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world Restaurant RAW novel - Chapter 188
189화
허연욱을 데리고 강진은 최종훈의 집 앞에 있었다. 최종훈의 집은 낡은 빌라의 반지하였다.
최종훈이 먼저 집에 들어가서 어머니께 말하고 온다고 해서 강진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빌라를 보던 강진이 아저씨 귀신을 보았다. 아저씨 귀신은 허연욱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평소 어디가 많이 아프다고 합니까?”
“그냥 기운이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주 쥐가 난다고 하고…….”
“언제부터 많이 아팠습니까?”
“제가 죽고 혼자 애들 키우니…… 식당 주방에서 일을 하다가…….”
“그럴 수 있지요. 그래서 언제부터 아프셨습니까?”
“작년부터 좀 많이 아팠습니다.”
“그럼 일 년 조금 넘었군요.”
“네.”
허연욱은 아저씨 귀신에게 아줌마의 몸 상태에 대해 여러 질문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강진이 말했다.
“안에 들어가서 직접 보시지 그러세요.”
강진의 말에 허연욱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집이잖습니까.”
“집요?”
“귀신이라고 남의 집에 막 들어갈 수 없습니다.”
허연욱의 말에 강진이 아! 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잊고 있었다. 귀신이라고 남의 집에 들어갈 수는 없다. 귀신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은 개방된 상점이나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장소뿐이었다.
이런 개인의 집이나 공간에는 귀신이라고 해도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럼 허연욱 씨는 여기 어떻게 들어가요?”
“최종훈 학생이 우리에게 들어오라고 하면 됩니다.”
“종훈이가 어떻게 허연욱 씨를 들어오라고 해요?”
강진의 말에 허연욱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들어갈 때 강진 씨가 ‘우리 들어가도 돼.’라는 정도만 말하면 들어갈 수 있을 겁니다. 그 ‘우리’에 저희가 속하니 말입니다.”
허연욱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최종훈을 기다릴 때, 잠시 후 최종훈이 나왔다.
“형, 들어오세요.”
“어머니한테 말씀드렸어?”
“네.”
최종훈의 말에 강진이 그를 따라 빌라 지하로 내려가며 말했다.
“우리 들어가도 돼?”
“우리?”
강진의 말에 최종훈의 얼굴에 의아함이 어렸다. 강진 혼자인데 우리라고 하니…… 하지만 그것도 잠시, 최종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들어오세요.”
최종훈의 말에 강진이 귀신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활짝 열려 있는 문 너머 집안으로 들어갔다.
집은 방 두 개와 주방으로 돼 있었다.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네.’
그런 생각을 하며 강진이 거실을 볼 때, 아주머니가 모습을 드러냈다.
“안녕하세요.”
“어머니 안녕하세요.”
강진이 인사를 하자 아주머니가 어색한 듯 머리를 만지며 말했다.
“반찬 주신 형이라고…….”
“맛있게 드셨어요?”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맛있게 드셨다니 제가 더 감사하죠.”
강진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아프시다고 하시던데 들어가서 쉬세요.”
“그래도 손님이 왔는데…… 뭐라도 드려야 하는데 사는 것이 이래서.”
“괜찮습니다.”
“커피라도 한 잔 드릴까요?”
“커피요?”
“믹스 커피기는 하지만…… 날도 추운데 따뜻하게 한 잔 드세요.”
말을 하며 아주머니가 주방으로 나오려 하자 최종훈이 말했다.
“엄마, 내가 할게.”
“괜찮아. 내가 할게.”
아들의 만류에도 주방으로 나오는 아주머니의 모습에 강진이 나서려 할 때 허연욱이 말했다.
“하시게 두세요.”
강진이 그를 보자 허연욱이 아주머니의 좌우로 다가가 보았다.
“움직이는 것을 보는 것도 환자 상태를 아는 데 좋습니다.”
허연욱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머니가 움직이는 것을 허연욱이 유심히 보았다.
“허리가 아프신 모양이군요.”
아주머니가 허리를 손으로 짚는 것을 보며 허연욱이 위아래로 유심히 보았다.
그 사이, 아주머니가 커피를 타서 내밀며 자리를 가리켰다.
“앉으세요.”
아주머니의 말에 강진이 자리에 앉으며 집을 보았다.
“집이 아늑하네요.”
“고맙습니다.”
“제가 오늘 여기 온 건 지나가다가 어머니한테 식사라도 한 끼 해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주신 반찬 아직도 있는데요.”
“반찬도 맛있지만 제 음식은 더 맛있습니다. 방에서 쉬고 계세요. 아! 그리고…….”
