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cension Academy RAW novel - Chapter 30
30화 – 진리회(3)
서준의 말과 동시에 방 내부에는 기묘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칼리아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서준과 스마트폰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고.
서준은 그런 칼리아를 덤덤하게 바라봤으며.
검성은 대저 지금 뭐하고 있는 짓거리인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상황을 관망하고 있었다.
이어지는 침묵.
그곳에는 오직 스마트폰에서 흘러나오는 석가모니의 목소리만이 공허하게 울려퍼질 뿐이었다.
[누군가는 존재의 정의를 영혼이라 말한다. 만일 이 말이 사실이라면 육체는 달라도 영혼이 같다면 그건 같은 존재일 것이다. 따라서 빙의와 회귀를 함에도 그 존재의 본질 또한 다르지 않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영혼이란 무엇인가. 사고하는 의식? 아니면 단순한 기억의 연장선? 오늘은 이러한 존재의 정의와 영혼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한다.]강의 서두부터 정신이 나갈 것 같았기에 서준은 황급히 귀를 닫아버렸다.
하지만 어차피 들어야할 강의임을 깨닫고는 서준은 속으로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하지만 칼리아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서준에게 물어왔다.
바라본 칼리아의 표정은 방금 전보다 조금 진정이 된 모습이었지만, 아직 당황스러운 기색이 드러나 있었다.
서준은 정신을 차리고는 말했다.
“말 그대로입니다. 지금 보시는 이 스마트폰 화면에 무엇이 보이십니까?”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재생되는 석가모니의 강의는 서준에게만 보이고 들려야 한다.
정확히는 서준이 아니라 초월자 학원의 관계자만이 보고 들을 수 있다는 표현이 정확하겠다.
그렇다면.
“이상한 질문을… 하시는 군요.”
칼리아의 지금 저 표정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어려운 대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겐 너무 어렵게 느껴지는데요.”
“그건 답을 하기 싫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그렇다면요?”
“그럼 어쩔 수 없죠.”
서준은 아님 말고라는 식으로 어깨를 으쓱였다.
그리고 방금 본인이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받았다 생각했는지 입을 꾹 다무는 칼리아.
뒤이어 칼리아는 한참 동안이나 말이 없었다.
서준은 묵묵히 그런 칼리아를 기다렸고.
그렇게 다시 한참의 시간이 지나.
“검은 화면.”
칼리아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온통 검은 화면만이 보일 뿐이네요.”
서준은 살짝 시선을 내려 스마트폰을 바라봤다.
정상적으로 재생되고 있는 석가모니의 강의.
서준은 다시 눈을 들어 칼리아에게 물었다.
“정말 한치의 거짓도 없는 사실입니까?”
“네. 진리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건대 거짓이 섞여있지 않은 사실입니다.”
칼리아의 확답에 서준은 입을 꾹 다물었다.
진리의 이름을 걸고한 맹세는 진리회 교원에게 있어 절대적이었기 때문이었다.
하물며 그 발언의 당사자가 순결의 사도, 후계자라면 더더욱.
한 마디로 칼리아는 석가모니의 강의가 보이지 않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따라서 적어도 칼리아는 초월자 학원 때문에 서준을 만나고 싶어한 것이 아니다.
서준은 스마트폰을 다시 품 안으로 넣었다.
“어떻게 만족스러운 대답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물론이죠.”
“그럼 어떻게 후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시는 건가요?”
“네.”
서준은 어깨를 한 번 으쓱였다.
그리고는.
“안 받겠습니다.”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
.
.
검성과 서준이 떠나간 방.
칼리아는 적막한 방에 홀로 앉아 말없이 창문 너머를 응시했다.
11층이라는 애매한 높이 탓인지, 한눈에 들어올듯 말듯한 한국 서울의 풍경.
똑똑.
“들어오세요.”
문득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칼리아는 창문으로 향했던 시선을 거두었다.
이어 검은 후드를 입은 한 남자가 방 안으로 들어왔고 칼리아는 기다렸다는 듯이 남자에게 물었다.
“어떻게 되었죠 켈커스?”
“…뒤틀림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켈커스라 불린 남자의 대답에 칼리아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저 검지를 몇 번 두들기더니 다시 물었다.
