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woke up, the world turned into a game! RAW novel - Chapter 155
52. 첫??
‘저게 포식의 군주의 본 모습이라고?’
나에겐 5미터에 육박하는 포식의 군주도 어색하다. 커서? 아니, 너무 작아서.
회귀 전에 처음 포식의 군주의 모습을 봤을 때가 8미터에 육박했을 때다.
물론 직접 본 것이 아닌 영상으로.
최종적으로 10미터가 넘는 것까지 봤고.
그런 나에게 다른 자들은 모르겠지만 5미터의 키와 그 체구는 왜소했다.
실제로 왜소하다는 게 아니라 아니까. 그의 전성기 때 모습을.
그래서 다른 자들보다 더 당황스러웠다.
예상 범위를 완전히 벗어난 지금의 모습에. 상상할 수도 없었고.
으드득.
앙증맞은 손과 발을 가진 포식의 군주가 그 앳된 외모에 어울리지 않은 흉악한 표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지금까지 2시간 넘게 펼친 전투 와중에 퍼붓던 욕설과 분노가 애교로 보일만큼.
“네놈이! 네놈은 꺼내지 말아야 할 것을 꺼냈다!”
포식의 군주가 눈에 피를 흘리며 말했다. 말 한자 한자에 형용할 수도 없는 분노를 담아서.
그 왜소한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을 주체하지 못한 채.
“…….”
그리고 그 말투와 표정으로 왜 포식의 군주가 저리 분노했는지 충분히 이해는 갔다.
절대로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비밀.
콤플렉스.
그게 드러났으니까.
물론 그에게 외모에 대해 지적할 생각은 없다. 놀릴 생각도 없다.
단지 수많은 병 중에 하나니까. 그 정도쯤은 나도 알고.
하지만 그것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고 포용해 주지 않는다.
아무리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고 상처로만 존재하는 것일지라도.
그래서 포식의 군주의 실핏줄이 죄다 터지며 앳된 얼굴 위로 핏방울을 쏟아내는 두 눈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응시하며 말했다.
모든 원망과 분노를 담아 보내는 시선을.
“지랄하고 자빠졌네.”
상처? 흉터? 영원히 드러낼 수 없는 비밀?
그런 것 하나 없이 살며, 살아가는 자는 없다.
누구나 말 못할 비밀 한가지씩은 있다.
물론 그게 누구에게는 사소한 것 일수도 있다. 하지만 당사자에게는 당장 내일 하늘이 무너져도 그 하늘보다 더 중요한 것 일수도 있고.
같은 현실이라도 받아들이는 것은 상황과 여건에 따라 개인차가 있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정도란 게 있다.
백번 양보해도 고작 본래의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저렇게 분노를 토해내는 것은 그가 지금껏 행한 행동에 비하면 너무나 작다. 초라하다.
그는 먹어봤자 바리움에 비하면 거의 효과도 보이지 않는 수준인 일반인도 그냥 먹는다.
아무 상관없이 단지 눈에 띄었다는 이유로.
부활? 당연히 그런 게 있을 리가 없다. 말 그대로 일반인 이니까.
별미라고.
그는 너무 손쉽게 모든 것을 엉망으로 만든다.
해충. 해악.
그런 놈이 고작 콤플렉스가 드러났다고 저렇게 분노를 토해내서는 안 된다.
콤플렉스가 아닌 나에게 5년간의 고생이 물거품이 됐고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분노를 토해내야 한다.
최소한 온갖 해악은 다 떨치고 다닌 포식의 군주라면 그래야한다.
그래야 억울하지는 않으니까.
놈을 이 자리에서 죽일 나도. 그리고 오늘까지 놈에게 죽어간 자들도.
마지막으로 회귀 전에 그렇게 죽었던 자들도.
물론 난 성인군자는 아니다.
내 이익에 따라 남의 고통과 절망을 외면할 수 있다.
그랬던 적도 있고.
하지만 천하의 악마라 손가락질 받던 놈의 행동이 저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인벤토리를 열어 생명력 약탈자를 집어넣고 추가 타격 마법이 각인된 양손창을 꺼냈다.
놈의 몸을 뒤덮은 살을 모두 제거한 이상 절대적 파괴가 통한다.
농락? 고통? 다 필요 없다. 놈에게 최고의 절망은 죽음이니까.
모든 것을 잃는 죽음.
