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107)
영국령 홍콩.
우리는 홍콩항구에 정박하자마자 로이드보험으로 향했다. 헤지펀드와 디트로이트 투자은행 명의로 로이드보험을 꽤 많이 봤으니 귀빈대접까지는 아니더라도 특실정도는 내어둘 것 같았다.
-보안을 최우선으로 선정해주세요.
도쿄 핑커톤 탐정사무소.
탐정들과 실무진들에겐 홍콩에서 가장 안전한 건물로 임대하도록 시켰다. 이번 일은 보안이 최우선이었고, 보안이 깨지는 순간 바로 철수할만큼 중차대한 이슈였다
들킨다면 흔적을 지울 준비까지 지시했다.
‘베드로에게 감사해야겠군.’
베드로가 청제국의 자세한 정보를 1년동안 지속적으로 보내왔으니 데이터베이스는 충분했다.
“디트로이트 이사님?”
로이드보험.
중앙 홀.
나와 제임스가 빠르진 않지만 급한 발걸음으로 로이드보험 회관을 들어가자, 익숙한 얼굴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로버트.
영국정부와 지브롤터 계약을 맺고 성공시켰던 언더라이터(보험실무진)이었다.
그는 기쁨 반 놀라움 반으로 우리를 번갈아보았다.
“제임스 선배님까지 여기엔 어쩐일로…..”
한가지 재확인하자면, 제임스는 로이드보험 출신이다.
나는 재빨리 말을 가로챘다.
“로버트. 갑작스럽게 미안하지만, 혹시 통화스와프라고 들어본 적 있으십니까? 최근 일본국에 사용된 기법입니다.”
“당연히 압니다. 디트로이트 이사님이 이사진으로 참여하고 계신 일본결제은행에서 사용한 기법 아닙니까.”
아는구나.
다행이다.
나는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자세한 공격원리도 알고 계신가요?”
“예! 간단히 말하자면 종이쪼가리로 화폐를 사들이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또 여기에 관심이 많아서 아예 레포트로 분석해 가지고 있습니다.”
지인에다 호흡을 맞춰본적 있고 현 국제정세에 빠삭하다.
완벽.
이보다 완벽한 파트너는 없었다.
나는 곧바로 손을 내밀었다.
“로버트만 가능하다면 이번 프로젝트에 저희와 함께하시지 않겠습니까? 마침 로이드보험에서 협력자를 찾고 있었는데, 지금 로버트만한 인재가 없습니다.”
“….!!!”
“우리는 당신이 필요합니다.”
로버트의 눈이 번뜩였다.
순간 사자의 기백이 넘실거렸지만 어느새 햄스터같은 순진한 눈망울로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황금.황금.이라며 중얼거리는것 같았지만 기분탓이겠지.
로버트는 곧바로 내 손을 잡아챘다.
“당연히 합류하겠습니다!”
덥썩.
우리는 서로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나눴다. 역시 장어젤리 놈들은 돈냄새 하난 기가막히게 잘맡았다.
***
“상하이(Shanghai)입니까?”
넓은 로이드보험의 특실.
나와 제임스, 그리고 로버트는 원탁이 둘러앉아 회의를 나누고 있었다. 탁자의 한복판엔 중화대륙의 지도가 펼쳐져 있었고 나는 체스말을 집어들어 중요도시들 위에 탁 탁 얹어놓았다.
“이번 작전은 섬세하지만 거칠게 나가야합니다.”
“섬세하지만 거칠게…..”
“예, 들키지 않도록 보안은 섬세하게. 그리고 공세는 불처럼 거세게 질러야하죠. 단, 불은 순서대로 질러야합니다.”
통화스와프 계약은 기본적으로 힘으로 압도해야한다. 상대방이 배를 째는 순간 식칼을 들고 손수 찢어버려야하기 때문인데, 상하이의 조계지라면 서양열강의 세력이 더 우세하다.
즉 상대방의 배를 째버리는 첫번째 타겟으로 상하이는 너무 적절했다.
“상하이엔 십수개 열강의 은행들이 입점해있지요. 심지어 상하이 증권거래소도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금융이 ‘비교적’ 뛰어난 지역이기도 합니다.”
의외로 이런 분야는 도쿄보다 상하이 쪽이 더 뛰어날지도 모른다. 서양열강들이 아예 터를 잡고 앉아버렸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빠르게 반응이 온다는 뜻이죠. 딱 잡아먹기 좋게 살이 포동포동 올라왔습니다.”
“디트로이트 이사님, 상하이라면 로이드보험의 지부도 있을 겁니다. 홍콩과 상하이는 저희 영국인들의 텃밭이거든요.”
“예, 그래서 로이드보험이 더 필요했습니다. 로버트가 있어서 다행이군요.”
