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967
흑귀대나 백귀대를 따라하려는 건가?
멀리 푸른색 깃발을 단 배들이 몰려온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몽충선이나 전선과 다르게 생긴 배들이다.
“내구성이 약하지만 속도가 빠른 배들입니다. 일단 저들을 선두로 보낼 생각입니다.”
“괜찮을까? 선두에서 박살나기 쉬울텐데…”
“종리목이 자신들이 선두에 서겠다며 지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괜한 피해가 생길 것 같은데…”
전선에 비하면 꽤 작아보이는 배들이다.
그 배들을 보며 내가 걱정하자 채모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도적들이 쓰는 배는 어느정도 파괴되는 것을 감안합니다. 그들의 전투법 때문이지요.”
“전투법?”
“백병전입니다. 수적들의 입장에서는 배를 침몰시키는 것보다는 물건을 빼앗고 요인을 납치하며 배를 탈취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일부러 작은 배를 이용해서 적의 배를 빼앗고 자신들의 배를 침몰시키곤 합니다.”
각자의 용법에 따라 배의 생김새가 다르다는 건가?
종리목이 탄 배가 근처로 왔다.
그는 가벼운 가죽갑옷만 입은 채 우리 배에 올라탔다.
“승상복야!! 이제 출정하신다 들었습니다! 채 가주에게 이야기를 했지만…”
“선두를 맡는다고?”
“예!! 이 근처의 물길은 저희가 빠삭하게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에게 맡겨야 하나?
괴량이 어쩌려나 모르겠네.”
“괴 군사도 괜찮다고 했습니다.”
“좋아. 그럼 선두에서 공을 좀 세워보라고. 알고 있겠지만…”
“압니다!! 승상복야께서 약속을 함부로 어기실 분이 아니라는 것은!”
종리목이 만족스러워하며 자신의 배로 돌아간다.
잠시 후 수로채 도적, 이제는 수귀단이라 불리는 수군들이 선두로 이동했다.
그들이 앞서며 물길의 저항을 줄여주니 배의 움직임이 좀 더 빨라졌다.
“호오…”
“물살을 잘 잡고 있습니다. 이대로만 가면 생각보다 빠르게 수룡주에 갈 수 있을 것 같군요.”
“그럼 우리도 나름대로의 전략을 좀 생각해야 할 것 같은데… 이번 전투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채모는 기다렸다는 듯 답변했다.
“수귀단이 선두에서 적들과 싸우는 사이 괴 군사가 이끄는 선두선단이 적들과 부딪힐 겁니다. 몽충을 이용하여 적의 사이를 가른 사이…”
상세한 전술과 전략이다.
지도와 물길까지 예를 들며 그가 말하자 난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도 뭔 소린지 모르겠다.
물길의 흐름이나 물살, 그리고 지역에 부는 바람까지.
그 모든 것의 조사를 끝냈는지 채모는 상당히 자신감에 차 있었다.
“훌륭하군. 그럼 내가 해야 할 일은?”
채모는 여유롭게 웃었다.
“그저 승리를 만끽하시는 것 뿐입니다.”
“하하…”
그거 정말 기대되는 소린데?
육군을 제외하고 수군만 친다면.
수귀단까지 포함했을 때 약 오만이 넘는 병력들이었다.
그들을 태운 배까지 생각한다면 수백척이 넘는다.
장강을 가득 채운 배들이 움직이는 가운데 나는 입맛을 다셨다.
“이거 너무 밀집한 거 아닌가? 바람이라도 잘못 불고, 또 화공이라도 당하는 것 아닌가 몰라.”
“하하하. 수전에서 화공이 그리 잘 먹히지는 않습니다. 강물 전체에 기름이라도 뿌리지 않는 이상은 힘들지요.”
“기름은 물 위에 뜨잖아. 기름을 흘려보내지 않을까?”
“강의 흐름상 그들이 기름을 띄워보내면 오히려 수룡주쪽에 피해를 봅니다. 강에서 기름을 쓰는 화공은 쉽게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랍니다. 그리고… 뭐 막을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파로곡을 통한 작은 수로를 언급했던 건가.
채모의 말에 난 그나마 안심해야할지를 생각했다.
“오밤중인데 안개가 심하네.”
“이곳은 물안개가 심한 곳입니다. 특히 여름에는 물안개가 더더욱 심해지지요.”
