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145
144화
4일 후, UFO로 추정되는 물체가 한 번 더 목격되었다.
군 상부는 이 일을 조용히 묻으려고 했지만, UFO를 목격한 건 군인들만이 아니었다.
UFO의 두 번째 등장으로 인해 철원에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UFO에 대한 소문이 알음알음 퍼지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이 한 대형 커뮤니티에 이 사실을 올렸는데, 그가 정성스레 작성한 글들은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인터넷상에서 완전히 지워졌다.
UFO가 최초로 목격되고 5일째.
UFO를 처음 목격했던 부대로 고급스러운 검은색 세단이 들어왔다.
그 차량에서 내린 국정원 요원들은 처음 UFO를 목격한 군인에게 당시의 상황 설명을 듣고 부대를 빠져나갔다.
이들은 자신들의 힘으로는 UFO를 추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고, 결국 전문가에게 맡기기로 했다.
정부는 성신 그룹에 지원 요청을 보냈다.
그렇게 철원으로 파견된 인원이 바로 울프 팀이었다.
강신과 김대리, 척준신은 정부에서 구해 준 철원의 작전 상황실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정보를 모으던 국정원 요원들은 울프 팀에게 모든 정보를 인계하고 떠났다.
“아…. 이놈 이거 정말 포기를 모르네, 프로네시스 이번에도 부탁 좀 할게.”
-알겠습니다.
작전 상황실에서 컴퓨터 화면을 보며 투덜대는 김대리가 프로네시스에게 부탁했다.
프로네시스는 이런 상황이 이미 한두 번이 아닌 듯 형식적으로 대답했다.
김대리는 며칠 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려는 UFO의 이야기를 감추기 위해 프로네시스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그래도 사람들 관심을 돌리기 위해서 군대 비리를 터트렸으니까, 그 정도로 끝나는 겁니다.”
강신이 투덜대는 김대리를 보며 국정원 요원들이 남겨둔 정보를 탐독하며 말했다.
그런 그의 옆에서 함께 자료를 찾던 척준신이 대꾸했다.
“정부에서도 애가 탔나 보군. 우리 회사로 바로 지원 요청을 보낼 줄이야….”
정부는 시민들의 혼란을 막고, 국제사회에서 비밀리에 체결된 U.M.A 특별 협약을 지키기 위해 소문의 근원을 파악하고 빠르게 처리해야 했다.
하지만 국가 기관의 힘으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성신 그룹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었다.
성신 그룹에서는 U.M.A 감지기에 감지되는 존재가 있음을 확인했다.
처음에는 이순자 부장이 이끄는 3팀을 파견하려고 했지만, 좀 더 빠른 처리하기 위해 울프 팀을 파견했다.
“그러니, 제 살을 깎아 먹는 비리를 터트려서 사람들의 눈을 돌리려고 하는 것이겠지.”
현재 한국의 언론은 군대의 큰 비리로 인해 떠들썩한 상태였다.
얼핏 보면 그동안 쌓이고 쌓인 게 터진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언론의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펼친 자작극에 불과했다.
이런 자작극을 펼친 이유는 사람들의 눈을 돌려야 할 만큼 이번 일이 대중들에게 빠르게 퍼질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강선임님이 짐작 가는 바가 있다고 하셔서 다행이네요.”
이곳에서 최소한의 정보만 얻었을 뿐임에도 강신은 이번에 나타난 UFO가 어떤 U.M.A인지 예측했다.
UFO는 미확인 비행 ‘물체’를 뜻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강신은 이번에 나타난 UFO가 생명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제가 예전에 조선왕조실록에서 영감을 얻어서 적었던 글이 있는데, 그 소설과 현재 상황이 비슷하더군요.”
강신은 조선왕조실록에 기재된 UFO의 목격담을 모티브로 글을 적었던 적이 있었다.
조선왕조실록에 적힌 내용은 괴상한 비행 물체가 목격되었다는 것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조선시대에 UFO가 등장했다고 생각했다.
강신은 그 글을 보고 한 번 더 꼬아서 소설을 작성했고, 거기서 나온 U.M.A가 바로 천둥새였다.
