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18
17화
강신은 설야의 행동을 보고 당황했지만 멋대로 현재 자리를 이탈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강 선임? 무슨 일 있나요?”
대화 중이던 강신이 갑자기 설야가 날아간 방향을 바라보고 있자, 이순자가 물었다.
설야의 존재를 밝힐 수는 없었기 때문에 강신은 잠시 고민을 해야 했다.
이대로 설야를 따라갈 것인지, 아니면 무시할 것인지.
그러나 설야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움직이지 않았을 거란 생각에 강신은 한 가지 꾀를 냈다.
“이 부장님, 저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는데요?”
“저 방향이면……. A-2 섹터, 수색한 조가 어디지?”
“저희 조입니다.”
“구역을 수색할 때, 특이한 점은 없었나?”
이순자가 A-2 섹터를 수색한 요원을 추궁하자, 그 요원은 강신을 강하게 째려보았다.
그는 출동하기 전부터 강신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던 요원이었다.
“다른 지역과 똑같았습니다. 특별한 것은 없었습니다.”
“흠, 그렇군.”
그녀는 강신의 말보다, 자신이 데리고 있는 요원의 말을 더 신용하는 것 같았다.
강신은 어쩔 수 없이 이순자에게 자신의 의견을 내비쳤다.
“분명히 들었습니다. 사람을 붙여 주시면 직접 현장을 보고 싶습니다.”
강신이 고집스러운 태도를 취하자, 이순자는 그 지역을 수색했던 조를 강신에게 붙여 주었다.
“정 보고 싶다면야 어쩔 수 없죠. 한 대리, 너희 조 데리고 같이 다녀와.”
“후……. 알겠습니다.”
첫 만남부터 일그러진 사이라서 그럴까, 아니면 한번 다녀온 곳을 의심하는 투라서 그런 것일까.
다시 수색하라는 지시를 받으면 누구라도 기분이 좋지 않겠지만, 한 대리로 불린 요원은 불만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리고 강신의 어깨를 툭 치고 앞장섰다.
“따라오십시오.”
껄렁껄렁한 그의 태도를 보면서도 이순자는 여전히 그에게 아무 말이 없었다.
몇 번이고 저런 태도를 보이는 것을 참아 줄 만큼 강신도 너그러운 사람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참아야 했다.
강신은 그들의 태도를 어느 정도 이해는 했다.
여기는 어디까지나, 현장이고 저들의 무대였으니까.
‘자기 식구라 이건가……. 하긴 이곳에서 나는 불청객일 테지. 기분은 나쁘더라도 우선은 설야가 향한 곳을 먼저 확인하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장서는 요원들을 뒤따라가는 강신은 설야가 날아간 자리에 남은 오직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오색의 날개 가루를 확인했다.
그리고 그들이 A-2 섹터라고 부르는 곳에 도달했다.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찾아보십시오.”
한 대리는 툴툴대며 강신을 재촉했다. 그가 그러든 말든 강신의 시선은 이미 한구석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는 설야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저건…….”
강신이 구석을 보며 중얼거리자, 한 대리는 그가 보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비웃었다.
“곱게 자라셔서 쥐는 처음 보십니까?”
한 대리가 말한 것처럼 강신이 바라본 그곳에는 몇 마리의 시궁쥐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강신은 설야 바로 밑에 있는 시궁쥐와 눈이 마주치자, 거친 말이 흘러나왔다.
“젠장, 찾았어요.”
통신 장비로 이순자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러든 말든 한 대리의 비아냥은 계속되었다.
“하, 쥐를 찾으려고 온 겁니까? 이게 무슨 하수도 탐방인지 아시나.”
“저게 평범한 시궁쥐로 보입니까?”
“제 눈에는 일반 시궁쥐로 보입니다만? 저게 U.M.A.라고요? 풉…….”
강신은 화를 참으며, 한 대리가 더 비아냥대기 전에 차분하게 설명했다.
“개체명은 재액을 몰고 오는 시궁쥐입니다. 이 개체의 특징은 자기의 몸에 재액을 모은다는 것이죠.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어 살다가 충분히 재액이 모이면 그때부터 움직이는 녀석입니다.”