강진이 아주머니를 보았다.
“잠시 손목 한 번 잡아도 될까요.”
“제 손목을요?”
놀란 눈으로 자신의 손목을 보는 아주머니를 보며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제가 개인적으로 한의학을 좀 공부해서요. 아프다고 하시니 잠시 진맥 한 번 해 보려고요.”
“진맥요?”
“정식으로 배운 것이 아니라서 좀 사이비이기는 한데…… 제가 어려서 고생을 해서 제 몸 제가 치료하려고 배웠습니다.”
거짓말도 하다 보니 익숙해져서인지 말이 술술 나왔다.
강진의 말에 아주머니가 웃으며 손목을 내밀었다.
“그러세요.”
강진이 슬며시 그녀의 손목에 손을 대자, 허연욱이 그 손에 자신의 손을 가져다 댔다.
맥을 짚은 허연욱이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속에 화가 가득 차 있습니다.”
강진이 그 말을 따라 하자, 허연욱이 말을 이었다.
“그리고 당뇨가 심하시군요.”
“어머…… 그걸 어떻게? 너희들이 얘기했니?”
“엄마 당뇨 있어?”
최종훈의 말에 아주머니가 그를 보다가 강진을 보았다. 생각해 보니 애들이 걱정할까 봐 말을 하지 않았다.
“어떻게 아셨어요?”
“맥을 짚었으니까요.”
강진이 웃으며 허연욱을 보자 그가 말을 이었다.
“당뇨가 그리 오래된 것 같지는 않은데 좀 상태가 안 좋습니다. 병원에서 약 처방 받으셨습니까?”
“네. 약은 먹고 있어요.”
“혹시 약 봉투 좀 볼 수 있을까요?”
강진의 입을 빌려 허연욱이 말을 하자, 아주머니가 최종훈을 보았다.
“엄마 방 서랍에 보면 봉지 있어.”
아주머니의 말에 최종훈이 방에 가서 약 봉투를 가지고 왔다. 약 봉투를 받은 강진이 그 내용을 보았다.
요즘은 약 봉투 뒷면에 안에 무슨 약이 들어 있는지 그림하고 설명이 자세하게 있으니 말이다.
“당뇨 약하고 고혈압 약이군요. 그리고 진통제도 있고…….”
허연욱이 약 내용을 읽어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약은 잘 썼군요.”
허연욱의 말에 강진이 그를 보자, 그 시선을 받으며 허연욱이 말했다.
“약을 과하지 않게 지금 상태에 맞게 썼습니다.”
허연욱의 말에 강진이 이번에는 아주머니를 보았다. 약을 잘 썼는데 이렇게 힘이 없냐는 듯 말이다.
그 시선에 허연욱이 고개를 저었다.
“약을 강하게 쓰면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다현 스님의 말대로 약이라는 것은 먹으면 몸에 무리가 가게 되어 있습니다. 과하지 않고 적당하게 약을 처방하는 것이 좋은 법입니다. 그것을 볼 때 이 약을 처방한 의사가 꽤 실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머니 기력은 병보다 마음에 화가 쌓여서 떨어지는 겁니다.”
그러고는 허연욱이 아주머니를 보았다. 아주머니는 긴장된 얼굴로 강진을 보고 있었다.
강진이 허연욱의 말을 듣느라 말을 하지 않고 있으니 심각한가 걱정을 하는 것이다.
“의사들이 쉽게 말을 하는 것처럼 아주머니께서는 마음을 편하게 먹고 스트레스 받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스트레스요?”
“아주머니 경우는 가슴속에 화가 차서 몸에 무리가 온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화만 좀 다독이시면 몸도 많이 좋아질 겁니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당뇨도 스트레스와 깊게 관련이 있으니 화를 다스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가요?”
“그리고 근력이 많이 약해지셨네요. 아무래도 집에서만 지내시는 것 같은데…… 가까운 거리라도 좀 걸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허리가 아파서…….”
“근력이 떨어지셔서 허리가 아프신 것이니 가볍게 움직이시는 것이 좋습니다.”
“의사도 그렇게 말을 하던데…….”
아주머니의 말에 허연욱이 웃으며 말했다.
“무리하게 걸으라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걸으시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걸으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당도 많이 떨어집니다.”
허연욱의 말을 전해 들은 아주머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겠네요.”
“그리고 제가 침을 좀 놔드리겠습니다.”
“침요?”
“제 건강 생각해서 몸에 몇 번 놓고 있는데 좋더라고요.”