“그렇소? 그렇다면…”
내가 말을 하려고 할 때 멀리서 징을 치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고개를 돌리자 채모는 눈쌀을 찌푸렸다.
“안개를 틈타 공격하려는 건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울려퍼지는 소리.
적의 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채모는 뿔피리를 들었다.
보이지 않는 만큼 소리로서 아군의 움직임을 통제하려는 것이다.
물살에 따라 흘러가던 배가 멈춘다.
그리고 천천히 방향을 바꾼다.
“꽤 떨어져 있지만 이 소리를 들어보면… 적들이 어느정도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밤이지만 전투가 시작될지도 모르겠군요.”
안개를 이용해서 기습을 하려는 것인가?
내가 입맛을 다셨을 때 선두에서 뿔피리소리가 들려왔다.
“이건 무슨 신호지?”
“화시로 적들의 상황을 살피겠다는 겁니다.”
“화시?”
“예. 수전에서는 화살이 큰 힘을 발휘합니다. 만약 기습을 하는 것이라면 저렇게 소리를 낼 이유가 없지요. 즉.”
선두 선단에서 날아간 화시들이 안개 너머로 보이는 적선에게 꽂힌다.
어둠과 물안개 때문에 보이지 않던 곳에 피어오르는 불이 적들의 상태를 보여주었다.
채모는 가소롭다는 듯 비웃으며 나에게 망원경을 주었다.
“보십시요.”
“음…”
화시에 맞아 불타오르는 배들이 보였다.
짚과 천으로 허수아비를 잔뜩 만들어 놓은 배들이다.
그 배들에 화시가 꽂혀 활활 타오르는 것을 본 채모는 같잖다는 듯 말했다.
“저희가 가진 화살을 낭비하게 하려는 수작입니다. 이런 식으로 기만 전술을 펼치는 이들이 많습니다. 수전에서는.”
“육전과는 확실히 다르구만.”
“그렇지요. 배를 이용하여 병력의 수를 속이기 쉬우니까요.”
채모는 작게 고개를 끄덕인 후 뿔피리를 불었다.
그의 신호와 함께 선두 선단의 움직임이 멈춘다.
화시로 인해서 적들의 허수아비선이 불타 가라앉는 것이 보였다.
이제 또 다른 공격은 없는건가?
괴량의 선단에서 기묘한 뿔피리 소리가 들려오자 채모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허.”
“왜 그러나?”
“좀 더 공격이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입니다. 허수아비선은 그저 수를 늘이려는 수작이었던가? 승상복야. 일단 안으로 들어가시는 것이…”
그때 좌측과 우측의 선단에서 뿔피리 소리가 들렸다.
채모는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왔군요. 물안개를 이용해 숨어 있던 적들이 후미를 공격하려는 듯 보입니다. 어쩜 이렇게 같잖은 수만 쓰는지.”
채모의 얼굴에 잔혹감이 가득한 미소가 걸렸다.
“싸울 수 있겠소?”
“물론입니다.”
채모는 뿔피리를 불어 선두 선단에게 후미가 공격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렸다.
선두에서 확인했다는 신호를 받자마자 채모는 커다란 징을 크게 후려쳤다.
“전투를 준비하라!!”
선원들이 바삐 움직인다.
배들이 천천히 방향을 바꾼다.
언제든지 싸울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난 물안개속에서 다가오는 작은 어선을 발견했다.
“저건…”
“쏴라!!”
채모는 단호히 외쳤다.
그와 동시에 배에 있던 궁수들과 노병들이 화시를 날렸다.
작은 어선에 불이 붙고 잠시 후.
“큭…”
쾅.
강물이 크게 울리는 소리와 함께 불타오르던 어선이 폭발한다.
기름을 채운 배였단 말인가?
채모는 씩 웃었다.
“병력의 수가 적으니 이런 잔재주만 부리는 것 같습니다.”
“기름선을 저렇게 태우면 기름이 우리에게 흘러오지 않겠소?”
“하하. 물살이 저희 쪽으로 오고 있지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그 전에 태우면 되니까.”
채모의 신호에 화시가 발사된다.
기름선이 폭발하며 터져나온 기름들에 화시가 꽂히자 불길이 번져나간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 뒤로 삼십여척 정도 되는 배들이 보인다.
우리가 화시를 쓸 줄 몰랐던 건가?
아니면 발견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건가?