한 대리의 입가에 미소가 사라졌다.
“저 녀석의 모습은 다른 시궁쥐와 외견은 똑같아 보일지 몰라도 자세히 관찰하면 눈의 색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한 대리는 강신이 지적한 시궁쥐의 눈이 녹색을 띠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범한 쥐처럼 보였지만 저 시궁쥐는 엄연히 U.M.A.의 일종이었다.
감지기에는 등급이 높지 않게 측정되었지만, 문제는 저 쥐들이 퍼트리고 다니는 재액(災厄)이었다.
재액을 몰고 오는 시궁쥐.
전투력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지만 꽤 재빠른 녀석이었다.
저 쥐가 머문 곳은 어디든 재액이 발생했다.
과거 흑사병으로 불린 페스트는 설치류를 통해 전염되었는데, 폭발적으로 감염자가 늘어난 이유는 사실 이 개체 때문이었다.
이곳에서 놓치면 그냥 놓쳤다로 끝나지 않을 정도로 대형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있었다.
단호하게 재액을 몰고 오는 시궁쥐에 대해 설명하는 강신의 이야기를 들은 한 대리는 순간 당황했다.
“뭐, 뭐라고요?”
“공과 사는 구분합시다. 저 녀석은 엄연히 U.M.A.고 위험한 녀석입니다. 한 대리님, 수상한 것은 바로 보고하라고 분명히 이 부장님이 그러셨죠? 저건 엄연히 이곳을 수색한 한 대리님이 놓치신 개체입니다.”
“음…….”
한 대리는 강신의 합리적인 말을 듣고 결국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두운 하수도임에도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게 보일 정도로 화가 나 보였다.
[그만! 강 선임, 제가 사과하죠. 한 대리 더는 추태는 용납하지 않는다. 방금 강 선임이 이야기한 U.M.A.를 우선 포획해! 다른 요원들도 A-2 섹터로 이동해라!] [알겠습니다.]“큭…. 알겠습니다.”
다른 요원들의 대답이 들려오자, 한 대리도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
그는 곧바로 상관의 명령을 따르기 위해 다른 요원들과 함께 강신이 지적한 시궁쥐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조심히 포위했다.
최대한 기척을 죽였지만 눈치 빠른 시궁쥐는 사람의 인기척이 느껴지자, 곧바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한 대리가 시궁쥐를 쫓았지만 시궁쥐는 좌우로 뛰며 그의 손을 피했다. 그리고 그를 지나쳐 도주하려고 했다.
“젠장, 백민기. 퇴로를 막아.”
“알겠습니다.”
한 대리가 뒤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요원 한 명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 요원은 시궁쥐가 달아나지 못하도록 우회해서 길을 막았지만, 시궁쥐는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재빨랐다.
길을 막고 있는 요원이 보이자, 시궁쥐는 좌측의 벽면을 타며 요원의 머리 위에 있는 파이프라인 위로 올라가 요원들을 따돌렸다.
백민기로 불린 요원은 평범한 시궁쥐와는 다른 몸놀림을 가진 U.M.A.를 보고 아연실색한 표정을 지었고, 결국 눈앞에서 U.M.A.를 놓칠 수밖에 없었다.
“정신 안 차려? 뭘 가만히 있어! 어서 쫓아!”
마음이 다급해진 한 대리가 외쳤지만, 그런 그를 제지하는 사람이 있었다.
“기다려!”
시간이 얼마 흐르지도 않았는데, 이순자가 본대를 이끌고 A-2 섹터에 도착한 것이었다.
“전열부터 다시 가다듬는다. 어떤 U.M.A.인지 알았으니, 샅샅이 수색하면 될 거야.”
그녀는 이곳에서 사는 모든 시궁쥐를 잡아들이더라도 U.M.A.를 포획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시간이 급박한 것을 알고 있는 강신이 다급하게 그녀에게 의견을 제시했다.
“지금 바로 쫓아야 합니다.”
“어째서죠?”
