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world Restaurant RAW novel - Chapter 667
668화
“후! 자네 죽고 난 후의 일이라고 너무 쉽게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랬다가 자네의 다음 생이 무서워서 오줌이라도 싸면 어찌하는가?”
“오줌 싸면 옷이야 갈아입으면 되죠.”
“후! 그렇다면야 내 조금은 덜 무섭게 하고 자네에게 찾아가야겠군.”
“꼭 찾아와 주십시오.”
강진의 말에 김소희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람들을 보다가 말했다.
“그럼 쉬게나.”
몸을 돌리려는 김소희의 모습에 강진이 급히 말했다.
“가시려고 하십니까?”
“지나다 들른 것이니…….”
“그러지 마시고 수박 올 텐데 좀 드시고 가시지요.”
“수박?”
“생각해 보니 저희 가게에서는 과일을 잘 대접을 못 한 것 같습니다.”
“그것도 그런 것 같군.”
“수박하고 과일 오면 좀 드시지요.”
강진의 말에 김소희가 잠시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게 하지.”
김소희는 황민성이 있는 곳으로 가서는 강진이 앉아 있던 의자에 앉았다.
그에 강진이 슬며시 의자를 하나 더 가져다가 그 옆에 앉았다. 그 모습에 황민성이 슬며시 빈 의자를 한 번 보고는 자세를 바로 했다.
그리고 잠시 멍하니 이불을 보고 있을 때, 작은 트럭 한 대가 와서는 음식들을 놓기 시작했다.
그에 강진과 황민성이 가서는 계산을 하고는 음식들을 아이들과 나눠 먹었다.
수박과 과자를 먹으며 아이들이 노는 것을 보던 강진과 황민성은 보송보송하게 마른 이불들을 개고 있었다.
차곡차곡 쌓이는 이불들만큼이나 기분이 좋아진 강진은 마지막 이불을 탓 하고 올려놓고는 웃으며 손을 들었다.
“빨래 끝!”
강진의 외침에 황민성이 웃으며 손바닥을 내밀었다.
“수고했다.”
“수고하셨습니다.”
둘이 손바닥을 부딪치고는 강상식을 보았다. 강상식은 문지나와 이야기를 나누며 이불을 털고 있었다.
“저 이불 아까부터 잡고 있던 것 같은데…….”
“저게 이불 터는 걸로 보이냐. 그냥 서로 보고 있는 거지.”
황민성의 말에 강진이 강상식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문지나 씨 여기 올 때보다 상식 형한테 조금은 마음을 연 것 같네요.”
“자신을 도와주는 회사 대표로만 생각하다가 봉사하는 것 보니 마음이 편해진 거겠지. 그리고 여기가 지나 씨 살던 보육원은 아니지만, 어쨌든 보육원이잖아. 그러니 마음이 편해져서 더 마음을 열었을 거야.”
뭔가 분석적인 황민성의 말에 강진이 웃었다.
“어쨌든 잘 되어가는 것 같네요.”
“아무래도 외로운 처지끼리 서로를 알아보는 거겠지. 그래서 서로 위로해 주고 싶은 걸 거야.”
황민성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강진이 두 사람을 보다가 미소를 지었다.
“아! 나도 연애하고 싶다.”
“그래. 연애해라. 나 귀찮게 하지 말고.”
배용수가 작게 투덜거리는 것에 강진이 그를 볼 때, 황민성이 웃으며 말했다.
“용수 옆에 있는데 그런 말 해도 되는 거야? 용수 서운하겠다.”
황민성의 말에 배용수가 놀란 눈으로 그를 보았다.
“형까지 왜 그러세요.”
배용수의 말에 강진이 웃으며 그를 보았다.
“그러게요. 제가 용수 마음을 너무 몰라 줬네요.”
그러고는 강진이 슬며시 배용수의 엉덩이를 토닥였다.
톡톡톡!
“이런 미친놈이 어딜 만져.”
급히 몸을 옆으로 피하는 배용수를 본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서운해하지 마. 나한테는 언제나 네가 퍼스트다.”
그러고는 강진이 몸을 비틀었다.
“오랜만에 이불 좀 빨았다고 몸이 뻐근하네요.”
“이따가 저녁 먹고 호텔에 가서 사우나하면서 몸이나 풀자.”
