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 and our Joseon Royals RAW novel - chapter 281
렌뇨는 정말 지금 목줄을 손에 쥐고 있는 듯 가볍게 주먹을 쥐어 보여 주며 말한다.
“그 목줄이 연결된 것은 일본 전역이었지요. 줄은 마르지 않는 돈줄과 상인회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저희는 소련과의 무역을 통제하며 일본 곳곳에 퍼져 나갈 소련의 부를 통제하고 분배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이내 모든 세력이 마극종의 위세에 설설 기었고 누구도 저희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헌데….”
“목줄 자체가 헐거워졌군.”
트로츠키가 심드렁하게 답하자 렌뇨가 고개를 끄덕인다.
“이렇게 말하는 편이 낫겠군요.
모두가 배불리 먹을 정도로 자원이 넘쳐 나는데 누가 굳이 우리의 눈치를 보겠습니까? 더 부유해지고 싶은 열망을 품었다면 모를까, 더 이상 생존을 위해 마극종의 권위 앞에서 기어다닐 필요는 없습니다.
얼마 전 감히 이 땅에 발을 디딘 호조 소운이나, 저 마쓰다이라의 동맹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젠 굳이 조선과 연결되지 않더라도 괜찮다. 중국의 보물들을 가장 많이 사들여 가는 것이 일본인들이고, 그를 인도양을 건너 아랍 세계로 팔아 대던 이들도 일본인들이다.
한때는 마극종 소속의 상인들만 그러던 것이, 이제는 모든 영지에서 모든 가문이 그렇게 상인들을 후원해 떼돈을 번다.
소련이 한번 마사지해 준 세계는 어느 때보다 왕성한 혈액 순환을 겪고 있었고.
일본은 그 단물을 빨며 살이 통통하게 올랐다.
트로츠키는 렌뇨의 설명을 잠자코 듣다가 뭔가를 떠올린다.
호조 소운이라는 작자가 걸치고 있던 모피….
러시아산이었나?
그제야 인민 위원들은 렌뇨의 법복에 그려져 있던 무늬를 살펴 그 정체를 알아낸다.
아랍 문자.
“하하, 이건 양모입니다. 사치를 즐기는 편은 아니나….”
렌뇨가 쑥스러운 듯 말한다. 자신의 검소함을 주장하기에는 손가락에 몇 개씩 낀 옥가락지부터 빼야 할 것 같지만 렌뇨는 말을 멈출 줄을 모른다.
“페르시아산 망토이지요.”
…뭔가, 단단히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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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의 (4)
그러니 정리하자면… 일본이라는 떡이 한입에 집어삼키기에는 너무 커졌다는 말이다.
상인들도, 영주들도 너무 커져서 마극종이란 하나의 세력이 마구 주무르기에는 부담도 크고 부작용도 크다.
해결책을 굳이 찾자면 별거 없다.
“면목이 없사오나… 독립을 요구한 다이묘들의 공화국을 허가하고 소련이 직접 통치하에 놓아 주십시오.
그리고 경제적 지원을 더해 주신다면 조직을 더 강하게 키워 다른 휘하 세력들을 휘어잡겠습니다.”
몸집을 줄이고 내부 장악력을 키우는 수밖에.
“그게, 동지가 내놓은 해답이오?”
“해답이랄 게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저 문제가 닥치면 헤쳐 나갈 뿐이지요.”
트로츠키는 렌뇨의 태도에서 미묘한 위화감을 느낀다.
영주들에 대한 통치를 요구하는 부분을 말할 때는 ‘면목이 없’다 하지만, 정작 경제적 지원을 요구할 때는 그러려니 넘어간다. 그에 대한 트로츠키의 미심쩍어 하는 마음을 감지했는지 렌뇨가 다시 고개를 숙이며 말한다.
“일본 내부의 각 혁명 세력을 조율하는 게 소련 정부에서 부여한 저의 의무 아닙니까? 그를 훌륭히 해내지 못하는 추태가 부끄러울 뿐입니다.”
아하, 이제야 납득이 간다.
렌뇨의 머릿속에서 마극종은 소련의 지령을 받는 일본의 ‘붉은 막부’다.
그런데 휘하 다이묘들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고 소련이라는 ‘조정’에 그를 떠넘기니 송구한 것이고, 반대로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그리 부끄러운 일은 아니다.
렌뇨를 내보낸 뒤, 신숙주가 곧바로 말을 꺼낸다.
“나쁘지 않습니다. 일본 일부에 대한 통제권을 얻는 대신 렌뇨에게는 푼돈이나 쥐여 주면 그만 아닙니까?”