이순자가 강신에게 되묻자, 강신은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조합해서 추측해 낸 정보를 그녀에게 알려 주었다.
“재액을 몰고 오는 시궁쥐는 재액이 모이는 만큼 성장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방금 봤을 때, 놈은 성체의 크기였어요. 지금 포획하지 못하면 도시에서 재액을 퍼트리기 시작할 겁니다.”
“재액이라……. 어쩔 수 없군. 지원 요원이 가지고 있는 포획 용품들 꺼내서 요원들에게 나눠 주고, 장비를 지급받은 이들은 시궁쥐가 도망간 곳으로 바로 이동한다. 편제와 조를 깨고 개인 단위로 움직여라.”
“잠시만요. 그렇게 마구잡이식보다는 제가 그 U.M.A.가 어디로 향했는지,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요?”
다급히 움직이려는 사람들을 말리며 강신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숨겨진 패를 보였고, 이순자는 강신을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건 대답해 드릴 수 없지만, U.M.A.를 추적할 방법은 있습니다.”
“…….”
이순자는 강신의 대답을 듣고 요원들이 포획 용품을 받는 동안 잠시 고민에 빠졌다.
“좋아요. 그럼 저희 뒤쪽에서 따라오며 방향을 지시해 주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이순자는 하수도 반대편에서 오는 4, 5, 6조를 넓게 산개해서 퇴로를 완전히 막으며 전진하게 했고, 다른 요원들은 바로 시궁쥐 추격에 들어갔다.
강신이 설야의 날개 가루가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방향을 제시했다.
요원들은 강신의 말을 따라서 움직였다.
재액을 몰고 오는 시궁쥐는 제법 똑똑해서 몇 번이고 요원들에게서 도망쳤다.
심지어 자기와 비슷하게 생긴 시궁쥐들이 모여 있는 곳을 이용하기까지 했지만, 설야가 있는 한 완전히 도망갈 수 없었다.
이순자는 영악하게 시궁쥐를 몰아가기 시작했다.
머릿속에 집어넣은 하수도의 지도를 떠올리며 조금씩 시궁쥐가 도망가지 못하게 구역을 좁혀 갔다.
그렇게 시궁쥐를 궁지에 몰아넣는 데 성공했다.
“정말 쥐 새끼 한 마리가 많은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군요.”
이순자가 길게 한숨을 내쉬고 마지막으로 명령을 내렸다.
“후……. 투망 준비! 모두 동시에 던진다!”
시궁쥐를 둘러싼 요원들이 추가로 지급된 철제 투망을 준비했다.
“던져!”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강신과 계속해서 트러블이 있었던 한 대리가 욕심을 부려 투망을 먼저 던져 버렸다.
촤르륵.
단 2초 먼저 던졌을 뿐인데, 시궁쥐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거의 신기에 가까운 몸놀림으로 처음 날아온 투망을 피해 내고 나머지 투망들이 날아오자, 처음 던져졌던 투망의 줄을 타고 올라갔다.
“어, 어…….”
한 대리가 당황하며 자기가 던진 투망의 줄을 타고 달려오는 시궁쥐를 잡으려고 손을 뻗었다. 하나 이미 그것도 예상을 한 것인지 한 대리의 손을 밟고 그대로 그들에게서 도망쳤다.
“안 돼!”
한 대리가 다급하게 외쳤지만 이미 시궁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포위에서 빠져나간 상태였다.
힘들게 사람들이 궁지에 몰아넣었지만, 한 대리의 욕심 때문에 다 잡은 U.M.A.를 놓친 것이었다.
사람들의 좋지 않은 시선이 한 대리에게 고정되자, 그는 얼굴도 들 수가 없었다.
“죄송하지만 강 선임, 혹시 다시 위치를 파악해 줄 수 있나요?”
“네……. 잠시만요.”
이순자는 미안한 표정으로 강신에게 부탁했다.
강신은 다시금 시궁쥐를 쫓았다.
그렇게 강신이 안내한 곳에는 수십 마리의 평범한 시궁쥐들이 몰려 있는 곳이었다.
