된다.
“그들이 손가와 함께 우리를 적대하는 이유는 간단하지. 만약 위국이 오를 차지하고 양주를 얻게 된다면 자신들의 것을 잃을까 두려워하기 때문일거요.”
“그렇기에 위국으로 흡수하기를 바라신 겁니까?”
정답이다.
오에서 내어줄 수 있는 것은 결국 그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것, 그리고 손가에서 조금 양보한 정도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위국이 움직이고, 또 항복하는 것에 대한 손을 내민다면?
만약 합비에서 오가 이렇게 당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좀 더 간을 보며 협상을 하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손가는 합비에서 대패하게 되었다.
천신장의 위명은 둘째치고서라도 이제부터 밀고 내려오는 위국의 힘에 그들은 고민할 것이다.
항복할 것인가?
하지만 지금와서 항복하기에는 눈치가 보인다.
하지만 내가 관대함을 알리고, 항복하는 이들을 받아준다고 말한다면?
그럼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들이 손을 내민 것이 아니다.
내가 손을 내민 것이다.
그것도 위국 권력의 중추에 있는 승상복야 진유하가.
그리 된다면 소의를 따르는 이들은 계산을 하게 될 것이다.
오의 손을 들어주며 끝까지 위국과 저항할 것인가.
아니면 큰 피해 없이 위국에 들어가느냐.
여기에 머리를 좀 더 굴릴 줄 아는 이라면, 그리고 가문을 위하는 이라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결국 위국에서 양주를 완전히 관리할 수는 없다.
양주목 정도는 위국에서 임명하겠지만 그 외의 다른 직위까지 위국이 관리할 수 없다.
결국 양주에 있는 호족들을 쓸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할거다.
당연히 환호성을 지를 수 밖에.
오를 포기하지 못하는 가문과 호족은 있다.
혈족 단위로 맺어지는 가문들은 각 가문들과의 연계를 통해 이권을 나눠갖는다.
그것이 불가능해 힘이 약할 수 밖에 없는 가문들은 당연히 위국에 손을 뻗을 것이다.
위국이 오를 쓰러트리게 된다면 항복을 하지 않은 이들의 결말은 알 수 있으니까.
그리고 그들이 없어지며 공중에 떠버리는 이득을 챙길 수 있으니까.
나는 항복하고, 또 충성을 맹세하며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 한 이들에게는 중임을 내렸다.
여기 내 눈 앞에 있는 채모와 괴량, 그리고 합비성주인 장료처럼 말이다.
하지만 항복하지 않고 끝까지 저항한 이들은?
가차없이 잘라냈다.
그것을 본다면 좀 더 빨리 항복해서 자신의 충심과 능력만 보인다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머리를 좀 굴릴 수 있는 자라면 이것을 알겠지.
“허…”
괴량과 채모 역시 그것을 눈치챈 듯 보였다.
그들이 탄성을 터트리자 난 손을 뻗어 괴량과 채모의 어깨를 잡았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이런 것 뿐이오. 채 도독, 괴 군사. 그대들은 그냥 수전만 생각해주시오. 그대들이 승리할 수 있는 판은 내가 만들어주지.”
종리목의 수로채를 끌어들인다.
수춘에 있는 수군을 가져온다.
그리고 수룡주와 오에 있는 호족과 명가를 끌어들인다.
병법의 기본은 아군의 수는 많게, 적의 수는 적게 만드는 것이다.
기본만큼 훌륭한 책은 없다.
난 기본에 충실할 뿐이다.
“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수이지만 가장 훌륭한 수이기도 하지요. 참 정석대로 움직이시는 군요. 오의 입장에서는 알아도 막을 수 없는 수를…”
“하지만 항복한 이들이 뒤통수를 치는 경우는 어찌 하실 생각이십니까?”
“걱정마시오. 그들을 바로 쓸 생각은 없으니까.”
나도 바보는 아니다.
항복했다고 해서 바로 쓴다?
무슨 그런 미친 짓을.
항복문서 하나만 믿을 정도로 나는 순진하지 않다.
항복한 이들을 끌어들여 고옹처럼 다른 지역으로 보내 몇년간 살게 한다.
“군소 호족들이 항복하며 군사와 가솔들을 이끌고 올라오면 그것만으로도 잠재적인 적의 수가 줄어들지. 또한 많은 이들이 이쪽으로 온다면 적들의 사기도 줄어들고.”
“하지만 그들이 자리를 비운다면 그들이 원하는 양주의 이권을 얻기는 힘들텐데…”
“기존 위국의 관리들은 고작 양주 따위의 이권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을테니 걱정마시오. 그거 말고도 그들은 할 일이 많소. 전쟁이 끝나면 그들을 다시 양주로 보낼 것이기도 하고.”
“결국은 신뢰의 문제겠군요.”
“음. 맞소.”
괴량이 쓰게 웃으며 말하자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나를 믿느냐, 아니면 오를 믿느냐의 차이다.
“믿기 싫다면 어쩔 수 없겠지. 아무튼 종리목이 이 이야기를 잘 퍼트려 준다면… 그대들이 승리할 수 있는 판은 만들어질거요.”
난 다시 한번 채모와 괴량의 어깨를 꽉 잡았다.
“부디 승리의 영광을 얻어내주길 바라오.”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영광을 승상복야께!!”
*******
“…이런 미친.”
