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woke up, the world turned into a game! RAW novel - Chapter 156
52. 첫??
“죽어라!”
“늑대의 포효!”
“이미 다 끝난 마당에 순순히 모가지나 내밀어라. 그럼 고통 없이 죽여주마.”
“맞아. 더 이상 헛심 쓰지 말자고.”
“닥쳐라. 날카로운 송곳니!”
“불타는 채찍.”
“아이스 링.”
“철벽!”
지칠 만하고 포기할 만 했지만 늑대 인간 일족은 멈추지 않았다.
옆의 동료가 한명 한명씩 쓰러져도 오로지 돌진뿐이었다.
그것 외에 선택지는 없으니까.
그리고 보여줘야 하니까. 이지원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아니, 오히려 늑대 인간 일족에게 불리했다.
왜냐하면 중앙에 미소를 지으며 우두커니 있는 포식의 군주의 패시브인 포식의 저주는 아직도 유효했으니까.
빌어먹게도.
그렇게 늑대 인간 일족은 차례대로 죽어갔다.
아무리 굳건한 의지와 결의가 있다 해도 눈앞의 현실은 암담했다.
물론 늑대 인간 일족에게만.
“크크크. 급속 흡수!”
포식의 군주는 자신의 주변에 펼쳐지는 전투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관심은 오로지 이지원뿐.
[급속 흡수가 진행됩니다.0%… 1%… 2%… 3%…]
느리다. 상당히 많이.
거기에 일반 흡수도 아닌 급속 흡수다.
하지만 그래서 포식의 군주의 입가에 걸친 미소가 더욱더 짙어졌다.
왜냐하면 흡수가 느리다는 것은 그만큼 가진 것이 많다는 뜻이기에.
지금까지 그랬다.
별 볼일 없는 자들은 흡수가 무척 빨랐고 신리움 혹은 대적자 스킬 보유자 같은 특별한 능력은 가진 자들은 느렸다.
그리고 이지원은 그중에서 가장 느렸다. 포식을 했던 신리움보다도 더.
“크크크. 좋아. 좋아. 이 정도는 충분히 기다려 줄 수 있다고.”
포식의 군주는 입맛을 다시며 느리게 진행되는 급속 흡수를 지켜봤다.
[급속 흡수가 진행됩니다.96%… 97%… 98%… 99%… 100%]
그리고 떴다. 100% 완료가.
“확인!”
마음 같아서는 이지원의 모든 능력을 흡수하고 싶었다. 전부 추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그게 됐더라면 자신은 진즉에 이 지구의 지배자가 됐을 것이다.
이지원에게도 꼴사나운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고.
흡수와 추출에도 한계와 제한이 있다. 그래서 신중해야 한다.
이지원은 특히 더. 보여준 능력을 생각하면 탐나는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닐 테니.
그리고 드디어 기대하고 기대하던 이지원의 능력들이 나타났다.
“…….”
그리고 순간 표정이 굳어졌다. 입가에 가득 머금던 미소 그 자체로.
왜냐하면 지금까지 봤던 것과는 천지차이기에.
물론 직접 상대해봤기에 뛰어나다는 것을 안다.
스스로도 인정한 닭도 꿩도 아닌 봉황.
그래도 어느 정도 예상한 범위란 게 있다.
하지만 지금 보이는 능력창은 포식의 군주 자신이 상정한 예상 범위를 넘어섰다. 그것도 아득하게.
-이지원
1. 스탯포인트
힘: 15324+1235 민첩: 11001 체력: 11001
정신력: 1348 지력: 1348
2. 스킬
-대적자
-샤만코의 욕심쟁이
-전사의 용맹한 정신
-마나 변환
-심판자의 철퇴
-변형된 균등
3. 특성
-모든 상태이상 면역
-파괴신의 파편]
“뭐야?”
순간 나타난 능력창에 포식의 군주는 버그 같은 것이 발생한줄 알았다.
왜냐하면 상식적으로 절대 불가능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능력창이 나타났으니까.
그동안 수많은 포식을 진행했다.
물론 그 속에는 흡수를 하지 않고 단순 소화로 그냥 살덩어리로 만든 자들도 부지기수였지만 이름깨나 있는 자들은 흡수를 했다.
하지만 그들 중에 이와 비슷한 능력창을 보인자들은 아무도 없었다.
아니, 이것의 반의 반 수준을 보여준 능력창도 없었다.
“이지원 이놈 도대체 뭐야? 정말 바리움이 맞는 거야? 사기는 이놈이 사기잖아! 아이템으로 증가한 스탯포인트나 버프 같은 것이 전부 제외됐는데 이게 가능해?”
당연하지만 포식의 군주의 능력은 상대방의 스탯포인트나 스킬 같은 것을 빌려오는 거지 아이템으로 증가한 스탯포인트나 스킬 같은 것에는 전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아이템은 포식의 대상이 아니니까.
즉, 저게 순수한 능력치다. 아이템으로 증가한 모든 것을 제외한.
더욱이 애초에 흡수가 불가능한 능력은 나타나지도 않고.