“그건 아니죠. 저녁은 먹고 형은 어머니하고 형수님 모시고 일찍 들어가세요. 형수님 피곤해하시면 안 되죠.”
강진의 말에 황민성이 푸드 트럭 쪽을 보았다. 트럭 근처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이들을 보던 황민성이 말했다.
“가서 태수하고 미소하고 인사하고 와.”
이제 가야 하니 인사를 하고 오라는 것이었다. 강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황태수와 황미소에게 걸어갔다.
푸드 트럭 안에서는 원장과 여학생 한 명이 앉아 튀김을 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지금은 배가 불러서 더는 안 먹겠지만, 저녁에라도 먹고 싶어 할 수 있으니 좀 더 튀기겠다면서 두 사람이 나선 것이다.
강진이야 재료 남는 것보다 나으니 방법을 알려줬고 말이다.
“어떻게, 하실 만하세요?”
“힘들어도 이게 다 애들 입에 들어가는 거니까요.”
웃으며 답한 원장은 강진을 보다가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제가 뭐 한 것이 있나요.”
“그것도 있지만…… 좋은 후원자분들하고 연결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강상식과 황민성 둘 다 기부를 한 것이다. 요즘 기부를 자주 하는 편이라 두 사람 다 큰돈은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적은 액수는 아닌 만큼 보육원에 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
“그게 어디 감사할 일인가요.”
그러고는 강진이 강상식과 황민성을 보았다.
“두 사람이 남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신 건 원장님이시니, 좋은 일은 원장님이 하신 거죠.”
“그런가요?”
원장이 웃으며 하는 말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그리고 저희야 가끔 와서 놀다 가는 거지만, 원장님은 생활이잖아요.”
강진은 원장을 보며 고개를 숙였다.
“원장님 같은 분이 계셔서 참 다행이에요. 감사합니다.”
자신들은 가끔 와서 하는 봉사지만, 그에겐 이것이 생활인 것이다.
강진의 말에 원장이 그를 보다가 미소를 지었다.
“그 말을 들으니 제 마음이 너무 좋네요.”
“늘 마음이 좋으셔도 됩니다.”
말을 하던 강진은 힐끗 재료들을 보았다.
“거의 다 튀기셨네요.”
“재료를 다 쓰는 것 같아서 죄송하네요.”
원장이 미안해하자 강진이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저희 매장에서는 튀김 음식을 잘 안 해서요. 이렇게 다 써 주시면 저야 감사하죠.”
강진의 말에 원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강진이 황태수와 황미소를 보았다.
“형 이제 갈 거야.”
“오늘 고생하셨어요.”
황태수의 말에 강진이 웃으며 그 머리를 쓰다듬고는 황미소를 보았다. 황미소는 야채 튀김을 입에 넣고 있었다.
“오빠가 다음에 또 맛있는 것 잔뜩 가지고 올게.”
“응. 다음에 또 와야 해.”
다행히 황미소는 가지 말라거나, 언제 올 거냐는 것을 물어보지 않았다. 아마도 황태수가 미리 이야기를 해 놓은 모양이었다.
두 아이를 보던 강진은 황태수 뒤에 있는 황희승을 보았다. 강진의 시선에 황희승이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황희승의 말에 강진이 작게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가 강진이 문득 황태수를 보았다.
“태수야.”
“네.”
“사람은 가끔은 실수도 하고, 잘못도 할 수 있어.”
“실수나 잘못요?”
“그래. 혹시 다른 사람한테 말하기 힘든 잘못이나 실수를 했으면 언제든지 형한테 먼저 전화를 해. 형은 네 편이 되어 줄 테니까.”
강진의 말에 황태수가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형.”
어른 같다고 해도 아이는 아이다. 때로는 실수도 하고 잘못된 행동을 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 황태수처럼 책임감이 강한 아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더 힘들어할 수 있었다. 그래서 혹시라도 그런 일이 생기면 자신에게 연락을 하라고 한 것이다.
두 아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강진은 원장이 음식들을 모두 했다고 하자 푸드 트럭 내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강진과 일행들은 아이들의 배웅을 받으며 보육원을 나왔다.
***
수요일 점심, 강진은 손님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분주하게 홀과 주방을 오가며 손님들을 상대하던 강진은 문득 옆을 보았다.
자신의 시선에 정민이 서둘러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본 강진이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그에게 다가갔다.
“혹시 나한테 할 말이 있어요?”
