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576
575화
갑자기 끼어든 강신의 말에 전자 담배를 물고 있던 남성이 당황해하며 전자 담배를 바닥에 떨어트렸다.
“뭐…. 뭔가를 받기로 했다니,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그, 그런 거 없습니다.”
애써 부정했지만, 당황한 표정과 떨리는 목소리만 들어도 그의 말은 설득력이 없었다.
그쯤 되니, 당연히 그의 누나는 수상하다는 듯 게슴츠레 눈을 뜨고 그를 지긋이 바라봤다.
“아…. 아니, 누님, 설마 제가 그랬겠습니까? 접니다! 10년 넘게 누님 가족들이 필요한 물건들을 매주 등에 짊어지고 산을 탔던 동생입니다. 제가 무슨 욕심이 남았다고 뭔가를 받고 가족을 팔겠습니까.”
동생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그녀의 동생은 10년 동안이나 이 험난한 산을 타며 그녀의 가족들이 필요한 물품을 직접 날라주고 있었다.
그런 동생을 의심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아까부터 계속 외국인의 제안을 받아들이자고 하니,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동생과 강신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자, 강신이 입을 열었다.
“크툴루를 믿는 이들이 저희보다 먼저 이곳에 왔다고 했을 때부터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기는 했습니다.”
그 광신도들이 도대체 어떻게 이곳을 정확히 찾아서 왔을까?
강신조차 스미스에게 정보를 받아서 찾은 장소였다.
심지어 그마저도 이 움막이 있는 장소가 아닌 다른 장소였으며, 강신이 포식 악어의 특징을 이용하지 않았다면 이곳에 도달하지 못했을지도 몰랐다.
그런데, 광신도들은 처음부터 이곳에 움막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대뜸 찾아온 것이다.
이전처럼 수많은 신도가 눈과 귀가 되어 움직였다면 그나마 이해라도 했겠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의심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였다.
“내부 조력자.”
움막에서 사는 가족들은 이 주변을 벗어나지 않으니, 해당 사항은 없었다.
그들을 제외하면 움막과 포식 악어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외부와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하나뿐이었다.
강신은 가만히 여성의 동생을 바라봤다.
크툴루를 믿는 이들이 동생에게 접근했을 수도 있지만, 강신은 이상하게도 반대일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설마, 당신이 그들에게 접근했습니까?”
강신의 질문에 남성의 동공이 빠르게 떨렸고, 도둑에 제 발 저린 것처럼 자신의 누나에게 변명했다.
“아니, 누님, 설마 10년 동안 개같이 헌신한 동생보다 어디서 온 지도 모르는 외부인의 말을 믿는 건 아니시겠죠? 저, 누님 동생입니다! 현석이요! 제가 채원이를 얼마나 이뻐했는데요!”
꽤 논리적으로 말하는 강신과 다르게 그는 오로지 감정에만 호소했다.
그래서일까, 여성의 표정은 이미 싸늘하게 굳어 있었고 그 표정을 확인한 그는 자신의 호소가 통하지 않음을 짐작했다.
“도대체, 우리에게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그런 거냐? 네 말대로 너는 채원이를 이뻐하지 않았니. 그런데 왜 조카를 이상한 놈들에게 팔려고 했어? 도대체 그들이 무엇을 준다고 했길래!”
그녀가 동생을 추궁하듯 묻자, 그의 동생은 이미 누나의 마음이 기울었다는 걸 깨닫고는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태도를 바꾸었다.
방금까지 억울함을 호소하던 얼굴이 거짓말처럼 냉담하게 변한 것이다.
“……이게 다 누님 때문입니다.”
냉기가 느껴지는 그의 목소리에는 더는 가족애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허…. 가족을 파는 게 나 때문이라고?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게야!”
“헛소리라니요!”
“뭐가 문제길래….”
“전부요! 10년 동안 누님 뒷바라지를 했으면 이제 충분하지 않습니까? 제가 얼마나 더 이 짓을 해야 하는 건데요? 하다못해 다른 사람을 고용해 이곳으로 보낼 수 있게만 해줬어도 제가 이렇게까지는 않았을 겁니다!”