불길이 사그라들며 적들의 배가 천천히 물안개를 뚫고 다가온다.
그 사이로 지나오는 배들의 충각이 물 위에서 번뜩이는 것을 보았을 때 채모는 강하게 외쳤다.
“수상노!! 쏴라!!”
빠르게 움직이던 배들의 정면에 수상노가 박힌다.
그들의 돌격이 멈춰지는 것을 본 채모는 다시 강하게 외쳤다.
“유목을 풀어라!!”
그의 외침에 수병들이 배들의 측면에 붙어 있던 통나무들을 묶고 있던 밧줄을 잘랐다.
수십의 통나무들이 배에서 떨어진다.
그것들이 적선과 부딪히며 충각돌진을 막는다.
수상노에 맞고, 또 통나무에 부딪혀 돌진력이 크게 약해진 몽충선들이 결국 기세를 잃는다.
그것을 보며 채모는 다시 외쳤다.
“수상노의 회수를 준비하라!! 궁수!! 준비하라!!”
돛을 내려 자리를 단단히 지키고 있던 후방 선단의 궁수들이 적선을 향해 화시를 겨눈다.
적들 역시 우리에게 화시를 쏠 생각으로 보였다.
채모는 나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승상복야께서는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한번 구경이나 해보겠소.”
“괜찮으시겠습니까? 그러시다면야. 방패의 뒤에서 지켜봐주십시요.”
어차피 배가 침몰하면 나도 죽는다.
그렇다면 채모를 믿어야지.
커다란 방패로 몸을 가린 채 상황을 지켜보았다.
점점 적선이 가까워진다.
화시의 사거리에 다가온 순간 채모는 강하게 외쳤다.
“수상노를 당겨라!!”
화살을 쏴라가 아니라?
난 의아해하다가 적들의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
적들의 배에 박혀 있던 수상노가 당겨지며 적선이 기우뚱 움직였다.
적 궁수들의 조준이 흐트러졌다.
아군 역시도 수상노를 회수하느라 흔들렸지만 적들만큼은 아니다.
그리고 준비하고 있던 이들과 예기치 못한 이들은 다르다.
“쏴라!!!”
수상노를 당긴 것은 저번처럼 침몰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적들의 조준을 흐트러트리기 위함.
한번 크게 수상노를 잡아 당긴 것만으로 조준을 무력화시킨 채모가 외친다.
그의 외침에 따라 궁수들이 화시를 쏘았다.
수천발의 화시가 적선에 꽂힌다.
적선이 불타오른다.
타기 시작한 배의 불을 끄기 위해 적들이 바삐 움직이는 사이 채모는 다음 수를 준비했다.
“노병!!”
오.
전에 봤던 그건가?
커다란 노가 허공으로 솟구친다.
그리고 일격을 만들어낸다.
타오르며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한 이들이 노들이 만들어낸 파도에 휩쓸린다.
“유목을 잡고 어떻게든 버티는 것 같은데.”
“그 또한 예상한 바입니다.”
적의 충각돌진을 막기 위해 강에 풀어 놓은 통나무에 적들이 매달린다.
그것을 보며 채모는 이를 드러내었다.
“쏴라!!”
“허어…”
유목에 꽂히기 시작한 화살들.
유목에 매달리는 것만으로도 힘들어보이던 이들이 화살에 맞아 죽거나 다시 물에 빠진다.
물 흐르듯이 이어지는 공격에 감탄할 때 쯤 또다시 적선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어?”
난 망원경으로 적을 다시 보았다.
“하… 왔구나.”
난 적선 위에 있는 아는 얼굴을 보고 웃었다.
“채 도독.”
“예?”
“저쪽을 보시오.”
나에게 망원경을 받은 채모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그려졌다.
“손권이 왔소.”
후방에서 공격을 하는게 손권이라.
그렇다면 선두에 노숙, 혹은 주환이 있다는 건가?
이거 일이 점점 재밌어지는군.
“어쩔 생각이오? 적들은 아직 싸울 생각이 남아 있는 것 같은데.
이번 공격으로 잡은 배는 십여척.
아직 이십여척의 배가 있었다.
내 질문에 채모는 웃으며 물었다.
“생포를 원하십니까?”
“생포든, 사살이든 상관없소. 다만.”
“다만…?”
“확실해졌으면 좋겠군. 살았는지, 죽었는지를 알고 싶소. 그래야 대책을 세우지.”