천둥새는 실제 아메리카 원주민이 숭배하는 존재였다.
그들이 숭배하는 천둥새는 천둥, 바람, 비, 구름을 다스리는 존재로 묘사됐다.
현대 학자는 아르젠타비스라고 불리는 거대한 맹금류의 화석을 보고, 원주민이 천둥새의 전설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강신이 쓴 글에 나오는 천둥새는 원주민들이 생각하는 천둥새나 학자들이 말하는 거대한 맹금류, 아르젠타비스와는 전혀 다른 새였다.
“그러니까 외형은 공작새와 비슷하다는 거죠?”
“네, 제가 쓴 글에 나오는 천둥새는 암컷에게 구애하기 위해 공작새처럼 꽁지깃을 화려하게 단장한 녀석입니다. 그리고 맹금류가 아닌 꿩과에 가까운 생물이죠.”
강신의 설명을 들은 김대리는 이번 포획 작전이 어렵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화려하다면 눈에 확 띌 테니 찾는 게 어렵진 않겠네요?”
“그건 또 아닙니다. 천둥새가 날개를 펼치면 화려한 게 맞지만, 날개를 접으면 평범해 보이거든요.”
야생 동물이 없는 도심에서야 꿩이란 꿩을 다잡으면 되겠지만, 철원은 야생 동물이 매우 많은 지역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 문제가 더 있었다.
“만약 찾는다고 해도 포획하는 게 굉장히 힘들 겁니다.”
정체를 알아냈다고 해서 U.M.A를 포획하는 일이 쉬운 건 아니었다.
“그리고…. 이번처럼 천둥새가 강한 빛과 소리를 내뿜는 상황이라면 더 어려울 겁니다.”
천둥새가 몸에서 번개를 내뿜고, 커다란 천둥소리를 내는 건 현재 번식기라는 뜻이었다.
천둥새의 행동은 반려를 찾기 위해 암컷에게 자신을 과시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 기간에 천둥새는 온몸이 달아올라 평소보다 1.5배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그러니까, 자네 말은 천둥새의 구애 행위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는 건가?”
“네, 공작새들이 자신의 화려한 꽁지깃을 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 거참, 이번 U.M.A는 정말 화려한 친구군….”
“아무래도 천둥새에 대한 설명을 좀 더 자세히 해드려야겠네요.”
데이터베이스에 강신 쓴 천둥새에 대한 정보가 있었지만, 강신은 자신의 입으로 천둥새에 대한 정보를 말하는 게 빠르다고 판단했다.
천둥새의 깃털은 전도성이 굉장히 높지만, 반대로 천둥새의 몸은 높은 절연성을 가지고 있는 특이한 체질이었다.
천둥새의 또다른 특징으로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날 수 있으며, 번개를 다루는 힘을 가지고 있는 U.M.A였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번식기가 되면 수컷뿐만 아니라, 암컷 또한 1.5배 이상 빨라진다.
수컷은 평소 적을 공격할 때 사용하는 힘을 구애 행위에 쓰기 위해 최대한 아끼려고 한다.
따라서 번식기에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번개를 다루는 힘을 다른 이들에게 사용하지 않았다.
“번개로 공격하진 않을 테니, 평소보단 안전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근데, 천둥새가 빠르다고 하셨는데 도대체 얼마나 빠른 겁니까?”
김대리가 강신의 설명을 듣고 천둥새의 속도에 대해 물어봤다.
“음…. 각 개체마다 속도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날아가는 데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써놨습니다.”
서울부터 부산까지 고작 10분.
천둥새의 속도를 짐작한 김대리가 질린다는 표정을 지었다.
“으…. 강선임님이 포획이 어렵다고 하신 이유가 이거였군요.”
심지어 강신이 말한 속도는 평소 속도였고, 지금은 번식기이니 그것보다도 더 빠를 것이다.
이번에는 척준신이 강신에게 질문했다.
“그럼 그렇게 빠른 U.M.A를 어떻게 잡을 생각인가?”