신리움이기에 더 혹독하게 감수해야 하는 페널티 외에 처음부터 다시 해야만 하는 죽음.
그리고 나는 최대한 빠르게 그걸 줄 것이다. 나락을
놈에게 1분 1초도 여유 시간을 줄 생각은 없다.
“이봐 땅꼬마 난쟁이.”
“이 개새끼가!”
내 부름에 핏대를 세우며 포식의 군주가 말했다.
“보니까 지금 모습이 보기 좋아. 평생 그렇게 살라고.”
“닥쳐라! 선택받지 못한 쓰레기 새끼가 감히 나에게! 내가 누군지 알아? 포식의 군주야! 포식의 군주! 내 발톱에 붙은 때만도 못한 놈 주제에 같잖은 소리는 집어치워라!”
물론 이와 유사한 병이나 혹은 선천적으로 왜소한 자에게 뭉뚱그려서 하는 욕은 아니다.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더욱이 그런 장애를 뛰어 넘는 자들도 많고.
하지만 포식의 군주에게는 해도 된다. 왜냐? 그래도 되는 놈이니까.
그에게 베풀 동정은 사치다. 아니, 사치라는 단어조차 아깝다.
“블링크1.”
더 이상 포식의 군주의 꼴사나운 모습을 볼 생각이 없기에 곧바로 블링크를 사용해 그에게 이동했다.
그리고 포식의 군주가 벌겋게 변한 얼굴로 나를 향해 손가락을 내밀며 말하는 것도 동시에 벌어졌다.
“내가 네놈은 꼭꼭 씹어 먹어 소화해주마. 뼛속까지! 절대 포식!”
[포식의 군주에게 주어진 권능 ‘절대 포식’에 당했습니다.-무조건 포식의 대상이 된다.]
추가 타격 마법이 각인된 양손창을 들고 블링크1로 그의 앞으로 이동하는 순간 눈앞에 뜬 메시지에 당황보다 화가 치솟았다.
메시지 내용이 범상치 않았기에.
거의 99% 이상 마무리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남은 것은 단 1번의 절대적 파괴니까. 그것만 뜨면 되니까.
2시간 넘게 그걸 위해서 생고생을 한 거고.
그렇게 곧 고지를 눈앞에 두고 나타난 메시지에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블링크2.”
우선 감이 좋지 않기에 순간 거리를 두기를 선택했다.
내 첫 번째 공격보다 포식의 군주의 손가락에서 뻗어 나온 회색 선이 내 몸에 먼저 닿을 것이라는 것이 훤히 보이니까.
[포식의 군주에게 주어진 권능 ‘절대 포식’에 당했습니다.-무조건 포식의 대상이 된다.
-무조건 포식의 대상이 된다.]
“허?”
블링크2가 작동하지 않으며 첫 번째 메시지에 한 줄이 더 추가되어 뜬 메시지에 황당함의 코웃음을 칠 수밖에 없었다.
나 스스로도 나를 사기라 인정한다.
회귀 전에도 나 같은 바리움을 본적도 들은 적도 없으니 더욱더.
그래서 더 화가 났다.
사기인 내가 꼼짝없이 다가오는 저 회색선을 어쩌지 못하기에.
곧바로 추가 타격 마법이 각인된 양손창을 그 회색선을 향해 내질렀다.
할 수 있는 게 그것뿐이니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창의 날과 회색선이 닿자마자 헛수고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맞닿은 즉시 내 몸을 알 수 없는 힘이 그대로 잡아당기기에.
절대 항거 할 수 없는 힘이 앳된 얼굴을 가진 포식의 군주를 향해. 정확히는 입을 향해서.
그리고 그 순간 포식의 군주의 입이 쫙 벌어졌다.
주먹만 한 얼굴이 순간적으로 1미터 이상으로.
“씨팔!”
몸에 온 힘을 주고 반항을 해도 어떤 것도 소용없었다.
그리고 소용없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고.
그렇게 욕설과 함께 포식의 군주의 목젖을 마지막으로 모든 빛이 단절된 곳으로 빨려 들어갔다.
입 밖에 내지 못한 욕설과 함께.
‘젠장! 적당히 좀 하라고! 밸런스나 균형이라는 단어는 뒀다 국 끓여 먹었냐!’
뭐든지 반항할 수 있는 여지나 어떻게든 파훼할 수 있는 아주 실낱같은 돌파구 같은 것은 무조건 있어야한다.