10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
10년 동안 매주 한 번, 혹은 두 번씩 필요한 물건을 짊어지고 이 험난한 산을 타는 게 결코 편했을 리가 없었다.
그만큼 그는 지쳐가고 있었다.
오죽했으면 지친 그가 믿을만한 사람을 고용해 자기 대신 이곳으로 물품을 보내려고 했지만, 그의 누나는 철저하게 반대했었다.
동생이 포식 악어를 가리키며 악에 받친 듯 울분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저 괴물이 동생보다 그리 소중하답니까!”
“그게…. 그리 억울하더냐.”
“그럼요! 피는커녕 생물학적으로 아예 다른 저 괴물을 저보다 더 가족처럼 생각하는데, 제가 어찌 섭섭하지 않겠습니까!”
다른 사람이 들었다면 동생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럴 거면 차라리 그만두지 그랬느냐?.”
“제가 그만둡니까! 누님 가족이 이런 오지에서 제대로 먹고살기나 했을 것 같습니까?”
“현석아, 말을 바로 해야지, 정말 네가 우리 가족을 걱정해서 이리 산을 오른 것이라 할 수 있느냐.”
“그럼요!”
“허…. 이 녀석이 끝까지. 그래, 처음에는 분명 그럴 수도 있었겠지. 그런데, 네가 산을 오른 이유는 모두 돈 때문이 아니더냐.”
돈이 목적이었다는 말에 남성은 바로 대꾸하지 못하고 입을 닫아버렸다.
“네가 가지고 오는 물건값을 우리가 10배가 넘는 가격으로 지급하고 있지 않았느냐, 네가 정말 우리가 걱정되었다면 그 돈을 받을 필요가 있었을까?”
그녀는 자신의 동생에게 마냥 희생을 강요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매주 산을 오르는 동생에게 정말 많은 돈을 지급하고 있었다.
만약 그녀의 동생 말처럼 희생만 강요했다면 이 관계는 결코 오래갈 수가 없었다.
그건 그녀도 알고 있었기에 동생에게 그리 많은 돈을 쥐여준 것이다.
“그 돈, 다 아버지가 물려 주신 유산이지 않습니까. 그러면 적어도 저에게 절반을 주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허허…. 이제와서 재밌는 말을 하는구나, 이 유산은 아버지가 포식 악어를 돌보는 이에게 주기로 했던 돈이었다. 네가 그것을 모르지는 않겠지? 그리고 나는 분명 너에게 먼저 기회를 주지 않았더냐.”
그녀의 아버지는 돈이 매우 많았다.
아니, 정확히는 조상 대대로 돈이 많았다.
지금이야 숨어서 살고 있지만,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 포식 악어는 그야말로 인간은 근접하지도 못할 무력이 있었으니, 마음만 먹으면 큰 부를 쌓는 것도 가능했을 것이다.
그런 부는 당연히 그 부를 가져다준 포식 악어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식 중 포식 악어를 섬기는 이에게 모든 재산을 물려주었다.
“저는 무당이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 아들도 무당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 그때도 분명 그리 말했지. 그래서 내가 양보해서 이곳에 있는 것 아니냐.”
“그래도 이건 아니잖습니까.”
그의 사정을 모두 들은 강신은 그가 마치 떼를 쓰는 아이처럼 보일 정도로 한심하게 느껴졌다.
이리저리 돌려 말했지만, 결국 그는 돈 때문에 가족을 팔겠다는 것이었으니, 시선이 좋을 리가 없었다.
“도대체 언제까지 그렇게 떼를 쓸 것이냐, 어찌 정도를 몰라.”
마치 훈계하는 듯한 누나의 말투에 그는 화가 난 것인지 창피한 것인지 얼굴이 붉게 변하고는 씩씩댔다.
“누님은 항상 저를 아이 다루는 것처럼 대하는군요.”
“네가 아이처럼 칭얼대니, 그러는 것이 아니냐.”
“하, 젠장, 진짜 끝까지…. 이제부터 일어나는 일은 모두 누님 탓이요.”
“그 무슨….”
그녀의 동생이 갑자기 몸을 돌려 빠르게 달렸다.
타다다닥!