그렇다고 반대로 능력창에 나타났다고 모두 흡수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일례로 대적자. 능력창에 떡하니 존재하지만 대적자는 단 1의 흡수도 불가능하다.
대적자에 파생된 특성 모든 상태 이상 면역도.
이미 충분한 실험을 해봤다.
“어… 어쨌든 좋아! 지금은 내 뱃속에 있는 거니까. 추출 파괴신의 파편!”
처음부터 노리던 목적이었다.
가장 욕심내던 것이기도 하고.
[파괴신의 파편을 추출합니다.0%… 1%…]
“크크크.”
파괴신의 파편으로 더 강해질 거라는 생각에 포식의 군주가 크게 웃었다.
그러다 금세 웃음을 그쳤다.
이지원의 스탯포인트들을 보고.
“그나저나 이 스탯포인트는… 정말 말이 안 되는군. 어떻게 가능하지?”
스탯포인트를 얻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당연히 레벨업이다.
이게 가장 확실하고 보편적인 방법.
하지만 그것으로 설명하기에는 지나치게 많다. 지나치게.
“초반에 던전 찾기 보너스도 있을 테고, 여러 가지 퀘스트 보상도 있을 테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더군다나 힘은 추가 되지 않고 따로 표기된 1235개는 뭐야?”
이지원은 지금껏 흡수해 확인했던 수많은 자들의 능력창과 달라도 너무나 달랐다.
스킬마저도 생전 처음 보는 것들이 있었다.
샤만코의 욕심쟁이에 심판자의 철퇴 같은 것은 생전 처음 보는 스킬들이었다. 들은 적도 없고.
그렇게 신기한 시선으로 이지원의 능력창을 확인 하는 사이 포식의 군주는 자신의 내부에 다른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
포식. 먹는 행위다.
먹으면 따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저절로 소화가 된다. 소화가 되고 남은 찌꺼기는 모여서 배출되고.
즉, 포식은 이런 일련의 행동들이 전부 포함된 영역이다.
절대 포식.
그래서 이지원은 절대 포식에 당한 순간 이런 일련의 과정을 모두 겪었다.
자신의 의사와 의지를 전혀 피력하지 못한 채.
그리고 생명력이 0이 되는 순간이 포식의 군주의 포식과 흡수가 마무리된 순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변화가 발생했다.
포식의 영역에 포함되지 않는 아이템중에 한 가지가 스스로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만들어냄으로써.
신화 길드에서 받은 아이템.
바로 8등급 불꽃의 심지가 깃든 팔찌가.
[불꽃의 심지가 깃든 팔찌(8등급)절대 꺼지지 않는 영원히 불타오르는 불의 심지가 미약하게 담긴 팔찌이다.
아주 가느다랗고 미약한 심지이지만 영원히 불타오르던 불에서 튕겨져 나왔기에 절대로 사그라지지 않는다.
-모든 스탯 포인트 100씩 증가
-체력 500 증가
-생명력이 0 이하로 떨어지는 피해를 입을시 그 피해를 무시하고 전체 생명력의 35%를 즉시 회복한다.(마지막 불꽃(활성화중) : 한번 사용되면 30일간 비활성화 상태가 된다. 30일이 지나면 다시 활성화 상태로 변한다.)]
그리고 활활 타오르던 불꽃은 다시 사그라졌다.
마지막 불꽃이 활성화 중에서 비활성화 중으로 바뀐 채.
“응? 뭐야? 왜 사라져?”
포식의 군주는 이것저것 살피는 와중에 이지원의 능력창이 사라지자 당황해 외쳤다.
한 번도 발생한 적 없고 경험한 적도 없는 일이니까.
그리고 그때 메시지가 울렸다.
[소화를 진행 중입니다.]“뭔 헛소리야? 소화를 끝냈으니까 흡수 단계로 넘어간 거잖아?”
자신의 능력은 포식을 시작하면 자동으로 소화가 진행된다.
그리고 급속 흡수는 소화를 빠르게 촉진시키는 행위이고.
능력창이 눈에 보였다는 것 자체가 소화를 끝냈다는 뜻이다.
다시 소화를 할 일이 없다. 끝냈으니까.
“능력창 확인.”
당황한 포식의 군주가 아무리 외쳐도 다른 변화는 발생하지 않았다.
오직 소화를 진행 중이라는 메시지 말고는.
“씨팔! 이지원 이놈은 도대체 뭐야?”
또 이지원이다.
끝났다 싶으면 변수를 만들어내고 발생시킨다. 지금처럼.
순간적으로 정신을 번쩍 들었다.
“뭐야? 여기가 어디지? 절대 포식으로 분명 포식의 군주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것까지 기억이 나는데?”
사방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느껴지는 게 없고.
마치 오감이 전부 단절된 것 마냥.
하지만 그 와중에 분명 느껴지는 것이 하나 있었다. 단 하나.
우걱우걱.
무언가가 무언가를 먹는 느낌.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들리지도 않는다.
저 우걱우걱 이란 표현도 보거나 들어서 아는 것이 아니다.
그냥 느낌.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분명 그게 느껴졌다.
우걱우걱.
