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woke up, the world turned into a game! RAW novel - Chapter 12
4. 던전찾기(1)
자리를 털고 일어나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타고 북한산으로 이동했다.
택시기사의 지구가 망조에 든 게 분명한데 이렇게 일을 해야 하는 게 맞는지? 일을 안 하면 먹고 사는 건 어쩌나? 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북한산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뭔가 조언을 해줄 수는 있겠지만 믿을지도 미지수고 어차피 바리움으로 변해 불사의 축복이라며 자랑하는 자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사회가 엉망이 된다.
물론 국가와 사회가 유지되는 곳도 많지만 무너져 아비규환이 되는 곳도 심심찮게 생기게 된다. 특히, 중동이나 아프리카 쪽은 그 현상이 두드러졌다.
한국은 그래도 사회가 유지되긴 한다.
정확히는 대한민국 이라는 국가는 무너지지만 그 자리를 기업들이 차지했고 길드의 시초가 되는 그 기업들이 일정 영역을 차지하며 강력한 통제력을 행사하며 나름 안정을 유지했다.
“서울은 그래도 선빈 그룹이 장악했지.”
그전에도 선빈 그룹은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이고 인천과 서울을 포함한 경기도 일대를 장악했다.
선빈 그룹은 그룹 내에 37개의 타격대를 운영하며 경기도 일대의 필드의 몬스터를 몰아내고 인간의 영역을 유지했다.
물론 가끔 등장하는 보스 몬스터들 때문에 완벽하게 영역을 유지 하는 건 불가능했지만 그래도 노력을 한 게 선빈 그룹으로 그랬기 때문에 나 같은 일반인도 삶을 연명할 수 있었다.
한창 힘을 쓸 때는 밑으로 대전까지도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그 당시 나도 선빈 그룹의 일을 하며 일당을 받으며 하루하루 연명했다. 뭐, 대우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부산 쪽의 영공길드의 모태인 영공그룹이 바리움이 되지 못한 사람들을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노동력 착취 등 노예 부리듯 한 것에 비하면 굉장히 양반이었다.
그러다 운 좋게 돈 게이트가 근처에 형성되어 3년 만에 바리움이 될 수 있었다.
그 후로 직접 몬스터를 사냥하고 파티사냥 및 골덴링을 내고 던전을 이용하면서 점차 새로운 사회에 익숙해져갔다.
“이강찬 그 개자식만 안 만났으면 별일 없었겠지.”
그러다 만난게 이강찬 이었고 그 만남으로 인해 새로운 삶을 시작한 게 지금이다.
“잠깐만… 오히려 고마워해야하나? 그자식이 아니었으면 리셋의 바다에 빠지지 않았을 테니까. 아니지.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아. 이강찬 기다려라. 네놈은 내가 박살내주마!”
다시 한 번 이강찬에 대한 분노를 확인하며 북한산을 올라 정상 백운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는 옥탑방 근처로 가끔 이용했고 회귀 전에 수시로 이용한 던전이기에 눈 감고도 찾아갈 정도로 익숙했다.
“그나저나 전혀 힘들지 않군.”
현재 난 힘과 민첩, 체력 각각 1220의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회귀 전의 576레벨일 때보다 힘, 민첩, 체력에 관해서는 전부 지금이 높다.
물론 그때는 파이어 계열 마법사라 정신력과 지력 쪽에 스탯포인트 투자를 많이 해서 그러기도 하지만 그래도 0레벨에 576레벨 때보다 더 높은 스탯포인트 총량을 가지고 있고 더욱이 직접 신체적인 부분에 영향을 주는 힘, 민첩, 체력은 더 높다는 건 매우 고무적으로 다가왔다.
“한번 달려볼까?”
가장 가파른 코스인 백운대 코스를 평지 달리듯 뛰어 올랐다.
호흡하나 가빠지지 않는다는 만족감에 1시간30분 코스를 30분 만에 도달했다.
“좋아. 이래서 신체적인 부분에 스탯을 많이 투자하는군.”
직접 몸을 움직이는 힘, 민첩, 체력이 올라가자 느껴지는 만족감이 정신력, 지력을 올린 마법사와는 전혀 달랐다.
몸을 하나하나 움직이는데 거침이 없고 마음먹은 대로 원활하게 움직이는 육체에 상당히 즐거웠다.
“자 그럼 던전을 확인해 볼까나.”
북한산 정상의 백운대의 끝자락에 위치한 던전의 입구.
수십 번을 왔다 갔다 하며 이용한 던전이기에 아직도 머릿속에 그 위치가 생생했다.
“뭐지?”
하지만 아직 미개봉 던전을 뜻한다는 아주 미세한 공간의 일렁거림도 없고 이미 누군가 확인했다면 던전의 출입문임을 드러내는 입구조차 없었다.
“여기가 확실한데?”
분명히 있어야할게 없는 현 상황에 황당해하며 기억을 다시 확인 해봐도 이곳이 확실했다. 초반에 가장 유용한 하급던전.
선빈 길드에서 갓 바리움이 된 자들을 위해서 무료로 오픈한 던전. 그래서 북한산 던전 주변은 항상 붐볐고 초보들에게 아이템을 팔기위해 보따리상들이 주변을 꽉꽉 메운 그곳이 확실했다.
“내 기억이 잘못된 걸까? 아냐! 다시 생각해도 여기가 확실해. 그럼 뭐가 달라진 거지?”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백운대 이곳저곳을 훑어봤다.