그래야 억울하지는 않다.
최후의 발악이라도 해봤다는 사실에.
하지만 발악이고 뭐고 마치 인도에서 무스칸이 강제로 동료로 만든 것 마냥 내 의지나 의사는 단 0.00~001%도 없이 그대로 진행되는 현 상황에 분노만 솟구쳤다.
그런 스킬이 존재하는 것도 억울했고.
물론 아무리 억울하다 해도 어디 하소연 할 곳도 없다는 사실이 더 짜증이 났지만.
“크크크.”
포식의 군주는 웃음을 참지 않았다.
“크하하하!”
너무 웃긴 나머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배를 두드리며 웃어댔다.
아직도 3000명의 인원이 자신이 절대 숨기고자 했던 콤플렉스를 지켜본다는 사실도 잊고.
[권능 ‘절대 포식’을 사용하였습니다. (1/3)-포식으로 쌓은 살덩어리가 존재치 않은 상태에서만 사용 가능.
-총 3회의 절대 포식이 주어지며 회복되지도 더 늘어나지도 않는다.]
평생에 딱 3번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레벨을 올린다고 혹은 스킬포인트가 아무리 많다 해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더욱이 제약도 엄청 크고.
그렇기에 5년 이상을 포식으로 성장을 하면서 평생 사용할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일반 포식이 사용되지 않는 무스칸에게는 살짝 사용할 생각도 있었지만 그러려면 5년간 모은 것들을 전부 포기해야 했다.
더군다나 전부 포기하고 절대 포식을 사용한다 해도 그 당시 무스칸 주변에만 15만이 넘는 바리움들이 존재했다.
아무리 사티쉬, 베히키난트와 라비 길드가 전투 중이라도 자신이 무스칸에게 절대 포식을 사용하면 순간적으로 모든 공격이 자신에게 집중됐을 것이다.
사티쉬와 베히키난트 길드가 파괴신의 후예가 살아 나가는 것을 뻔히 지켜볼 자들이 아니니까.
그렇기에 그렇게 대전쟁이 일어난 거고.
그래서 아쉽지만 포기했다.
“하지만 이지원도 나쁘지 않지!”
이지원에게 절대 포식까지 사용하게 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절대 포식을 사용했다는 것은 말 그대로 자신도 벼랑 끝에 내몰렸다는 뜻이기에.
평생에 딱 3번만 제공된 마지막의 마지막 수단이고.
꿩 대신 닭.
애초에 그런 마음가짐이었다.
하지만 직접 상대한 결과 이지원은 닭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꿩도 아니었다.
봉황.
닭과 꿩으로 취급하기에는 이지원이 보인 능력이 너무 뛰어났다.
그리고 자신이 봉황을 먹었다.
물고 뜯어서 뼛속에 흘러나오는 즙까지 쪽쪽 빨아 먹어야 하는 봉황.
그래야 3번 밖에 제공되지 않는 능력을 사용한 것이 전혀 아깝지 않을 수 있다.
“크크크. 그럼 어디 한번 이지원 네놈의 능력을 볼까나.”
포식을 한 이상, 자신의 뱃속에 있는 이상 이지원은 끝났다.
그리고 남은 것은 즐거운 마음으로 뷔페를 즐기면 된다.
맛있는 것을 추출하고 흡수하면서.
“허…”
“저건… 사기 아냐?”
“절대 포식이라니. 반항도 못하고 무조건 포식? 그런 것이 존재하는 것은 너무 하잖아. 다 이겼는데. 그 많던 살들을 다 벗겨냈는데.”
늑대 인간 일족은 단체로 눈앞에 발생한 상황을 허망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건 당연했다. 포식의 군주와 가장 오랫동안 함께한 4명의 신리움도 몰랐던 사실이니까.
억울했다.
화가 나는 것보다 분노가 치솟는 것보다 억울했다.
절대 포식이 있는 한 결국에는 포식의 군주는 절대 잡을 수 없다는 뜻이기에.
이유를 불문하고 과정이 어찌됐든 결과는 무조건 포식이 되니까.
뚝. 뚝.
“흑흑…”
그때 누군가의 눈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바로 이지원을 직접 만나 도움을 요청했던 여성.
카일리 아거시가.
“결국 나 때문에… 괜히 도움을 청하지 않았더라면…”
카일리 아거시의 독백에 남은 1천의 늑대 인간 일족도 침울해졌다.