“문제는 없는 제안인 것 같네, 료바. 결국 우리에게 득은 크고 실은 적은 제안일세.”
“….”
주위의 말에 침묵을 지키며, 트로츠키가 지금 하는 생각은 세 가지.
한 가지는 렌뇨의 제안에 관한 건. 이건 중요치 않다.
지금 인민 위원들의 조언이 다들 옳다. 렌뇨의 요청을 기각시킬 이유가 없다. 슬슬 세계가 장기적으로 안정화되었으니 앞마당이라 할 수 있을 일본을 정리해 두는 일도 필요하다.
지금 일본에서 일어나는 소비에트 공화국의 공인이, 그 첫걸음이 되어 줄 수 있으리라.
두 번째로 생각할 점은… 훨씬 복잡한 문제다.
‘마극종이 일본을 통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소련은 할 수 있나?
“렌뇨의 주장은 미봉책일세. 아니, 미봉책조차도 아니라 그저 사태에 대한 동물적인 반응일 뿐이지.”
물론 렌뇨가 직접 기관총을 들고 일본의 공산주의자 다이묘들을 죄다 쏴 죽일 수 있는 게 아닌 한, 렌뇨의 선택은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었다.
허나 소련의 입장에서는 좀 다르다.
일본 혁명 세력 사이에 내분이 일어나고, 그걸 통제할 수 없다?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그 해결책을 찾아내는 게 소련 정부의 역할이 될 것이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 생각은….
“내가 결국에 이 나이까지 먹어서 일을 한다니…. 공산주의 국가의 지도자가 은퇴 요청도 반려당하는 게 말이나 되는….”
옆에서 에드워즈가 그 속삭임을 듣고 눈을 부라리지만 트로츠키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아, 불쌍한 나!
어쨌건 일본 문제는 밍숭맹숭하게 마무리되고 렌뇨는 엣추로 돌아간다.
허나 일본의 통제에 대한 고민은 그 자리에 남는다.
그리고 거기에….
―똑. 똑.
“누군가?”
“이시애입니다.”
한 가지 고민이 추가되려 한다.
* * *
“수상 동지, 이시애 동지가 트로츠키 동지에게 말을 전해 준 모양입니다.”
“알겠네. 저… 아프리카에서 제의해 온 해외 순방 건은 일단 소련 당국에서 사안에 대해 결정을 내릴 때까지 무기한 보류하지.”
“네, 일단 그렇게 외무성에 전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이고납합의 직함이 수상이기는 하나, 당내에서 선출되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인민의 직접 선거로 선출된다. 그래야지 정통성이 집중되어 강력한 권한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보통 수상(首上)이라는 명칭이 내각제에 자주 쓰인다는 사실을 알고 총통(總統) 정도의 명칭을 사용하려 했으나 웬일인지 원산 쪽에서 결사반대를 펼쳐 아쉽게도 이러한 명칭을 쓰게 되었다.
“다음 선거에서는 아프리카 문제가 커다란 영향을 끼칠 듯합니다.”
“어쩌면 처음으로 지지율이 60%대 아래로 감소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 인민들의 마음에 들 과감한 대처를 해낸다면….”
“…소련과 얘기를 진행한 뒤에.”
이고납합은 눈앞에서 이런저런 자료를 늘어놓는 전문가들을 내보낸 뒤, 눈앞의 서신에 집중할 뿐이다.
―“형님, 짐바브웨 쪽에서 형님의 동상이 곧 있으면 완성된다는데 정말 제막식에 참여하지 못하실 것 같으십니까? 직접 참가가 어렵다면 적어도 대리인이라도 참여시키면….”
짐바브웨라니, 이전에는 들어 본 적조차 없는 지명이다.
그런 곳에서 자신에 대한 열광적인 지지 여론이 높아지고, 우후죽순으로 목상을 깎아 세우던 숭배자들이 이제는 도시 한복판에 그의 동상을 세우겠다고 나섰단다.
게다가….
“이고납합 동지? 지금 유학생들의 면담 요청이 밀려 있는데….”
비서관의 말에, 슬며시 문틈을 흘겨보자 낯선 색깔의 복식과 낯선 족속의 얼굴들이 눈에 띈다.
“이고납합 동지! 이고납합 동지! 그 안에 계시지 않습니까?”
“메리나인들의 대표로서, 수상 동지를 뵈러 왔습니다! 만주 공화국은 정말 이아구 동지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위대합니다!”
동아프리카 각지에서 소련산 선박을 타고 묵던까지 달려온 유학생들이다. 만주어와 조선어와 한어를 익히고, 공산주의 이론이나 여러 기술들을 수학하러 온 인재들.
“저, 저기 이고납합 동지다! 이고납합 동지께서 날 보셨어!”