강진의 물음에 정민이 그를 보았고, 이상섭이 의아한 듯 말했다.
“왜? 무슨 말? 둘이 뭐 있어?”
이상섭이 보자, 정민이 별일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일이 있기는요. 나중에 따로 말씀드릴게요.”
“왜, 무슨 일인데?”
호기심 어린 이상섭의 모습에 정민이 잠시 있다가 말했다.
“저기 옆에 핸드폰 가게 사장님이 무당이라고 하시던데.”
“핸드폰 가게 사장님이 무당이야?”
이상섭이 묻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할아버님께 이야기 들으셨나 보네요.”
“네.”
“점 잘 보셨대요?”
“잘 보시고 오신 건지…… 요즘 말이 좀 없으십니다.”
정민의 말에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제가 알기로는 한국 제일의 무당입니다.”
“…….”
정민은 말없이 입맛을 다셨다. 그 말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옆에 핸드폰 가게가 아니라 점집이야?”
“점집은 아니고 핸드폰 가게입니다.”
“무당이시라며?”
“무당이 하는 핸드폰 가게인데…… 가끔 손님들 점도 봐 주시고 하세요.”
“신기하네. 강남 한복판에 있는 핸드폰 가게에서 점을 보고.”
이상섭의 말에 최미나가 말했다.
“일종의 상술 아닌가? 핸드폰 사러 온 손님들 점 봐 주면서 친해지면 물건 팔기도 좋고, 다른 사람들도 소개해 줄 거잖아요?”
“그런가? 그래도 잘 맞추나 본데……. 강진이처럼 눈치 좋은 애가 한국 제일의 무당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이상섭의 말에 강진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정말 한국 제일의 무당이에요. 눈치 같은 건 전혀 아니고요. 정말 신을 모시는 진짜 무당이셔요.”
“그래?”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이상섭은 그리 믿는 눈치가 아니었다. 그도 무당이나 점 같은 것을 믿는 스타일이 아닌 것이다.
그런 이상섭을 보며 웃은 강진이 정민을 보았다.
“그런데 요즘 어르신이 거의 말씀을 안 하신다고요?”
“그냥 창밖을 지그시 보시면서 뭔가 생각을 하시는 것 같은데…… 조금 걱정이 되네요.”
“사장님이 이상한 말씀은 안 하셨을 텐데.”
“혹시 굿하라고 하시거나 한 것은?”
“그건 아닐 거예요.”
강진의 말에 정민이 입맛을 다시고는 말했다.
“혹시 사기꾼이나 그런 건 아니겠죠?”
“절대 아닙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최미나가 웃으며 말했다.
“강진 씨 이런 면이 있네요.”
“이런 면요?”
“무당이나 점 같은 건 전혀 안 믿으실 것 같아서요.”
“예전에는 그랬는데…… 지금은 믿어요. 아! 물론 진짜인 사람만 믿죠.”
“진짜인지 가짜인지 어떻게 알아요?”
최미나의 물음에 강진이 웃었다.
“저처럼 무당 판별을 잘하는 사람이 또 없죠.”
무당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배용수를 데려다가 앞에 들이밀면 바로 답이 나오니 말이다.
“무슨 팁이라도 있어요?”
강진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냥 딱 보면 감이 옵니다.”
“그게 뭐예요.”
최미나가 웃는 것에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어쨌든 진짜 무당이세요.”
강진의 말에 최미나가 김혜인을 보았다.
“우리 밥 먹고 점이나 보러 갈까?”
“점요?”
“재밌어 보이잖아. 그리고 강진 씨가 이렇게까지 말하는 것 보면 잘 보는 것도 같고.”
“그럼…… 재미 삼아 그럴까요?”
김혜인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에 최미나가 강진을 보았다.
“비용은 어떻게 돼요?”
“비용은 많이 안 받으세요. 보시고 나서 주시고 싶은 대로 주시면 돼요.”
“그러다가 많이 달라고 하는 것 아니에요?”
“전혀 안 그래요.”
그러고는 강진이 정민을 보았다.
“할아버님 생각이 많아 보이시면 언제 한 번 가게 들러 달라고 하세요. 제가 맛있는 음식으로 그 생각 날려 드릴게요.”
“알겠습니다.”
정민이 고개를 끄덕이자 자리에서 일어난 강진이 다른 손님들을 살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