“제가 더 다행입니다.”
로버트의 눈이 범상치 않게 타오르기 시작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상하이.
이곳만큼은 다른 중국의 성급 지방들과는 궤를 달리한다.
금융공격의 반응을 바로바로 캐치할 수 있으며 청나라의 신흥금융세력도 이곳에 텃밭을 일구고 있었다. 이곳의 뿌리를 뽑으면 다 끌려나온다.
“상해통상은행, 대청은행, 교통은행. 이 세곳의 은행을 상하이에서 공격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이 세곳의 은행은 세워진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신생은행들이죠.”
“성숙한 열강의 은행들은 건드리기만 해도 터질 것 같은 은행이군요.”
“다만 그 규모만큼은 압권이라 먹을 거리가 많습니다.”
덩치만 큰 고깃덩어리가 열강들의 식탁에 올랐다. 배고픈 사자들은 고깃덩어리를 뜯어먹기 위해 달려들어 찢어버릴 것이 분명했다.
우리는 그저 미끼만 던져주면 나머지는 그들이 알아서 처리할 것이다.
‘우리는 가만히 않아 달달하게 수수료 30%를 먹어치우면 된다.’
탁. 스으윽-
나는 막대기로 지도위 왕립해군의 체스말들을 상하이로 끌었다.
“상하이 조계지는 다른 내륙지역과는 달리 서양의 군대가 주둔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더불어 홍콩엔 주둔왕립해군이 있지요.”
“아, 그 왕립해군은 아마 나서지 않을….”
“곧 나서게 될 겁니다.”
로버트는 반박하려고 입을 땠지만 내가 막았다. 우리에겐 일본결제은행의 일본털어먹기를 실시간으로 관전한 큐나드해운이 있었다. 그리고 큐나드엔 영국 외무성 직원들이 다수 섞여있다는 비밀은 비밀도 아니었다.
게다가 나는 이번 작전의 일부를 홍콩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영국 재무성에도 전보를 쏘았다.
“외무성과 재무성이 곧 다우닝 10번가로 발에 불이나도록 달려갔을 거거든요.”
“왜죠?”
“다우닝 10번가는 지금 돈이 절실합니다.”
“아!”
보어전쟁.
남아프리카에서 지금쯤 한창 기관총에 도륙이 나고 있을 영국군과 보어인들의 전쟁. 영국은 돈 잡아먹는 하마를 한마리 키우고 있었다.
“영국 정부는 어떻게든 보어인들을 찍어누르기 위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고, 그들은 아마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겁니다.”
“허. 그렇겠네요. 확실히 보는 시야각이 넓으십니다.”
“감사합니다.”
게다가 그들은 아직 지브롤터 해협을 해상봉쇄한 채, 스페인정부와 무력협상에도 들어갔다.
돈, 특히 은괴라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것이다. 일본결제은행이 미친 수익률을 올렸는데 그걸 가만히 있으면 영국이 아니지. 아편으로 전쟁까지 하는 놈들인데.
그런데 돈을 벌 수 있을진 없을진 두고봐야 알지 않을까. 욕심내면 끝도 없는 수렁이 되는 곳이 바로 이곳 중화대륙이니.
‘뭐, 미해군에겐 곧 조커도 생기면 왕립해군도 눈돌아갈테고.’
나는 대만의 군항을 바라보았다.
체스말은 없지만, 미해군기지엔 아직 일본 해상봉쇄를 위한 전력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나는 손에 쥔 체스말을 만지작거렸다.
“아마 왕립해군은 일주일내로 움직일 겁니다. 우리는 그 일주일 안에 상하이 조계지의 중국은행들과 승부를 봐야겠죠.”
“그들과의 채널은 저희 로이드보험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전화를 돌리면 그들에게 제안하는데 하루도 걸리지 않을 겁니다.”
“듬직하군요.”
“말씀만 하시면 바로 진행하겠습니다. 저야말로 디트로이트 이사님의 계획에 동참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거든요. 앞으로도 자주 찾아주셔도 됩니다.”
일이 척척 진행된다.
저번이 지브롤터를 구워삶을 때도 그랬지만, 로버트는 유능한 보험업자였다. 로버트는 말을 마치자마자 책장으로 가 관련서류들을 뽑아내기 시작했다.
그때, 우리 회의 내용을 들으며 회의록을 작성하던 제임스가 손을 들었다.
“도련님.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인과관계가 있습니다. 왜 상하이입니까? 서양열강이 힘을 뻗힐 수 있는 동네는 칭다오, 웨이하이웨이, 뤼순 등 여러 조차지들이 이미 있을텐데요.”
“아, 그건 저도 궁금했습니다.”
로버트도 서류를 가득 품에 앉은채 나를 바라보았다.
‘이유? 있지.’
상하이가 폭탄이거든.
