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334)
“독일제8군이 북서전선군을 다시 방어하고 있습니다. 철통방어가 이뤄지고 있고, 독일북부는 뚫리지 않고 있습니다.”
독일제8군.
힌덴부르크와 루덴도르프는 이빨 꽉 깨물고 밀려드는 러시아제국군을 막아내고 있었다. 독일제국 제8군이 프로이센왕국 주변에서 막아내야 독일제국 제9군이 마음놓고 아제르비이잔을 먹을 수 있었다.
아제르바이잔을 먹기전에 우선 돈바스 석탄지대부터 집어삼켜야했고.
“우크라이나 최동부, 돈바스 석탄지대까지 전진완료했습니다.”
결국 독일제국군은 자원을 갈아넣어, 동부 우크라이나까지 밀어버렸다.
아무리 러시아제국군이 인적자원을 집중시켜도, 독일제국군은 뾰족한 창처럼 군대의 첨단을 집중시켜 돌파해버렸다.
독일제국 제8군은 이제 하나의 창끝처럼 아제르바이잔까지 치고내려갈 분위기였다.
“다만 예상외로 크림반도의 요새화가 진행되어 점령이 늦춰지고 있습니다. 러시아제국군이 크림반도만큼은 빼앗기지 않기 위해 온갖 무장들을 뿌려놨습니다.”
“요새화는 이상할건 없군.”
콘크리트를 쏟아붓고 진지를 구축하고, 침호전을 벌써 2년을 넘게 상대해온 독일제국군에게 요새정도는 이제 귀여웠다.
하지만 단순하면서도 단단한 콘크리트 요새들은 마경으로 변모했고, 크림반도를 독일제국에 결코 허용하지 않았다.
“젝트, 크림반도의 교통상황은?”
“크림반도와 러시아제국간 가교가 부설되었고, 육안으로만 판단했을땐, 철도로 열차가 운행될 수준이라고 합니다.”
“육안으로?”
“요새화된 후방을 관찰한 결과물이라 그렇습니다. 다만, 열차까지 운영하려면 시일이 꽤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크림반도.
크림전쟁 이후로 이곳을 되찾은 러시아제국군은 목숨을 태워서라도 다시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들이 불리해졌다.
러시아제국군은 크림반도를 못먹을바엔 차라리 마경으로 만들어버리겠다며, 지뢰나 콘크리트를 있는대로 쏟아부었다.
인외마경.
어려운 전쟁이 예고되었다.
“다만 동부전선의 전황자체는 긍정적입니다. 우크라이나 동부지역까지 집어삼켰고, 최전선 부대에서 돈바스 석탄지대를 점령해 석탄생산량을 접수했다고 보고를 올렸습니다.”
“석탄이 부족할 일은 없어졌군.”
돈바스 석탄지대.
전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석탄지대였고, 프랑스공군에게 제공권을 빼앗겨 사실상 라인란트 공업지대를 상실한 독일제국군에게 돈바스 석탄지대는 매마른 사막 속 오아시스였다.
덕분에 당분간 석탄부족이 해결되었다.
“하지만 기뻐하기엔 이릅니다.”
젝트는 마켄젠의 희망을 경계했다.
물론 독일제국군에게 전황은 유리했지만, 미래전망까지 밝지는 않았다.
러시아제국군의 인해전술은 징그러울 정도였다.
“러시아제국군의 병력손실은 어마무시합니다. 저희 독일제국군의 4, 5배의 병력손실을 평균적으로 누적시키고 있습니다.”
“좋은 소식 아닌가?”
“그런데 병력수가 그대로입니다.”
“……???”
마켄젠은 고개를 기울였다.
이윽고 뭔가 잘못들었다는 듯 고개를 털고는 다시 젝트를 바라보았다.
“잠깐, 잠깐. 내가 잘못들은 것 같네만…..”
“죄송합니다만, 사령관님은 정확하게 들으셨습니다. 실질적인 전선에서 움직이는 러시아제국군의 병력은 변함이 없습니다.”
“진짜?”
“예, 진짜.”
이번 러독전쟁에서 러시아제국군은 벌써 200만명의 사상자를 돌파하고 있었다. 독일제국군과 1:5정도 교환비를 쳐맞으며 빌빌거리고 있었다.
“최전방은 오히려 소폭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인해전술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동부전선의 최전방의 경우, 10명이 죽으면 20명이 보충되었고, 20명이 죽으면 바로 다음날 40명이 보충되었다.
“러시아제국군의 무장상태는?”
“이런말씀 드리기 정말로 죄송합니다만, 러시아제국군의 무장상태는 날이갈수록 좋아지고 있습니다.”
러시아제국 혼자만의 여력일까?
어니, 그럴리가.
러시아제국에게는 신대륙의 든든한 우방이 존재했다.
“미국공업벨트에서 대량생산으로 쏟아진 저가형 공업품들이 대량으로 쏟아져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런 맙소사.”
결국 총력전은 총력전이었다.