“이런.”
이순자의 입에서는 짧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내 결심한 듯 다른 요원들에게 명령을 하달했다.
“일단 평범한 시궁쥐까지 모두 잡아들여! 잡고 나서 구별한다!”
“넷!”
요원들이 짧게 대답을 하며 각자 가지고 있는 포획 도구들을 사용해서 시궁쥐를 덮쳤다.
좁은 하수도에서 수십 명의 사람이 시궁쥐를 쫓는 현장의 모습은 난장판이었다.
“어어, 한 마리 도망간다!”
“어딜! 제가 잡았습니다.”
시궁쥐가 누군가에게 통솔되는 것처럼 사방으로 도망치자, 요원들의 마음은 급해졌다.
하지만 그 정신없는 상황에서 오직 한 마리의 시궁쥐만이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다른 시궁쥐를 쫓느라, 얇아진 포위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슬금슬금 이동했다.
현장이 혼잡하여 누구도 그 시궁쥐에게는 눈길을 주지 않았지만, 단 한 명 그 시궁쥐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그 혼잡한 장소에서 시궁쥐를 조용히 뒤따르며 지근까지 다가갔다.
그리고 시궁쥐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번개 같은 움직임으로 시궁쥐의 목덜미를 낚아챘다.
갑작스러운 습격을 받은 시궁쥐가 놀라서 비명을 내질렀다.
“찍!”
그리고 고개를 돌려 보자 그 사람의 양쪽 입꼬리가 길게 올라가 있었다. 시궁쥐는 그것을 보고 식은땀을 흘리며 부들부들 떨었다.
“잡았어요!”
시궁쥐를 잡은 남자가 그렇게 외치자, 난장판이었던 현장이 조용해졌다. 그리고 소리친 사람에게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시궁쥐를 들어 올린 남자를 바라봤다.
그도 그럴 것이 시궁쥐를 잡은 것은 현장 요원이 아닌 강신이었기 때문이다.
* * *
강신이 들고 있는 U.M.A.를 지원 요원이 가지고 온 철제 상자로 옮기자, 이순자가 작전 종료를 선언했다.
“임무 완료. 다들 고생했어요~ 자자, 다들 철수 준비하죠.”
임무 완료라는 말이 끝나자마자, 이순자는 강신이 처음 봤을 때와 마찬가지로 부드러운 말투로 돌아왔다.
그녀는 현장을 정리하는 요원들을 뒤로하고 강신에게 다가왔다.
“강 선임 고생했어요.”
“제가 뭘 했나요.”
“강 선임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U.M.A.의 존재조차 몰랐겠죠. 그리고 이 녀석이 놓친 U.M.A.를 직접 포획한 것도 강 선임이니까요. 이 녀석의 무례는 용서해 주세요.”
이순자는 두꺼운 손으로 오늘 온종일 강신의 심기를 건드렸던 한 대리의 목덜미를 잡고, 머리를 강하게 눌러 강신에게 사과시켰다.
“큭…. 죄,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어차피 오늘 일은 모두 보고서에 들어갈 테니까요.”
현장을 다녀오면 기본적으로 적어야 하는 보고서.
특별한 사고가 없다면 그냥 저장될 테지만, 강신이 쓴 보고서는 대부분 권영식에게 직접적으로 올라갔고 임 상무에게 공유되었다.
그리고 강신이 올린 보고서를 꼼꼼하게 읽는다는 것은 이미 겨울 나비를 포획한 작전을 통해 증명되었다.
“크흠, 그것 말인데요…….”
이순자가 헛기침을 하며 자신이 데리고 있는 팀의 일원을 감싸려고 운을 뗐다.
“이번 한 번만 봐줄 수는 없을까요?”
“그러죠.”
“에…?”
강신은 즉답으로 이순자를 당혹하게 만들었다.
“이유도 안 물어보고요?”
“물어봐야 합니까?”
“아니, 그래도…….”
“대충 어떤 상황인지 예상이 됩니다. 저분이 한 행동들은 모두 이 부장님의 무언의 긍정이 없었다면 할 수 없는 행동이니까요.”