“그때 본 것이 정말 확실한 건가요?”
“진리의 이름을 걸고 맹세합니다. 정말 확실합니다.”
켈커스의 확답에 칼리아는 그것에 관해 더 이상 묻지 않았다.
“…”
하지만 가슴 한 켠에 남아있는 찝찝함 마저 떨쳐버릴 수는 없었다.
오죽하면 칼리아는 방금 켈커스가 진리의 맹세가 아니라 진리의 먱셰라고 말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수준 낮은 농담까지 떠올리고 말았다.
칼리아는 살짝 시선을 내려 방금 만났던 서준의 모습을 되뇌였다.
솔직히 특별한 점은 없었다.
그리고 특별해봤자 어차피 수강생 수준. 거기서 거기인 놈이었다.
그나마 하나 당황스러웠다면 갑자기 스마트폰을 들이밀며 뭐가 보이냐 묻던 것.
그건 칼리아가 보지 못했던 일이었지만 그럴 수 있는 문제였다.
“차라리 다른 사도께라도 보고를 드리는 것이···”
켈커스의 말에 칼리아는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일단은 지켜보도록 하죠. 지금은 던전에서 일어난 뒤틀림이 우선입니다. 다른 영웅들은 어떻게 되었죠?”
“영성과 암성을 제외하고는 전부 연락을 넣었습니다. 둘은 아시다시피 보이지가 않아서…”
칼리아는 살짝 시선을 돌려 텅 비어있는 자리를 바라봤다.
방금까지 서준이 앉아있던 자리.
‘보이지 않는다라···’
칼리아는 알 수 없는 생각에 잠겼다.
호텔을 나온 서준과 검성은 다시금 드림 아카데미로 향했다.
서준은 검성이 왜 또 드림 아카데미로 가는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그렇게 도착한 드림 아카데미 앞.
서준은 드림 아카데미 건물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네 놈. 왜 칼리아의 제안을 거절했지?”
바로 그때 들려오는 검성의 물음.
서준이 발걸음을 멈추고 검성을 바라보자 검성이 한껏 의뭉스러운 표정으로 서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간 검성이 시종일관 서준에게 보였던 의구심이 아닌 정말 순전한 의문.
서준은 웃음을 흘리며 답했다.
“꺼림칙하잖아요.”
“꺼림칙하다?”
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서준은 칼리아가 초월자 학원과 연관이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확인해 본 바, 칼리아는 초월자 학원과 관련이 없었다. 진리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칼리아는 그러했다.
그리고 만일 칼리아가 석가모니의 강의가 보인다고 말했다면, 서준은 흔쾌히 진리회의 후원을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러했다면 서준에겐 초월자 학원의 선배였으며 초시생들의 수다수다에 있는 게시글들은 어쩌면 진리회의 사람들이 작성했을 가능성도 높았다.
그럼 후원과 동시에 그들의 조언 또한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서준은 마다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칼리아는 석가모니의 강의를 보지 못했다.
한 마디로 초월자 학원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뜻.
그런데도 칼리아의 태도는 서준에게 무언가가 있음을 알고 있는 눈치였다.
서준은 패를 까보이지 않는 상대의 선의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검성은 그저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을 뿐이었다.
“그럼 서윤이의 아카데미는 꺼림칙하지 않다는 말이냐?”
“당연하죠. 서윤씨만큼 솔직한 여자가 어디에 있다고요.”
서준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어쩐지 부들 떨리는 검성의 손을 본 것만 같았지만 서준은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다.
검성은 그런 서준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혀를 쯧.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검성님. 저도 하나 여쭤봐도 됩니까?”
그러자 들려오는 서준의 물음.
검성은 무심한 듯 말했다.
“말해라.”
“던전이 뒤틀렸다는 건 무슨 말입니까?”
“그건 왜 묻느냐.”
“그냥··· 검성님이랑 칼리아 경이 심각하게 대화를 나누시는데 저는 하나도 이해가 안되어서요.”
검성은 덤덤하게 답했다.
“마력이 뒤틀렸다는 뜻이다. 던전이 뒤틀렸다는 건 던전 내부의 마력 파장이 뒤틀렸다는 뜻이지.”