독일제국군은 산업역량과 인적자원을 아낌없이 갈아넣었지만, 러시아제국군의 인적자원은 비교할수도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
독일제국군 장성들의 전술적 기교들이 인민의 파도에 쓸려나갔다.
“이거….당장은 공세속도도 점점 늦춰지고 있고, 크림반도는 점령하지 못했는데, 러시아제국군은 점점 병력을 증강시키는군.”
“예, 시간을 길게 끌수록 저희가 불리해집니다. 속전속결로 아제르바이잔까지 점령해버린뒤, 상트페테르부르크나 모스크바를 포위해 러시아제국의 항복을 받아내야합니다.”
아제르바이잔의 바쿠유전.
석유자원까지 확충된 이후에 본격적으류 러시아제국군을 밀어붙이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독일제국군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식량은 체르노젬 흑토지대, 석탄은 돈바스 석탄지대에서 확보했으니, 폭발적으로 밀어붙이는 수밖에 없었다.
이젠 타임어택이었다.
“베를린참모본부도 머리가 복잡하겠어.”
양면전선.
독일제국은 전쟁장기화로 하루하루가 늦춰질수록 점점 더 승리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애초에 프로이센군은 속전속결, 단기결전에 특화된 군대였으니까.
***
“독일중앙은행, 라이히스방크가 이번 독일국채발행시장에서 독일국채 대부분을 매입했습니다. 국채를 매입하면서 마르크화를 대량으로 정부에게 공급했고, 정부는 재정을 확충하고 있습니다.”
베를린참모본부..
총력전체제로 접어들자, 독일제국 국무회의도 베를린참모본부의 통제하에 진행되고 있었다.
오직 전쟁만을 위한 국가.
독일제국군은 군국주의적 전시경제를 운영하고 있었다.
달칵.
막스 독일재무장관은 안경을 치켜올렸다.
“독일재정은 아직 튼튼합니다. 라이히스방크는 이대로 독일국채를 소화할 충분한 여력이 남아있고, 물가상한제를 운영함으로서 인플레이션도 최소한으로 줄이고 있습니다.”
마르크화는 동맹국 내부적으로 블록화되어버렸고, 그탓에 계속해서 마르크화 수요가 돌고 있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과 이탈리아왕국은 저희 독일제국의 지원을 받는 상태입니다.”
독일국채 발행량은 매번 사상최고치를 갱신했다. 독일정부는 최대수요자로 독일경제에 등판했으며, 재정정책으로 전쟁경제에 필요한 설비투자와 전쟁산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독일제국 내부공단에서 대량공급을 하면, 독일군부가 대규모수요로 공급량을 소화한다.
전쟁경제로 내수시장을 마구돌리고 있었다.
“좋은것인가?”
“예, 슐리펜 참모총장님. 현재 독일정부가 전쟁경제를 유지하려면 두가지 방법밖엔 없습니다. 수출을 대폭확대하거나, 내수시장을 성장시키는 방법입니다.”
“전쟁물자 수출은 동맹국이 뒷받침해주고 있고, 내수시장은 독일정부가 대규모 재정지출로 견인한다는 말이군.”
“예! 정확합니다.”
슐리펜은 어렴풋이 현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국채를 마구잡이로 찍어내 독일내수시장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술리펜은 군부인사였고, 그가 이해한 내용은 딱 여기까지얐다.
그래서 독일경제는 잘된건가?
“그럼 별다른 문제는 없나?”
“문제는 많습니다. 현재 독일정부는 감당하지 못할 부채를 국채로 마구잡이로 찍어내고 있으니까요. 독일정부가 갚아야할 이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독일국채는 만능이 아니다.
라이히스방크가 지속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있지만, 국채를 찍어내면 찍어낼수록 독일정부가 지속적으로 지불해야할 이자가 계속 쌓여 점점 늘어난다.
현 국채생산속도로는 전후 독일정부는 이자지급만으로 파산할수도 있었다.
“즉, 현재의 전쟁리스크를 미래로 밀어버리는 재정정책입니다. 나중에 독일경제는 다이너마이트처럼 한번에 터져나갈겁니다.”
독일국채를 대량으로 찍어냈으니, 돌아오는 만기까지 계속 이자를 지급해야한다.
막스 재무장관은 경고했다.
“아직 길다란 다이너마이트 심지에 불만 붙은 상황이죠.”
경제적으로 예고된 재앙이지.
하지만 그렇다고 독일정부가 마냥 비관할 일은 또 아니었다.
“뭐, 다행히 대부분 마르크화 국채인데다, 대부분 국채물량을 중앙은행인 라이히스방크가 들고 있습니다. 즉, 일단 조폐기를 돌리면 1차적인 문제는 해결됩니다.”
“…..그럼 문제없잖은가?”
“아니, 조폐기를 미친듯이 돌리는데 문제가 없긴 왜 없습니까?”
막스재무장관은 심각해졌다.
“그만큼 마르크화가 더블로 시중에 풀리게될겁니다. 당장 물가상한제를 적용해 인플레이션을 막고 있지만, 최대 3년짜리 단기정책입니다.”