“…….”
강신의 예상은 정확했다.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강신에게 비아냥거린다는 것은 작전지에서 분란을 조장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베테랑으로 불리는 현장 요원들 사이에서 용납될 수 없는 것은 지휘권자의 명령 불응이다.
두 가지를 생각해 보았을 때, 한 대리라는 사람은 이미 그렇게 행동하도록 이순자에게 지시를 받은 것이었다.
물론 후반에는 진심이 조금 담겨 있는 것 같았지만, 그 부분은 이순자가 적절히 막았다.
“이 부장님이 보시기에도 제가 낙하산처럼 보이셨겠죠. 그래서 이제는 어떻습니까?”
“제가 졌어요. 이렇게까지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있을 줄은….”
“저는 시험당하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편이니,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다시는 이런 일은 없을 거예요. 사실 이번에도 내키지는 않았지만, 말로서 팀원들을 설득하는 것보다 강 선임이 어떻게 행동을 하는지 팀원들에게 한번 보여 주는 편이 훨씬 나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현장 요원들에게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말로만 달래기보다 실제 강신이 어떤 사람인지 직접 보여 주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이순자는 판단했다.
“그 대신이라고 하긴 뭣하지만……. 강 선임이 사적으로 도움이 필요하다면 한 번 정도는 3팀이 도와드리겠습니다.”
이순자는 자신이 생각했던 모든 수를 이미 파악하고 있는 강신에게 두 팔을 들어 패배를 인정했다.
그리고 사과의 의미로 사적으로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사적이라……. 그래도 괜찮은 건가요?”
“회사 물건만 사용하지 않는다면 큰 문제는 없을 거예요.”
“음, 그럼 바로 부탁을 해도 될까요?”
사적으로 요원을 부릴 수 있는 특혜를 주자, 강신은 자신이 원하던 것을 떠올리고 바로 그 특혜를 사용하려고 했다.
“고민하지 않아도 되나요?”
“네, 미리 생각해 두던 것이 있으니까요. 당분간 3팀이 현장에 출동할 때, 동행할 수 있을까요?”
강신은 현장을 더 경험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상부는 강신이 1팀이 아니라면 현장으로 잘 보내지 않으려고 했다.
그 이유는 다른 팀들이 강신을 조금 꺼리는 것도 있었지만, 그만큼 상부에서는 척준신을 신뢰하기 때문이었다.
감지기가 U.M.A.를 감지하면 각 팀장들은 그 현장에 누가 나갈 것인지 결정한다.
각 팀의 성향에 따라 선호하는 현장이 달랐고, 다른 팀들이 중복으로 선택을 한다면 순서대로 우선순위가 매겨졌다.
그중에서도 1팀은 위험도가 높은 U.M.A.를 선호했기 때문에 당직을 제외한다면 출동 횟수가 굉장히 적었다.
그런 1팀이 겨울 나비가 있었던 현장으로 투입된 것은 순전히 강신의 안전을 위해서였다.
“호호……. 하긴 팀장을 빼면 부실하고 머리에 근육만 가득 찬 1팀보다는 저희 팀이 나을 수도 있겠네요.”
팀 간의 경쟁의식이 있는 탓인지, 이순자는 강신의 부탁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 했다.
“어차피 저희 팀이 선호하는 것은 위험 등급이 낮은 U.M.A.를 포획하는 것이니, 상부에서도 별말은 없겠죠. 오늘 강 선임의 모습을 본다면 도움이 되는 것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으니……. 저희는 좋아요.”
이순자가 강신의 제의를 허락하며 손을 내밀자, 강신은 그 손을 맞잡았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저희가 할 말이죠.”
작전이 마무리되자, 오늘 하루 포획 작전의 일등 공신이었던 설야가 축 늘어진 채로 강신에게 날아와 어깨에 내려앉았다.
“설야도 오늘 고생 많았어.”
강신의 칭찬을 들은 설야는 기분이 좋은 듯 강신의 뺨을 자신의 더듬이로 연신 비벼 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