그리고 그 소리가 굉장히 신경이 거슬렀다.
왠지 무언가가 내 것을 먹는다는 느낌에.
주인인 내 허락도 없이.
“닥쳐!”
우걱우걱.
“그만 쳐 먹으라고!”
우걱우걱.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상황.
저 무언가가 내 목 아래까지 먹어 치웠다 해도 알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고.
하지만 분명 무언가를 먹어치운다. 그것도 내 것을.
“이 개자식아! 그만 쳐 먹으라고!”
내가 지금 내뱉는 말이 실제로 밖으로 터져 나오는지도 의문인 상황.
절대 포식에 내 의사와 의지에 상관없이 놈의 아가리로 빨려 들어왔다.
그리고 또 내 의사와 의지에 상관없이 무언가가 내 것을 먹어 치운다는 생각에 분노가 치솟았다.
당장 저 우걱우걱 소리를 내는 무언가를 잡아 아가리를 찢고 싶다는 간절한 생각만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거기에 아가리를 찢어서 양손에 붙잡고 바닥에 패대기쳐서 백번이고 천 번이고 넝마가 될 때까지 짓밟고 싶었다.
분노로 가득찬 머릿속에는 오직 그 생각밖에 없었다.
우걱우걱.
으드득. 빠드득.
우걱우걱 소리에 맞춰 이를 갈았다.
이가 전부 마모되고 부서져 사라져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저놈처럼 입이라도 움직인다면 먹어 치우고 싶었다. 먹어 치움으로써 저 우걱우걱 소리를 없애고 싶었다.
그리고 그때 메시지가 울렸다.
[샤만코의 의지가 발현합니다.]분노로 가득찬 머릿속에는 샤만코조차 잊고 있었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항상 도움을 주던 샤만코의 욕심쟁이를.
포식은 먹었다. 이지원의 것을. 바로 파과신의 파편을.
우걱우걱.
포식의 군주가 명령을 내린 후에 이지원의 능력창이 사라진 것 때문에 당황한 것과 달리 포식은 명령을 받았다.
파괴신의 파편을 먹을 것을. 그래서 먹었다.
이곳은 자신의 영역. 그리고 자신은 이곳에서 왕이니까.
거미줄에 걸린 것 마냥 옴짝달싹 못하는 먹이를 먹으면 된다.
우걱우걱.
하지만 그때 거미줄에 걸린 먹이에서 무언가가 새어나왔다.
봉두난발을 하고서 심술이 덕지덕지 붙은 얼굴을 한 무언가가.
그리고 달려들었다.
포식은 순간 겁을 먹었다.
왜냐하면 이곳에는 항상 자신뿐이었으니까. 자신만의 절대 영역 이었으니까.
더욱이 그 영역에 갑자기 등장한 무언가가 달려들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단지 적극적으로 다가오지 말라는 무언의 행동을 할뿐.
하지만 척 봐도 심술궂고 욕심 많아 보이는 그 무언가는 자신에게 달려들지 않았다.
자신이 먹는 것에 달려들어 자신이 먹던 것을 먹을 뿐.
우걱우걱.
포식은 당황했다. 저것은 내 것이다. 내가 먹어야 할 것이다.
포식도 언제 당황했냐는 듯이 달려들었다. 그리고 먹었다.
우걱우걱. 우걱우걱.
포식과 갑자기 등장한 그것은 서로 먹다 죽은 귀신이라도 들렸는지, 누가 더 빨리 먹는지 내기하듯이 먹어댔다.
2개가 먹어대자 파괴신의 파편이 금세 사라졌다.
포식은 억울했다. 자신의 것을 뺏겼기에.
우걱우걱.
포식은 순간 들리지 말아야 할 소리에 당황했다. 이제 먹을 것은 없다.
다 먹었다.
우걱우걱.
하지만 그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곧 아래를 내려다본 포식은 보았다.
자신을 먹는 봉두난발의 미친 것을.
포식은 그것을 떨쳐내기 위해 몸부림쳤다.
하지만 그것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너무 꽉 잡고 있었기에.
포식도 발악하듯이 그것을 먹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어이자 공격은 그것뿐이니까.
포식도 그것을 먹고 그것도 포식을 먹어댔다.
파괴신의 파편을 먹을 때보다 더 치열하게.
우걱우걱. 우걱우걱.
한동안 무언가가 서로 먹는 소리만이 감돌았다.
그리고 곧 결과가 드러났다.
자신의 몸은 주둥이만 빼고 다 먹혔고 상대방의 팔 한쪽밖에 먹지 못한 포식의 패배로.
포식은 억울했다.
이곳은 자신만의 영역인데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자신의 먹을 것을 빼앗아 먹은 것도 억울한데 자신마저 먹어치워서.
하지만 전혀 개의치 않다는 듯이 봉두난발의 무언가는 곧 주둥이만 남은 포식의 잔재마저 먹어치웠다.
우걱우걱. 꺼억~
첫 포식에 대한 만족의 트림을 토해내고서.
그리고 마저 이곳저곳을 들러본 그것은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더 이상 먹을 것이 없다는 것을 아쉬워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