“3년이후엔….”
“3년도 길게잡았습니다. 딱 1년만 흘러도 독일제국 내 물가가 망가지고, 초인플레이션으로 환율이랑 물가가 오버슈팅할지도 모릅니다.”
초인플레이션.
이대로면, 전쟁 후 마르크화가 쓰레기로 전락한다는 밀이었다. 인플레이션은 물가를 통제한다고 잡을 수 있는게 아니다.
살을 깎는 불황 혹은 공황이 동반된 이후에나 겨우 해소되는 최악의 금융이벤트였다.
“……이런.”
베를린 참모본부는 조용해졌다.
일단 독일정부의 장관들은 대략 얼만큼 심각한 일인지 감을 잡았고, 표정이 썩어문들어지기 시작했다.
“……?”
하지만 군부인사들은 좀 온도차가 있었는데, 슐리펜 참모총장과 일부참모들은 ‘대략적’으로 알아들었지만, 얼만큼 심각한 일인지 감을 못잡았다.
막스재무장관은 그 소름끼치는 온도차를 느꼈다. 제일 중요한 놈들이 이해를 못했다.
그럴땐 마법의 단어가 있지.
“쉽게말해, 이번 전쟁이 끝나면 마르크화는 화장실에서나 쓸 휴짓조각으로 전락할 것이고, 독일제국은 공황속에서 해매야할 것입니다.”
“아니, 재무장관. 전쟁배상금을 두둑히 뜯어내면 되는 것 아닙니까?”
참모장교중 한명이 질의했다.
하지만 이미 독일제국은 총력전태세로 넘어갔고, 전쟁배상금만으로 원상복귀하기엔 너무 먼길을 돌아왔다.
“살인적인 전쟁배상금으로 자본을 해결할 수는 있겠지요.”
긍정했다.
대량의 전쟁배상금을 뜯어내면 어느정도 경제적 안정을 도모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이고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전쟁후 인플레이션은 필연적이고, 전쟁에서 복귀한 남성들로 수요는 폭발할 것입니다. 당연히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겠지요.”
그래, 인플레이션이 문제였다.
“전쟁물자를 찍어낸 공장들은 일반공장으로 되돌리는데 드는 기간은 2년정도. 그동안 일반물품 공급이 막힙니다.”
“공급은 사라지고, 수요만 대량으로 폭발한다?”
“예.”
그게 인플레이션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촉발시킬 방아쇠가 이것만이 아니지 않은가.
“전쟁후 수요공급의 연쇄작용 속에서 마르크화 까지 폭락했으니, 급격한 인플레이션 쇼크로 독일경제는 골로갈겁니다.”
펑.
다같이 죽는 것이다.
“그걸 우리 경제학자들은 초인플레이션이라 부르기로 약속했습니다.”
초인플레이션.
아무리 독일제국은 승전국으로 군림한들, 결코 감당할 수 없는 지옥문이 멀리서 기다리고 있었다.
국무회의에 참석한 베를린 참모장교들은 저도모르게 꿀꺽 침을 삼켰다.
“단기결전.”
텅-
슐리펜이 두터운 손톱으로 책상을 두드렸다.
“답은 단기결전이군.”
“정확합니다.”
단기결전.
프로이센왕국 시절부터 내려오는 유구한 대전략이자, 독일군의 구조적인 특징이었다.
속전속결 이외에 방법은 더이상 독일제국에게 남아있지 않았다.
“속전속결로 끝내는데 실패한다면, 독일제국은 승패여부와 상관없이 파국을 맞이할 겁니다.”
예정된 파멸.
촉박한 타임어택의 초시계가 쨰각째깍 돌아가기 시작했다.
***
“장관님께선 독일경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미국재무부.
파운드화 쇼크와 달러 초강세로 기자회견을 진행하던 중, 독일제국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나는 슬쩍 입꼬리를 비틀었다.
펑-! 펑-!
곧 사방에서 카메라 플래쉬가 터졌다.
“뭐….글쎄요.”
독일경제라.
독일제국은 양적완화도 제법 유연하게 실시하고 있었고, 나름대로 동맹국 경제블록을 쌓고 있었고, 파운드화와 완벽히 분리된 상태라 쇼크도 덜 받긴 했다.
그런데 그놈들은 지금 경제를 생각할때가 아닐텐데.
“무의미한 주제는 스킵하겠습니다. 더이상 질문 없으십니까?”
대답을 원한다면.
‘독일제국’의 경제는 이미 내 안중에도 없었다.
미군참전과 3선이 내 제일큰 관심사였고, 이런 대형이슈들과 비교해서 독일경제는 그저 휩쓸리는 피라미에 불과했다.
다행히, 더이상 질문은 없었다.
“없으시면 기자회견은 이걸로 마치겠습니다.”
나는 매우 바빴다.
이제 오늘부로 미국은 전세계를 휩쓸어버린 대전쟁을 끝낼 토대를 닦았다.
이젠 고립주의란 사슬을 벗어던진 거인이 움직일 시간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