경계를 풀지 않았기에 강신과 일행들은 그를 제압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가 달린 방향은 그의 누나가 있는 곳도 강신과 일행들이 있던 곳도 아니었다.
바로 채원이라 불린 소녀가 있는 곳이었다.
그곳에 있는 이들은 소녀가 있는 곳으로 달리는 그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야 그녀의 곁에는 그녀를 든든히 지켜주는 포식 악어가 있었다.
포식 악어는 소녀에게 다가오는 위협을 가만히 두고 볼 개체가 아니었다.
그래서일까, 강신과 일행들은 조금 방심했다.
막지 않아도 포식 악어가 그 남성을 아주 손쉽게 제압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크릉!
포식 악어가 소녀를 자신의 뒤쪽으로 숨기고 달려오는 남성을 향해 경고하듯 으르렁거렸지만, 남성은 발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자, 포식 악어가 큼직한 손을 휘둘렀다.
분명 포식 악어는 뛰어오는 남자와 친분이 있을 텐데도 소녀를 지키기 위해 전혀 망설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부우웅~!
포식 악어의 팔이 살벌하게 공기를 갈랐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포식 악어의 날카롭고 긴 손톱에 남성이 그대로 맞으면 그의 몸은 형체도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로 갈기갈기 찢겨 나가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사람들의 착각이었다.
퍽!
남자가 포식 악어의 공격을 그대로 몸으로 맞았다.
하지만 몸이 찢기지 않고 충격을 받고 그저 뒤로 날아갔을 뿐이었다.
콰직!
날아간 방향에 있던 나무를 충돌하고 그대로 아래로 떨어진 남성은 꽤 타격이 커 보이긴 했지만, 몸은 멀쩡해 보였다.
혹시라도 포식 악어가 손속에 자비를 둔 것일까?
지능이 높은 포식 악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생각했지만….
-크릉?
포식 악어가 자신의 손을 바라보는 시선은 지금 상황이 자신이 원했던 결과가 아니라는 것처럼 보였다.
놀라운 건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끄윽….”
포식 악어의 공격을 허용했던 남성이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아무리 몸이 찢겨지지 않아도 튕겨 나간 충격은 저렇게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수준의 것이 아니었다.
“카악~ 퉷! 빌어먹을 괴물 새끼….”
그는 피가 섞인 가래침을 거칠 뱉고는 포식 악어를 노려보며 욕설을 내뱉었다.
어떻게 일반인에 가까운 그가 저리 멀쩡할 수 있는 것일까, 강신은 그가 멀쩡할 수 있는 이유는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보호 장비?”
그렇지 않다면 말이 되지 않았다.
“큭큭, 쿨럭, 손님이라더니, 이쪽 사람이었구만?”
그 순간 강신의 머리에 경종이 울렸다.
“남자를 제압해요!”
강신이 명령을 내리기 무섭게 송기덕과 이순자가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순자의 건틀릿과 송기덕의 톤파가 정확히 남자의 몸에 꽂혀 들어갔다.
퍼버벅!
“커헉! 켁!”
남자는 아무 반항도 없이 그 공격을 그대로 몸을 받아냈다.
아니, 정확히는 반항할 수도 없었다는 것이 맞았다.
고통스럽게 기침을 내뱉는 모습은 그가 어떠한 훈련도 제대로 받지 않은 일반인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으니까.
“케헥, 켁, 킥킥 이미 늦었어. 이미 늦었다고!”
그는 지독한 고통 속에서도 뭐가 그리 좋은지, 킥킥대며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그 순간 갑자기 포식 악어가 천지가 떠나가라 울어댔다.
-크롸롸롸롸!!
그런 포식 악어의 손에는 작은 주사기와 비슷하게 생긴 물체가 꽂혀 있었다.
“아…. 아린아, 왜 그래!”
갑작스러운 포식 악어의 행동에 당황한 소녀가 포식 악어의 다리를 잡고 흔들며 말했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
송기덕과 이순자에게 제압된 남성이 무엇을 쓴 것인지는 몰랐지만, 확실한 것은 포식 악어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 상황을 모두 보고 있던 송기덕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에헤이, 조졌네, 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