“던전 내부의 마력 파장이 뒤틀린다고요? 그게 뭐죠?”
알아듣지 못하는 서준이었지만 검성은 충분히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던전 형성 당시. 측정되었던 수치와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뒤틀림은 여러 파급효과를 낳지만 주로 던전의 등급이 갑작스레 상승하거나, 시간이 되지 않았는데 던전이 터져나오는 경우가 가장 많다.”
“네? 그런 일들이 가능해요?”
서준은 깜짝 놀라며 검성에게 되물었다.
왜냐하면 서준이 알기로 지금까지 그런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를 증명하듯 검성이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현상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한 마디.
“하지만 대격변 시절에는 번번이 일어나던 것이었지.”
“아···”
서준은 그때서야 검성과 칼리아가 왜 그렇게 심각하게 대화를 나누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어라?”
그러다 퍼뜩, 서준은 칼리아가 했던 또 다른 말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럼 아까 칼리아 경이 끝나지 않았다고 한 것은 설마…?”
“신경쓰지 말거라. 그건 칼리아 년의 착각일 뿐이니까. 대격변은 끝났어.”
검성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 태도가 너무도 단호하여 서준은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 순간, 갑자기 등을 돌려 떠나가는 검성.
“어디 가세요?”
“알 거 없다.”
“바쁜 일이 있으신가 보군요.”
“그럼 내가 할 일 없어 보이는 줄 알았느냐?”
“아니었습니까?”
검성은 순간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간 검성이 보인 행동이 그러했기 때문이었다.
검성은 언짢은 표정으로 서준에게 말했다.
“네 놈. 서윤이에게 이상한 수작을 건다면 그땐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알겠느냐?”
“그 말씀은 어쨌거나 저를 인정하신다는 뜻이죠?”
“두고 보겠다는 의미다.”
“에이, 솔직하지 못하시네요. 자꾸 그러시니까 서윤씨랑 멀어지는거 아닙니까.”
빠직, 끊어지는 이성의 끈.
이 놈의 놈팽이가 진짜···
“어? 또 때리실려고!”
하지만 서준은 검성이 어찌할 새도 없이 후다닥, 아카데미 건물 안으로 뛰어들어가버렸다.
“하여간 뭐만 하면 힘으로만 해결하려고 한다니까. 빨리 성장해서 맞붙던가 해야지 원.”
아카데미로 들어온 서준은 투덜거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수틀리면 힘을 쓰는 검성이었지만 그래도 썩 나쁜 기분만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손녀를 위하는 마음의 일환이었고, 무엇보다 칼리아에게 뿜어내던 그 살기.
지금 보이는 검성의 모습은 사실상 져주고 있는 것과 다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잘한다는 건 아니지만.”
서준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아카데미 문을 열었다.
그러자 저 멀리 보이는 서윤의 모습. 서준이 반갑게 소리쳤다.
“서윤씨. 저왔습니다.”
“어? 서준씨? 생각보다 빨리 오셨네요?”
서준은 터벅터벅, 서윤에게 다가가 말했다.
“일찍 끝나서요. 시간도 남겠다 수련이나 마저하려고요.”
“그래요? 내심 오늘은 안 오실줄 알았는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었네요.”
담담한 서준의 말에 서윤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런데 뭐래요? 칼리아 경이?”
“뭐··· 별 다른 말은 없었습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서준은 서윤에게 칼리아와 있었던 일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주었다.
“음··· 여러모로 정말 이상하네요.”
그리고 이야기를 모두 들은 서윤 또한 의아스러운지 고개를 연신 갸웃거렸다.
그러다 퍼뜩, 깨달았다는 듯 서윤이 물었다.
“그러고보니… 할아버지는요? 같이 오셨다면서요.”
“아, 갑자기 바쁜 일이 있다고 가셨어요. 요 앞까지 오셨는데 그냥 가시더라고요.”
서윤은 조심스럽게 서준에게 물었다.
“별 다른 말은··· 없으셨나요?”
“네. 걱정하시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러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서윤.
이어 서윤이 한껏 미안한 표정으로 서준에게 말했다.