“아냐, 문을 쳐다보신 거야!”
“날 보신 거야! 날 공산 사회로 데려가실 거야!”
“…문 좀 제대로 닫게.”
틈새로 바람도 새지 않을 정도로 꽉꽉 집무실의 문을 닫자, 문 너머로 여전한 웅성거림과 외침 소리만 웅웅 울린다.
“이아구 동지에게 다시 전보를 치게. 거, 그, 케냐 지역에서의 의식화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안 그래도 늙은 몸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손수건으로 마구 훔친다. 이고납합은 자신의 목소리에 당혹감이 드러나지 않게 하려 애썼다.
내 동생은, 거기서 무슨 짓을 하고 있단 말인가?
* * *
“자, 보십시오!”
이 지역의 복식을 따라 색색의 망토에 만주족을 상징하는 만(滿) 자와,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오각성을 이리저리 화려한 무늬로 새겨 넣은 차림새.
이 세상에 저런 옷을 입고 다니는 이는 한 사람뿐이다.
“이아구 동지, 준비는 끝났습니다.”
“기폭하세요. 하나, 둘….”
―콰콰콰쾅!
“뭐, 뭡니까? 산이….”
없어졌다.
양을 치고, 무역을 하는 근방의 유목민들에게 항상 골칫거리이던 산 하나가 굉음과 함께 통째로 날아갔다.
“여러분, 보십시오! 마술이 아닙니다! 이것이 다 소련제 폭약의 힘입니다! 저 강력하다는 오스만의 술탄도 벌벌 떨고 독일의 카이저가 전전긍긍하게 만든다는….”
오랜 세월 동안 이어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곳곳에서의 선교 행위 끝에 드디어 약장수의 말투와 수렴진화한 이아구의 화려한 언변은,
“굉장하군…. 저런 파괴력이라면 당장 다른 장애물들도 부숴 버리고 길을 닦을 수 있겠습니다!”
“육로로 에티오피아나 다른 지역으로 향하기 훨씬 편해지겠소!”
호객이라는 기능에 완전히 최적화되어 있었다.
방금의 화려한 불꽃놀이와, 눈앞에 선 이아구의 번듯하고 호사스러운 차림새, 그리고 주변의 부족들로부터 차례차례 들려오는 소문들까지 종합했을 때 이 ‘고객님’들은 이아구의 말에 넘어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리 역시 아프리카 소비에트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에 가입하고 싶소만….”
“아, 카리부(Karibu, 스와힐리어로 ‘환영합니다’)! 대환영입니다! 여기, 족장께서 손가락으로 찍어 주시면 당장 3개월 이내로 소 50마리와 양 100마리를 무료로 공여해 드릴 수 있습니다!”
몇 차례 악수와 차 대접, 족장과 의형제를 맺는 의식 등등을 거치고 난 뒤 이아구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마차에 올랐다. 저 멀리 새로 ‘동지’로 포섭된 이들의 환송 인사가 이어지니 이아구는 창밖으로 손을 내밀어 그들에게 답례 인사를 보낸다.
“이제 케냐 지역에서 마지막까지 포섭되지 않던 부족들도 모두 공화국에 합류했군요.”
“이것이 모두 이아구 동지의 공로입니다. 한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 영토와 인민을 감화하는 일이 가능하겠습니까?”
이아구는 흔들리는 마차 속에서 지도를 하나 쫙 펼친다.
북쪽으로는 케냐, 탄자니아, 수단 남부부터 남쪽으로는 나미비아와 마다가스카르, 희망봉까지.
서쪽으로는 소말리아와 잔지바르, 동쪽으로는 나이지리아 일부까지.
광대한 영역에 걸쳐서 마치 스펀지처럼 가운데 구멍이 숭숭 뚫린 채 붉은 칠이 되어 있었다. 모두 아프리카 소비에트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에 합류를 결정한 지역들이다.
못해도 지금의 명나라만큼이나 거대한 크기의 땅덩어리.
“그것이 어찌 저의 공로라 할 수 있겠습니까?”
비서들의 금칠에 겸손히 고개를 숙인 이아구는 저 멀리 가까워지는 인근의 초지를 발견하고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모두, 저것 덕분이 아니겠습니까?”
비서들이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보고는, 그 장관에 이아구의 말이 옳다는 듯 무심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수천, 어쩌면 수만 마리의 소와 말들이 풀을 뜯는 광경.
목초지 곳곳에 구름처럼 흩어진 검은 무리들이 지평선 끝까지 드넓은 영역을 차지하며 드러누웠다.
차라리 어느 유목 부족의 신화 속 낙원에 가까울 비현실적인 광경이 현실로 다가와 있었다.