그쪽 근대식 은행들이 무너지면 당장 청제국의 신식금융망이 멈춰버린다. 무엇보다도 총독들의 시선을 끌 수 있었다.
“이목을 끌어야하는 인물이 있습니다. 그 인물은 상하이에서 일이 터진다면 십중팔구 움직임을 보일 간교한 인물이죠. 땅에서 은을 케는데 눈 돌아갈 인물입니다.”
“누굽니까?”
뒤통수의 대명사.
청나라 배신의 아이콘.
줄타기의 신.
갖가지 칭호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청나라의 산동성 총독이자 신군의 사령관.
“위안스카이입니다.”
그가 군비경쟁이란 화약고에 불을 지를 것이다.
나는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콜라병을 집어 들었다. 뚜껑을 시원하게 땄다.
치익- 뽕!
“그럼 상하이에서 일이 터질 테니, 저흰 지켜보도록 하죠.”
슥 미소를 지었다.
우리는 그저 그림자속에서 미끼를 던질 뿐이다.
***
상하이.
교통은행 본사.
“성 대인. 경한철도에 투입될 자금들이 추가로 납입되었습니다. 호광총독께서 감사의 인사를 드리라고 선물까지 주셨습니다.”
회장실.
성선회는 미간을 찌푸리고 손으로 주물렀다. 나이가 드니 눈이 침침해졌다.
“베이징-한커우 철도의 완공까지는 얼마나 걸린다고 하던가?”
“호광총독께선 그 길이 탓에 2, 3년은 보고 계시다고 합니다. 대륙의 중앙에서 베이징까지 잇는 거대한 철도지 않습니까.”
“…..그래, 그럼 교통은행의 자금은 얼마나 남아있는지 보고하게.”
성선회는 최근 일본제국이 일개은행에 무너져내린 광경을 목도한 뒤로 하룻밤도 편하게 보낸 적이 없었다.
그의 눈두덩이는 거무스름해졌다.
“자금은 현재 은자로 100만냥정도 남아있습니다. 상하이통상은행과 대청은행을 포함하면 더 규모가 커질 겁니다.”
“아직은 통화스와프에 대한 연락은 없지?”
“예, 베드로 이사에게서 아무런 연락도 없습니다.”
성선회를 괴롭히고 있는 문제가 이것이다.
일본의 대장성을 무너뜨린 통화스와프란 이 끔찍한 무기는 계약서의 형태로 금고 속에 무더기로 잠들어 있었다.
‘심지어 유제한뿐만 아니라 무제한까지 골고루 섞여있으니 베드로 이사가 집행하는 순간 파산이다.’
언제 베드로 이사가 와서 통화스와프를 요구해도 막을 수 없었다. 계약을 맺을 때까지만 해도, 페소화가 하루아침에 폭삭 망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페소를 은화로 들고오지는 않겠지. 무조건 그 종이쪼가리 지폐를 들고올게 틀림없어.”
위안도 지폐와 은괴가 있다.
하지만 만약 작정하고 추심을 들어온다면 지폐고 은괴고 다 뜯어먹힐게 분명했다.
“젠장!!!”
쾅!
성선회는 목에 핏대를 세우고 으르렁거렸다.
호광총독에겐 말도 못했다. 우리가 지급불능이 될지도 모른다는 말을 감히 꺼낼 수가 없었다.
“내가 청제국 철도청의 장이란 말이다….!”
청제국의 신임을 받고 철도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았다. 호광총독과의 관계도 철도를 인연으로 거래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교통은행이나 타은행들도 그 특혜를 얻어 호광지역의 대형거래를 따내고 있었다.
“가뜩이나 의화단 그 천것들이 철도를 파괴하는 바람에 은자도 물처럼 세고 있는데 이게 무슨 낭패란 말인가!”
그런데 통화스와프가 목을 조르면.
다 끝이다.
“자네!”
“예!”
“지금 당장 양강총독에게 전화 연결하게. 아무리 생각해봐도 군대로 이걸 이겨낼수밖에 없을 것 같으니까! 당장! 은행 이사회도 소집하고!”
“예, 예!”
아직 베드로는 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 죽음의 사자가 통화스와프란 역병을 몰고 오는 순간. 청제국의 근대식 금융은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
안돼. 무력으로 막아야한다.
“한시가 급하다!”
일본을 집어삼키고.
청제국에 상륙할 거대한 태풍이 상하이 중국은행등을 위협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걸 지킬 수단은 안타깝게도 군대밖에 없었다.
그림자가 드리운다.
***
뿌우우-
일주일 뒤.
대만 가오슝.
미합중국 해군 임시군항.
“이게 드레드노트…..”
군항 부두.