“할아버지의 간섭이 심하죠. 정말 죄송해요. 미리 말씀드렸어야하는데···”
서윤은 정말 서준에게 고개를 못들 정도로 미안한 감정밖에 없었다.
아무리 검성이라 할지라도 다짜고짜 그런 식으로 나오면 그 어떤 누구라도 기분 나쁜 것은 당연한 일.
“조금 과하시긴 한데··· 하하, 이 정도야 뭐. 괜찮습니다.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그럼에도 저렇게 저렇게 말해주는 서준이 서윤은 고마울 따름이었다.
서윤은 고개를 푹 숙이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언제 쯤… 할아버지의 간섭이 끝날까요.”
서준은 그런 서윤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사실 서준은 서윤의 심정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
학생 시절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혼자 살아온 서준에게 있어서 가족의 간섭은 많이 받아보지 못했던 종류였으니까.
“제가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그렇기에 서준은 서윤에게 어떤 말을 꺼내기가 조심스러웠다.
서윤은 그런 서준의 말을 이해했다.
서윤 또한 서준의 사정을 들어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서윤은 못된 생각임을 알지만 가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본인도 가족이 아예 없었다면 외롭고 힘들지언정 적어도 제 뜻대로 살 수는 있었을텐데.
서준은 그런 서윤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라도 한듯 말을 건넸다.
“검성님이 없으셨으면 싶기도 하죠?”
“솔직히··· 그런 생각도 가끔 들어요.”
“서윤씨가 나쁜 게 아니에요. 서윤씨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건 있더라고요.”
서준은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
“간섭의 끝은 그리움의 시작이더군요.”
서윤은 살며시 고개를 들어 서준을 바라봤다.
그리고 서윤의 눈에 비친 서준의 눈빛에는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내려앉아있었다.
서윤은 그 눈동자에 깃든 깊이에 그 어떠한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서준은 그런 서윤의 심정을 눈치채기라도 한듯 금방 표정을 바꾸며 다시 입을 열었다.
“검성님이 표현하시는 방법이 잘못된 것이지 나쁜 마음은 아니예요. 바꿀 필요는 있지만 그건 지금부터라도 하면 되죠. 정 뭐하면 제가 몇 대 맞아 드릴게요. 물론 공짜는 아니지만.”
그러면서 뒷머리를 긁적이는 서준.
“피이, 그게 뭐예요?”
서윤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왔다.
서윤은 살짝 서준을 바라봤다. 멋쩍은 표정으로 뒷머리를 긁적이는 것이 어딘가 어벙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왜일까.
“… 고마워요. 정말로요.”
서윤은 서준을 바라보고 있을 때면, 어딘가 가슴이 한켠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내려앉은 침묵.
둘은 괜히 어색해진 분위기에 서로 눈치를 살피며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 분위기를 깬 것은 조금의 시간이 지나 서윤의 짝, 하는 박수소리였다.
“아 참! 서준씨 돈 필요하시다고 했었죠?”
“네? 아, 네. 그렇긴 합니다만··· 어떻게 아셨죠?”
“매일같이 노래를 부르는데 모를 리가 있나요.”
“제가 언제 그랬··· 었군요.”
서준은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가는 자신이 보였던 언행들에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따지고 보면 지금 당장 서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돈이 맞았다.
프리패스 기간은 줄어들지, 무기도 사야하지, 나중엔 개별 강의도 들어야함을 생각하면 정말 까마득하다.
사실 칼리아를 만나러 간 것도 어떻게 보면 1억의 영향도 없지 않았다.
물론 후원을 거절했음에도 칼리아는 약속대로 1억을 주었지만, 이 망할 놈의 인과율은 2억으로 가격을 올릴 뿐이었다.
그래서 서준은 그 1억을 자신 앞으로 남아있던 빚을 변제하는데 사용했다.
덕분에 빚은 얼추 다 갚을 수 있었으니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서윤은 그런 서준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피식,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그래서 서준씨 없을 동안 제가 조금 찾아봤는데, 마침 적당한 게 하나 있더라고요.”
“적당한 거요?”
서준의 물음에 서윤은 대답 대신 자신의 스마트폰을 조작했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고 서윤은 스마트폰을 돌려 서준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화면에 비친 글귀는 이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