달라진 신체 변화로 나무를 타며 2시간 넘게 백운대를 훑어봤지만 전혀 던전의 위치를 발견하지 못했다.
털썩.
백운대 정상에서 힘없이 주저앉았다.
“기억은 확실해. 그럼 왜 없냐가 중요하지.”
가방에서 노트를 꺼내들었다.
첫째, 아직 던전이 생기지 않았다.
“가능성이 있어. 몬스터도 약 8개월이 지난 다음에 등장했으니까.”
둘째, 던전의 위치가 변했다.
“음… 이것도 가능성이 있긴 하지.”
기억하는 서울의 상점의 원래 지점장은 3미터가 넘는 키를 가진 뚱뚱한 이고르였다. 하지만 오늘 확인한 지점장은 안톤이라는 꼬마애였다.
“하… 첫 번째라면 괜찮은데 두 번째는 꽝인데.”
첫 번째의 8개월 뒤에 던전이 생긴다면 그래도 기억하는 던전의 위치를 적어놨기에 다는 아니어도 몇 개의 던전의 최초 발견자가 되는 건 가능했다. 하지만 두 번째의 던전의 위치가 변했다면 이건 모래사막에서 바늘 찾기가 된다.
“후우~”
크게 한숨을 내뱉었다. 물론 던전을 꼭 찾아서 보너스를 챙겨야 할 만큼 나의 상황이 나쁘지는 않다.
오히려 던전따위는 무시해도 될 만큼의 여유로운 상황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어차피 8개월간의 여유기간이 존재했고 공짜로 얻을 수 있는걸 마다할 필요가 없기에 던전 찾기는 필수였다.
탐색이라는 스킬이 없는 게 아쉬웠다.
탐색이라도 있으면 더 쉽게 던전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공짜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 24억 골덴링짜리 대적자를 놔두고 고작 몇 만 골덴링도 하지 않는 탐색을 선택 할 수는 없었다.
아직 미개봉 던전임을 뜻하는 미세한 공간의 일렁거림은 자세히 집중해서 살피지 않는 한 절대 찾을 수 없다.
나는 던전의 위치를 정확히 기억하기에 바로 찾아왔지만 미개봉 던전이라면 던전의 정확한 위치를 모르면 바로 옆에 있어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지나칠 수 있다. 아니, 그냥 지나치는 게 일반적이다.
“좋아. 아직 확실한건 없어. 던전이 안 생겼을 가능성도 있고 위치가 바뀌었을 수도 있어. 아니면 내가 발견을 못했을 수도 있고. 어차피 할 것도 없어. 샅샅이 뒤져보자. 이대로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쉬워.”
나무를 뛰어다니며 대충 훑어보던 아까와는 달리 백운대 꼭대기 정상에서 원을 그리고 마치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세세하게 훑어보며 내려왔다.
“후우… 여기까지인가?”
세세하게 훑어보다보니 생각보다 백운대가 너무 컸다. 채 5%도 훑어보지 못하고 해가 지는 것을 지켜봤다.
“우선 돌아가서 다시 오자. 이렇게 찝찝하게 끝낼 수는 없어.”
늦은 밤의 백운대는 가파른 길로 위험하지만 지금의 나에겐 전혀 위험이 없었다. 오히려 올라갈 때보다 더 쉽게 미끄러지듯 내려왔다.
택시를 타고 집 근처까지 돌아왔다. 곧바로 집에 들어갈려다 오랜만에 고기를 먹기 위해 근처의 고기집에 들어갔다.
바리움으로 변한 지금이 오히려 더 신경 쓰게 된다. 왜냐하면 직접적으로 상태가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어서 오세요.”
수많은 가게들은 여전히 정상적으로 영업 중이었고 손님들도 여려 있었다.
“몇 분이신가요?”
“저 혼자입니다.”
“혼자 오셔도 2인분 이상 시키셔야…”
“삼겹살 7인분이요.”
“네? 혼자 아니세요?”
“혼자 맞습니다. 걱정 마시고 주세요.”
바리움으로 변하고 좋은 점 중 하나는 아무래도 아무리 먹어도 다이어트가 필요 없다는 점 일 것이다. 그리고 체력이 높을수록 상당히 많은 음식을 먹고 거북함보다 오랫동안 든든함을 느낀다는 장점도 있었다.
“네. 알겠습니다.”
자리에 앉아 음식들이 세팅되는 사이에 홀 가운데에 있는 텔레비전에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생방송으로 방송 중이었는데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이 화면에 나오고 있었다.
[국가는 이번 사태를 과학적으로 분석 중에 있으며 다각적인 방향으로 심도 있게 논의 중입니다. 이번 사태를 사회적으로 불안감 조성 및 폭란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원천적으로 막을 것이며 국민 여러분은 일상생활을 영위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가는 사회가 절대적으로 안정적이게 운영될 수 있도록 공권력을 투입하는데 망설임이 없을 것이며 필요하다면 군. 경을 투입하여 강력한 통제력으로 질서를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현 시간부로 물가를 지금 가격으로 동결할 것이며 사재기 및 유언비어 유포에 대해서는 엄벌에 처할 것입니다. 기업과 공장은 정상적으로 물품을 생산하고 소비자는 마트와 시장을 통해서 언제나처럼 손쉽고 빠르게 원하는 물품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국회 또한 사회적 안정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최대한 빠른 입법절차를 통해 필요한 법을 제정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국민 여러분께서는 절대 이번 사태에 동요되지 마시고 경제활동과 일상생활을 평소와 같이 영위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