“평범한 방법으로는 천둥새를 잡기 쉽지 않아서, 천둥새가 가지고 있는 몇 가지 특징을 이용해 포획하려고 합니다.”
척준신의 질문에 강신이 걱정하지 말라는 듯이 웃으며 답했다.
천둥새는 포획 작전에 이용할 만한 특이한 습성들을 가지고 있었다.
전에 말했던 것처럼 아름다운 외형을 간단히 날개를 접는 것만으로 감출 수 있다.
그렇게 위장하면 회사에서 운영하는 감지기로도 감지가 불가능해진다.
다행히 수컷은 한번 자신의 둥지로 삼은 곳이 있으면, 다른 곳을 돌아다녀도 결국 자신이 만든 둥지로 돌아가는 회귀 본능을 가지고 있었다.
수컷의 구애 방법도 특이했는데, 번개를 발산해서 거대한 항아리 모양의 빛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우렁차게 우는 천둥소리로 암컷에게 구애하는데, 이 과정은 모두 세 번에 걸쳐 진행된다.
세 번의 구애가 모두 끝나면 수컷 천둥새는 약 하루 동안 눈이 잠시 멀어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된다.
강신은 천둥새를 포획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특징들을 떠올렸다.
“자신의 둥지로 돌아가는 회귀 본능과 구애가 끝나면 잠시 눈이 머는 걸 이용할 겁니다.”
속도가 빠른 천둥새였기에 눈이 멀쩡한 상태에서 잡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래서 강신은 함정을 파서 포획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 계획에 대해 설명을 좀 해주게.”
척준신이 포획 계획에 대해 묻자, 강신은 자신이 떠올린 작전을 일행들에게 설명했다.
“지금까지 천둥새가 구애 행위를 한 게 총 두 번입니다. 사람들은 U.F.O가 나타난 것이라고 착각했고요.”
“그렇지.”
“앞으로 한 번의 구애 행위만을 남겨둔 상태이며, 그 행위가 끝나면 천둥새는 하루 동안 눈을 뜨지 못할 겁니다.”
강신이 설명을 이어갔다.
“저희는 마지막 구애 행위를 통해 천둥새의 위치를 파악할 겁니다. 그리고 눈이 먼 상태로 자신의 둥지로 돌아가는 천둥새를 추적해야죠.”
“오…. 그러면 생각보다 간단하겠네요. 천둥새가 둥지로 돌아가면 강선임님이 보호 장비의 카모플라쥬 기능을 사용해서 접근한 뒤 포획하면 되잖아요?”
김대리는 계획이 생각보다 심플하다고 여겼지만, 강신은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눈이 멀어도 기척에 민감한 U.M.A라 그렇게 포획하는 건 불가능할 겁니다. 제가 아무리 의태 장비를 사용해도 접근하는 순간, 제가 다가오는 기척을 느끼고 빠르게 도망가겠죠.”
“그러면? 둥지의 위치를 파악하고 천둥새가 자리를 비우면 덫을 놓을 생각인가?”
사냥의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 척준신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강신은 고개를 저었다.
“확실히 나쁜 방법은 아닙니다만…. 천둥새가 회귀 본능을 가지고 있는 건 맞지만, 둥지에서 벗어난 뒤 언제 다시 둥지로 돌아올지 알 수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게 단 몇 시간이 될지, 몇 년이 될지 기약할 수 없었다.
-그럼 어떻게 하려고?
프로네시스가 묻자, 강신이 자신이 생각한 계획을 말했다.
“구애를 마친 천둥새에게 접근해도 경계를 하지 않을 더미를 만들거야. 이 방법에는 척부장님의 도움이 꼭 필요하죠. 그러니까….”
강신은 계속 설명을 이어갔다.
설명이 길어질수록 척준신의 표정은 점점 구겨졌고, 김대리는 억지로 웃음을 참아넘겨야 했다.
설명이 끝나자, 강신이 척준신에게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부탁드립니다. 척부장님.”
“……그게 U.M.A를 포획하는 확실한 방법이라면 어쩔 수 없지.”
강신의 부탁에 척준신은 체념한 표정으로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
“새로 얻은 검을 이런 식으로 사용하게 될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