“명을 따르지요. 준비하라!!”
장비를 놓아 둔 선단 중 몇척이 움직인다.
배들이 서로와 결합된다.
세척의 배가 쇠사슬로 단단히 묶여 고정된다.
뭐하려는 건지 모르겠다.
그때 채모가 외쳤다.
“발석거 준비!!”
“뭐!?”
이게 무슨 소리야!?
발석거라니?
그걸 왜 물에서 쏴?
당황한 나를 향해 채모는 크게 웃었다.
“남는 시간동안 한번 만들어봤습니다. 승상복야께서 가져오신 발석거는 기존의 투석기보다 작더군요. 사거리는 적고, 넣을 수 있는 바위의 크기도 작아야 하지만… 그래서 수전에 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봤습니다.”
“하지만 바위가…”
“바위는 필요 없습니다. 보시지요.”
발석거 위에 놓이는 것을 보았다.
짚과 밧줄로 만든 작은 원형의 탄이다.
그곳에 불이 붙었다.
“…화탄을 날리려는거요??”
“그렇습니다. 일단 이것으로 적의 수를 좀 줄여보지요.”
채모는 싸늘히 웃은 후 외쳤다.
“발사!!”
발석거가 당겨지며 불이 붙은 짚공이 하늘을 난다.
손권이 탄 배의 옆에 있던 배에 짚으로 만들어진 공이 내리꽂혔다.
그와 동시에 그 주변에 강한 불이 붙는다.
“으아아악!!”
“그냥 불붙은 짚 치고는 화력이 강한데…?”
고작 볏짚이랑 밧줄에 불 좀 붙었다고 배가 저렇게 불타?
난 황당해하며 채모를 보았고 채모는 씩 웃었다.
“저 안에 기름독이 들어 있습니다. 주둥이를 밀랍으로 봉하여 큰 충격을 받기 전까지는 기름이 새지 않는 것이지요.”
아주 작정을 하고 왔구나?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에요!
드디어 다 때려부수는 시간입니당
그럼 대댓글 갈게요~
열혈교 // 망….ㅠ
바이러스 // 손권도 망…ㅠㅠ
awkawr // 이, 있긔!
철의노래 // 좋죠 ㅋㅋ 피씨방 ㅋㅋㅋ
방귀장이뿡 // 그렇죠 ㅋㅋ 그게 정치가들의 싸움법!
트릭스타 // 이미 합비에서 대패한 순간부터 결속력은 의미가 없어졌죠 ㅋㅋㅋ
일반사람 // 망망…ㅠㅠ
Annaka // 항주지역의 개발!? 지금 시대면 산둥반도 개발이 더 급할듯 싶구만요…ㅠ
리수진 // 감사합니다~
새벽산책 // 울화통이 터지겠죠 ㅋㅋㅋ
마스터칼솔럼 // 감사합니다~
타루티어루 // 안타까운 가문이죠ㅠㅠ
Dunkel // 그냥 노숙이라기보다는 쓰는 수가 다 말려버려서…ㅠㅠ 손책과 주유는 좀 나중에 나옵니당 ㅎ
곰횽 // 멘붕!!
마리오넷 // 공적을 바쳐라! 하하하!!
빛켠 // 안타까운 남자입니다..ㅠㅠ
암천회류 // 감사합니다~
Bobbylow // 으잌ㅋㅋ 맛난거 드셔유 ㅋㅋㅋ
백발마인 // 늘 감사드려요~
월영검마 // 깽판 이예~!! 불로 정화시키리 ~!!
돔페리뇽 // 피토할듯 ㅋㅋㅋ
우중월야 // 지금 육가는 허접해서 아직 이 전쟁에 끼지도 못하죠 ㅋㅋㅋ
cruel_pilot // 필살기가 입터는거라 ㅋㅋㅋ
이슈티르 // 오ㅠㅠ 수술 어디 아프셨나요 ㅠㅠ 이래저래 쓰다보니 좀 늘어나게되부렀네용… ㄷㄷ
허니앙쥬 // 히히 님은 애긔가 아니라 안댐…
슈비듀비 // 그러기는 힘들죠 ㅋㅋ 아무래도 아직은 힘이 강하니 ㅋㅋ
Guaaaaaak // 가뜩이나 없는데 더 털어가니ㅠㅠ
히히
그럼 내일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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