모든 짐을 이지원이 짊어졌다.
애초에 포식의 군주를 이지원이 전담하는 계획은 없었다.
죽고 죽어도 어떻게든 포식의 군주만 물고 늘어지는 작전이었다.
포식의 군주만 죽이면 나머지 4명의 신리움과 1만의 바리움들 따위는 전혀 두렵지 않으니까.
신리움인 포식의 군주가 3000시간 뒤 즉, 125일 뒤에 다시 돌아오는 것?
상관없다. 이미 한번 죽여서 모든 것을 잃고 난 후니까.
결국 이 전투는 포식의 군주에서 시작해서 포식의 군주에서 끝날 수밖에 없다.
그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런데 그 역할을 이지원이 혼자 해냈다.
그리고 승기를 잡았다.
포식의 군주가 절대 포식을 사용하기 전까지.
그래서 더 억울했다.
미안하고 미안해서.
“모두!”
그 침울함만 감돈 전장에 로드 슈트반 아거시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가자!”
뭘 어떻게 하자는 것도 아닌 단순한 외침이지만 그것을 못 알아들을 자들은 아무도 없다.
그 가자에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으니까.
이지원은 자신의 일이 아님에도 최선을 다해줬다.
그렇다면 그 당사자인 자신들이 최선을 다해야한다.
죽어도 멋지게 죽어야 한다. 마지막까지 적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어줘야 한다.
“네!”
“그러겠습니다!”
“저희는 끝까지 갈 준비가 돼있습니다!”
그렇게 늑대 인간 일족은 지치고 엉망이 된 상태에도 마무리를 짓기 위해 준비했다.
“막아라!”
“이 전투는 우리가 승리했다!”
“놈들도 지쳤다. 우리는 버티기만 하면 된다!”
“와아아아!”
살아남은 4명은 신리움과 2000명의 바리움들은 내심 두려웠다.
포식의 군주가 패배할 것 같아서.
아니, 객관적인 시선으로 이건 포식의 군주의 패배가 맞다.
마지막에 등장한 사기만 아니었다면.
“이곳 성지를 점령하고 전투에 참여한 모두에게 늑대 인간 일족을 100번 이상 죽일 기회를 주겠다!”
“또한 하급, 중급, 상급 던전을 무한하게 이용하게 할 것이며 늑대 인간 일족을 노예로 부릴 수 있는 기회도 주겠다!”
“크크크!”
마지막 사기를 고취시키기 위한 4명의 신리움들의 외침에 한껏 꺾였던 기세가 다시 살아났다.
그렇게 장렬한 마지막을 각오한 쪽과 달콤한 보상을 꿈꾸는 쪽의 마지막 격돌이 시작됐다.
늑대 인간 일족과 포식의 군주 측의 전투가 벌어지는 토로스 하운 지역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포니알 산 정상.
휙~
누군가 손안에 든 동전을 공중으로 튕겼다 받았다는 반복했다.
“이걸 어쩐다.”
정보 사냥꾼이자 트롤 마켓의 대주주 크루즈파 동발파가.
그 누구보다 먼저 늑대 인간 일족과 포식의 군주의 전투를 파악했고 예의 주시했다.
왜냐하면 포식의 군주는 그래야 하는 대상이니까.
이지원이 참여를 하는 것도 일찌감치 파악을 했고.
“하… 그나저나 이 그림을 예상하긴 했는데. 과정이 전혀 다르다니. 나도 이 짓은 그만 때려 치워야 하나?”
여러 가지 결과를 도출했었다.
그리고 이 결과도 그 도출한 내용 중에 하나다. 가장 높은 확률로.
하지만 과정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자신이 그린 그림에는 흰색과 회색, 검은색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이지원을 그리면서 3가지 색으로는 너무 부족했다.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남색, 보라색을 사용했고 도중에는 섞어서 사용했다.
“허… 잠재력이 고작 19짜리한테 말이야.”
휘익~
이지원을 잡아먹고 기쁨을 만끽하는 포식의 군주를 쳐다보면서 여전히 손아귀에서 운명의 동전을 튕겼다.
사용할지 말지를.
뚝.
그리고 순간 운명의 동전을 놓쳤다.
평생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실수.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다.
보였으니까.
포식의 군주 안에 내재된 19의 잠재력이.
아니, 이제는 499로 변한 잠재력이.