환구항에서 출발한 위국의 선단이 방향을 꺽어 유수항으로 복귀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수룡주를 차지하고 수룡주에 주가를 따르는 호족들과 명가들의 전력을 모아 놓았다.
그들이 공격하지 않고 유수항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는 겨우 안심했다.
좀 더 시간을 벌 수 있구나.
그렇다면 이제부터 정비를 하여 방어체계를 갖추자.
라고 생각했던 노숙은 진유하가 펼친 수에 욕설을 내뱉지 않을 수 없었다.
“항복하면 받아준다고!? 제정신인가!? 이 자는!?”
어이가 없다.
이렇게 단순한 수를 쓰다니.
간단하게 항복하고 오가 아닌 위국을 따라라.
그는 수로채의 수적들을 이용해 그 소문을 퍼트려 나갔다.
문제는 이 수가 엄청나게 잘 먹혀들어갔고.
또 오에서는 그 수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오가 더 이상 호족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땅? 영역? 세금 징수권?
그것을 나누어 준다고 하더라도 위국에서 제시하는 것 이상을 줄 수는 없었다.
“…큭.”
오가 위국을 상대할 수 있는 방법은 자신들의 이점.
즉 수군을 이용해서 위국이 장강을 넘지 못하게 막는 것이었다.
지방 호족과 명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배와 수군을 이용해서 수룡주에 자리를 잡고 그들이 넘어오는 것을 막는다.
그 사이 힘을 다시 모으고 혼란스러운 세력을 정비한다.
그것이 노숙이 세운 수의 주된 골자였다.
그런데 진유하는 간단하고, 아주 단순한 수로 노숙의 패를 완전히 무너트려버렸다.
여기저기 오에서 이탈하겠다는 문서가 올라왔다.
오는 강남의 호족과 명가의 연맹으로 시작한 집단이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손가가 강한 힘을 보유할 때는 그들에게 고개를 숙이지만 그것이 아닌 이상 더 볼 필요가 없다.
그들은 대의를 따르지 않았다.
소의를 따르는 이들이기에 그들은 아쉬움 없이 터전을 버리고 환구항과 유수항으로 가솔과 가문의 병력, 재산을 보내고 있었다.
“빌어먹을…!!”
설마 양주를 고스란히 양주의 기존 호족들에게 넘겨줄까 라고 생각했는데.
진유하가 이렇게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노숙은 이를 갈았다.
“노 가주!!”
“…왔소?”
“수룡주에서 이탈하는 이들이 발생하고 있소!!”
“큭…”
주환의 외침에 노숙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제 어찌해야 하는가.
그가 필사적으로 책략을 짜내려고 할 때 문이 열렸다.
“노 군사!! 큰일입니다!”
여기서 또 무슨 큰일이?”
노숙은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물었다.
“무슨 일인가.”
“장가의 소가주가 오에서 이탈을 언급했습니다!!”
“이런 젠장.”
노숙은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에염
즐거운 어린이날이네요.
레데는 어린이가 아니라서 딱히 별거없는 토요일이었슴다.
다들 잘 쉬셨슴요?
하하…
그럼 대댓글 감다!
리수진 // 감사합니당~
LimitZero // 아! 던파 하시는구나!?
마법날개 // 진유하는 항상 사람의 욕망을 이용하죠 ㅋㅋㅋ
트릭스타 // 채모가 은근히 깔리는 경향이 있는데 정사를 기준으로보면 아주 대단한 사람입니다. 대세도 읽을 줄 알고…
Dunkel // 화약이 없으니 화력이 ㅋㅋㅋ
awkawr // ㅋㅋㅋㅋ 왜국에서 어찌 버틸 것인가!
순수몰 // 수전할때는 노가 엄청난 무기가 된다고도 하죠 ㅎ
돔페리뇽 // 채모 의외로 좋은 캐릭입니다… 연의에서 저평가되서 그렇지…ㅠㅠ
Annaka // 이게 오의 체계가 연합 체계이고 각자 이득에 의해서 모였기 때문입니다… 어쩔 수 없죠ㅠ
Bobblow // 어멋. 무슨 말씀이셔용 헤헤
일반사람 // 감사합니다~
곰횽 // 상남자특!
Guaaaaaak // 으잌ㅋㅋ 글쎄요 ㅋㅋㅋ
마리오넷 // 조조에게 항복한 것 때문에 여기저기서 항장이라며 백안시… 결국 조조만이 알아줬다고 하네요
Crow_쿠온 // 문빙은 지금 익주 방면이랑 싸우고 있습니당…
암천회류 // 감사합니다~
ppk12 // 으잌ㅋㅋㅋ 그런건 없다!
마스터칼솔럼 // 감사합니다~
라스97 // 감사해영~
cruel_pilot // 그나마 열두척 중 두척이 지금 빠진다고…ㅠㅠ
백사킬러 // 감사요~
백발마인 // 감사합니다~
바이러스 // 상남자죠 ㅋㅋㅋ
우중월야 // 딴애들은 지금 익주랑 놀고 있습니다 ㅋㅋ
타루티어루 // 히히 곽가는 이제 끝…!?
휴리어벨 // 준비만전이죠 ㅎ
삽질하는늑대 // 그렇죠… 진짜 안타까운 장수…
허니앙쥬 // ㅋㅋㅋ 일단 오부터 때려잡고 갑시다 ㅋㅋㅋ
StriungBuster // 노숙…! 쥐쥐치나요!?
쌀보리보리 // 상남자 채모!
그럼 내일 봅시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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