강진의 말에 아주머니가 잠시 망설이는 듯 그를 보았다.
“괜찮은 건지…….”
진맥이야 좀 받았지만 침은 다르다. 게다가 강진은 식당 주인으로 알고 있는데…….
그 모습에 강진이 자신이 사온 침들을 꺼내 놓고는 하나를 쥐었다.
“보세요.”
그러고는 강진이 허연욱에게 눈짓을 하자 그가 눈치채고는 손을 움직였다.
허연욱이 강진의 손을 쥐고는 침을 얼굴과 머리에 놓기 시작했다.
스윽! 스윽! 스윽!
허연욱의 손길에 강진의 얼굴과 머리에 침이 놓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스무 개 정도의 침을 놓는 강진의 모습에 아주머니와 최종훈이 놀란 눈으로 그를 보았다.
“어머? 어머! 어머!”
놀란 눈으로 보는 아주머니를 보며 강진이 말했다.
“어때요? 괜찮죠?”
“어쩜 침을…….”
놀라 보는 아주머니를 보며 강진이 말했다.
“혼자 놓고 하는 사이비죠. 근데 효과는 좋아요. 맞으시겠어요?”
강진의 말에 최종훈이 말했다.
“엄마, 맞아 보자.”
“맞자고?”
“형 좋은 사람이야.”
최종훈의 말에 아주머니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어디에 놓으실 건가요?”
아주머니의 말에 강진이 허연욱을 보았다.
“손바닥에 놓지요.”
“손바닥에 놓겠습니다.”
“손바닥요?”
아주머니의 의문에 찬 물음에 강진도 의문인 듯 허연욱을 보았다.
‘왜 몸에 안 놓고 손이에요?’
그 시선에 허연욱이 말했다.
“제 몸에 놓는 것이야 상관없지만, 다른 분에게 놓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럼 손바닥은요?”
“수지침이라고 해서 민간에서도 많이 놓습니다.”
허연욱이 강진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내밀었다.
“시작하시죠.”
강진의 말에 아주머니가 잠시 망설이다가 손을 내밀었다. 그에 강진이 침을 쥐고는 아주머니의 손에 침을 놓기 시작했다.
스윽! 스윽!
침을 놓기 시작하자 아주머니의 얼굴에 뭔가 기분 좋은 표정이 떠올랐다.
그런 아주머니의 손에 침을 놓던 강진이 말했다.
“살짝 따끔하실 겁니다.”
“따끔요?”
아주머니의 말에 강진이 침을 잡고는 살짝 돌리며 튕겼다.
스륵!
“으음!”
“아프세요?”
“아뇨…… 조금 따끔하기는 한데…… 시원해요.”
아주머니의 말에 강진이 다른 침들도 천천히 돌리고 튕기며 자극을 주었다.
그리고 다른 손에도 침을 놓을 때, 아주머니의 입이 갑자기 열렸다.
“커어억! 커어억!”
아주머니의 입에서 용트림이라고 해야 할 엄청난 트림이 터져 나왔다.
소리도 엄청 크게 터진 트림에 아주머니가 놀라 급히 입을 막으려 할 때, 강진이 그 손을 잡았다.
“침.”
강진의 말에 아주머니가 자신의 손을 보았다. 손에 침이 박혀 있는 상태로 입을 막았으면…….
“죄송해요.”
아주머니의 말에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시원하시죠.”
“그렇기는 한데…… 죄송해서.”
강진이 바로 앞에 있었으니 트림을 정면으로 맞은 것이다. 그에 강진이 웃었다.
“몸이 아프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이 소화기관입니다. 그래서 아플 때는 소화도 안 되고 입맛도 떨어지는 것입니다.”
허연욱의 말을 그대로 한 강진이 침을 더 놓기 시작했다.
“조금 나른하실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나른하네요.”
조금 졸린 듯한 아주머니를 보며 강진이 말했다.
“방에 가서 누우세요.”
그리고는 강진이 침을 빼기 시작했다.
“으음! 으음!”
침을 뺄 때마다 아주머니가 작게 신음을 토했다. 아파서 그런 것이 아니라…… 침을 뽑을 때마다 막힌 것이 뚫린 것 같이 시원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런 아주머니를 보며 강진이 미소를 지었다.
‘기분 좋으시겠지.’
자신도 침을 뺄 때 묘하게 좋은 기분을 느끼는데, 아줌마도 그와 같은 기분을 느끼는 것이다.
침을 뺀 뒤, 아주머니가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자 강진은 사온 재료들을 꺼내 음식을 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음식 준비를 하는 강진에게 아저씨 귀신이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