세계해군의 패러다임을 바꾼 비대칭전력을 구경하기 위해 수병들이 기지에서 쏟아져나왔다. 일본 해상봉쇄를 위해, 3개월 전 대서양에서 파견된 드레드노트가 드디어 가오슝 항에 입항했다.
드레드노트는 평범한 전함의 3배정도 되는 압도적인 크기로 자신의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깡! 깡! 깡!
“다들 물러서! 드레드노트 정박해야하는데 지금 뭐하는거야! 헌병대에 잡혀가고 싶어!”
“아, 아닙니다!”
쏴아아-
그 거체가 물살을 헤칠때마다 평범한 군함과는 궤가 다른 중후한 물소리가 울린다. 우르르 몰린 수백명의 수병들은 가슴이 웅장해지는 것을 느꼈다.
거센 파도의 풍파가 옷자락을 할퀴며 머리칼을 휘날렸다.
“저게 드레드노트인가.”
끼이익.
하지만 막상 해군기지의 제독들은 수병들과는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예, 제독. 영국령 홍콩의 5함대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전드레드노트급 전함과 기함을 바꾸진 않을 예정이랍니다.”
“전드레드노트급의 스펙이 명백히 더 낮지 않나? 왜 드레드노트급을 기함으로 교체하지 않는거지?”
제독은 물고있던 시가를 손가락 사이로 끼웠다. 작전장교는 서류를 넘기며 브리핑을 이어나갔다.
“듀이원수께서 영국왕립해군과 딜을 하셨다고 합니다. 정확히는 존헤이 국무장관, 존롱 해군장관, 듀이원수께서 영국 왕립해군과 담판을 지으셨답니다.”
“쓰읍. 알아듣게 설명하게.”
“예, 왕립해군에게 3달간 드레드노트를 대여해주는 대가로 극동방어선을 더 넓혔답니다.”
“뭐라고?”
드레드노트를 대여?
내가 지금은 무슨 소리를 듣고 있는거지. 아니, 뭐 군함을 대여하는 경우는 왕왕 있는 일이라지만 드레드노트를 대여해준다고?
‘Bull shit…..’
툭.
성조기 대신 유니온잭이 펄럭이는 드레드노트를 떠올리자 제독의 손가락틈에서 시가가 떨어졌다.
“극동방어선을 넓혔다는게 대체 무슨 의미야. 알아듣게 좀 설명해봐.”
“아시잖습니까. 극동방어선이 극단적으로 저희 측 섬 해안가에 딱 달라붙어 있었는데, 그걸 넓혔다는 의미입니다. 롱-리처드 밀약을 개정했다고 하더군요.”
펄럭.
작전장교는 막대기를 들고 작전실에서 큰 지도 하나를 펼쳐들었다. 제독은 고개를 숙여 지도를 내려다보았다.
“원래 일본과 대만, 필리핀 해안가(coast)를 따라 이어진 극동방어선을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로 확장하게 허락해주겠다는 뜻입니다. 대서양처럼 공동해역으로 지정하겠답니다.”
“허락은 개뿔. 드레드노트가 얼마나 원했으면 조건이 이렇게 후해?”
물론 드레트노트가 해군의 로망을 자극하긴 한다. 하지만 조건이 너무 후하지 않나.
“한반도는 무슨 삼면의 바다를 다 감싸는군.”
“사실상 한반도의 영향력도 용인해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웨이하이웨이, 뤼순, 칭다오 등은 절묘하게 피해갔습니다.”
“절묘는 무슨 쥐파먹은 듯이 갉아냈구먼. 그나저나 트러스트들이 아주 환호성을 내지르겠어. 청제국으로의 육상수송루트가 활짝 열렸으니.”
“그렇겠죠.”
하지만 제독의 눈쌀은 오히려 더 찌푸려졌다.
“그런데 라이미 그 개같은 놈들은 왜 우리 드레드노트를 탐내는 거야? 대체 어디에 쓰려고.”
“음.”
작전장교는 침음성을 흘렸다.
어디까지 말해야되나 머릿속으로 가늠하다 포기했다. 그도 사실 왕립해군의 광기를 이해하지 못했다.
“이거 극비사항입니다만.”
“자네, 지금 나랑 몇년째인지 아나? 나 입 무거우니까 빨리 말해봐.”
“후, 유사시 상하이에서 무력시위를 하겠답니다. 의화단이 자국민을 해쳤으니 구제하겠다는 명분으로요. 의회에서 법안이 계류중인데 현재 보어전쟁의 전황이 악화돼 곧 빠르게 통과될 거라고 합니다.”
“뭐? 잠깐만. 어디?”
“상하이(Shanghai). 제대로 들으셨습니다.”
작전장교의 충격적인 답변에 제독의 눈동자가 거세게 흔들렸다.
그렇게 디트로이트의 조커가 상하이를 향해 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