그를 지나자 다시 대륙만큼 거대한 짐승의 뻣뻣한 터럭처럼 펼쳐진 옥수수밭이 드넓게 자리한다.
살충제와 제초제, 화학 비료와 트랙터. 이들이 거대한 밭을 일구는 힘이 되어 주면, 다시 이 밭에서 나온 산물들이 거대한 머릿수의 가축들을 먹이고 유지한다.
특히 트랙터는 조선에서도 아직 귀한 것을 사정사정하여 들여와 농업에 활용하고 있었다. 사실, 아직까지는 그 수가 극히 적은 만큼 방문자들에게 과시하기 위한 용도였지만.
아무튼 이 거대한 부를 보고 나서 ‘복속’이라는 가능성을 떠올리지 않는 왕과 부족장은 없었다. 만일 이 광경을 구경시켜 줬는데도 고집을 부린다면 그거야 그 나름대로 괜찮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신민들이 왕의 목을 잘라 내놓으며 협상 테이블에 대신 앉아 줬으니. 아프리카 땅에 ‘소비에트’가 그렇게 하나 더 탄생한다.
‘이게 맞는 건가?’
물론, 제대로 된 소비에트는 아니다. 그저 이전의 유목민들이 천막 위에 붉은 깃발만 꽂아 뒀을 뿐.
주위의 추종자들은 하나의 대륙 전체를 붉게 뒤덮어 가는 이아구의 아프리카 사업을 보고 ‘위업’이라 부른다.
하지만 조금 더 주의 깊게, 면밀히 지금의 사태를 파악하는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동지, 저는 걱정이 됩니다.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닙니까?”
“….”
옆에서 다른 비서관이 말하자 이아구는 시선을 천천히 내리깔아 지도를 응시한다.
칭기즈칸의 자손들이 그렇게 단기간에 영토를 넓힐 수 있던 것은 그들이 정복자이자 약탈자이었기 때문이다.
점령지의 내정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그곳에서 나오는 수확만을 거두는 이들이었기에, 각각의 영토를 관리하는 데 진력을 쏟지 않고도 대제국을 세울 수 있었다.
저 붉게 물들어 가는 아프리카 지도.
저 광활한 영역이 소련의 영향권 아래 포섭된 지가 어언 10여 년.
수십의 왕국들, 수백의 언어들, 수천의 족속들, 그것들이 포섭된 지가 고작 10여 년.
“동지의 말이 맞습니다. 제가 세우는 게 제대로 된 소비에트 공화국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아구가 지도의 북쪽을 손가락으로 탁탁, 두들긴다.
아프리카에서의 영향권을 그러쥐기 위해 남쪽으로, 수단과 에티오피아로 급격히 팽창을 시도하는 남(南)오스만의 파디샤 젬.
그리고 모로코를 비롯한 마그레브에서의 패권을 쥔 뒤 사하라 사막을 건너오려는 포르투갈, 메시카, 카스티야 등의 기독교 세력들.
“저들이 오기 전에 막아야지요.”
‘아프리카 소비에트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 이 신생국의 배가 터진다 하더라도 일단 꾸역꾸역 입속으로 영토와 인민들을 밀어 넣어야 한다.
그런 고민 속에서 마침내, 케냐 지역의 제1 도시라 할 수 있을 몸바사가 가까워 온다.
정연하게 자리 잡은 벽돌 건물들을 넘어, 광장에 다다르니 플래카드와 깃발이 이리저리 휘날리고 있다. 붉은 깃발들 너머로 넘실대는 인도양이 색조의 대비를 주어 화려한 광경이었다.
“이번에 만주행에 오를 유학생들이 모여 있으니, 환송 연설을 진행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마차 문을 열면서 몸바사 농민 소비에트 대표가 보고하자 이아구 역시 고개를 끄덕이고는 예정대로 단상에 오른다.
태양 아래, 기대에 찬 까만 눈동자들 위로, 이아구의 신형이 떠오르자 떠들썩한 환호성이 일어난다.
그 환호성이 잦아들기를 기다렸다가 이아구는 말한다.
“여러분.”
“우와아아아아!!!”
“만주로! 만주로! 만주로!”
이아구가 한마디를 다시 하니 일어나는 외침 소리에 이아구는 어쩔 수 없단 듯 너털웃음을 터뜨리고 말을 멈춘다.
마치 황야에서 일주일 동안 탈수에 시달리다 오아시스를 발견한 여행자들처럼, 유학생들의 눈은 기대감으로 반짝반짝 빛나고 열정과 흥분으로 목에 핏줄들이 일어나 있다.
“여러분, 많이 기다리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